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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홍익희 지음 | 행성:B잎새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홍익희 지음

행성:B잎새 / 2013년 10월 / 328쪽 / 17,000원





Chapter 1 창의성 위에 꽃핀 성공 신화



IT 산업에 실용성과 감성을 입히다

구글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이 세상에 나올 당시 검색엔진 시장은 포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상보다 딱 반보만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세상은 성큼성큼 앞서 나가는 천재들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시장은 딱 반보 앞에서 대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며 대중을 이끌어주는 자를 반긴다. 무지갯빛 뜬구름보다는 ‘실용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무렵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검색엔진들에 사람들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검색을 하면 불필요한 쓰레기 정보까지 무더기로 뱉어내는 통에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로 검색할 때마다 골머리를 앓던 래리 페이지는 고객이 검색하는 정보를 중요한 순서대로 검색창에 뜨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이 바로 구글의 시작이었다.

래리 페이지는 정보의 중요도, 즉 가중치에 착안하여 사람들이 링크를 걸어 인용하거나 공유하는 정보일수록 쓸모 있는 정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다행히 유대인 동료 세르게이 브린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른바 ‘페이지랭크’ 기술이다. 그들은 이 유용한 검색엔진을 사줄 포털 업체를 찾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기껏 만들어놓았는데 사장될 위기에 봉착하자, 둘은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회사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창업의 길로 내몰린 것이다. 그들이 검색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야후,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익사이트 등 너무 많은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창의성을 갖춘 이들의 검색엔진은 결국 시장을 평정했다.

이런 래리 페이지의 성공 뒤에는 부모의 영향도 컸다. 아버지는 미시간 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고, 어머니는 같은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부모 덕에 그는 이미 다섯 살 때부터 메모리 용량이 32킬로바이트인 ‘엑시디 소러스’란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다. 이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래리 페이지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발명가를 꿈꿨고, 그의 아버지는 틈날 때마다 아들을 미국 전역으로 데리고 다니며 로보틱스 콘퍼런스를 보여주었다. 래리 페이지는 어릴 적 그런 경험들이 더 많은 가능성을 꿈꾸게 했다고 회고했다. 아버지가 아들의 꿈을 찾아준 셈이다.

유대인 없이 IT 역사를 쓸 수 없다: 이 밖에도 실제 정보 통신 관련 업계의 대표 주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유대인이다. 오랜 기간 월트디즈니를 이끌었던 마이클 아이스너, 2001년에 야후의 최고경영자가 된 영화계의 거물 테리 시멜, 한때 미국 최고 연봉 경영자였던 로투스디벨로퍼사의 미첼 케어퍼, 2000년 브로드캐스트닷컴을 팔아 남긴 수십억 달러로 프로농구 구단을 인수한 마크 큐반도 유대인이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었던 BEE멀티미디어 창업주 버버트 베커는 텔레비전이 인터넷으로 생방송되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네트워킹의 거함 노르텔네트워크스의 존 로스, 오랫동안 컴팩의 최고경영자였던 벤자민 로젠, 시스토시스템스의 창업자인 샌디 레너, 전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 옐프 창업자 막스 레브친 등도 모두 IT 업계를 이끄는 유대인들이다. 창업국가 이스라엘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주도 세력들도 모두 유대인이다. 이제는 유대인 없이 IT 세상을 논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상상력과 창의성의 결정체, 영화 산업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유대인들: 찰리 채플린을 비롯하여 수없이 많은 유대인 배우와 감독, 제작자들이 있지만 현존하는 영화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스티븐 스필버그일 것이다. 스필버그는 영화 <죠스>로 세인의 뇌리에 강하게 어필하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 <인디아나 존스> 등 스필버그의 초기 SF, 어드벤처 영화는 현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원형으로 꼽힌다. 그의 영화는 50여 년 동안 수많은 주제와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러면서도 흥행 또한 놓치지 않았다. 그는 로 7억 9,000만 달러의 흥행에 성공해 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쥬라기 공원>의 9억 1,000만 달러로 자신의 기록을 깼다. 그는 첫 작품 <죠스>로도 1위를 차지했었으니 세계 1위의 흥행 기록을 세 번이나 깬 유일한 감독이다. 게다가 작품성까지 놓치지 않아 1993년 <쉰들러 리스트>와 1998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해 우디 앨런, 올리버 스톤, 스탠리 큐브릭, 로만 폴란스키, 배리 레빈슨, 시드니 폴락, 밀로스 포만, 마이크 니콜스, 벤 스틸러 등이 모두 유대인 감독들이다. 제작자와 감독뿐 아니라 헐리우드에는 많은 유대인 배우들이 있다. 유대인 제작자와 감독들이 같은 값이면 유대인 배우들을 쓰기 때문이다.

