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재발견
김기홍 지음 | 올림
마을의 재발견
김기홍 지음
올림 / 2014년 10월 / 350쪽 / 15,000원
마을의 변화와 그 동인들 - 마을은 지금 어디인가
오늘날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현상을 꼽으라 한다면 대표적으로 도시화ㆍ정보화ㆍ세계화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이고도 다양하게 바꿔놓고 있다. 도시화ㆍ정보화ㆍ세계화의 역사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서로 다르면서도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도시화는 산업 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일어났고, 컴퓨터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이루어진 정보화는 20세기 후반부터 맹위를 떨치며 인류가 한시도 웹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자본과 사람의 이동이 자유로운 세계화로 인해 인류는 광범위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구적 단위의 관계망을 구축함으로써 점점 한 덩어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강도를 더해가면서 더 큰 변화를 예고한다. 우리는 이 같은 세계사적 변화로부터 마을 공동체가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를 보다 거시적이고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시로 간 마을
마을은 농촌이나 도시 어디에나 존재하며, 혼자서 살 수 없는 인간의 특성을 반영한 공간이다. 마을은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도시사회학자인 허버트 갠스는 ‘도시마을’을 이야기할 때 유태인 거주지역인 게토나 흑인 밀집지역처럼 종족으로 구분하거나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 또는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거주지처럼 전혀 색다른 공간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종이나 피부 등에 의한 벽이 상당히 무너진 오늘날에는 도시 마을을 이렇게 제한적으로 분류하기보다 폭넓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도시의 마을은 보다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도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인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핵심적인 사회ㆍ문화 코드라는 흐름 속에서 도시의 마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의 미래: 도시화란 ‘인구가 도시지역으로 집중되면서 도시적 생활양식으로 삶이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도시사회학자인 루이스 워스는 ‘도시성(Urbanism)’이야말로 근대 사회를 특징짓고 인류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꾸는 보편적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그는 도시의 특징으로 크기, 밀도, 이질성을 꼽고 이로 인해 도시는 비인격적인 관계의 만연화, 피상성과 임의성 증대, 다양화와 전문성 강화, 불안정성과 세속화 심화, 금전적 관계의 보편화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워스가 말한 도시의 특성은 산업 혁명과 함께 도시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업 혁명 후 산업화를 경험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도시화 과정에서 비슷한 경로를 거쳤다. 농촌의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는 데 반해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인 토지가 부족해지고 농기계의 도입이 확산됨으로써 잉여 노동력이 증가하여 많은 농촌 주민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내몰리면서 탈농ㆍ이촌으로 이어졌다. 반면 도시지역은 산업화와 함께 일자리가 늘어나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삶의 기회가 크게 확대되었다. 또한 교통ㆍ의료ㆍ교육 시설의 접근성이 개선되어 문화생활이 가능해짐은 물론, 개인의 욕구 충족과 성취를 돕는 다양한 조건을 구비하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인구 과밀과 주택난, 교통난, 범죄, 경제 변동에 따른 주기적인 빈곤과 실업 등으로 불안정성이 확대되었지만, 도시를 선호하는 기세는 꺾이지 않았고 도시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죽음의 도시를 살리는 길: 미국의 문명평론가인 루이스 멈포드는 1938년 『도시의 문화』라는 책을 통해 도시의 성장과 쇠퇴를 6단계로 전망했다. 1단계는 에오폴리스(eopolis)로 촌락 공동사회와 같은 모습이고, 2단계는 폴리스(polis)로 공동 거주지역이 확대되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집단적 노력이 나타나며 여가 선용과 휴식 공간이 확충되는 등 발전하는 도시의 모습을 보인다. 3단계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로 도시지역이 광역권으로 확대되어 모(母)도시와 위성도시로 분리, 발전을 지속한다. 4단계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는 도시가 거대화되면서 도시 문제가 절정에 이르고 도심부의 쇠퇴와 도덕성 훼손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5단계인 티라노폴리스(tyranopolis)에서는 문화 파괴와 함께 도덕성이 몰락하고 정치ㆍ경제 제도들이 악화되기 시작할 뿐 아니라 도시지역으로부터 탈출이 이어지게 된다. 6단계 네크로폴리스(necropolis)에서는 도시 몰락이 최고조에 달해 인구가 급격히 줄고 기근과 이름 모를 질병이 만연해 죽음의 도시가 된다.
