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배신
아힘 페터스 지음 | 에코리브르
다이어트의 배신
아힘 페터스 지음
에코리브르 / 2013년 12월 / 288쪽 / 15,000원
건강한 체중 감량에 관한 여러 가지 속설
다이어트에 관한 모든 프로그램은 결국 음식 섭취를 통해 에너지를 인공적으로 조절하거나 제한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적게 먹으면 날씬해진다는 말은 논리적이다. 해결책이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체중 감량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만큼 해결하기 어려운 주제일까? 다이어트에 관한 충고의 정글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왜 살이 찌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기보다 그에 대한 빠른 해답을 원한다. 새로운 과학적 연구 결과는 다이어트가 엄청난 환금성을 지닌 사업이지만, 건강에 해롭거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준다. 또한 체중 증가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문제이다.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가난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살이 찐다. 실적에 대한 두려움, 가정불화, 자녀교육 문제 등이 원인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스트레스는 쌓여간다. 스트레스는 체중 증가의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중대한 원인이다.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비만 위험을 불러온다는 이 책의 주제는 이기적인 뇌 이론(selfish brain theory)에서 증명되었다. 그냥 저절로 살이 찌는 사람은 없으며, 급격한 체중 증가는 사회적 자아가 혼란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
뚱뚱한 사람이 오래 산다고?
21세기 들어 의사들은 비만 패러독스(weight paradox; 미국의 칼 라비 박사가 과도한 지방은 심장질환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증상 악화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명명한 현상) 현상에 활발한 논의를 시작했다. 의사들은 기대와 다르게 인공 신장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은 뚱뚱한 환자들이 날씬한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신장병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뇌출혈, 심근경색 혹은 심장병, 폐 기능 장애나 간 기능 장애, 혈액 오염이나 제2형 당뇨병 같은 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같은 현상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질병의 종류와 상관없이 급성 질환의 경우 뚱뚱한 환자는 날씬한 환자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이론으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역설은 스트레스에 대한 인간의 유전적인 대응방식과 관련이 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대한 대응에는 유전적 성향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이 있다. A 유형은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항상 높고 예민하다. 이 유형은 스트레스를 낮추거나 발산할 줄 모르며 항상 높은 코르티솔 수치를 유지한다. 높은 코르티솔 수치는 인간의 스트레스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우울증이나 노화 가속화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B 유형은 스트레스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하다. 이들은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고 누그러진 반응을 보인다. 스트레스 환경이 지속되더라도 코르티솔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여기에는 대가가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A 유형은 날씬함을 유지하지만, B 유형은 코르티솔 수치가 낮은 대신 체중이 증가한다. 왜 그럴까? 여기서 핵심 부분은 뇌에서 요구하는 에너지의 공급이다.
A 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가 요구하는 에너지를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나 근육 조직에서 사용한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을 고도로 활성화한다.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체내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의 움직임으로 인해 A 유형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날씬해진다. 하지만 B 유형의 경우 스트레스 시스템이 스스로 적응 단계를 거치면서 반응을 덜하게 된다. 따라서 체내에서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뇌의 모드가 바뀌면서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더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게 된다. 스트레스 시스템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뚱뚱해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볼 때 이들이 날씬한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 상황을 덜 예민하고 덜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굶주린 뇌
뇌의 신경세포는 에너지 공급을 위해 포도당을 사용한다. 하지만 활성화한 신경세포는 위장이 섭취한 음식물이나 간에서 분비하는 포도당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레스토랑에서 식재료를 손님에게 바로 가져다주지 않는 원리와 비슷하다. 신경세포는 활동하는 순간 젖산이라는 특별식을 주문한다. 젖산은 포도당에서 직접 공급된다. 뇌의 신경세포는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 이 젖산을 주문하는데, 상황에 따라 그 주문량도 달라진다. 여기서 레스토랑과 다른 점은 인간 신체의 경우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언제 어느 때고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주문할 수 있다.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뇌가 다른 모든 조직으로부터 에너지를 취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이기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뇌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조직의 에너지를 빼앗기도 하며, 극단적인 경우 그 조직이 파괴되는 위험에 놓이기도 한다. 신체의 에너지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통해 우리를 심하게 괴롭힌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굶건, 아니면 먹을 게 없어서 굶주리건 상관없이 음식 섭취가 부족할 경우 이는 매우 큰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이다.
비만은 오늘날까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증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기적인 뇌에 관한 발견으로 인해 ‘살찌는 것’이 정말로 질병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다. 즉 체중 증가는 질병의 신호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한 인체 기관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건강을 위해 뚱뚱한 사람을 날씬하게 만들겠다는 시도는 정반대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비만의 원인은 의지의 결핍도 식탐도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식습관에 대해 분명한 인지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실 뚱뚱한 사람은 과하지도 적지도 않게 뇌의 요구에 따라 음식을 섭취할 뿐이다. 따라서 이들의 비만해진 몸은 뇌가 에너지 공급을 통해 이룬 하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약품 설명서?
