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로 산다는 것
이옥경 지음 | 좋은날들
좋은 엄마로 산다는 것
이옥경 지음
좋은날들 / 2015년 7월 / 256쪽 / 12,800원
엄마가 알아야 할 5가지 사랑의 언어
사랑은 5가지 언어로 상대에게 전달된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게리 채프먼은 그의 저서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람이 고유의 언어 체계를 가지고 의사소통을 하듯이 사랑을 전하는 데도 독특한 방식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은 사랑을 느끼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고, 크게는 다섯 가지 방법으로 사랑을 이해하고 표현합니다. 각 개인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제1의 사랑의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가 그 사랑의 언어를 구사해줄 때 사랑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하지요. 사랑의 그릇이 충분히 채워지고, 안정감을 느끼며 모든 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본인들이 아이를 굉장히 사랑하고 있다고 믿지만, 정작 아이들은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습니다. 그 같은 괴리를 게리 채프먼은 사랑의 언어 차이로 설명합니다.
그가 말하는 첫 번째 사랑의 언어는 ‘육체적인 접촉’입니다. 육체적인 접촉이 제 1의 사랑의 언어인 아이들은 부모에게 안아 달라거나 뽀뽀해 달라고 조릅니다. 또 엄마나 아빠의 무릎 위에 앉으려고 애를 씁니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으려고 칭얼대거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부모와의 스킨십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사랑의 언어 중 두 번째는 ‘인정하는 말’입니다. 엄마나 아빠, 혹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이것이 제1의 사랑의 언어입니다. “엄마, 나 예뻐?”, “나 어때요?” 같은 말로 확인받고 싶어 하지요. 여기에 대해 “우리 아들(딸) 장하네!”, “언제 봐도 역시 우리 딸(아들)이 최고야.”처럼 인정하는 말을 해주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곤 합니다. 부모나 주위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고 사랑을 느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사랑의 언어는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제1의 사랑의 언어인 사람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기를 좋아합니다. 부모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충만을 느끼는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이 아이들은 “엄마, 나 놀 때 옆에 있어주면 안 돼요?”라고 요구합니다. 자기가 공부할 때 옆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소일하는 부모를 좋아하는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지간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휴일에 일 때문에 출근해야 한다면 함께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아주 싫어하지요. 그 대신에 이 사람들은 옆에만 있어줘도 만족하고 좋아합니다.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사랑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사랑의 언어는 ‘선물’입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선물이 제1의 사랑의 언어인 사람들은 흔히 자신만의 보물 상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자신의 추억이 어린 물건들이 담겨 있지요. 예전에 누군가 선물한 것에 나름의 의미를 담아 소중하게 보관하는 것입니다. 굳이 비싸고 좋은 선물이 아니라 저렴하고 보잘것없는 선물이라도 아주 귀하게 여기고 좋아합니다. “이 머리끈은 아빠가 ㅇㅇ에 다녀오실 때 사다주신 거야.”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을 음미하지요.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사랑의 언어는 ‘봉사’입니다. 봉사가 제1의 사랑의 언어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희생하고 베풀어준 것에 큰 의미를 둡니다. 예를 들자면 수업이 저녁 늦게 끝난 날 학교 정문이나 버스정류장까지 마중 나오는 부모님에게 사랑과 안정을 느끼는 타입이 그렇습니다. “너는 위해 ㅇㅇ를 했어.”라는 말에 쉽게 감동받는 이들 또한 바로 그렇지요.
아이의 문제가 실은 내 문제일 수 있다
엄마가 원인이 되는, 아이의 부정적 성취
사람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 삶 안에서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모든 경험이 다 가슴 깊이 남거나 사무치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좋았던 일, 나빴던 일이라는 기억으로 과거 저편에 물러나지요. 그런데 유독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거나 나의 마음을 건드리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다른 기억과는 달리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 경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과거의 경험에서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거나 상처로 남은 ‘미해결된 감정’은 무의식적으로 그 부분을 해결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내 일상 안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지요.
상담을 진행했던 영선 씨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자주 비난받고 꾸중 드은 기억 때문에 힘들어했습니다. 누군가 나를 잘못했다고 비난하거나 꾸중하는 듯한 말을 하면 어릴 때처럼 자기도 모르게 위축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엄마가 무섭고 두려워서 말도 못 하고 꾹 참았던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지 않아 작은 자극에도 영향을 받게 된 것이지요.
