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심리학
이지연, 박신혜 지음 | 파라북스
내 생애 첫 심리학
이지연, 박신혜 지음
파라북스 / 2013년 11월 / 283쪽 / 15,000원
1장 정신분석학_ 원인 모를 행동과 꿈을 분석하다
마음의 영토 - 무의식의 존재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 수정이 가족은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수정이는 할머니께 효도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아이지요. 그런 수정이에게 참으로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수정이는 할머니 방에서 열이 펄펄 끓는 할머니를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수정이가 팬클럽 회장으로 있는 슈퍼주니어의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수정이는 엉덩이가 들썩들썩했습니다. 어서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가 슈퍼주니어 오빠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러나 아픈 할머니를 두고 거실로 달려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때 수정이는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해서 기침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슈퍼주니어의 노래는 끝나고 다른 가수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수정이는 슈퍼주니어를 못 본 것이 너무나 서운했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습니다. 수정이의 할머니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부터 수정이한테는 이상한 증상이 생겨납니다. 어디선가 슈퍼주니어의 음악만 흘러나오면,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자꾸 발작적으로 기침을 했습니다. 기침이 너무 심해 그토록 좋아하는 슈퍼주니어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지요.
대체 왜 이런 증상이 생겨난 걸까요? 엄마와 아빠는 수정이를 데리고 유명한 정신분석가를 찾아갑니다. 심리학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은 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입니다. 만약 프로이트가 수정이를 만났다면 수정이의 증상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을까요? 수정이와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끝에 프로이트가 내린 결론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할머니를 간호하던 수정이는 슈퍼주니어의 노래가 나오자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할머니를 간호해야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그 순간 수정이의 마음에는 아픈 할머니를 원망하는 감정이 생겼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효성이 지극하다고 칭찬을 받던 수정이는 그 원망하는 감정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슈퍼주니어 때문에 할머니를 잠시나마 미워하고 원망했기 때문이다. 이 죄책감은 ‘무의식’에 가라앉아 있다가 슈퍼주니어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게 된다. 죄책감이라는 무의식적인 스트레스가 수정이의 기침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무의식이지요. 프로이트는 생각과 무의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이란 그 근원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그 생각의 뒤를 추적해갈 수도 없다.” “무의식이 인간행위의 진정한 장소이다.” 무의식이 인간의 삶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입니다. 근원이 어딘지 추적할 수 없는 생각을 갑자기 떠오르게 하고 우리 행위를 일으키는 것, 그것이 무의식이라는 말이죠. 그렇다면 무의식은 의식과 어떻게 다른 걸까요?
무의식과 의식: 우리가 마음, 생각, 또는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을 프로이트는 의식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의식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거대한 빙산에서 수면 밖으로 드러나 있는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지요. 결국 마음이라는 빙산에서 물 아래 잠긴 거대한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무의식이랍니다. 프로이트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존재를 알려주었습니다. 프로이트는 이렇게 인간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영토처럼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무의식과 의식을 영토처럼 나눈 프로이트의 이 이론을 지정학설이라고 부르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면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발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우리를 조종하고 움직이는 것은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입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인간을 무의식에 의해 이끌리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우리는 늘 의식적으로 또 이성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많은 정신적 작용이 무의식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무의식의 존재를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의 실수나 꿈을 통해 그 존재를 알 수 있답니다.
꿈의 해석 - 무의식으로 가는 비밀스런 통로
꿈과 무의식: 무의식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무의식을 알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무의식은 우리의 방어가 풀릴 때 모습을 드러냅니다. 스트레스나 잠, 피곤, 충동 등이 우리의 방어막을 무너뜨리지요. 그리고 수정이의 경우처럼 특정한 행동이나 말실수를 통해 우리는 무의식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자주, 더 쉽게 무의식과 만나는 통로가 있습니다. 바로 꿈이지요.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에 숨은 것들이 드러나는 통로라고 설명했습니다. 꿈은 개인의 무의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이죠. 프로이트의 유명한 책 『꿈의 해석』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꿈과 무의식의 관계를 파악하게 된 계기는 프로이트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바로 그가 꾼 이상한 꿈 때문이었지요. 어느 날 프로이트는 자신이 자꾸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꿈속에서 프로이트는 어떤 노인에게 요강을 대주고 있고, 한쪽 눈이 먼 그 노인은 그 요강에 오줌을 싸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민망한 내용이었죠. 프로이트는 자신이 왜 이런 민망한 꿈을, 그것도 반복해서 꾸는지 궁금했습니다.
