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영혼을 위한 청춘의 인문학
안상헌 지음 | 북포스
흔들리는 영혼을 위한 청춘의 인문학
안상헌 지음
북포스 / 2014년 1월 / 333쪽 / 15,000원
청춘에게 인문학은 무엇인가
청춘, 인문학을 만나다
요즘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요? 고민의 내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강의는 고민하는 사람,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그 고민이 취업이든, 사랑이든 상관없습니다. 고민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인문학이 다루는 진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업에서도 인문학을 강조하는 추세입니다. 인문학은 이제 취업을 위한 기본 소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문학이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된다면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문학이 방법이나 수단이 될 때, 인문학 본래의 기능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의 참된 목적은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인문학인데, 이것이 수단이 된다면 결국 우리 삶 자체가 수단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런 점에서 이 강좌는 진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배우고 익히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말이지요.
갈매기의 꿈
본격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얼마 전 우연히 신문기사를 봤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이 통계는 수십 년간 누적된 통계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는 빠지는 책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책이 있죠. “『성경』.”(학생들) 네, 맞습니다. 『성경』입니다. 『성경』은 통계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통계에서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수험서 중에서도 많이 팔린 책이 있죠. 『수학의 정석』입니다.(웃음) 그리고 일반인들이 많이 보는 책인데 통계에서 빠진 것도 있습니다. 『운전면허 시험문제집』입니다.(웃음) 정말 많이 팔린 책이겠죠? 이런 책들을 빼고 단행본으로 집계된 순위를 살펴보죠.
5위를 먼저 보겠습니다. 바로 『갈매기의 꿈』입니다. 여러분도 읽어봤을 만한 책이 아닌가 싶네요.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쓴 작가는 누구죠? “조나단.”(학생들) 네, 그런 대답이 많이 나와요. 조나단은 작가가 아니고, 책 속 주인공 이름입니다.(웃음) 책을 쓴 작가는 리처드 바크라는 사람입니다. 비행기 조종사였죠. 그리고 주인공 이름이 조나단 리빙스턴입니다. 조나단은 먹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는 갈매기들과는 달리 자유로운 삶을 찾아서 모험을 하는 존재였죠. 혹시 이 책에 등장하는 유명한 명언이 있는데 기억하는 사람이 있나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학생들) 네, 맞아요.
여기서 높이 나는 것이 상징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볼까요? 높이 날면 무엇을 잘할 수 있죠? “많이 볼 수 있어요.”(학생들) 그래요. 많이 볼 수 있고 또 멀리 볼 수 있죠. 그런 점에서 높이 나는 일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내가 어디쯤에서 어떻게 날고 있는지를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 존재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게 날면 무엇을 잘할 수 있죠? “먹이를 잘 잡아요.”(학생들) 맞습니다. 새들이 낮게 나는 이유는 대부분 먹이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낮게 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삶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생각해보면 여러분은 대학생활을 해오면서 어떤 삶을 살았어요? 높이 나는 삶을 살았어요, 아니면 낮게 나는 삶을 살았어요? “낮게요.”(학생들) 그렇군요. 낮게 날아보니 어때요. 좋던가요?(웃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높이 날아보는 경험이 아닐까 싶네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살아가는 이유, 살아가는 방향을 점검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 활동들이 없으면 낮게 날아가는 삶이 주는 스트레스와 압력을 감당하기 힘들어요. 낮게 날면 늘 현실적인 문제로 고통을 받아야 하거든요.
여러분, 인문학은 높이 나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요, 아니면 낮게 나는 것과 더 연관이 있을까요? “높이 나는 것이요.”(학생들) 네, 인문학은 높이 나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공간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인문학은 돈을 버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먹고사는 것과 직결되지 않죠. 하지만 좋은 삶을 살려면 이런 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에서 생존을 위한 영역이 커지고, 먹고사는 문제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이런 삶은 인간적인 삶이라고 보기 어렵죠. 중요한 것은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좋은 삶을 살려면 삶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특히 사람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어요. 그게 바로 인문학입니다.