약품 포장에 첨부하는 설명서에는 국제협약에 의해 위험과 부작용을 명시해야 한다. 다이어트나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부작용은 매우 현실적이며 심각하다. 칼로리를 줄이거나 탄수화물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인체 기관에 압박을 주는 다이어트는 약품 복용과 마찬가지로 위험과 부작용(짜증과 불면, 우울증 위험, 피부조직의 노화, 근육 축소 및 쇠약, 골절 위험과 허리 통증, 성욕 감퇴와 월경 불순, 기억력 감퇴와 어지러움 등)을 동반한다. 진지하게 다이어트의 득과 실을 따져보고 위험요소와 사실 관계를 가늠한 다음 자신에게 물어보라. 단기간의 체중 감량을 위해 더 빨리 늙고, 우울증에 걸리고, 성기능에 장애가 온다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오늘날 다이어트 산업은 거대한 규모로 작동하고 있다. 제약회사, 식품회사, 베스트셀러 다이어트 작가, 다이어트에 관한 기사나 프로그램을 쏟아내는 언론, 영양학계의 조언자나 의사 등이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다이어트 상품도 매력적으로 포장하여 가능한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이 산업을 유지하는 세 가지 환상이 있다. 첫째,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살을 뺄 수 있다는 환상이다. 둘째,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이 있다는 환상이다. 마지막으로 Before & After 효과이다. 굳은 의지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더라도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체의 기본적 자연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급 법칙 말이다. 모든 사람은 뇌의 에너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양만큼 먹어야 한다. 이는 뚱뚱한 사람이나 날씬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양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는 엄청난 강도의 일을 한다. 이 부작용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체중 감소라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 경우 지방 저장분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도 같이 감소한다. 여기에 짜증과 불안, 활동 과다증과 그에 따른 피로감을 동반한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뇌가 사회심리적 모순에 처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음식을 찾기 위한 탐색으로 분주하지만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섭식 억제자인가
170센티미터, 60킬로그램, 체질량지수 21.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 수치이다. 그녀는 10대 때는 그리 날씬하지 않았고, 과체중과 날씬하지 않은 몸매로 인해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여배우가 되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그녀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화 산업에 종사했는데, 이는 20년 이상 섭식 억제자로 살아왔다는 뜻이다. 그녀의 건강한 체중은 60킬로그램이 아니라 75킬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건강한 체중을 나는 대뇌의 신진대사가 조화를 잘 이룬 ‘중립체중’이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신진대사의 부조화가 발생한다. 이 중립체중에서 그녀가 날씬한 몸매를 가지려면 매일 13%의 칼로리를 줄여야 한다. 이것의 대가는 무엇일까? 그녀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그녀의 정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1944년 미네소타 대학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식량 부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양심적 병역 기피자 36명이 피실험자로 참가했다. 과학자들은 이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반으로 줄이고 육체적 노동을 계속시켰다. 6개월에 걸친 굶주림 기간 동안 도출된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모든 피실험자들이 현저한 정신적 결함을 보였다. 집중력 감퇴와 언어 장애, 어지럼증과 균형 감각 상실부터 완전한 성욕 상실에 이르기까지 증세는 다양했다. 오늘날 의사들은 이런 현상을 신경당결핍 증세로 본다. 신경계에서 저혈당이 일어나 발생한 현상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혈당을 소비한 후 뇌의 기능이 하나씩 마비되는 것이다. 뇌의 능률성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신체 기관의 장애도 따랐다. 심장 근육 감퇴와 골격근 감소, 근육 무력증과 극단적으로 빠르게 지치는 증세, 탈모증과 피부 얇아짐, 불면증 등이 그것이다. 오늘날 섭식 억제자들은 자신이 섭취하는 칼로리 양을 평균 15% 정도 줄이는데, 위의 미네소타 실험처럼 6개월 동안이 아니라 종종 몇 년 동안 이런 방식을 계속한다. 미네소타 실험의 결과와 오늘날의 체중 감량 프로그램의 결과를 비교해보면 그에 따른 증세는 거의 비슷하다. 짜증과 기분변화, 집중력 저하와 성욕 감퇴, 피로감 지속과 우울과 불쾌감 등이 그것이다.
