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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

츠츠미 미카 지음 | 윌컴퍼니
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

츠츠미 미카 지음

윌컴퍼니 / 2014년 7월 / 310쪽 / 16,000원





주식회사 노예농장



그토록 꿈꾸던 퇴직생활이

1996년 여름, 남편이 그 신문광고를 보여줬을 때 마거릿 호크는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대규모 양계가공업체인 샌더슨팜스 사가 낸 계약양계업자 모집 광고였다. 이 회사는 마거릿이 거주하는 텍사스 서부에 대규모 닭고기 가공공장과 계란 시설을 신설했는데, 그에 맞춰 양계와 계란의 계약생산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남편 제이도 흥분한 모양이었다. 이튿날 부부는 샌더슨팜스의 지역사무소에서 매니저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계란 12개당 37센트로, 매년 약 12만 1,590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다. 경비는 연간 2만 6,700달러. 축사 건설비는 회사 측에서 호크 부부에게 대출해주고, 매출액의 60%인 5만 6,934달러를 대출상환금으로 은행에 지불하면 되니까, 나머지 3만 7,956달러가 계약자의 수중에 남게 된다고 했다.

마거릿의 머릿속에 밝은 미래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것으로 딸의 학비와 비상시의 의료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매니저는 두 사람의 의사를 확인한 뒤 지역은행의 명단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여기에서 초기투자비용을 대출할 은행을 선택해주세요.” 초기투자 중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은 축사다. 보통 부부의 경우에는 두세 동이 적당하지만, 마거릿은 여동생 부부를 고려해 결국 축사 네 동을 짓기로 했다. 대출 총액은 90만 달러(약 9억 원). 대출은 그 자리에서 승인이 났다. 그로부터 얼마 후 축사 네 동이 지어지기 시작했고, 그것이 거의 완성될 무렵 샌더슨팜스로부터 부부 앞으로 계약서가 한 통 날아왔다.

계약서를 다 읽은 제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게 뭐야?” 거기에는 부화한 병아리를 다루는 방법부터 모이 주는 법 등 일체의 사육방법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자는 거기 적힌 샌더슨팜스의 방법대로만 양계장을 운영해야 했다. 멋대로 규칙을 바꿀 경우에는 회사 측이 즉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었다. 계란에 지불되는 가격은 처음 들은 설명과 같았지만, 새롭게 추가된 항목이 하나 있었다. 샌더슨팜스가 정기적으로 부부에게 닭을 제공하는데, 그 주기는 회사 측이 임의로 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계약 내용에 대해 계약자가 불복을 주장할 권리는 없었다. 유일하게 ‘중재’라는 형태로만 가능한데, 그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중재신청 비용만 해도 수만 달러가 들기 때문이다.

계약 내용에 부부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발을 빼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축사 네 동이 완성되었고, 그 건설비용을 포함한 90만 달러의 차용증서가 두 사람 명의로 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부부는 샌더슨팜스의 정식 계약자가 되었다. 계약 내용에 적힌 사소한 규칙들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첫해에는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수중에 3만 달러가 남자 마거릿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2년째가 되자 연료비 상승으로 축사 보온에 드는 프로판가스 비용이 전년 대비 2배가 되었다. 연료비가 상승해도 회사 측에서 부부에게 지불하는 액수는 달라지지 않았다.

상승한 만큼의 비용은 부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해마다 경비만 늘고 정작 수중에 남는 수입은 줄어들었다. 부부에게 지불되는 돈은 여전히 계란 12개당 37센트였다. 게다가 회사 측이 제공하는 닭을 모두 축사에 집어넣자 깃털과 똥으로 위생상태가 최악이 되었고, 초만원이 된 축사 안에서 스트레스가 쌓인 닭들은 서로를 쪼아대기 시작했다. 행여 병에 걸릴세라 회사에서 보내주는 다량의 항생물질을 먹여야 했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닭의 부리를 잘라주어야 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죽는 닭도 적지 않았는데, 닭의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회사에서 지불해주는 돈의 액수도 줄어들었다. 닭이 더 이상 죽지 않게 하기 위해 마거릿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슈퍼 계산원 일을 그만두고 종일 양계장에 매달렸다. 하지만 수입은 계속 떨어졌고, 3년째부터는 급기야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대출금의 함정