책 제목이 ‘갈매기의 꿈’인데, 실제로 갈매기의 꿈이 뭔지 아세요? 한강에서 유람선 한번 타보면 갈매기의 꿈이 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유람선을 타면 아이들이 손에 뭔가를 들고 있죠? 맞아요. 새우깡이죠.(웃음) 갈매기의 꿈은 새우깡이에요. 아이들이 새우깡을 들고 있으면 그것을 먹으려고 주변을 맴돌면서 곡예비행을 하죠. 심지어 손에 쥐고 있는 새우깡을 낚아채 가기도 해요. 이건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새우깡, 즉 돈이 되거나 먹을 것이 있는 곳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몰려듭니다. 요즘엔 좀 덜하지만 예전에는 아파트 분양한다는 소리만 들어도 모델하우스 앞에 끝도 없는 줄이 만들어졌죠. 돈이 좀 된다는 소식만 들리면 어디든 달려가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런데 갈매기 조나단은 먹을 것이 많은 곳을 찾아다니거나 먹고사는 것에 연연하지 않지요.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나는 것에 집중합니다. 갈매기 조나단은 나는 것을 사랑하는 새였죠. 다른 갈매기들이 물고기를 얻으려고 어선 주위를 맴돌 때, 조나단은 높이 날고 빨리 나는 연습을 해서 자유로운 존재로 변해갑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서 놀라운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죠. 우리 인생도 다르지 않습니다.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면 사람들이 많은 곳이 아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곳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있는 세상으로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그곳에서 오랫동안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거죠. 그것이 갈매기 조나단에게는 나는 것이었고, 박지성 선수에게는 축구였고, 조앤 롤링에게는 마법사 이야기쯤 될 겁니다.
길들이고 사랑한다는 것
그다음엔 어떤 책이 많이 팔렸을까요? 4위는 『이솝우화』예요. 사람의 본성에 대한 풍자,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죠. 이솝은 그리스 사람으로 노예였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들려주는 이야기꾼이었다고 합니다. 이솝이 생각하기에 당시 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이중적이고 우스꽝스러웠던가 봅니다. 그래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들의 이중적이고 비뚤어진 모습을 풍자하고, 인생이 던지는 교훈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이솝우화』를 읽을 때 사람의 본성과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교훈들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3위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에요. 헤르만 헤세죠. 그의 책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 있어요. 바로 『데미안』입니다. 이 책은 싱클레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데미안이라는 정신적 멘토를 통해 훌륭하게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라는 문장이 기억날 겁니다. 새로운 자기를 만들기 위한 자기 극복이라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는 책이죠.
2위는 『어린 왕자』예요. 여러분은 『어린 왕자』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 뭔가요? “모자요.”(학생들) 그렇죠. 저도 모자가 기억나네요. 그리고 장미나 여우도 생각날 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관계에 관한 거예요. 어린 왕자를 만난 여우가 뭐라고 하죠? “나를 길들여줘”라고 합니다. 길들이는 게 무슨 뜻이냐고 어린 왕자가 묻죠. 여우는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하는 것,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면서 어떤 존재에 들인 시간 때문에 그 존재를 다르게 보게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길들인다는 것은 결국 서로 관계를 맺고 알아가고 사귀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사랑하면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 그 말이겠죠. 사랑하면 세상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꼭 사랑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1위는 『해리 포터』예요. 조앤 롤링이라는 작가가 지었죠.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하네요. 덕분에 조앤 롤링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리 포터』라는 책이 나오기 전까지 그녀는 참 힘든 삶을 살았어요. 사람들이 인정하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못했고, 직장을 구하는 데도 여러 번 실패해서 옮겨 다녔고, 결혼도 실패했어요. 심지어 『해리 포터』를 탈고하고서도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하는 아픈 경험도 있었어요. 무려 열두 번 정도를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으로 조앤 롤링은 인생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통해서 배울 수 있게 되죠. 그러다 보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게 됩니다. 여러분도 많은 실패를 하게 될 겁니다. 그때 그 실패가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지 얻어내야 해요. 잘만 하면 실패 덕분에 가야 할 길을 더 잘 찾아낼 수도 있어요. 이것이 조앤 롤링이 말하는 실패와 인생의 관계입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의 길이 선명해지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뭐든 해보자는 겁니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다 보면 길에 대한 감을 잡게 됩니다.
인문학, 사람답게 나답게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린 책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길어졌네요. 눈치가 빠른 학생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가 뭐죠? 인문학이죠? 인문학의 주요 분야 중 하나가 문학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펴본 『해리 포터』나 『갈매기의 꿈』 같은 책들은 모두 문학작품들이죠. 쉽게 말해서 이런 문학작품을 읽고 삶에 대해 자신의 길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면, 그것이 곧 인문학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그렇게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늘 우리가 하고 있는 거예요. 단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죠.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모두 인문학이라는 얘기입니다.