여배우들 중에는 험프리 보가트의 아내 로렌 바콜, 아카데미에 최다 후보로 오른 기록을 갖고 있는 명배우 메릴 스트립, 가수 겸 배우이자 제작자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그녀의 첫 남편이었던 <오션스 일레븐>의 엘리어트 굴드 역시 유대인)가 잘 알려진 유대인이다. <로즈>의 베트 미들러, <애정의 조건>의 데보라 윙어,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기네스 펠트로, <가위손>의 위노나 라이더, <어벤져스>의 스칼렛 요한슨도 유대인이다. <레옹>과 <블랙 스완>의 여주인공인 나탈리 포트만 역시 유대인으로 하버드대 심리학과 출신의 재원이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와 그녀의 남편인 매튜 브로데릭 역시 유대인이다.

남자배우로는 게리 그란트를 비롯, 폴 뉴먼, 피터 포크, 율 브린너가 있다. 율 브린너는 몽골에서 태어난 몽골계 유대인이다. 마이클 더글라스와 그의 부친인 커크 더글러스, <트루 라이즈>의 제이미 리 커티스와 그의 부친인 토니 커티스는 대를 잇는 유대인 배우들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로 유명한 해리슨 포드, <졸업>의 더스틴 호프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빌리 크리스탈, <아이언 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벤 스틸러, 의 데이비드 듀코브니, <간디>와 <쉰들러 리스트>의 벤 킹슬리,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 감독 겸 배우인 멜 브룩스 외에도 숀 펜, 스티븐 시걸, 아담 샌들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영화인들이 모두 유대인이다.

할리우드에서 유대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오늘날 할리우드 영화는 세계인의 문화생활과 의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인들의 정신을 ‘생산’해내는 할리우드는 유대인 인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제작자, 감독 등의 60% 이상이 유대인이라고 하니, 배역, 자금 조달, 시나리오 판매 등 모든 면에서 유대인의 입김 없이는 일을 따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탄탄한 유대인 인맥이 있어야 한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이 유대인이라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할리우드는 처음부터 유대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도 할리우드의 구석구석 그들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다면 영화 산업에서 유대인들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영화 산업이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지닌 유대인에게 딱 알맞은 분야이자 돈이 되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유대인들은 강한 협동심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업과 분업에 강하다. 영화야말로 협업과 분업이 필요한 산업이다. 유대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배우, 작곡가, 배급자, 극장주로서 실력을 쌓고 이 신종 ‘종합예술’을 진두지휘하였다. 유대인의 전형적인 특기를 발휘하여 영화 산업 전체의 프로세스를 장악하며 지금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Chapter 2 그들의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유대교의 두 기둥, 배움과 가정

평생 공부하는 유대인: 유대인들은 가르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배라고 믿는다. 가르친다는 것은 하느님을 존경(예배)하는 것이요, 또한 공부하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기도라고 본다. 그러므로 회당의 예배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모여 《토라》를 공부하는 일이다. 사람은 일생 동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유대교의 기본적인 믿음이다.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배우기를 중단하면 그 순간에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을 잊게 된다고 생각한다. 유대인들은 이러한 평생 배움을 통하여 신앙을 키우고 있다. 이것이 학자인 랍비가 가장 존경받는 이유이다.

유대인은 ‘모든 진리는 하느님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 진리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을 단지 발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유대인들은 모든 과학 기술도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과 생명의 원리를 인간이 이해하여 모방한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자연히 유대인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섭리를 하나라도 더 이해하기 위한 배움으로 이끈다. 유대교는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을 본받아 지음을 받았기에 인간 내면에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가르친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이 인간을 빚은 뒤 코에 생기를 불어넣는 장면이 나온다. 유대인은 이 생기가 바로 하느님의 영혼이라고 믿는다. 한 명 한 명 만들 때마다 하느님은 자신의 영혼을 불어넣었고, 그 영혼이 인간의 몸 안에서 살다가 죽으면 다시 하느님에게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유대인의 사고에 따르면 결국 실존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 안에 깃든 하느님의 영혼이다.

유대교는 가정 중심의 종교: 유대인들의 삶 하나하나는 놀랄 정도로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생활 곳곳에 종교가 생활화되어 있다. 아침 식사는 가족과 함께하며 주로 《탈무드》에 관해 이야기한다. 식사를 끝내면 기도하고 각자 일터로 나간다. 오후에는 해 지기 전까지 5분 정도 기도를 하고 저녁때는 학원에 가서 《탈무드》를 공부하기도 한다. 《탈무드》 연구는 시간 할당이 문제가 아니라 하루 일과 가운데 꼭 한 번은 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유대인의 식사 시간, 특히 저녁 식사 시간은 온 가족이 하느님을 나누어 가지는 예배와 축제의 의미가 담겨 있는 귀한 시간이다. 저녁 시간의 축복 기도 주제는 하느님에 대한 감사이다. 먹고 마심을 허락하고 이것들을 공급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얻었던 삶의 승리와 하느님의 지혜를 나누며 기쁨의 시간을 보낸다. 유대인들은 모든 삶의 성취가 기도에 있다고 어려서부터 가르친다. 기도 속에서 삶의 신비인 하느님과 교제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여 반성함으로써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땅에서 꿈과 환상이 이루어지는 신비한 힘이 기도에 있다고 믿는다.

