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재키 마슨 지음 | 윌컴퍼니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재키 마슨 지음
윌컴퍼니 / 2014년 4월 / 300쪽 / 14,000원
‘좋은 사람의 함정’이란 무엇인가?
마흔다섯 번째 생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필자가 ‘좋은 사람의 함정’에 깊숙이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필자는 남편과 함께 조카의 서른 번째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때는 밤 11시경이었다. 흥겨움에 빠진 필자는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채로, 춤추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달려 나가서는 장렬하게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춤을 추고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괜찮은지 물어왔다. 물론 필자는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명랑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외치며 계속 춤을 추라고 했다. 넘어지면서 충격을 받았는지 조금 메스꺼웠지만, 그 후로도 세 곡 정도 춤을 더 췄다. 집에 올 때는 필자가 운전할 차례였기 때문에 직접 운전도 했다. 기어를 바꿀 때마다 팔이 쑤시고 아팠지만,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전히 팔이 뻣뻣하고 아팠다. 그래도 병원에 찾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바쁜 응급실 직원들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별것 아닌 일로 호들갑을 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방학 중이었기 때문에 열흘 동안 아이들과 계획한 이런저런 활동을 했다. 호수에 배를 타러 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팔에 멍이 심하게 들고 아프다고 말했더니 친구가 노를 젓지 말라고 했지만, 필자는 공평해야 한다며 노를 젓고야 말았다. 마침내 응급실을 찾아갔을 때, 쓸데없이 시간을 뺏는다고 필자를 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몸이 보내는 아프다는 신호를 이렇게나 오랫동안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다들 진심으로 놀라워할 뿐이었다. 응급실에서는 아픈 팔에 밝은 파란색의 팔걸이 붕대를 해주었고, 필자는 마침내 그 팔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게 되었다. 이제 필자가 그냥 호들갑을 떨거나 꾀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진짜 부상을 입은 것이라는 걸 세상 사람 모두가 볼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것이 있을 때에도 남에게 도움 청하기를 어려워하는 필자는 이로써 그 어려운 임무에서 해방된 것이다.
항상 필자의 편에 서는 든든한 동맹이자 같은 ‘좋은 사람’ 부류인 필자의 양녀는 “화형대에서 당장 물러서요, 잔 다르크”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이렇게 순교자를 자청하며 자신의 욕구보다는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생활을 계속한다면, 팔 골절에는 비할 수 없는 훨씬 어려운 일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자는 그날, 지난 십 년간 상담을 한번 받아보고 싶었던 심리치료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것이 ‘좋은 사람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필자의 첫 시도였으며, 동시에 이 책의 시작이었다. 나 자신의 상담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런던에 있는 필자의 상담실을 찾아오는 내담자들을 통해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어쩌다 함정에 빠지는 걸까?
우리는 대부분 ‘개인적인 규칙’이나 ‘삶을 위한 규칙’이라 부를 수 있는 일련의 규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다양한 규칙들은 어린 시절 부모, 친지, 교사, 양육자 등에 의하여 학습되고 공고화되며, 이후에는 경찰이나 정부 같은 국가기관 혹은 회사 등에 의해서도 생성된다. 그러나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규칙이다. 어린 시절 부모나 다른 양육자에게서 습득한 규칙은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 이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현재의 삶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규칙이 여전히 우리에게 유용한지, 삶의 방식에 부합하는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규칙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분법적이고 흑백논리적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유연성을 잃고 무의식에 자리 잡은 규칙은 인지 행동 치료(CBT)의 창시자인 아론 벡이 말하는 ‘엄격한 개인적 규칙’이 되어버린다. 규칙의 영향력이 발휘될 때면 사람들은 ‘꼭’, ‘반드시’, ‘항상’, ‘절대’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팔이 부러졌을 때 필자가 적용했던 엄격한 개인 규칙은 ‘호들갑을 떨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반쯤은 무의식에 가려진 이 규칙의 지배력은 실로 엄청났다. 필자는 이 규칙을 지키느라 몸에서 보내는 아프다는 신호 따위는 무시한 채 별일 아니라며 주위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얼굴에는 미소를 띤 채 계속 춤을 췄으며, 열흘 동안이나 병원에 찾아가지 않았고, 급기야는 호수에 배를 타러 간 것이다.
