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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품격

장샤오헝, 한쿤 지음 | 글담출판사
인생의 품격

장샤오헝, 한쿤 지음

글담 / 2013년 10월 / 330쪽 / 14,800원





1장 나 자신에 대한 예의



평생 동안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성인은 자신을 알지만 나타내려 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지만 귀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노자(老子)》에 나와 있는 이 말처럼 여러 성인들은 자신을 사랑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거짓되고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많은 철학자와 성현들이 자신을 사랑할 것을 당부했다. 어떤 사람들은 “삶이 너무 힘들어서 희망이 눈곱만큼도 안 보여요.”라고 말한다. 자아를 억압하고 짓누르면 희망도 억압되고 짓눌린다. 마지못해 세상에 끌려다니며 사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타인을 사랑하기 전에 자신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세상을 대해야 한다.

공자는 평생 신봉해야 하는 원칙으로 ‘恕(용서할 서)’를 말했다. ‘恕’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며, 자아를 마음대로 놔두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으로 과거의 상처를 잊어버리고 미래의 희망을 보는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표현이다. 당나라의 문인이자 사상가인 한유(韓愈)는 《답류수재론사서(答劉秀才論史書》에서 말했다. “난 비록 어리석지만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곤경에 처했더라도 자신을 믿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하고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자신을 더 사랑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을 포기하면 암흑밖에 안 남는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여곤(呂坤)은 《신음어(呻吟語)》 보유(補遺)편에서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 없고,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하면 한 가지 일도 못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쁜 일까지 서슴없이 하게 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자신을 사랑하면 어떤 일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자신을 사랑하되 도가 지나쳐서 나르시시즘에 빠진 이기적인 사람이 되면 안 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사적인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빛나는 점을 발견하여 결백해지는 것이다. 사람의 영혼은 잠재력이라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 하지만 이 잠재력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 개발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발견하면 그 남다른 점을 기뻐하라. 모든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각자 독특한 역할을 맡는다. 자신을 질책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숨기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을 사랑하면 진실한 자신이 될 수 있다. 인심이 예전 같지 않지만 예전 인심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추억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늘 아름다운 것을 과거의 시간 속에 놓는다. 하지만 그 속에 정작 가장 중요한 자신을 빼놓는다. 부디 자신을 사랑하라. 그럼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을 많이 얻고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다.

감성적으로 사람의 도리를 하고 이성적으로 일하라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혈육의 정을 얻고, 자라면서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을 사귀며 우정을 나누고, 사랑의 강에 발을 담그고 연애를 하며 애정을 느낀다. 그리고 연애 끝에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또다시 혈육의 정을 얻는다.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놀랍게도 혈육의 정, 우정, 애정이 서로 뒤엉킨 채 순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도 이 순환에서 도망칠 수 없고 도망쳐서도 안 된다. 사람은 감정 앞에서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일할 때 지나치게 감성을 앞세우는 모순 속에서 일생을 보낸다. 하지만 진실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는 사람은 이성적으로 감성을 사용하고 진실한 마음을 유지한다. 다시 말해서 감성적으로 사람의 도리를 하고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감성과 이성이 적절히 섞여 있는 사람은 진정한 능력자라서 스트레스와 시련과 외로움을 견디어낼 수 있다.

감성은 순간적이지만 이성은 영원하다. 감성은 쉽게 생겼다 사라져 결국은 무(無)로 돌아가지만 이성은 축적되어 영원의 경지에 도달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살피면 감성은 충동적이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꿈이지만 이성은 단조롭고 무미건조하고 권태롭다. 일을 처리하는 측면에서 살피면 감성은 아둔하지만 이성은 고명하고, 창의적인 측면에서 살피면 감성은 영원한 불꽃이지만 이성은 화려한 심지이다. 성공의 측면에서 살피면 감성이 이성으로 회귀해야 빛나는 성공을 할 수 있다. 감성적으로 사람의 도리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일상생활에서 즐거움과 미소가 가득하며, 모든 행동에 진심이 묻어나 사람들이 또 만나고 싶어 한다.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멀리 에둘러 가지 않고 더 수월하게 예정된 목표에 도달할 수 있고, 차가운 두뇌를 가지면 신중하고 주도면밀하게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일상생활을 채우는 내용물은 매우 다양하다. 일이 전부여서도 안 되고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이 전부여서도 안 된다.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한다. 감성과 이성은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다. 그래서 진실로 성숙한 사람은 감성과 이성을 억지로 바꾸지 않고 이 둘의 비중을 자연스럽게 합리적으로 조절한다.

