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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로렌조 피오라몬티 지음 | 더좋은책



숫자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로렌조 피오라몬티 지음

더좋은책 / 2015년 6월 / 368쪽 / 15,000원





숫자의 힘



‘타당성(Validity)’은 순종을 강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울러 타당성은 통계의 근본 관념을 구성하는 지표로, 측정 수단이 정말 측정하려 의도한 것을 측정하는지를 의미한다. 참고로 사회학 연구에서 타당성이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표면적 타당성, 목표 타당도, 구성 타당도 등)되는데, 실생활과 관련된 의미 있는 추론을 끌어내려면, 이면의 현상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서 이면에 자리 잡은 핵심 가정은 다음과 같다. 통계는 인간이 세상을 경험하고, 세상을 배우는 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통계는 우리의 의사결정과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를 다스리는 방식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수치는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타당성을 지녀야 한다.

숫자와 정치

통계와 정치의 상관관계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통계의 전신은 ‘정치 수학’이라 불리는데, 이는 1600년대 영국과 프랑스에서 등장한 원리로, 인구통계학적 추이와 기대 수명에 주된 초점을 맞춰 도시 계획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등장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계산법은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 체계적으로 통합되어 국가 시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편 통계학은 국가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숫자를 사용하는 과학으로 자리 잡았는데, ‘국가 통제주의자’들은 이러한 숫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이었다. 초창기의 국가 통제주의자들은 현상을 계량화하면 그들이 세운 모델의 이면 패턴을 확인할 수 있고,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일부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숫자에 대한 믿음

숫자는 현대적 거버넌스의 관료 체계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정책 결정자들은 재량이 아닌 지표에 의지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지식 체계는 이러한 정책 결정자들이 의사결정 기구를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1930년대 경제 공황이 닥쳤을 무렵, 미국의 통계학자와 경제학자들은 공공정책 결정에서 자신들이 담당하는 역할이 날로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927년 미시시피 강 범람과 같은 자연재해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 통계에 바탕을 둔 리스크 측정의 필요성이 극대화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방지 대책의 비용편익 분석을 평가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최초로 진행되었다. 경제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공공재정이 줄어들었고,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새로운 수단이 소개되기에 이른 것이다.

한편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비용과 효과를 측정하고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은 “각 영역에 깃든 관료적 관행을 합리화한 경제 원칙”으로 변환되었다. 정부에 대한 “체계적 불신”이라는 정치적 함의를 극복하고자, 통계 분석의 일인자들은 공공정책의 경제 통계학적 평가를 위해 “광범위한 타당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회 복지 프로젝트에서 교도소 운영에 이르기까지 온갖 분야에 이러한 방법론을 소개했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당시 지배적인 분위기로 자리 잡은 ‘회계 폭발’을 반영하듯, 계량 평가에서 새로운 관행이 등장했다. 회계 감사에 의한 민간 기업의 규제 말고도, “환경 감사, 자금 가치 감사, 경영 감사, 법의학 감사, 자료 감사, 지적재산권 감사, 의료 감사, 교육 감사, 기술 감사가 등장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체계적 안정성을 갖추고 활용될 가능성 또한 늘릴 수 있었다.” 『감사 사회』의 저자인 마이클 파워에 따르면 회계 감사가 시행되면서 숫자가 점점 더 중요해졌고, 이러한 회계 감사는 “합리화된 사회의 신화적 구조”에 이바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감사 보고서들은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지 못했는데, 이런 자료들은 증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자명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제3자는 이런 자료에 별 도움을 얻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이런 보고서들은 내부적 사용을 염두에 둔, 투명하지 못한 자료들이며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이고, 감정을 배제한” 언어에 깊이 의지한다.

숫자, 시장, 민주주의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경구가 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게르트 기게렌저와 그의 동료들이 남긴 말에서처럼, 통계가 무엇이든 증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다면, “그것은 통계가 무엇이든 증명하기 위해 활용(또는 오용)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엉터리 증명 : 산술적 기망의 어두운 기술』의 저자 찰스 자이페는 베트남 전쟁 중 펜타곤이 마련한 평가 시스템의 사례를 인용했는데, 펜타곤은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미국이 동남아시아의 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각종 통계를 언론에 제공했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 달랐다. 펜타곤이 보수적인 미국 언론의 프로파간다를 충족시키기 위해 허위 통계를 산출했기 때문이다. 특정한 숫자가 뉴스에 등장하면, 숫자 스스로 생명력을 얻어 “숫자 세탁”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파악하기 힘든 출처는 즉시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각종 언론에서 줄기차게 반복되면서 “정확하고 권위 있는” 팩트로 취급받게 된다.