이 규칙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어린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이가 다쳤을 때 울기 시작하면 어른들은 별것 아닌 일로 호들갑이라며 혼내지만(불인정), 괜찮다고 툭툭 털고 일어나면 씩씩하다며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인정). 음식을 줄 때마다 종소리를 들려줬더니 나중에는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렸던 파블로프의 개와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들 또한 조건에 반사적인 반응을 쉽게 보인다. 다시 말해 칭찬, 인정, 상장 등으로 보상받았던 행동은 계속 반복하는 반면에, 비난이나 불인정, 처벌을 불러왔던 행동은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려놓을 준비를 하자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나 다른 부모님들을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들의 생각에는 아마 그게 최선이었을 것이고, 본인의 부모 세대로부터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된 규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한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 가족의 경우에는 ‘강인함’을 중시했다. 필자는 여섯 살 때 조랑말을 타고 놀다가 갑자기 말이 날뛰는 바람에 들판으로 떨어진 적이 있다. 한쪽 발이 등자에 걸려 매달린 채로 적어도 10분은 끌려 다녔고, 깎은 지 얼마 안 된 풀 밑동에 등이 온통 긁혀 피가 났다. 필시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가 기억하는 부분은 필자가 다시 말에 올라타 달렸던 모습이다. 우리 가족은 이 일화를 얘기할 때면 마치 ‘영웅 이야기’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곤 한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필자는 이것을 앞으로도 개발해나가야 할 긍정적인 측면으로 내재화하게 된 것이다(동시에 그런 상황에서 울어버리는 ‘나약한’ 작은 소녀의 모습은 억누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재화된 규칙으로 인하여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얻게 되는 것들도 있다. 즉, 필자는 그런 내재화된 규칙 때문에 가엽게도 어린 시절부터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상황에서도 강한 모습만 보여왔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런 규칙 덕분에 경력 초기에 종군기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식량도 물도 없이 버티고, 무거운 장비를 옮기고, 총알을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불평을 한 기억이 없다. 늘 미소를 지으며 쾌활하게 굴었고, 주위 사람들을 보살피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돋우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베풀고 기분 좋게 대해야만 그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 사랑은 본인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얻어낸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면, 즉 피로감이나 억울함, 억압된 분노가 쌓이고 자기 자신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게 된다면, 그동안 이런 행동을 통하여 얻었던 것들을 어느 정도는 내려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거절하는 법부터 배우자
늘 타인의 욕구와 기대에 짓눌려 살아가는 사람은 거절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좋은 사람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기술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행동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감정과 생각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다. 생각, 감정, 행동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즉, 각 요소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어느 한 부분을 변화시킴으로써 패턴 자체를 바꿀 수 있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상담을 진행하며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패턴을 변화시키고자 할 때 어느 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정해진 법칙은 없다는 점이다. 상담은 내담자와 상담자가 서로 협력하여 진행하는 과정이다. 또 상담은 시간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내담자들은 상담을 받으며 통찰, 이해, 변화를 위한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도, 뒤로 물러서기도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하여 기존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기술과 행동방식을 배우고 시험해보는 것이다.
자신에게 ‘좋은 사람’ 되어라
자기 자신의 구원이 되어라
필자가 처음 ‘구원적 구조’를 알게 된 것은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친구를 통해서였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는 항상 구원적 이야기 구조를 원해.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가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되고, 나중에는 다시 만나게 되는 전형적인 이야기 있잖아. ‘구원’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는 둘 중 하나, 아니면 두 명 모두가 극적인 변화를 겪게 돼. 갑자기 얻게 된 눈부신 통찰력이나 깨달음을 통해서 해피엔딩을 얻게 되는 거지. 관객들은 대부분 해피엔딩을 등장인물보다 먼저 알아채고, 둘이 과연 재회하게 될 것인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지.”
구원적 구조의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잘못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성년이 될 때쯤이면 이런 식의 이야기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사랑하는 상대에게 늘 헛된 기대를 하게 된다. 그 상대가 지금은 우리를 실망시킬 때도 있고 우리가 바라는 방식으로 우리를 사랑해주지 않지만, 언젠가는 상대방도 깨달음을 얻고 우리를 사랑해주고 감사하게 여겨줄 거라는 잘못된 희망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쏟아붓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구원적 구조에 대한 강력한 믿음은 우리 자신의 변화를 막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임에도 불구하고, 구원적 구조에 따라 타인이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식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배우자나 연인에게서뿐이 아니다. 부모에게도 큰 기대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보다는 약하지만 형제자매는 물론 친구에게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한다. 이런 믿음을 가진 내담자들에게 부모나 형제자매가 어떻게 하기를 희망하는지 물으면 대부분이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를 한다. 즉, 일단 부모나 형제자매가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고, 그 후에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부모가 되어 자신을 돌보라
자신을 스스로 구원하기 위해서는 남몰래 타인에게 바라왔던 사랑과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 줄 필요가 있다. BBC에서 방영한 <수녀원>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몇 명의 여성이 수녀원에서 생활하며 각자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늘 불행해 보이고 눈물을 흘리던 여성이 나온 장면이었다. 이 여성은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 무섭고 비판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네 자녀를 둔 엄마였는데, 가끔씩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었고 평온함을 찾을 방법이 절실했다.
