뼈가 들려준 이야기
진주현 지음 | 푸른숲
뼈가 들려준 이야기
진주현 지음
푸른숲 / 2015년 10월 / 344쪽 / 17,000원
살아 있는 뼈가 들려준 이야기 - 우리 몸속 다양한 뼈
뼈는 살아 있다
1994년 3월, 나는 친구들하고 토요일 수업이 끝난 뒤 노래방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나는 근처 정형외과로 옮겨졌고 천만다행히 오른쪽 위팔뼈만 부러졌다. 그 후 나는 수학여행도 깁스를 한 채로 가야 했고, 손꼽아 기다리던 학교 축제 때에도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그렇게 뼈가 한 번 부러지더니 그 이후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2년마다 한 번씩 깁스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이해하기 힘들었던 점은 의학 기술이 이렇게 발달했는데도 부러진 뼈를 붙이는 방법은 너무도 원시적이라는 것이었다. 깁스로 부러진 곳을 고정한 채 가만히 기다리라니, 왜 첨단 의학의 힘을 빌려 뼈를 붙이지 못할까. 물론 심하게 부러진 경우에는 철심을 박는 외과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간단한 골절에는 시간이 약이라고 했다. 어쨌든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한두 달 기다리면 신기하게도 뼈가 붙었다. 도대체 그 한두 달 동안 뼈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뼈가 부러지면 즉시 출동하는 세포: 뼈 역시 다른 조직처럼 그 안에 세포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데, 골세포라 불리는 뼈 속 세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신호를 주고받으며 뼈의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골세포끼리 손에 손잡고 죽 늘어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뼈에 골절이 생기면 그 부근에 있던 골세포는 다른 골세포와 연결이 끊기면서 저절로 죽는다. 옆의 세포와 교신이 끊어진 것을 눈치채자마자 그 옆의 살아 있는 골세포는 주변의 혈관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한다.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를 받은 혈관은 바로 복구 작업에 들어간다. 뼈가 부러진 쪽으로 작은 혈관 가지를 치면 그 혈관을 따라 줄기세포가 줄을 서기 시작한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약을 바르기 전에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어야 하듯이 뼈가 부러진 곳도 조각들을 치운 후에 복구 작업을 해야 한다.
골절 부위에 새로 생긴 작은 혈관 가지를 통해 오래된 뼈나 죽은 뼈를 먹어 치우는 파골세포가 들어와 죽은 뼈의 세포를 먹어 치우기 시작한다. 아주 심하지 않은 골절은 이 과정이 보통 보름 정도 걸리며, 임무를 마친 파골세포는 그 자리에서 저절로 죽어서 사라진다. 이때부터 줄기세포에서 생겨난 뼈 만드는 세포인 조골세포가 뼈 속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조골세포는 뼈가 새로 만들어져야 하는 자리에 뼈와 비슷한 성분의 물질인 유골(osteoid)을 계속 분비하면서 지나간다. 이렇게 쌓인 유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딱딱해져 뼈로 변한다. 새로운 뼈를 만들어주는 조골세포는 할 일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다가 결국 뼈가 만들어지면 그 속에 갇혀버린다.
갇힌 조골세포는 골세포로 바뀌어 뼈 안에서 뼈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는 데에 보통 3~4개월 정도 걸리며, 이 과정을 통틀어 뼈의 재형성(리모델링)이라고 부른다. 뼈의 재형성은 뼈가 부러질 때뿐 아니라 우리 몸속에서 수시로 일어난다. 매일 똑같이 걷는다 하더라도 어떤 때에는 뼈에 충격이 더 갈 수도 있고, 평생 걷다 보니 그 하중이 쌓이고 쌓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뼈의 재형성이 이루어진다.
뼈 붙는 시기는 신원 확인의 단초: 키가 큰 사람이 멋있어 보이는 시대에 살다 보니 엄마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아이들의 키를 키우려고 노력한다. 우유나 칼슘제를 비롯해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여보고, 성장판 자극 운동도 시키고, 심지어는 성장 호르몬 주사도 맞힌다. 도대체 성장판이란 무엇일까. 위팔뼈 어깨 쪽 부분에서 동글동글한 뼈가 길쭉한 위팔뼈와 떨어져 있을 때 그 사이의 공간을 성장판이라 부른다. 이 부분을 성장판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 부위에서 계속해서 뼈가 새로 자라면서 위아래로 점차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성장판의 위아래로 뼈가 붙으면 성장판이 닫힌다.