마거릿과 제이는 미국 내의 계약양계업자들이 대부분 걷는 길을 답습하고 있었다. 일단 계약하고 나면 발을 빼지 못하고 일방적인 계약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더미에 파묻히고 만다. 미국의 양계업자들은 이것을 “대출금의 함정”이라고 부른다. 앨라배마 주 오번 대학에서 농업학을 가르치는 로버트 테일러 교수는 미국 양계업자들의 현실을 이렇게 말한다. “1950년에는 전체 양계장의 95%를 각 지역의 개인농가가 경영했습니다. 규모도 작고, 공동체 안에서 닭고기도 계란도 소비되는, 그야말로 지역 내 자급자족이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1970년대 말부터 정부가 농업정책을 변경함으로써 ‘주식회사경영’이 급증하기 시작했죠. 급기야는 단 4개 기업이 미국 전체 양계의 60%를 지배하게 되었고, 지금은 생산자의 98%가 모회사의 조건에 따라 일하는 계약양계업자인 실정입니다.”

양계업계에 군림하는 4대 기업은 양계생산에서 세계 최대인 타이슨푸드(소, 돼지, 닭 가공업에서는 세계 2위), 양계생산 세계 2위인 브라질의 JBS, 퍼듀 그리고 앞에 나온 샌더슨팜스다. “통합자”라고 불리는 이들 모회사는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차근차근 사료나 종계 공급, 생산, 도축ㆍ가공, 유통 등 일련의 업자를 매수해서 모든 기능을 산하에 두는 통합사업체로 변모했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모든 과정을 기업 하나가 통합하고, 생산자를 계약노동자로 전락시킴으로써 생산비용은 대폭 감소한다. 또 그만큼 모회사로 흘러드는 수익은 급증한다. 양계업으로 얻은 이익 중 통합자인 모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30%, 계약자에게 돌아오는 건 2~3%에 불과하다.

테일러 교수는 말한다. “한 업계에서 이 정도로 독점시장이 형성돼버리면 그야말로 자기 맘대로 뭐든 다 할 수 있습니다. 계약 내용이 불평등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면 처음 설명에서 경비 부분은 덮어놓고 매출이익만 부각시켜 설명한 뒤, 상대방이 낚였다 싶을 때 은행으로 데려가죠. 대개 평균 7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의 대출을 받게 되는데, 이 정도 금액이면 아무리 불합리한 요구를 당하더라도 계약자는 중도에 빠져나올 수 없고, 매달 이자라도 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됩니다.” “계약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못 들었다거나, 계약 이후에 불합리한 요구를 수용해야만 하는 계약자를 보호하는 법률은 없습니까?”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그건 그들이 정규직 사원이 아니라 외부계약자이기 때문이에요.” “단체교섭 같은 걸 만들 수는 없나요?”

“통합자는 그 부분까지도 미리 계산해서 같은 지역의 계약자들끼리 경쟁하도록 수를 써놨습니다. 토너먼트 시스템으로 계약자들 사이에 라이벌 의식을 심어놓으면 그들끼리 단결해서 교섭하거나 하지 않죠. 설령 누가 그런 말을 꺼내더라도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통합자의 복수가 두려워 들은 척도 안 할 겁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가요?” “최근 30년 정도 됩니다. 소와 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농가들이 거대한 기업의 하청업자가 되었어요. 양계업체는 그 대표적인 축소판입니다.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실태를 보면 미국의 식품과 농업에 그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거대한 식품피라미드



