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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쁜 습관을 멈출 수 있을까

프레드릭 울버튼, 수잔 샤피로 지음 | 소울메이트
어떻게 나쁜 습관을 멈출 수 있을까

프레드릭 울버튼, 수잔 샤피로 지음

소울메이트 / 2013년 4월 / 387쪽 / 16,000원





당신의 습관은 건전한가, 아니면 중독적인가?



당신의 습관이 건전한지 아니면 중독적인지 알고 싶다면?

당신의 생활 습관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당신의 평소 생활 습관과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수면 상태는 양호한가? 잘 쉬고 잘 먹고 건강한 편인가? 얼마나 먹고 마시는가, 돈이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있는가? 혹시 약물이나 부채, 외도 등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딜레마에 빠져 괴로웠던 적이 있는가? 최근에 당신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일이 있는가? 현재 즐기는 물질이나 활동 중에서 끊어야 할 것이 있는가?

습관적 행동을 갑자기 그만두어보자: 취미로 하고 있는 음주나 흡연, 음식 섭취, 도박,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검색, 쇼핑이나 포르노를 보는 것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확신하는가? 그렇다면 그 취미 없이 한 주를 지내보자. 당장 내일 아침부터 시작해도 좋다. 평소에 즐겨하던 취미 생활을 일주일 동안 전혀 하지 않아도 별로 힘들지 않다면, 그 취미는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즐겨하던 취미 생활을 그만둔 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겹거나 우울, 분노, 불안, 두려움, 편집증, 초조함 등을 겪는다면, 혹은 당신이 즐겨하던 그 행동이 너무나 그리워서 견딜 수 없다면, 그것은 중독적인 습관일 가능성이 크므로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습관적 행동을 하는 그 순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살펴보자: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하면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가? 상사와 미팅을 한 후에 바로 도넛을 찾는가? 초조해지거나 어색하면 긴장을 풀기 위해 맥주나 와인을 마시는가?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가?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 습관적인 행동을 하는지 점검해보자. 중독적인 물질이나 행동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 이것은 당신이 중독 상태이거나 중독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 습관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중독적인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자: 어떤 습관을 하는 데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담배, 술, 약물이나 도박 등의 습관은 은행 잔고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계산해보고 한 달 수입과 습관을 유지하는 데 쓰는 돈을 비교해보자.

예를 들어 수잔은 다이어트 콜라를 사는 데 하루에 1만 1천 원 정도를 썼고, 1년에 427만 원 정도의 돈을 썼다. 수잔이 열세 살부터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기 시작했으니 지금까지 콜라를 사는 데 쓴 돈은 어마어마하다. 습관을 끊은 후 다이어트 콜라 대신 물을 마심으로써 이전의 낭랑한 목소리를 되찾았고, 더 건강해졌으며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나를 처음 만나러 왔을 때 수잔은 담배를 하루에 두 갑씩 피우고 마리화나도 피웠으며 술도 자주 마셨다. 수잔이 1년에 담배를 사는 데 쓴 돈은 최소 340만 원이었고, 마리화나에 130만 원, 술을 마시는 데 역시 130만 원가량을 썼으니 결국 1년에 600만 원 이상을 소비한 셈이다. 수잔의 연봉은 2천 700만 원 정도였다. 수잔은 자신도 모르게 수입의 1/4 정도를 중독적인 습관을 유지하는 데 소비한 것이다.

당시 수잔은 상담비 14만 원을 낼 돈이 없었다. 책을 내려고 글을 썼지만 교정비 230만 원이 없어 결국 책으로 만들어 팔지 못했다. 수잔의 수입과 지출을 모두 계산해보니 결론은 명백했다. 수잔은 상담을 받으면서 책 교정도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모든 중독 습관을 버리기로 했다. 그다음 해 수잔은 책 세 권을 낼 수 있었고 덕분에 수입이 세 배나 늘었다.