우리 몸속에는 수많은 성장판이 있는데 키와 관련된 성장판은 다리뼈에 있다. 허벅지뼈와 종아리뼈의 성장판은 보통 만 16~22세 정도가 되면 닫혀서 완전한 어른의 다리뼈가 된다. 그래서 성장판이 닫히면 키가 더 자라기는 힘들다. 뼈가 붙는 시기가 이렇게 뼈마다, 또 같은 뼈라 하더라도 어느 쪽 끝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죽은 사람의 연령을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변사체가 발견되었는데 유류품이 없을 때 뼈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위팔뼈의 팔꿈치 쪽은 완전히 성장이 끝났는데, 어깨 쪽은 아직 뼈가 붙지 않았다고 해 보자. 일단 팔꿈치 쪽은 만 16세 정도면 다 붙고 어깨 쪽은 만 20세 정도 되어야 다 붙으니, 만 16세 이상 20세 이하로 추정할 수 있다.
한 번 자라면 끝인 이빨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 “이빨도 뼈에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는 왠지 뼈는 아닌 것 같지만 뼈처럼 단단하고 생김새가 비슷해서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헷갈려 한다. 정답부터 말하면 이는 뼈가 아니다. 부러지면 알아서 다시 붙는 뼈와 달리 이빨은 한 번 자라면 거기서 끝이다. 이빨이 뼈가 아닌지 헷갈리는 건 아마 둘 다 매우 단단하고 생김새도 비슷하기 때문일 거다. 실제로 둘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다. 치아와 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주요 구성 성분이 ‘수산화 인회석’이라는 것이다.
치아는 크게 잇몸 밖으로 나와 있는 크라운과 잇몸 안에 박혀 있는 뿌리 두 부분으로 나뉜다. 우리가 양치질을 할 때 닦는 부분은 치아 겉표면의 에나멜이다. 에나멜 바로 아래에는 덴틴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덴틴은 크라운과 뿌리 부분에 모두 걸쳐 있다. 손으로 이를 툭툭 건드려보면 별 느낌이 없는 이유는 크라운 부위에는 신경이나 혈관이 지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치과 치료는 왜 고통스러운 것일까? 에나멜은 건드려도 감각을 느끼지 못하지만, 덴틴의 바로 아래쪽에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고 있다. 따라서 신경 치료를 할 때 그 부분을 건드리게 되니 아플 수밖에 없다.
한편 이가 깨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치아는 오래 사용하면 그 표면이 서서히 닳는다. 고고학 유적에서 출토되는 치아 중에는 그 표면이 심하게 닳아 있는 것들이 종종 있다. 특히 40세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보면 어금니 부위가 많이 닳아 치아의 울퉁불퉁한 씹는 면 자체가 아예 매끈하게 변해 버리거나, 매끈하다 못해 그 부위가 닳아서 어금니의 높이가 다른 치아에 비해 훨씬 낮다. 조선시대 유적에서 나온 치아 중에서는 닳은 정도가 심해 에나멜이 모두 없어지고 덴틴이 겉으로 드러난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 생전에 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슴이나 소, 말처럼 하루 종일 풀을 뜯고 쉴 새 없이 질겅질겅 되새김질하는 동물들은 이빨이 너무 빨리 닳아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초식 동물의 이빨은 사람과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 우선 이빨 하나가 사람의 이보다 너비도 넓고 높이도 높다. 이빨이 워낙 크기 때문에 조금 빨리 닳을 수는 있어도 닳아서 없어지는 일은 없다.
뼈 속 물질이 들려준 이야기 - 알면 알수록 놀라운 조직, 뼈
딱딱한 뼈와 구멍난 뼈의 동거
골다공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중년 여성은 물론이고 젊은 사람들도 골다공증이란 말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은 증상이라는 뜻인데, 이게 정확히 무슨 말일까? 골다공증을 이해하려면 뼈의 두 가지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한다. 뼈는 조직이 얼마나 빽빽하게 모여 있는지에 따라 치밀골과 해면골의 두 종류로 나뉜다. 치밀골은 주로 팔다리뼈처럼 긴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굉장히 딱딱하다.