수직통합 붐이 시작되다

레이건 정권하의 독점금지법 규제완화가 초래한 급속한 수직통합 붐은 그 후 수십 년간 미국의 농업과 식품업계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수직통합’이란 생산 공정이 다른 기업에 의해 제휴나 합병, 또는 매수됨으로써 경쟁자가 사라지고 시장이 통합되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대규모 식료품점이 지역의 소매업자나 경쟁상대인 교외의 회원제 대형할인매장 등을 차근차근 매수해 쓸어 모으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목적은 기업의 이익확대였지만, 대외적 슬로건인 “온 나라 식탁에 싸고 신선한 식재료를!”이라는 말에는 매력이 넘쳤다. 지역의 소매점이나 직매장보다 훨씬 싸고 선택의 폭도 다양하게 산더미처럼 쌓인 식품들은 지방도시에 사는 수많은 주민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이런 매수극이라는 순풍을 타고 대성공을 거둔 것이 1988년 창업 이후 고작 12년 만에 미국 소매업의 정상에 우뚝 선 대규모 마켓 월마트다. 엄청난 기세로 몰아붙인 이 업계 재편이 2000년이 되어 일단락되었을 때, 경쟁에 패한 무수히 많은 소매업들의 시체 더미 위에는 홀로 우뚝 선 월마트가 군림하고 있었다. 월마트의 최대 무기는 ‘싼 가격’이다.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 인건비는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노동조합도 없다. 게다가 농가나 가공업자 그리고 납품업자는 철저한 비용절감을 강요당한다. 《네이션》의 편집자이며 논픽션 작가인 안나 라페는 월마트가 미국의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월마트가 지역에 들어오면 중소규모의 생산자는 순식간에 가격경쟁에 내몰리게 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들도 상품의 질이나 인건비를 낮춰서 비용절감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결국 대개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 결국 그곳에 계승되던 문화와 전통은 물론이고 공동체 역시 소멸되고 맙니다.”

이윽고 미국 식품판매의 50%(지역에 따라서는 80~90%) 이상을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타깃 등 4개 회사가 점유하게 되었다. 흡수ㆍ합병이 거듭됨으로써 식품가공업계 역시 도태되어 펩시코, 크래프트푸드, 네슬레 등 상위 3개 사를 포함한 거대 다국적기업 20개가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국적기업은 원재료와 노동력도 세계에서 가장 싼 값에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지역에서 수입한다. 인건비가 싸고 환경규제도 느슨한 제3국을 라이벌로 삼게 된 미국 내 생산자는 빠른 속도로 소멸되었다.

농가에게 ‘대규모화냐, 이농이냐?’ 선택을 강요하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거기에는 경제성장의 숨은 비용이 누락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과점화한 시장의 집중생산으로 인한 경쟁상실, 좁은 부지 안에 몇천 마리나 되는 가축을 빼곡하게 몰아넣고 사육할 때의 환경오염, 거대 농장 몇 곳이 자연재해나 질병의 급습을 받았을 때 잃어버릴 식품의 안전보장, 전국 규모의 유통이 확대시키는 화석연료 증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 농장의 규모가 커지고 부채농가의 수가 증가할수록 지역사회는 뼈만 앙상하게 남게 된다.

레이건 정권 이후 일관되게 ‘자유 시장’을 표방해온 미국.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규제를 한없이 완화한 이후에 봉착한 것은 소수 대기업에 의한 시장독점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부분 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디를 가든 슈퍼에 색색의 채소와 과일, 깔끔하게 포장된 고기와 가공식품이 넘쳐나는 편리한 생활이 바야흐로 닥쳐올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동물들이 처한 환경과 격감하고 있는 소규모 농가, 다양성을 잃어가는 지역공동체, 독점시장에 의해 어느새 소비자의 선택권을 빼앗겨버렸다는 현실에 대한 감각을.



GM 종자로 세계를 지배하다



인도의 ‘하얀 금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몬산토는 세계 각지에서 약 50개의 종자회사를 매수했다. 그리고 1999년 몬산토는 진작부터 출자해오던 면화생산 세계 3위인 인도의 대규모 종자기업 마히코를 매수하고, 그 후 2001년에 인도에서 Bt면의 판매허가를 취득했다. Bt면은 GM 기술로 세균에서 유래한 살충성 독소를 도입해 나방 유충이 접근하지 못하게 만든 GM 면이다. 이듬해인 2002년, 몬산토는 인도에 진출해, 재래종보다 고가인 이 Bt면이 살충제 사용량을 줄이고 생산량을 증가시킨다는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시점에서 인도 농민들에게 다른 선택안은 없었다. 인도 정부의 지휘하에 시장에서는 이미 재래종의 4배 가격인 Bt면 종자만이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면화농가는 고가의 Bt면 종자를 사기 위해 빚을 내기 시작했다. 그때 이미 대부업체도 몬산토 계열로 바뀌어 있었는데, 생산량이 급증하면 금방 빚을 갚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농민들은 기대로 가슴이 부풀었다. Bt면 재배로 농약 사용량이 감소하면 면화농가의 수입이 늘 거라고 기대한 인도 정부는 즉시 새로운 Bt면 다섯 종류의 상업재배를 추가로 허가했다. 그런데 Bt면 세 종류의 인가기한이 끝나는 2005년이 되자, 인도 국내의 NGO나 농업학자들로부터 환경청에 허가를 연장하는 것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Bt면을 도입한 안드라프라데시 주에서 3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수확량이 감소하고 225세대 농가의 수입도 평균 60% 감소했으며, 농약 사용량 역시 농약에 내성이 생긴 해충들 때문에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미국 기후에 맞게 개발된 Bt면이 강수량이 많은 인도에서도 미국과 똑같은 수확량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예기치 못한 막대한 피해에 타격을 입은 농민들은 설상가상으로 세계시장에서 면화가격 급락이라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거액의 정부보조금으로 보호받고 있던 미국산 면화의 과잉공급이 시장가격을 끌어내린 것이다. 쌓일 대로 쌓인 빚더미에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농민들은 하나둘 자살이라는 벼랑 끝으로 자신을 몰아넣었다. 마히코는 이에 대해 “Bt면의 수확량은 재래종에 비해 전년도보다 58% 상승했고, 수입도 163%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GM 종자의 생산량과 농약 사용량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처음 몇 년뿐이고, 농약 사용량도 결국 증가했다”는 비슷한 보고가 나오고 있다.