마침내 프로이트는 자신을 대상으로 정신분석을 해보았습니다. 프로이트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특히 엄마의 부드러운 살결을 느끼면서 자는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라자 엄마는 그를 다른 방에 두고 아빠와 잠자리에 들었어요. 엄마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었겠죠? 어느 날 한밤중에 깨어난 어린 프로이트는 엄마를 찾아 안방으로 들어갑니다. 엄마는 아빠와 다정하게 껴안은 채 잠들어 있었지요. 화가 난 프로이트는 침실 카펫에 오줌을 싸버렸어요. 두 분을 골탕 먹이고 엄마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것이죠. 그때 아빠는 몹시 화를 내며 프로이트에게 ‘쓸모 없는 자식’이라고 말합니다. 프로이트는 평생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프로이트는 한 노인에게 요강을 대주는 꿈을 자주 꾸게 되었습니다. 프로이트는 그 노인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를 찾아 안방으로 갔던 그날 느꼈던 모욕감을 꿈속에서 아버지에게 되갚아주고 있다고 생각했죠. 엄마를 빼앗겼다는 상실감과 아빠의 말에서 느꼈던 모멸감이 무의식에 잠겨 있다가, 꿈을 통해 드러난 것이지요. 프로이트는 꿈이나 말실수, 행동 등 모두가 무의식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의식이라는 원인이 있고, 행동이라는 결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2장 행동주의 심리학_ 행동으로 마음을 관찰하다
심리학의 새로운 주제, 행동 - 보여줘 봐
인간의 정신을 들여다보고 그 밑바닥까지 분석하려 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동시대 사람들의 논란과 배척 속에서도 점차 정신의학으로 자리를 잡아갑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이라고 하면 프로이트나 정신분석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오랫동안 심리학의 중앙무대를 차지했지요. 또한 인간 정신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철학과 문학, 예술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분석의 토대를 이루는 개념들, 즉 무의식 · 의식, 이드 · 에고 · 슈퍼에고 등의 개념들은 곧잘 공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개념들은 심리학이 ‘객관적인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죠.
인간의 모든 행동을 ‘마음’이라는 내적 동기로 설명하는 정신분석은 학문으로서 분명 약점이 있습니다. 그 약점은 바로, 프로이트가 사용한 무의식이나 에고와 같은 벽돌들이 과학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정신분석을 떠받치고 있는 이 개념들은 실험실에서 데이터로 측정하거나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검증하기도 어렵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이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이 같은 의문에서 비롯된 정신분석에 대한 반발은 행동주의라는 심리학의 새로운 흐름을 낳습니다.
관찰 가능한 ‘행동’: 정신분석에서 다루는 ‘마음’이 심리학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 대체 무엇이 심리학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행동주의의 창시자인 존 왓슨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관찰 가능한 행동이다.” 왓슨은, 의식의 상태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절대로 과학을 위한 자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관찰 가능한 행동’은 심리학을 ‘객관적인 과학’으로 만들어줄 것이고, 이제 심리학의 주요 목표는 ‘행동의 예측과 통제’가 되어야 한다고 왓슨은 생각했어요.
왓슨은 시카고 대에서 동물, 주로 쥐의 미로학습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미로에 갇힌 쥐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살펴보면서 쥐의 학습능력을 가늠하는 실험이었지요. 어느 날 실험을 하던 왓슨은 사람의 심리도 객관적인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리학자로서 왓슨은 ‘앨버트 흰쥐 실험’으로 유명합니다. ‘리틀 앨버트 실험’이라고도 하는 이 실험은, 어떤 대상에 대한 공포반응도 학습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었죠. 왓슨은 앨버트라는 어린아이가 흰쥐를 볼 때마다 앨버트의 머리 뒤에서 큰 쇳소리를 내게 했습니다. 그 소리는 혐오스러울 뿐 아니라 앨버트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지요. 이 소리에 공포를 느끼게 된 앨버트는 곧 그 공포와 자신이 보고 있는 흰쥐를 짝지어 생각했고(이것을 ‘연합’이라고 합니다), 결국 흰쥐뿐만 아니라 털 있는 것들은 전부 무서워하게 되었어요. 이로써 왓슨이 처음 예상한 대로 공포반응은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지요.
왓슨은 심리학의 역사를 바꾸는 또 하나의 일을 했습니다. 1913년 ‘행동주의자가 보는 심리학’이라는 그의 강연은 미국 심리학계를 이후 50년간 주도하게 될 행동주의 심리학이 출범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 강연에서 왓슨은, 심리학은 객관적이고 실험적인 자연과학의 일부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심리학의 목적은 ‘행동과 예측과 통제’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때까지 심리학의 목적은 ‘의식의 분석’이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의식은 개인적 경험이고 이를 관찰하는 것 역시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요. 결국 왓슨의 행동주의는 당시 주류였던 구조주의 심리학을 밀어내고 미국 심리학계의 주류가 됩니다.