팔을 한번 만져보자. 어깨와 팔이 맞닿는 부분에서 팔꿈치 쪽으로 절반쯤 내려온 부분의 뼈는 매우 딱딱하다. 바로 이 부위의 팔뼈는 치밀골로 되어 있다. 흔히 ‘조인트 까다’라고 말할 때 ‘조인트’에 해당하는 무릎과 발목 사이의 앞쪽 뼈인 정강이뼈도 치밀골이다. 치밀골은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부러트릴 수 없다. 이런 치밀골에는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는다.
이번에는 어깨와 팔이 만나는 부위와 팔꿈치 부분을 만져보자. 손으로 만지기에는 종아리뼈나 이 부분이나 똑같이 딱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단면을 보면 바깥쪽 둘레는 치밀골이지만 그 바로 아래쪽은 얼기설기 얽힌 스펀지 같은 모양의 뼈로 되어 있다. 바깥쪽의 딱딱한 둘레가 치밀골이고 바로 이 안쪽의 구멍이 뚫린 듯한 모양의 뼈가 해면골이다. 해면골은 일상생활에서 걷거나 뛰면서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골다공증은 바로 이 스펀지같이 생긴 뼈에 생긴다.
뼈가 튼튼한 사람의 해면골은 멸치처럼 작은 생선도 잡을 만한 촘촘한 그물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다가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뼈 속의 그물이 점점 더 성글게 변해, 멸치는커녕 고등어 정도 되어야 겨우 잡을 수 있는 커다란 그물코를 가진 그물 모양으로 변해버린다. 엄밀히 말하면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뼈가 가늘어지면서 원래 있던 구멍이 점점 더 커지는 증상인 셈이다. 뼈가 가늘어지는 것 자체는 사실 사는 데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뼈가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사람도 그걸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뼈가 부러지면 그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뼈가 부러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뼈가 튼튼한 사람은 엉덩방아를 찧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뼈가 튼튼한 사람은 넘어지면서 손바닥으로 땅을 짚어도 조금 아플 뿐 손목뼈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골다공증으로 그 부위의 뼈 구조가 약해진 사람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손바닥으로 땅을 짚으면, 엉덩이와 허벅지뼈가 만나는 부위의 뼈가 뚝, 땅을 짚은 손목뼈도 뚝 부러져 버리기 십상이다. 뼈 세 번 부러져 본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뼈가 부러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다. 특히 뼈가 부러진 다음의 후유증은 나이가 들수록 더 커진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3학년, 그리고 대학교 2학년 이렇게 한 해 걸러 한 번씩 깁스를 했다. 아직 어렸던 17살에 오른쪽 위팔뼈가 부러졌는데, 지금도 오른팔로 물건을 오래 들고 있기가 힘들다. 19살에 부러진 발목뼈 때문에 아직도 발목이 아파서 양반 다리로 앉기 힘들고, 21살 때 부러진 왼쪽 팔꿈치뼈 때문에 아직도 왼팔을 오른팔처럼 앞으로 쭉 펼 수가 없다. 이렇게 적고 보니 마치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지만 다행히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나처럼 비교적 어린 나이에 뼈가 부러진 사람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데 나이 오십이 넘어서 뼈가 부러지면 어떻겠는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뼈는 살아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설령 뼈가 부러진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붙는다.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붙는 속도는 빠르고 심지어는 뼈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최대한 이전과 비슷한 모양으로 붙기까지 한다. 키가 한창 크는 시기의 아이들 역시 뼈가 부러져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다시 붙는다. 뼈가 새로 자라는 것이나 부러진 뼈가 다시 붙는 것이나 몸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십이 넘어 뼈가 부러지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일단 뼈가 다시 붙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회복이 오래 걸리고, 설령 다시 붙는다 하더라도 이미 한 번 부러져 약해진 부분이 평생 시리고 쑤시는 등 다양한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
뼈는 칼슘의 저장고
뼈는 많은 양의 칼슘을 저장해 두었다가 우리 몸에 칼슘이 부족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저장고다. 혈액에 늘 일정량이 녹아 있는 칼슘은 몸속을 돌아다니며 여러 역할을 한다.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면 피를 멈추게 하고, 뇌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한다. 그런데 혈액 속에 칼슘이 충분할 때는 칼슘을 저장하고 있는 뼈가 때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몸속에 쓸 수 있는 칼슘의 양이 부족해지면 마치 돈이 부족할 때 한국은행에서 돈을 푸는 것처럼 뼈가 가지고 있던 칼슘을 풀어서 혈관으로 내보낸다.