그녀는 딸 정도의 상대에게조차 다시 상처받는 자신의 모습이 참 싫습니다. 쪼그라들고 싶지 않은데 비슷한 상황에서 자꾸 작아지는 자신이 너무 맘에 들지 않아 스스로에게 화가 납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을 비난한다고 생각되는 상대(딸)에게 도리어 화를 던져버리기도 하지요. 아이는 그저 제 판단이나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엉뚱한 화가 날아옵니다. 과거 어렸을 때에 영선 씨가 당해야 했던 것처럼 그녀의 아이 또한 당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엄마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대물림하듯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 엄마는 얼마나 기가 막힐까요? 그래서 또 화가 납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아이와의 갈등은 점점 커지고 골도 깊어져 아예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영선 씨처럼 아이와의 갈등이 본인의 문제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 근원적인 차원의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지금 모습의 원인을 이해한 영선 씨는 어린 시절 상처 입은 자신을 다독이며 위로하고, 스스로를 치유하였습니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 자신이지만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지요. 하지만 상당수 부모님은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반항을 하면 아이의 문제로만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의 변화를 요구하고, 병원이나 상담실을 찾아도 아이를 앞세웁니다.
물론 아이도 생활태도나 사고방식, 습관 등 바꾸어야 할 것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 성에 안 차는 그 한두 가지만 바뀌어도 부모님의 마음은 어느 정도 편해집니다.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도 느껴지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들도 편안하고 행복해졌을까요?
문제의 근원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행복하고 엄마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아이만의 문제인지, 혹은 나의 마음과 생각과 태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돌이켜봐야 합니다. 겉으로는 아이만의 문제인 듯싶더라도 그 뿌리는 엄마에게서 시작된 경우를 주변에서 너무 자주 봅니다. 마음이 아픈 아이 뒤에 마음이 아픈 엄마가 있었던 것이지요.
부모는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양육 측면에서 아이의 행동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울거나 웃을 때에 부모가 보여준 반응이 어떠한지에 따라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더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합니다. 부모의 반응이 아이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아이가 자신의 불편함을 알리기 위해 우는데 아무도 반응하지 않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아이는 그처럼 불편함을 알리는 마음을 계속 갖기가 쉬울까요? 반대로 아이의 반응에 엄마가 민감하게 대처해주고 해결해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불편한 감정이 잘 받아들여지는 외부 세계에 대해 어떤 마음과 정서를 갖게 될까요?
그런데 아이에게 그 같은 부정적 상황이 반복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이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의 습관들이 만들어질까요? 또한 부모의 반응이 과도하거나 부족한 경우에 아이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아이의 연령과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부모의 부정적 반응이 반복되고 누적되면 아이들은 각 발달 단계마다 수행해야 하는 과업에서 부정적 성취를 하게 됩니다.
당연히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들은 피해야 하겠지요. 이 말은 곧 아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려면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발달 단계별로 성취해야 하는 과업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을 8단계로 구분했습니다. 이 이론은 사람이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어 발달 단계를 제시하였는데, 각 단계에는 개인이 수행해야 할 과업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단계 - 신뢰 대 불신(0~1세 유아기)] 자기와 타인, 세상에 대한 신뢰감 형성이 기본 과제입니다. 중요한 타인(양육자)의 애정 어린 돌봄에 의해 물리적,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면 유아는 편안함을 느끼면서 신뢰감이 생깁니다. 반대로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세상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특히 대인관계에 대한 불신이 생깁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감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내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고, 또 신뢰를 느끼는데 주안점을 두고 아이를 돌봐야 합니다.