누구도 섬은 아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사회 내의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불균등과 보건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결핍, 낮은 수입에 대한 불안 등이 발생한다. 이 모든 것이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의 강력한 요인이 되어 사람들의 스트레스 시스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코르티솔 수치를 지속적으로 높인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체중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에서 비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사람이 가난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벗어나면 비만 위험이 낮아진다고 한다. 이처럼 가난은 사람을 살찌게 만든다. 가난하다는 것은 사회심리적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지역에서 낮은 수입으로 연명한다는 것은 경제적 결핍과 열악한 주거 여건, 거리의 범죄 위험에 노출된 채 체념과 절망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이런 환경에서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영국 작가 존 던은 다음과 같은 글귀가 담긴 시를 남겼다. “누구도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우리가 개별적 존재로서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자유로운 결정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은 환상일 뿐이다. 일, 가정, 친구 사이에서도 우리는 이 사실을 늘 확인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체중 문제에 관해 우리는 살찐 사람을 마치 섬처럼 대한다. 살찐 것을 혼자만의 탓인 양 여긴다. 배우자와 가족, 친구와 의사 혹은 사회 전반은 식습관이나 다이어트를 지속하지 못하는 자제력 결핍 등을 지적하며 직간접적으로 살찐 사람을 비난하고 날씬해지기를 강요한다. 이는 옳지 못한 태도이다. 누구도 섬은 아니다. 이 경우에는 좀 다르게 말할 수 있다. “저절로 살이 찌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이 나를 살찌게 만든다?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에서 뇌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면 몸의 조직에서 에너지를 확보하는 뇌의 능력이 제약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두 가지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몸의 각성 상태가 더 심해지거나, 아니면 칼로리를 더 빨리 즉각적으로 흡수하고자 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러다 스트레스 상태의 부담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뇌-당김’에 대한 반응이 약해지고, 이는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부담을 생각해보면 체중 증가 현상이 단지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료와 상사와의 관계와 사회심리적 갈등이 뇌-당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발레리(38세)는 광고회사에서 일한다. 그의 일과는 커피와 함께 시작한다.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아침 회의가 있는 날이면 커피가 3잔까지 늘어난다. 발레리는 회의가 갈수록 부담스럽다. 자신의 제안이 묵살되고, 특히 상사가 거절한 안건에 대해 자신의 부하에게 설명해야 할 때는 더욱 괴롭다. 구조 조정 이후 다른 프로젝트까지 맡은 그는 항상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다.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긴장이 목까지 차올라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주 술을 마신다. 수면 장애도 심해져서 항상 수면제를 삼켜야 한다. 얼만 전 몸무게가 보통 때보다 2킬로그램이나 늘어나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발레리가 처한 상황은 ‘뇌-당김’ 연구가에게 안성맞춤의 실험 연구실이다. 스트레스 연구가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직장일이 사람을 살찌우는지에 대한 일종의 공식(직장에서의 과도한 업무 요구 + 자기 결정권 결여 = 체중 증가 위험)을 발견했다. 직장에서의 과도한 업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단기간에 끊임없이 늘어나는 일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너스 체계나 교대 근무, 작업 도중의 지속적인 방해 요소(스마트폰이나 벨 소리) 등도 일에 집중하는 것을 힘들게 만든다. 날씬해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모든 요소가 독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이를 ‘뇌-당김 유해 요소’라고 한다. 이런 유해 요소가 체중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날씬한 사람이 똥배가 나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날씬한 사람도 중년이 되면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통해 운명을 바꾸려 한다. 하지만 날씬한 사람의 배가 나오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몸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엉덩이나 다리에 살이 붙은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이 찌는 것기 때문이다. 배에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은 많이 먹거나 운동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지속적인 영향에 의해 신체의 신진대사 작용이 변화한 까닭이다. 이러한 과정은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며 수년이 지나서야 허리가 굵어진 게 보인다. 스트레스 환경에서 혈액 속의 코르티솔 수치가 항상 증가하는 A 유형의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전환기라고 볼 수 있다.
신체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방이 있다. 체지방과 복부 지방이 그것이다. 체지방은 근육과 심장의 에너지를 보존하는 데 사용된다. 복부 지방은 오직 뇌의 에너지를 위한 저장고로 사용된다. 뇌는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동시에 복부 지방세포에서 특정한 단백질 전달물질이 증가하도록 한다. 이 전달물질이 지방세포에 영향을 많이 미칠수록 복부 조직에 지방세포가 더 많이 생겨나고, 이것이 뇌로 전달된다. B 유형에 속하는 사람의 체지방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때 계속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뇌의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고 스트레스 시스템을 진정시켜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려는 신체의 전략이다. 높은 코르티솔 수치로 인한 역동항상성 부하를 줄이고, 노화의 가속화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체중 증가는 사실상 스트레스를 성공적으로 낮춘 대가로 찾아오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이에 비해 A 유형은 스트레스로 가득 찬 상황에서 오랫동안 날씬함을 유지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코르티솔 똥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것 역시 지속적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몸의 전략이다. 배가 나오는 것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에너지에 뇌를 아웃소싱한 결과이다. 하지만 다른 부위의 체지방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들기까지 한다. 그러다 근육과 뼈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억력이 나빠지고 생식 능력도 떨어진다. 심장 질환과 혈관계 질병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며, 이에 따라 기대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