주요 도시들 중에는 이미 4~6단계로 접어든 도시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도시에 투입해 도시를 스마트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도 도시를 첨단기술을 종합한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를 생태 친화적이고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규모로 건물을 세우는 방식이 아닌, 공동체를 복원하면서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오염원을 차단하면서 지역의 자급자족을 충족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도모하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브라질의 꾸리치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환경오염과 무질서가 최고조에 달했던 도시다. 하지만 1970년대 초부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날에는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도시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요즘 한국에서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공동체회사 등을 모태로 한 마을 만들기가 활발하다. 개발과 성장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욕구가 사회 저변에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꾸리치바나 한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도시는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과거처럼 천편일률적인 도시화의 경로를 밟지 않고, 마을 공동체의 특징을 살리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대규모의 도시가 마을 공동체를 기초로 재구성되고 유기적 관계를 높여갈 것임을 예상케 한다. 앞으로 우리는 도시 속의 마을 공동체를 보다 생생하게 접하게 될 것이다.
불안한 미래와 마을의 잠재력 - 위기인가, 대안인가
21세기는 ‘위험사회’로 일컬어진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으로 대표되는 20세기는 전쟁으로 얼룩진 시기였다. 냉전에 의한 핵전쟁의 위협도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세계가 동서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었고, 인종차별과 종교분쟁이 그칠 날이 없었다. 그렇지만 20세기는 어느 정도 ‘위험 관리’가 가능한 시대였다. 위험의 강도는 컸지만 양 진영의 갈등 조절 기능이나 위험 회피 수단을 통해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고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무엇보다 위험이 인류의 힘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통제 범위를 초월한 위협이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안정망은 반대로 약화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인류가 직면한 위협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러한 위협에 대응하는 유효한 방안으로 마을의 가치를 살펴보자.
지구가 수상하다
기후변화의 현재와 미래: 오늘의 인류가 직면한 위험 중 가장 큰 위험을 꼽는다면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 상승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1℃의 상승만으로도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인도 벵골만 주변의 수만 가구가 물에 잠기고, 엘니뇨로 인해 대서양 연안의 많은 도시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미국 남부와 서부지역의 사막화로 식량난이 초래될 수 있다. 만일 평균 기온이 3℃ 오르면 여름 내내 북극에서 얼음을 볼 수 없고, 아마존 열대우림이 마르며, 알프스 정상의 만년설도 사라지게 된다. 이로 인해 극단적인 기후가 일상화되고, 유럽 전역은 끔찍한 더위로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세계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인류의 발전을 저해하고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농작물 생산량의 급감에다 물자원의 부족과 생태계 파괴, 인류의 건강 악화 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자연재해도 급증하면서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진, 해일, 싱크홀은 대표적인 유형의 자연재해인데, 그중에서도 지진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일단 발생하면 수많은 인명 피해와 심각한 재산 손실을 가져온다. 더욱 걱정인 것은 세계 어느 곳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며 20~21세기 들어 대규모 지진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미시마을은 희망일까?: 사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와 같은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마을과 같은 기초 단위가 중요하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는 인류가 영위하는 물질문명과 생활 방식의 결과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고, 그 해결의 단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생활 방식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마을에서의 생활 방식을 통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미시마을을 들 수 있다.
미국의 30여 주에 걸쳐 생활 기반을 급속히 확장해가고 있는 아미시마을은 20~30가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동차 대신 마차로 생활하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유기농업 등을 통해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소비를 최소화하고 종교적 원칙을 실천하는 마을 사람들은 탈물질적인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직접 보여주며 21세기에도 18~19세기의 삶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모든 인류가 아미시들의 생활 방식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종교 원칙에 따르는 그들의 생활은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실천하기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생존을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아미시마을에서 실천하는 노력의 일부분만 받아들여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고 이런 방법이야말로 자연재해로부터 인류를 지켜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일 수 있다.
갑자기 자연재해가 닥칠 때도 그렇다. 국가는 SOC(사회간접자본)를 확충하고, 잘 훈련된 소방관이나 공무원을 배치하며 한층 효율적인 장비를 동원해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국가 시스템이 적기에 가동될 수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하지만 마을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운명 공동체인 마을은 자연재해를 공동으로 예방할 수도 있고, 함께 재해 복구에 나설 수도 있다. 협동과 상부상조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마을이 모든 재해에 대한 완벽한 대응책은 아니더라도, 극복해야 할 다양한 형태의 재해를 최소화하는 하나의 시스템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에 세금을 내면서도 국가가 제공하는 어떤 복지 혜택도 거부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아미시마을의 생활 방식과 이들의 삶을 대변하는 ‘가족은 보험, 마을 공동체는 재보험’이라는 말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마을의 의미와 존재 이유 - 왜 마을인가
마을이 작아진 이유
자본주의가 시작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인류는 마을에서 완벽한 모듬살이를 구현해왔다. 하지만 자본주의하에서 마을은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모듬살이를 위한 가치보다 경쟁을 통해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골몰한 자본주의는 마을이 갖는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마을은 다양한 유형의 공동체 중 하나에 불과했고, 임의적 공동체처럼 언제든지 파괴하거나 다시 만들 수 있는 대상으로 변질되었다. 그것이 마을의 위기를 낳았다.