본격적으로 인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개념 정리를 해봅시다. 인문학을 한자로 써보면 ‘人文學’이 됩니다. 사람 인, 글월 문, 배울 학이죠.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사람에 대한 글을 배우는 학문쯤 되겠네요. 연구의 대상이 사람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글월 문’ 자는 무늬라는 뜻을 지닌 상형문자예요.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람의 무늬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죠. 이것은 조금 현실적으로 바꾸면 이렇게 될 듯해요. ‘사람답게.’ 결국 인문학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을 공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뭘까요? 여러분도 친구를 만나고 사귀다 보면 ‘인간 같지 않은 것들’이라는 말을 할 때가 있을 거예요.(웃음)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들을 그렇게 이야기하죠? 여기서 한두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배려심 없고, 이기적이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무심한 사람은 사람답지 않다는 거예요. 이처럼 우리는 이미 ‘사람답게’가 무엇인지 감을 잡고 있어요.
사람답게 살려면 사람이 가진 본성을 알아야겠죠. 그래서 인문학은 사람의 본성을 탐구합니다. 그런 학문 중 하나가 바로 철학이죠.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은 사람을 중심에 둔 학문입니다. 사람을 중심에 둔다는 말은 사람을 공부한다는 말이지, 사람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 점을 조심해야 해요. 사람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면, 동물을 학대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사람에게 유리하다면 허용할 수 있는 것이 돼요. 그런데 이건 오히려 반인문학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인문학이 사람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문이고, 사람답게 사는 문제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개념을 잡아가고 있어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혼자서 살 수는 있지만, 그런 삶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사적인 영역을 넘어선 사회적 영역이 필요해요. 이걸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적 삶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더 큰 행복을 위해 공동체를 구성하면서 살게 되는데, 그게 고대 그리스에서는 폴리스였죠. 폴리스에서 정치적 삶을 사는 것은 더욱 행복하기 위한 사람들의 활동 그 자체였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 기억하죠? 윤리 시간에 배웠을 것 같은데, 이 말의 의미를 여러분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때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 그 자체에 갇혀버리면 안 돼요. 사람답게 살면서도 나답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거나 정도를 넘겨서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에요. 그런 점에서 사람답게 살려면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나답게 살면서도 사람답게 살 때 좋은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기답게 사는 법
이제 자기답게 산다는 게 뭔지 생각해보죠. 자기답게 살려면 먼
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려워요. 종일 먹지도 않고 방에 혼자 앉아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해봐도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자기를 알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몇 개의 구체적인 질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나는 언제 행복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할 때 행복할 가능성이 많죠. 그래서 두 질문은 서로 관련이 있어요. 여러분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합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기록해보세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어요. 단순한 즐거움과 행복은 다르다는 겁니다. 게임이나 늦잠 자는 것, 수다 떨기 같은 것들은 단순한 즐거움에 가까워요. 행복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리가 좀 있어요. 행복은 장기적인 즐거움, 보람, 긍지 같은 것과 연관됩니다. 단순한 즐거움은 일시적으로는 기분을 좋게 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불쾌함을 가져오기 쉽죠. 예를 들어 게임을 종일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오랫동안 게임을 한 후의 기분은 어떨까요?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와 불쾌감이 뒤따를 겁니다. 이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요. 반면 행복과 관련이 있는 활동들은 그것을 오랫동안 한 후에도 즐거움이 유지됩니다. 사실 그것을 하는 동안은 좀 불편하고 힘들지도 몰라요. 하지만 활동이 끝난 후에는 만족감, 뿌듯함, 자부심, 자아존중감 같은 것들이 생기죠. 예를 들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활동이 그래요. 책 읽는 시간이 길수록 끝난 후에 느끼는 만족감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읽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죠. 이런 활동을 통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지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이런 겁니다.
그리고 자기를 아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나는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자신의 양심 혹은 정체성의 문제이기도 하죠. 살다 보면 이런저런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유혹들은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사람의 욕구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때 ‘저건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야’라고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질문입니다. 자기답게 살려면 해서는 안 되는 것, 혹은 해도 무익한 것들을 멀리해야 해요. 세상이 요구하는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는 없어지죠. 그래서 이 질문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