[2단계 - 자율 대 수치와 의심(1~3세 초기 아동기)] 독립성, 개인적인 힘, 자율성을 획득하는 한편으로 부정적 감정을 수용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기본 과제입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기의 의지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며 자율적, 주장적이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탐색하고 실험해야 하며, 실수도 해야 하고, 자신의 한계도 알아가야 합니다. 이때 너무 많이 제한하거나 처벌을 지나치게 받으면 의심과 수치심이 발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양육자가 지나치게 관여하면 의존이 강화되어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자율성, 즉 혼자서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려는 어머니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엄마가 대신 다 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3단계 - 솔선 대 자책(3~6세 학령 이전기)] 유능감과 솔선감을 획득하는 시기입니다. 아이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선택할 자유가 주어지면 그에 필요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릅니다. 그래서 책임감이 발달하고 주도성이 증가하지만, 자유가 주어지지 않을 때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태도가 발달합니다. 덩달아 불안이나 자책감을 느끼게 되기도 하지요. 이 단계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성취했을 때 잘했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처럼 인정을 받을 때 생기는 유능감을 길러주는 게 이 시기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4단계 - 근면 대 열등(6~12세 학령기)] 근면감을 획득하는 게 기본 과제입니다. 아이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한 성 역할 정체성을 형성하고, 학교생활을 잘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령을 배워야 합니다. 근면감이란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근면감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 무력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어가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과업의 성취는 자신감을 높여주는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5단계 - 정체 대 역할 혼미(12~18세 청년기)]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이행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자기 정체감, 삶의 목표, 삶의 의미를 명료화하는 데 발달적 갈등이 집중됩니다. 새로운 역할이나 성인으로서의 모습 등 자신의 실체나 역할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게 되지요. 부모는 청소년 자녀에게 다양한 역할과 활동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정체감 형성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정체감을 잘 형성하지 못하면 ‘역할 혼미’가 생깁니다. 그래서 부모나 친구,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의해 자아가 흔들려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성 정체감 및 자아 정체감을 제대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모나 어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찾아나가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6단계는 친밀 대 고립(18~35세 성인 초기), 7단계는 생산 대 침체(35~60세 중년기), 8단계는 통합 대 절망(60세 이후 노년기)의 시기로 이어집니다. 이렇듯 성장 시기별로 수행해야 할 기준을 아는 것만으로도 엄마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개인의 미래는 과거의 결과이지요.
각 발달 단계에서 아이가 부정적 성취를 하기를 바라는 엄마는 아마 없을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에는 긍정적 성취 대신 부정적 성취를 되풀이하며 자란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엄마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감정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엄마의 작지만 반복되는 태도와 행동들이 아이의 행복과 불행 그리고 미래를 결정짓습니다.
엄마가 중심을 잡은 가정은 흔들리지 않는다
엄마의 역할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360도 모든 방위에서 가정을 돌봐야 하고, 엄마의 전 생애에 걸친 역할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참 여렵습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함과 답답함이 생깁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희영이네는 엄마도, 아빠도 배움이 많지 않았고 경제력도 없는 편입니다. 소위 스펙이라는 부분이 많이 부족하지요. 게다가 주변의 도움도 매우 빈약합니다. 그 와중에 희영이 엄마가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그녀는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남편은 착하기는 해도 별다른 힘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너무 제멋대로이고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앞길이 막막하다고까지 했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분 모두 착했습니다. 정말 법 없이도 살 정도로 순진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착하다는 것과는 별개로 그분들은 자신의 역할 즉, 부모의 역할, 가장의 역할, 엄마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된 모습을 본 적도 배운 적도 없었습니다. 허구한 날 술주정에, 말다툼에, 폭력이 오가는 부모님 모습을 보며 자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것, 도움이 되는 것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일조차 매우 서툴러 보였습니다.
아빠는 정직하고 부지런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 넘게 직장을 계속해서 다닌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착해서 주변 사람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니 자신이 맡은 몫보다 더 많은 일들을 감당해야 했고, 그 때문에 직장생활이 늘 힘겨웠습니다. 결국 옮기는 직장마다 번번이 못 참고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지요.
착한 것은 늘 좋을까요? 착하게 행동하는 게 늘 옳은 선택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착한 것이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봅니다. 착하다는 것은 상대나 주위의 평가이지요. 그래서 자신을 한참 죽이고 남에게 잘 맞춰주는 것을 상대방 입장에서는 착하다고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한없이 ‘착하기만’한 사람 옆에는 악역을 감당해야 할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요. 아빠가 너무 착하다 보니 엄마는 살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는 삶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시댁의 요구를 뭐든 다 들어주려는 아빠에게 엄마는 쌈닭처럼 사납게 맞섰습니다. 화를 크게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지요. 이러니 아무리 착한 가족이라도 서로 간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요. 이들 부부는 양 극단의 방식을 선택해 삶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자신과 가족을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아바의 문제 해결 방식이 무조건 회피였다면, 엄마의 방식은 무조건 소리 지르기, 화내기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결국 두 사람은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뒷바라지가 엄마 역할의 전부는 아니다: 가족의 이 같은 근원적인 문제를 이해한 엄마는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착하지만 우유부단한 아빠를 대신해 엄마가 가장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마음먹은 것이지요. 또한 아이들 양육에 있어서도 큰 그림을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