루쉰(魯迅)은 말했다. “세상에 꼭 살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용감하게 말하고, 웃고 울고 화내고 욕하고 때리는 사람들이다.” 루쉰은 근대 이후의 작가들 중에 가장 인간미 넘치는 작가이다. 그는 용감하게 웃고 당당하게 화를 냈고 중국인의 나약한 근성을 감히 어느 누가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비판했다. 여기에 루쉰 사상의 핵심이 있다. 지나치게 이성적이면 감정이 마비된다. 이성적인 것은 모든 감정을 버리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유지하되 냉정하고 담담하게 세상 만물을 대하는 것이다. 영혼에 감정의 불꽃을 피우고 이성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지혜이다.



2장 타인에 대한 예의



사람마다 사물을 대하는 방법이 다름을 인정하자

전 북경대학교 학장인 차이위안페이의 모든 것을 두루 받아들이는 사상은 각종 학술, 문화, 사상을 대할 때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차이위안페이는 “만물은 함께 자라지만 서로 해치지 않고, 도는 함께해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라는 옛말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교수들에게 “각자 근거 있는 의견과 이론을 갖추면 한 학교 안에서 서로의 학설에 반대해도 동시에 나란히 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로써 대학은 커진다.”라고 말했다. 차이위안페이는 학술상의 각종 파별은 모두 상대적이고 절대적이지 않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를 따르는 모든 학과의 교수들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해도 일리가 있고 근거가 있으면 상대 교수의 이론을 존중하고 학생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줘야 했다.

또 그는 훗날 북경대학교 재직 시절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각종 학설에 대해서 각국 대학의 통례와 사상의 자유 원칙에 따라서 모든 것을 두루 받아들였다. 모든 학파는 저마다 일리와 근거가 있으므로 서로 상반되더라도 자연스럽게 도태될 때까지 자유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사상과 학술의 자유는 ‘모든 것을 두루 받아들이자.’ 주의에서 비롯된다. 그래야 여러 이론을 총망라해서 실제적인 내용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두루 받아들이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이것은 일종의 기개이자 도량으로 용왕매진하는 용기와 필승의 신념이 필요하다. 특히 신구 세력이 격렬하게 충돌했던 당시에 모든 것을 두루 받아들이려고 했던 사람은 더욱더 신문화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져야 했다.

학교를 관리하건 직장에서 일하건 일상생활을 하건 공통점을 발견하고 다른 점을 잠시 보류하는 것은 철저하게 지킬 필요가 있는 이념이다. “여러 방면의 의견을 들으면 시비를 잘 구별할 수 있고, 한쪽의 말만 믿으면 사리에 어둡게 된다.”라는 옛말이 있다. 실제로 송나라의 고종(高宗)은 진회(秦檜)의 아첨을 듣고 악비(岳飛)를 살해했다가 금나라에 조공을 바치는 신세가 되었고, 유선(劉禪)은 황호(黃皓)의 단편적인 말만 듣고 제갈량(諸葛亮)을 불러들였다가 촉한의 북벌 계획을 지연시켰다. 조도양왕(趙悼襄王)은 곽개(郭開)의 아첨을 듣고 염파(廉頗)를 쫓아내고 뒤이어 이목(李牧)을 죽였다가 나라를 멸망시켰다. 여러 의견을 참고하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각 방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당나라 초기의 공신이자 학자인 위징(魏徵)은 직간을 하기로 유명해 중국 역사에서 가장 높은 명성과 숭고한 명예를 가진 간신(諫臣)이다. 그가 죽은 뒤에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은 “무릇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히 할 수 있고, 옛날로 거울을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으며, 사람으로 거울을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가지를 가져 내 허물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 위징이 세상을 떠나니, 거울 하나를 잃어버렸도다.”라고 애도를 표하고 통곡했다. 위징은 당태종이 노여워해도 물러서지 않고 잘못된 일을 고치라고 직간했고, 당태종은 이런 위징을 줄곧 용서하고 경외했다.