여기에서 《OECD 옵저버》에 실린 기사를 언급해보자. ‘통계의 영역에서 최고의 논란거리는 GDP다. GDP는 수입을 측정하지만 형평성은 도외시하고, 성장을 측정하지만 파괴는 관심 밖이다. 그리고 사회적 화합이나 환경과 같은 가치를 무시한다. 그러나 정부, 기업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수치에 목을 맨다.’ 그러나 숫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숫자는 분쟁을 감추기만 할 뿐, 분쟁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숫자는 불가피성이라는 덮개 밑에 정치와 억압을 감춘다. 숫자가 지식의 발전과 거버넌스의 개선을 위한 중대한 도구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와 동시에 숫자는 변화를 거부하고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들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국제 권력 : 신용평가가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권력



신용평가란 전 세계의 각종 분야에 자리 잡은 숫자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 기업, 은행, 보험사, 심지어 자치주까지 등급을 받지 않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재미있게도 신용평가 기관은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동 보고서에 포함된 신용평가나 기타 의견을 신뢰해 투자 의사를 결정해서는 곤란합니다.”라고 보고서의 하단에 고지한다. 신용평가 기관은 “정부나 기업이 발행한 채무증권(채권 및 기타 유가증권)을 상환 가능성에 입각해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기관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부도 가능성과 상환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인데, 이들은 정기 보고서를 통해 AAA(최우량 등급)에서부터 D(디폴트 상태)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기업(차주에 해당하는 기업)은 항상 외부의 투자자에 비해 자신들의 재무 정보를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 기관은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차주의 실상을 파악해 재무 상태를 평가한다. 리스크의 정도에 따라 이자율이 결정되므로, 부채조달비용 및 차주가 얼마나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는지 또한 그들의 평가에 좌우된다. 나아가 신용평가 등급은 투기 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는 국가적 규제를 수반하며, 따라서 일부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는 채무증권이 적격한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감독 기관은 보험 회사의 지급 여력을 확정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활용한다. 그 결과 신용평가 기관들은 글로벌 자금의 이동과 그에 따른 글로벌 거버넌스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3대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무디스, 피치는 글로벌 신용평가 시장의 9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처럼 왜곡된 과점 구조로 말미암아 대기업이나 정부는 신용평가 기관의 승인이 없으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글로벌 차원의 감독 기관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평가사들은 그들만의 기준을 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글로벌 경제를 규제하는 셈이다.

숫자 뒤에서 - 수상한 비즈니스

메이저 평가사들은 그들이 평가하는 증권 발행자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이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한 평가사가 좋은 등급을 부여하면 그들은 다음번에도 다른 평가사를 찾기보다는 좋은 등급을 부여했던 동일한 평가사를 찾게 된다. 그래서 보통 투자 은행들은 최고의 등급을 부여하는 평가사를 ‘쇼핑’해왔고, “평가 등급을 두고 비공식적으로 평가사들과 접촉하면서 평가사들 사이에 경쟁을 붙이기도 했다.” 발행인이 용역의 대가를 지급하는 이러한 구조 탓에 발행인(고객)은 평가사(용역 제공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의 정치와 글로벌 금융 위기

평가사가 분석하는 금융상품의 범위는 금융 시장이 다각화되면서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다. 회사채, 국채를 비롯해 지난 수십 년간 등장해온 수많은 채무증권이 그 대상이며, 악명 높은 부채담보부증권(CDO),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같은 구조화 상품도 포함된다. 나아가 금융 시장이 통합되고 국제화되면서 미국에만 존재하던 현상이 전 세계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평가사들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지니는 이유는 시장 참가자들의 신뢰 때문만이 아니다. 국가 또한 평가 등급을 금융 규제에 통합시켜 평가를 제도화하고 평가사들의 지휘 확대에 이바지했다. 1930년대 초, 미국연금펀드는 신용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자산만을 담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채권의 상환 가능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금융 감독 당국은 평가사들의 평가에 의지했다. EU 또한 1993년 자본적정성지침을 공표해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더욱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는 규제를 시행하면서 이러한 추세에 합류했다. 바젤 협약이 시행되면서 평가사들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기에 이른다.