GM 종자와 세트로 판매되는 강력한 제초제를 계속 사용하면, 어느새 그 농약에 내성을 가진 잡초들이 출현하고, 그럼 다시 새로운 제초제를 사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농약 사용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대안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바른생활상(The Right Livelihood Awards)’ 수상자인 인도의 철학자이자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는 GM 종자를 ‘제2의 녹색혁명’이라고 비판한다. 시바에 따르면, 1970년대의 녹색혁명은 화학약제의 매출을 증가시키려는 속셈과 더불어 식료품 증산이라는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 녹색혁명은 종자를 지적소유권으로 등록해 특허사용료를 회수하고, 농가를 GM 종자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최강의 외교용 무기를 손에 넣었다

1980년대 말, 재생산이 안 되는 GM 종자가 개발되었다. ‘터미네이터 종자’가 그것이다. 터미네이터 유전자가 투입된 종자는 발아한 시점에 이미 말라 죽고 만다. 특허사용료 지불에서 벗어나기 위해 농가가 몰래 종자를 보존한다고 해도,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터미네이터 종자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농가는 자동적으로 몬산토와 의존관계에 얽매이게 되는 구조가 탄생한다. 당연히 GM 종자 확대도 세계적으로 가속을 더하고 있다. 처음 상품화된 1996년에 170만 헥타르였던 재배면적은 2012년에는 1억 7,000만 헥타르에 달해, 기존보다 100배 증가를 기록했다. 터미네이터 종자의 특허 성립은 세계의 권력 균형을 크게 흔들어놓게 될 것이다. 종자를 구하지 못하면 그 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제로가 될 테니 말이다. 애그리비즈니스(기업으로 운영되는 농업)와 함께 이 정책을 추진해온 미국 정부 역시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더불어 외교교섭에서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은 셈이다. 얼 바츠 전 농무장관은 외교에서 식량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식량은 미국이 가진 외교상의 강력한 수단입니다. 특히 식량을 자급하지 못하는 나라에 유효하게 작용할 겁니다. 위협을 주고 싶을 때는 그저 곡물수출을 금지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분할판매되는 공공서비스



미국 지자체의 90%는 5년 이내에 파산할 운명

2011년 1월, 공화당의 리처드 리오단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이대로 가다간 미국 지자체의 90%가 5년 이내에 파산하게 될 겁니다.” 리오단 전 시장은 지방행정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조합이 지나치게 강력해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공무원의 복리후생과 노동조건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수장이 재정문제에 손을 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디트로이트에서 인근의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로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함께 이주한, 한때 시 직원이었던 41세의 자말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주 의회 의원이 노동조합과 유착해 노사조건과 표를 교환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주가 파산하게 되는 다른 요인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밀어줬다는 겁니다. 예로 아동낙오방지법으로 인해 각 주와 지자체, 학교들 간에 교육예산을 둘러싸고 시험점수를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디트로이트처럼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의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곳은 공립학교인데, 국가로부터 어떠한 재정지원도 없이 갑자기 평균점수를 올리라고 하면 제한된 교사들의 의욕과 노력만으로 목표치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애당초 출발시점부터 경쟁조건이 불평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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