하루는 위징의 말이 지나쳐 당태종이 분노했다. 당태종은 궁에 돌아온 뒤에도 화가 안 풀려서 씩씩거렸다. “반드시 그 빌어먹을 촌놈의 노인네를 죽이고 말 테다!” 이 말을 듣고 황후가 말했다. “폐하 같은 성군이 있기에 위징 같은 좋은 신하가 있는 것입니다!” 당태종은 황후의 말에 화를 풀고 위징을 승진시켰다. 당태종은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 위징 등의 명신을 중용하고 이들의 간언을 받아들여 ‘정관의 치’를 열었고, 당현종(唐玄宗)은 즉위 초기에 어진 신하를 중용해 역사적으로 ‘개원성세’라고 불리는 당나라 최고의 번영기를 열었다. 나라를 통치하건 기업을 경영하건 서로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기꺼이 반대 의견을 듣는 것은 관리자의 필수 과정이다.

사람마다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이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다. 다원화된 사회일수록 서로 다른 관념, 견해, 목소리, 의견을 존중한다. 부하에게 표현의 자유와 정서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를 주면 유익한 의견과 건의를 얻을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포부와 기개가 부족하면 그저 ‘털’만 더듬어 만지고 ‘역린(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난 비늘, 이것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하여 건드린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을 건드리지 못한다. 지도자는 이렇게 소심하고 허약하면 안 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따르고 스승이 모질지 않고 너그러우면 사회질서가 장기간 안정되고 태평하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의 교제법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뜻을 남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특히 타인의 말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설령 상대방의 말이 잘못된 것이라도 여전히 말할 권리를 지켜 줄 필요가 있다. 자유롭게 말하되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골고루 들을 때 자아가 완성된다.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을 보면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공자가 말한 ‘恕(용서할 서)’와도 일맥상통한다. ‘恕’는 인간관계를 처리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타인의 사상과 말할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마음이 넓어야 한다. 사람을 대하고 일을 처리할 때 옹졸하게 굴지 말고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용서해야 한다.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강제로 떠맡기면 인간관계가 깨지거나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경색된다. ‘恕’는 공자의 학설 중에 가장 빛나는 사상일 뿐 아니라 수정할 필요 없이 현대사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계속해서 빛내고 발전시켜야 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공자는 온화하고 선량하고 검소하고 겸손하고 대범했고, 모든 것을 공경하고 양보하고 포용했다. 공자의 이런 성품은 제자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오는 사람을 막지 않고 가는 사람을 잡지 않았으며, 독단적이거나 고지식하거나 엄숙하지 않았다. 또 함부로 말하거나 웃지 않았다. 그는 겸허하게 누구의 의견도 받아들였고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다. 공자는 늘 ‘有敎無類(유교무류)’라고 말했다. “누가 어떤 사상을 갖고 있어도 모두 교육받을 수 있다.”라는 뜻이다. 인의를 갖춘 사람과 잔혹한 사람으로 편협하게 나누지 않고 모두가 자유롭게 학습하고 교육받는 것은 ‘恕’의 가장 높은 경지이다. 공자의 제자이자 뛰어난 유학자인 자공(子貢)은 말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받기를 원하지 않고,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기를 원하지 않는다(吾不欲人之加諸我也, 吾亦欲無加諸人).”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다른 사람도 내게 강요하지 않는다. 자유롭고 멋스럽게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사람은 이 지혜로운 인생철학을 깊이 이해한다.