바젤 협약이란 중앙은행의 감독 당국들이 발동한 은행업 감독 규범으로, 은행업계에 대한 요구사항과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특히 바젤 Ⅱ는 국제적 표준을 통해 다양한 재무 리스크, 운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은행의 자본유지비율을 규정했다. 처음에는 메이저 은행의 부도에 따른 파급 효과로부터 국제 금융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나, 평가사가 은행의 자본준비금비율을 결정하면서 통제와 평가 시스템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본준비금비율이란 은행이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마련하는 준비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최근에 발행자들은 채권을 판매하고 국제 자본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평가 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는 법적으로 강제된 사항이며, 신용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평가에 담긴 정보 때문만이 아니라, 평가 자체가 규제를 풀어주는 일종의 인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 규제 분야에서 평가사들의 평가를 활용한다는 것은 감독 당국이 공익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자신들의 권한을 민간 독점 기관에게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뒤죽박죽 규제’와 ‘값비싼 감독’을 회피하기 위해 사기업에 감독자의 지위를 부여하는데, 평가사가 이러한 비공식적인 지위를 갖게 되면서 공익 업무에 구멍이 생긴다. 그 결과 국가 기관, 국제기관이 감독에 실패하면서 시장 상황을 악화시켰고, 국제적으로 통합된 은행 시스템은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러한 관행을 개혁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규제와 시장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평가와 비합리성

투자자들에게 평가사는 중요하다.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 때문이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이 평가사가 제공하는 수치를 결정적인 변수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평가사들이 자금의 흐름과 신뢰성에 대해 일종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 기대한다. 시장이 이러한 기대를 품는 이유는 시장의 행동을 예측하는 합리주의자의 시각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오류를 내포한다.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를 관찰할수록 금융 당사자들은 증거에 입각한 분석보다는, 다른 시장 참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한 결과에 훨씬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평가사의 평가가 시장의 비합리성을 촉진하며, 규제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평가 자체를 무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시장 대리인을 신뢰하기보다 정책 입안자들이 신뢰할 만한 규칙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시장의 실패를 피하는 방향으로 시장 메커니즘을 유도해야 한다고 믿는다.

신용평가로 설계된 세상은 비합리성이 특징인 금융 위기 속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된 것은 시민의 정치가 아닌 숫자의 정치였다. 결국 평가의 권위는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 거버넌스 절차가 왜곡되는 이유는 숫자가 조작될 뿐 아니라, 숫자 및 이러한 숫자를 양산한 자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평가사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숫자를 신뢰하는지, 평가사들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실례다.



타오르는 지구를 외면하기 : 기후변화의 상품화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핵심을 차지하는 분야는 평가사의 사례에 국한되지 않는다. 환경 거버넌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논쟁은 지난 40년간 ‘통계 전쟁’이 불붙은 변화였다. 서로 대립되는 견해를 지닌 양 진영은 숫자, 통계, 모델, 지표를 사용해 정반대의 아젠다를 제시했는데, 이 분야 또한 신용평가 분야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통계 전문가들이 개입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1988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를 설립했다. 그러자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후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숫자들을 검토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것이 그들의 주된 목표였다. 정치인들이 행동을 개시하려면 통계치가 필요했기에, 기후과학자들은 합리적인 의심의 근거가 있음에도, 지구온난화가 현실이라는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한편 많은 석학들과 지구온난화 이론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은 연구를 다른 방향으로 진행해 IPCC의 주장을 탄핵하려 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부류의 경제학자들은 다양한 모델을 소개해 기후변화 개혁안의 장단점을 평가했고, 사회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수많은 논쟁이 들끓었다. 양 진영 사이의 숫자 전쟁은 극심했다.

기후게이트 - 기후를 위해 숫자를 조작하기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예정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모든 눈이 쏠렸는데, 여기에서 ‘기후게이트’ 사태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사태는 기후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를 증명하기 위해 산출한 일부 데이터에 암운을 드리웠다. 기후과학자 필 존스는 2001년 IPCC 제3차 보고서에 지표면의 온도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고, 2007년에는 제4차 보고서의 결론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제4차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현상은 균등하지 않게 나타나며, 지구의 평균 기온이 20세기 중반 이후 상승한 이유는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그 후 필 존스의 인생은 전 세계적인 숫자 스캔들로 말미암아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된다. 2009년 11월 19일, 기후 연구 분과의 서버가 해킹당해 수많은 이메일과 서류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킹된 정보는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몇몇 웹사이트에 전송되었고, 또 소셜 네트워크들은 이 자료를 퍼 나르기 시작해 결국에는 언론에 공개되는 사태를 맞았다. 필 존스의 이메일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일부 이메일에서는 그가 동료와 친구들에게 자료를 공개하지 말라고 주기적으로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는 반대론자들이 자료를 쓰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러한 조치는 과학적 개방성의 원칙 및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과학적 연구의 접근을 허용한 영국정보자유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였다.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기후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에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한 기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도록” 공모한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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