하루는 이 여성이 아흔 살은 되어 보이는 조곤조곤한 말투의 수녀와 개별 상담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따스한 지혜와 공감을 온몸으로 뿜어내던 수녀는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분명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일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사랑하는 아이들을 돌봤듯이, 이제는 자신 안의 아이도 엄마처럼 돌봐야 해요. 무서워하면 달래주고, 칭찬도 많이 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주고, 휴식도 취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미 좋은 엄마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에도 그 기술을 사용하는 거예요.”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여성은 펑펑 울며 지금껏 비판적이고 엄했던 자신의 엄마처럼 스스로를 대했다고 말했고,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했던 것 같이 사랑을 주는 다정한 엄마로서 자신을 대하겠다고 말했다.
극단적 자기 돌봄의 기술
필자가 좋아하게 된 책 중에 셰릴 리처드슨의 『극단적 자기 돌봄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기 돌봄의 기술을 제시한다. ① 긍정적 주문을 외워라: 셰릴 리처드슨이 제안하는 자기애 강화 방법에서 가장 어려운 편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매일 자신에게 문자 그대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② 자신을 칭찬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이 된 후에 자신의 좋은 점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게 된다. 자신의 좋은 면을 알아내고 자신에게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또한 구원을 얻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선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③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주어라: 필자의 첫 내담자 중 한 명은 어린 세 자녀를 두고 있었는데, 자신만을 위해 하는 일이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우울증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긴 했지만 꽤 심각했고, 이 여성은 그 원인이 된 생각과 감정, 행동 패턴을 파헤치기 위하여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6개월쯤 상담을 진행했을 무렵, 그녀는 기쁜 표정으로 나타나 “깨달은 게 있어요!”라고 외치며 활짝 웃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얼굴이 저렇게 기쁨으로 빛나는 걸까? 내담자는 “일인용 차 세트를 샀어요. 저 혼자만 마실 거예요.”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기희생을 계속해온 내담자에게 이것은 분명 엄청난 전환점이었다. 이 행동으로 내담자는 ‘내 욕구를 가족의 욕구보다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라는 엄격한 개인적 규칙을 깨뜨리게 된 것이다. 이후 이 내담자는 더욱 과감한 실험도 감행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더 잘해줄 수 있을까?
많은 ‘좋은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 에너지, 돈,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만 베풀고 자신에게는 인색하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의 정신과 건강, 행복과 안위를 위해 자신에게도 베풀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만의 일인용 차 세트는 무엇일까?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담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예로 들었다. 수영, 거품 목욕, 롤러블레이드 타기, 춤 배우기, 달리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화랑 방문, 음악 축제, 승마, 개 산책, 마사지, 합창단 활동, 친구들과의 활동, 자연 즐기기, 물가에 가기 등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를 떠올리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 시기에 좋아했던 것들을 기억해보고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다.
도구를 갈고 닦자
살아가다 보면 해보지 않은 일을 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 때가 있다. 여기에서는 독자들이 그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도구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는 개인의 판단이며, 본인에게 닥칠 상황에서 가장 잘 쓸 수 있는 도구를 고르면 된다. 자신이 사용할 도구는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도록 잘 손질해두는 것도 잊지 말자.
가장 용감한 자신을 소환하라
필자가 심리치료에서 가장 좋아하는 방법의 하나는 바로 ‘의존 가능한 강점 목록화’다. 처음 이 치료법을 접한 것은 1960년대에 조지 켈리가 창안한 개인 구조 심리학을 공부할 당시였다. 조지 켈리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내면에는 평생을 살아가며 항상 ‘의존’할 수 있는 ‘강점’(혹은 ‘회복력’)이 있다. 이 강점은 그야말로 늘 우리 안에 존재하며, 힘들고 나약해지는 시기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잠시 휴면상태에 있을 뿐이다.
‘의존 가능한 강점 목록화’는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목록화하는 작업이다. 그렇게 해놓으면 심적인 위기를 겪으며 자신감의 상승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하루에 좋은 일 세 가지 기록하기와 비슷하지만, 현재보다는 과거의 행동을 돌아보며 강점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그럼 이제 자신이 과거에 했던 일 중 뿌듯했거나 자랑스러웠던 일을 떠올려보자. 다른 사람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도 상관없다. 친구를 도와준 일이나 어려운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던 일, 아니면 학교에서 자신의 작품이 벽에 전시됐던 일 같은 것도 좋다. 최소 세 가지를 적은 후, 그 일이 보여주는 자신의 장점(혹은 ‘의존 가능한 강점’)을 옆에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