3,000여 년 전 조상의 전통과 율법을 붙잡고 지금도 그것을 목숨처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오늘날의 유대인들을 만든 기본이자 그들의 종교다. 유대교는 종교적 축일도 항상 가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유월절에는 누룩이 들어 있는 빵을 먹지 않고, 선조들이 황야에서 먹었던 딱딱한 빵과 여섯 가지 음식을 먹으면서 조상들의 고생을 반추한다. 특히 누룩은 부풀어 오르는 교만의 위험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자부심이 이기심으로 변질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누룩이 든 빵을 먹지 않는다. 그들은 옛날의 어려움을 잊지 않으려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유대인의 속담에 “망각은 포로 상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억은 구원의 비밀이다”라는 말이 있다. 유대인은 과거 고난의 역사가 현재의 스승이며 미래의 거울이므로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은 미래 또한 없다고 믿는다.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은 외지에서 핍박받으면서 항상 이방인으로 살아왔다. 그들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삶의 의욕을 다시 북돋워주었던 곳이 가정이다. 유대인들에게 가정은 현실 세계에서 평화를 누리는 유일한 곳이자 마지막 보루이며, 이들은 평화를 하느님이 주시는 복 가운데서도 으뜸 가치로 여긴다.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를 지향한다

아이의 재능과 개성에 주목하는 유대인: 유대인을 지칭하는 ‘헤브라이’는 ‘강 건너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혼자서 다른 편에 서다’라는 의미도 있다. 즉, 그들은 아이에게 ‘남보다 뛰어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 대신 ‘남과 다른 사람이 되라’고 주문한다. 유대인은 자녀들을 다른 사람보다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이 배우고, 더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선민답게 살라고 가르친다. 그들은 획일적인 방식이 아닌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대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살라고 가르친다.

유대인 자녀는 경쟁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기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느님이 자신에게 준 재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산다. 때문에 유대인 부모는 학교 공부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을 교육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형제자매끼리도 머리나 능력을 비교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의 장점 곧 ‘개성’을 키워주려고 애쓴다. 유대인 격언에 “형제의 머리를 비교하면 양쪽을 다 죽이지만, 개성을 비교하면 양쪽을 다 살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개성을 중시하는 유대인의 교육관을 잘 보여준다. 유대인 부모들은 ‘싫으면 하지 말고 하려면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정규 학교에서 퇴학 당한 에디슨과 아인슈타인도 이런 풍토 아래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클 수 있었다. 이것이 유대인 교육의 요체이다. 자녀의 재능을 찾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영재 교육이다. 모든 아이들은 충분한 재능과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Chapter 3 유대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지난했던 유대인의 고난의 역사

이교도 사이에서 살아남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유대인의 고난은 이교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역사였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에 의해 히브리 왕국이 멸망당했다. 유대 민족은 바빌론으로 끌려가 50년간 노예 생활을 경험한다. 이른바 바빌론 유수기이다. 그 뒤 페르시아가 바빌론을 점령하면서 팔레스타인 귀환이 허용됐다. 그러나 일부만 돌아가고 많은 사람이 바빌론에 눌러앉아 살면서 2,500년 방랑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렇게 유대인들은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정복당하고 끌려다니고 헤어지는 등 온갖 수난을 당하면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민족과 신앙을 잃지 않고 지켜냈다. 강대한 정복국가들은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피압박 민족인 유대인들은 오랜 유랑과 노예생활, 전쟁과 학살과 추방이라는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것이다.

유대 민족을 이끄는 공동체의식

고난의 역사가 공동체의식을 키우다: 이러한 고난에 대한 역사의식은 은연중에 아이들 교육에도 적용된다. 유대인 자녀 교육의 특징 중 하나가 ‘사브라’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유대인들은 자녀를 선인장 꽃의 열매인 ‘사브라’라고 부른다. 선인장은 사막의 어떤 악조건에서도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강인함과 억척스러움이 있다. 사랑하는 자녀를 ‘사브라’라고 부를 때마다 부모는 자녀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심어주는 셈이다. “너는 사브라다. 우리 조상의 인생은 선인장과 같았다. 사막에서 뿌리내려, 비 한 방울 오지 않고 땡볕이 쬐는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아침에 맺히는 이슬 몇 방울 빨아들이며 기어코 살아남았다. 그러니 너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 너라는 열매를 맺기까지 조상들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냈다. 너는 사브라다. 선인장 열매다. 그러니 너도 끝까지 살아남거라. 그리하여 또 다른 열매를 맺어라. 그 열매가 맺어지거든 그를 ‘사브라’라고 불러주어라.” 아기 때부터 ‘사브라’ 소리를 매일 듣고 자라는 유대인 아이들은 강한 생존 본능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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