조작행동 - 스키너, 행동을 조작하다
조작적 조건형성과 행동: 비둘기가 탁구를 치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숨바꼭질을 하며, 고양이가 피아노를 치는 일이 가능할까요? 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동물들이 그 같은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지요. 그 사람이 바로 스키너입니다. 원래 작가 지망이었던 스키너는 왓슨과 파블로프의 연구를 접하고는 행동주의를 연구하는 심리학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파블로프와 왓슨을 뛰어넘었습니다. 파블로프는 침을 흘리는 개 실험을 통해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면 ‘반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키너는 파블로프의 연구를 보며 반사를 뛰어넘는 ‘행동’도 이끌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동을 조작하는 스키너의 상자: 스키너는 연구실에서 작은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상자 속에는 작은 지렛대 장치를 설치했고, 먹이도 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상자 안에 쥐를 넣고 쥐에게서 ‘행동’을 이끌어내는 실험을 했습니다. 쥐에게서 이끌어낼 행동은 ‘지렛대 누르기’이고, 방법은 쥐가 지렛대 누르기에 성공할 때마다 보상으로 음식을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지렛대를 눌러야 음식이 나온다는 걸 쥐는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파블로프의 개가 그랬던 것처럼 스키너의 쥐도 지렛대 누르기와 음식을 연합해, 지렛대를 누르면 음식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키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쥐가 ‘지렛대 누르기’라는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파블로프의 실험은 종소리라는 자극을 먼저 주고 침 흘리기라는 반응을 이끌어낸 반면 스키너의 실험은 음식이라는 결과를 위해 지렛대 누르기라는 행동을 먼저 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스키너는 이로써 조건형성으로 행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지렛대 누르기는 침 흘리기와 달리 의지가 개입된 행동입니다. 스키너는 이렇게 의지가 개입된 행동을 조작행동이라고 불렀습니다. 파블로프의 실험에서처럼 어떤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행동을 조작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죠.
그런데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면, 반대로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컨대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찌릿한 전기충격이 가해진다면 아마도 전기충격이 지렛대 누르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지렛대를 누르지 않게 되겠죠.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을 행동소거라고 합니다. 파블로프에게 ‘소거’는 종소리 뒤에 고기가 뒤따르지 않을 때 침 흘리기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키너에게 ‘소거’란 지렛대를 눌러도 먹이가 나오지 않을 때, 또는 전기충격 같은 자극이 올 때, 지렛대 누르기를 점점 하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해요. 행동에 대한 강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그 행동을 하지 않게 되죠.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주는 먹이와 같은 보상은 행동을 더욱 강화시키기 때문에 강화물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전기충격과 같은 혐오자극은 행동에 뒤따르는 처벌에 해당합니다. 스키너의 실험은 어떤 행동을 더 하도록 강화시킬 수도 있고, 그 행동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도록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조작행동을 하게 하느냐 하지 않게 하느냐에 따라 ‘강화’와 ‘처벌’로 나뉩니다. 그래서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의 기본원리를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행동은 강화(물)가 뒤따를 때 강력해지고, 처벌이 뒤따를 때 약해진다.”
스키너가 이루고자 한 것: 스키너는 쥐에게 한 것처럼 조작적 조건형성으로 비둘기에게 탁구를 가르치고, 강아지에게 숨바꼭질을 가르쳤습니다. 이를 통해 스키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특히 보상을 주는 것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체의 행동을 바꾸거나, 나아가서는 평소 ‘한계’라고 생각한 것들을 뛰어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스키너는 이런 생각을 개개의 유기체에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 전체로 확장시킨답니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월든2』와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입니다. 스키너는 사회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을 담은 이 두 권의 책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썼습니다.
우선 『월든2』에서 스키너는 자신이 꿈꾸는 이상사회를 펼쳐놓습니다. 제목은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유명한 저서 『월든』에서 따왔는데, 여기에서 스키너는 인간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나가는 소규모 공동사회를 이상사회로 제시합니다. 심리학적 이상사회에 대한 서술을 통해 스키너는, 인간은 점점 더 나아지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그 잠재력은 위대하다고 강조하지요. 또한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에서 스키너는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온 과학 · 기술에 비해 실제 인간의 수준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묻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발전된 기술력으로 원자탄 같은 인류를 파괴할 만한 것들을 만들어냅니다. 제도와 문화 역시 마찬가지죠. 하지만 인간의 수준은 아직 미개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스키너는 인류가 안고 있는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 행동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