딱딱한 뼈 속에 저장되어 있던 칼슘이 어떻게 밖으로 나올까? 혈액에 칼슘이 부족해지면 부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이 분비되면 뼈는 “아! 칼슘을 내놓으라는 소리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려면 파골세포가 딱딱한 뼈세포를 부수어야 한다. 뼈세포를 파괴해야 그 속에 있던 칼슘이나 인 같은 무기질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골세포는 뼈와 달리 부갑상선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 둘은 서로 완전히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럴 때는 통역관이 필요한데, 조골세포가 이 역할을 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이 조골세포에 달라붙으면 그제야 파골세포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뼈를 부수기 시작한다. 부갑상선은 노란빛을 띠는 쌀알만 한 크기의 조직으로, 몸속에 모두 네 개가 있다. 부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속에서 칼슘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의 활동이 왕성하면 그만큼 우리 몸속에 사용할 수 있는 칼슘의 양이 많아지니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은 부갑상선 호르몬에도 적용된다.
부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파골세포가 더욱더 왕성하게 활동을 하게 된다. 파골세포는 명령이 내려오는 대로 계속해서 뼈를 먹어치운다. 그러면 필요 이상으로 멀쩡한 뼈가 파괴되면서 혈액 내의 칼슘양이 너무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파골세포가 빠른 속도로 뼈를 먹어치우니 골밀도가 점점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뼈는 아주 약해지는데, 바로 이 병이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이다.
부갑상선은 기능이 하나뿐이다. 체내의 칼슘양을 조절해주는 것이다. 몸속에 있는 네 개 중 한두 개의 부갑상선에 양성 종양이 생겨 쌀알만 하던 것이 완두콩만 해지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뼈의 양이 계속해서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과도해진 칼슘이 혈관이나 신장에 쌓이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요로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몸속 칼슘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쳐 만성 피로를 느끼거나 건망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의술이 발달해 이제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종양이 있는 부갑상선을 제거할 수 있는데, 그러고 나면 놀랍게도 며칠 안에 이런 증세가 싹 없어진다고 한다.
오래된 뼈가 들려준 이야기 - 뼈대 있는 동물의 역사
5억 년 전 뼈의 탄생
왜 곤충은 대부분 손바닥보다 크기가 작을까? 다소 황당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의 해답은 뼈에 있다. 곤충은 몸속에 몸을 지탱해 주는 뼈가 없기 때문에 몸집이 커질 수가 없다. 뼈가 있는 동물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1억 5천만 년 전에 지구상을 누비던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땅에서부터 9미터 위에 머리가 있었고 몸의 길이는 25미터나 됐다. 공룡이 큰 몸집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뼈가 있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몸속에 뼈가 있는 동물을 통틀어 척추동물이라고 부른다.
사람, 고양이, 개구리, 금붕어, 곰 등 세상에는 다양한 척추동물이 살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대개 척추동물이다 보니 이 세상은 척추동물이 지배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척추동물의 수는 지구상에서 서식하는 동물의 5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5퍼센트를 차지하는 동물은 몸속에 뼈대가 없는 곤충이나 달팽이, 해파리, 조개 같은 무척추동물이다.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척추동물은 10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초기의 무척추 동물들은 대체로 말랑말랑한 연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화석으로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무척추동물이 언제 지구상에 처음 출현했는지는 알기가 힘들다. 뼈대 있는 동물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뼈대 있는 동물을 만나려면 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