3장 삶에 대한 예의



사람의 가치는 유혹을 받는 순간에 결정된다

청나라의 소설가 이여진은 《경화연(鏡花緣)》에서 스스로 망하게 하는 진법을 묘사했다. “이 진법은 병사들을 움직이지 않고 재물, 여자, 술상을 대접하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욕망이 더 강해져 재물을 보면 탐하고, 여자를 보면 음탕해지고, 술을 보면 취하게 돼 마음껏 누리는 가운데 멸망하게 된다.” 《경화연》은 신비하고 해학적인 방식으로 세상의 각종 기괴한 일을 서술했다. 이 중 스스로 망하게 하는 진법은 세상에 물욕이 넘쳐흐르고, 부패가 만연하며, 유혹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음을 알려 준다. 술, 색(色), 재물은 가장 큰 유혹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스스로 뛰어들어 술에 몸을 망치고 색에 정기를 빼앗기고 재물에 화를 당하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한다.

유혹을 억제하는 것은 인생의 큰 과제이다. 사람의 가치는 유혹을 받을 때 결정된다. 유혹을 참는 사람의 인생은 천금의 가치가 생기지만 참지 못하는 사람의 인생은 일문의 가치도 없어진다. 시인인 류리(劉立)는 《인생산곡(人生散曲)》에서 말했다. “유년 시절을 벗어난 사람의 몸에는 법, 기강, 도덕이라는 세 개의 줄이 있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끊어지면 영혼과 육체가 고통의 심연에 떨어진다.” 법, 기강, 도덕 이 세 개의 영혼 줄은 유혹을 이기는 믿음직스러운 그늘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유혹을 받아 하나라도 줄이 끊어지면 인생 최대 시련이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

진(晉)나라 사람인 오은지(吳隱之)는 광주 태사로 있을 때 광주성 밖에 ‘탐천(貪泉)’이라는 샘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탐천의 물을 마시면 탐욕스러워져 현지인들은 샘이 귀신에 씌었다고 생각해 감히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오은지는 탐천의 전설을 믿지 않았다. 청렴결백한 그는 깨끗한 마음만 잃지 않으면 어떠한 것에도 더럽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현지인들이 미신을 깨고 탐천의 물을 정상적으로 마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표주박으로 탐천의 물을 몇 바가지나 떠먹고 시를 지었다. “옛사람들이 이 물에 대해 말하길 한 번 마시면 천금을 탐내게 된다고 하네. 백이(伯夷) 숙제(叔齊)에게 마시게 해보지. 그래도 그들은 끝내 마음을 바꾸지 않으리.”

탐천의 물을 마셨지만 탐욕스럽게 변하지 않은 오은지의 고사는 천고에 전해지며 유혹을 참는 것에 대한 본보기가 되었다. 오은지가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 배에 실은 짐은 그가 처음 부임했을 때처럼 간소했고, 늘어난 살림이라곤 부인이 산 침향나무 한 근이 전부였다. 오은지는 출처가 불분명한 짐은 즉각 강물에 버렸다. 오은지에게 유혹은 무미건조한 것이어서 마음에 잔잔한 물결도 못 일으켰다. 청렴하고 선량하게 사는 것이 이미 습관이 된 오은지는 훗날에도 백성의 재물을 탐하지 않고 청렴과 절제의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

세상에 오은지 같은 사람은 극히 적다. 탐욕은 마치 경기라도 하는 것처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작은 일은 괜찮다 여겨 작은 편의를 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대담하게 큰 편의를 본다. 하지만 작은 편의를 본 사람은 큰 손해를 보고, 큰 편의를 본 사람은 목숨과 맞먹는 손해를 본다. 유혹의 등 뒤에는 그림자처럼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재앙이 붙어 있다. 만약에 오은지가 부정부패의 유혹을 못 참았으면 광주 태수의 자리는 보전했을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청렴결백한 관리로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큰 물결로 모래를 씻어 내고, 경각의 종소리를 오래 울리고, 목적을 잊지 않고 본래의 면모를 영원히 간직하라.” 이 잠언은 정직한 군자가 세상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는 온갖 형태의 유혹을 받을 때 취해야 하는 가장 좋은 태도이다. 스스로 존중하고, 반성하고, 경계하고, 격려하고, 신중하면 스스로 만족하고, 힘내고, 겸손하고, 유유자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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