도시로, 도시로: 마을은 지리적으로 제한되고 자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은 마을이 지탱할 수 있는 구성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또한 마을의 인구는 부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쟁과 질병 등으로 계속 억제되었다. 일시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때도 있었지만 마을의 수용 범위에 있었기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대부분의 마을이 오랜 기간 존속해온 것이다. 구성원들은 극도의 빈곤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마을을 벗어나는 것은 곧 안전망의 상실로, 생명 보존이 보장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전쟁이 잦아들고 질병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면서 마을은 더 이상 인구 팽창을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은 결국 마을 외부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들 잉여 인구는 때마침 자본주의가 확산되고 산업화가 급진전되면서 그 대열에 합류하여 새로운 출구를 찾아 떠났다.
마을 단위에서의 인구 유출과 이동은 실로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었다. 새로운 삶이나 자아실현을 향한 욕구 증대 등과 맞물려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대규모 인구 유출은 마을 내부에 존재했던 수많은 조직이나 단체 등의 와해를 가져와 마을의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상황을 불러왔다. 인구가 갑자기 줄면서 마을에 공동화, 여성화, 노령화가 나타났다. 이것이 결국 인구 구조의 복원력 상실, 지역사회의 활력 감소와 경제 위축, 자원의 유휴화(遊休化) 등으로 연결되었고, 결국 자족적 공동체인 마을의 붕괴와 소멸을 부르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범람: 1736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것 등을 계기로 본격화된 자본주의의 역사는 300년 정도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사회제도로 자유 본능, 이기심, 탐욕, 발전, 경쟁, 우월성 등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급속히 발전했다. 많은 학자들이 자본주의가 위기라고 지적하면서도 자본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이 제도가 갖는 장점을 또 다른 제도로는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자본주의는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자본주의는 그 발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를 가져왔고, 지속적이고 보다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세계화를 태동시켰다. 인간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5%가 자신의 고국을 떠나 살고 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주변부에서 반주변부로, 반주변부에서 중심부로의 이주는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강조되고 이윤 추구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강조되면 개인이나 개체를 중시하게 되고 결국 개인주의로 나아가게 된다. 그로 인해 상생이나 협력을 통해 공존을 모색하는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개인주의의 만연은 물질주의로 귀착된다. 오늘날 물질 중심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인류의 편의와 행복 증진이라는 미명하에 사회 전체를 물질적 풍요라는 단일 방향으로 이끄는 현상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는 생산성이 낮은 분야를 도태시켰고, 물질적 풍요를 위해서 정신적ㆍ공생적ㆍ생태적 가치를 위축시키며 수많은 마을들을 소멸시켰다. 마을이 갖고 있던 복지는 국가가 대체했고, 마을의 경제 영역은 기업이 대신했으며, 마을의 문화는 상업적인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마을의 시스템이 보유하던 기능 대부분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에 넘어갔고 부분적으로 국가가 담당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완벽히 구축된 사회나 자본주의로 급속히 전환하는 사회에서는 이상적인 마을의 원형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마을의 형상만 있을 뿐 마을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마을의 본질과 사상 - 마을은 심오하다
마을의 동력, 본질과 사상
마을을 떠받쳐온 마을의 사상 3가지: 커다란 사회 체계로서 국가가 표방하고 지향하는 바가 있듯이 마을도 작은 사회 체계로서 나름의 목표와 지향성을 갖고 있다. 다만 국가적인 지향점이 표면화되는 반면에 마을에서는 잠재되어 있을 뿐이다. 잠재된 마을의 목표와 속성은 마을의 사상적 근원이 되어 마을의 유지와 존속에 기여해왔다. 그렇게 마을을 떠받쳐온 사상이 무엇이며, 오늘날의 인류를 지배하는 정치ㆍ경제적 사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