당신의 습관이 비밀이나 기만, 거짓말과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자: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과식을 하는 것과 새벽 3시에 일어나 몰래 인스턴트 음식을 마구 먹는 것은 차이가 있다. 주로 혼자일 때 계속 폭식을 한다면, 당신 스스로 폭식을 나쁘거나 수치스럽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만 하는 행동이 있는가?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숨기거나 거짓말을 한다면, 당신이 하는 그 행동은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므로 평소 습관을 꼼꼼히 점검해보자.



중독, 이보다 우리 인생을 아프게 하는 것도 없다



종교 활동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교회에 지나치게 열심히 다니는 진이 거식증에 걸린 딸 스테이시를 데리고 왔을 때, 나는 사람들이 종교 활동에도 중독될 수 있음을 알았다. 스테이시는 외로움과 소외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모든 음식을 거부하게 되었는데, 이는 정신없이 바쁘게 종교 활동을 하는 엄마와 관련이 있어 보였다. 섭식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폭식증이나 거식증은 주체할 수 없는 내적 감정을 통제하기 위한 강박적이고 해로운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폭식증이나 거식증 등의 섭식장애 역시 중독의 하나로 본다.

스테이시를 만나기로 동의하고 상담을 시작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넉 달 동안 상담을 받으면서 스테이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열여섯 살인 스테이시는 키 160cm에 체중 31kg 정도로 깡마른 상태였다. 거식증으로 인해 여러 번 병원에 입원했고 정맥주사로 영양분을 공급받기도 했다. 스테이시는 2년 이상 생리를 하지 않을 정도로 면역 체계가 약해져 있어서 담당 의사에 의하면 독감으로도 사망할 수 있는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지난 봄 나의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스테이시는 너무나 야위어서 거의 죽기 직전이었다. 스테이시는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강압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나에게 온 것이다. 스테이시는 병원에 가는 것도 두려워했고, 나를 만나러 오는 것도 힘들어했으며, 상담을 받으러 와서도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 시간에 스테이시의 부모로부터 스테이시를 상담실에 데리고 온 이유를 간단하게 들었다. 부모님이 나간 후에도 스테이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 시간에는 스테이시 혼자 상담실에 왔는데 역시 조용히 앉아 있기만 했다. 완전한 침묵 속에서 한 주 한 주가 흘렀다. 30년 동안 상담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무표정하게 멍하니 앉아서 나를 시험하려는 건지 아니면 저항하려는 건지 도무지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마치 말을 할 에너지가 전혀 없으며 삶에 대한 의지가 결여된 사람처럼 보였다.

스테이시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내내 절망스럽고 고립된 느낌이었고, 캄캄하게 둘러싼 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스테이시보다 조금 어린 내 딸이 ‘이런 고통 가운데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에 스테이시를 돕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테이시에게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까지 만났던 상담자나 의사들 모두 너를 도와주지 못했다고 하더라. 내 생각에는 상담자들이 너의 음식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했기 때문에 상담에 진전이 없었던 것 같아. 나는 네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는 너의 거식증이 아니라 네 마음에 대해 이야기할 거야. 어때? 괜찮지?” 나는 스테이시와 대화를 하듯이 과장되게 손짓을 하고, 질문을 했으며,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누군가가 이 장면을 봤다면 정말 우스꽝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스테이시의 마음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가 경험한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나눔으로써 스테이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중독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내가 상담하는 많은 중독자들은 죽고 사는 갈림길에 서 있다. 굶다가 죽을 수도 있고, 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며, 자녀들 앞에서 마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본인이나 가족들이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 중독자들은 자기 보호 본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에 때로는 누군가가 강력한 목소리를 내어 중독적인 충동을 이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중독자들은 안전한 느낌을 받길 원하며 권위적인 사람이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줄 때 좀 더 안심하곤 한다.

스테이시와 상담한 지 네 달이 지나 열다섯 번째 상담 시간이었다. 내가 스테이시의 나이일 때 느낀 절망감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내가 하는 말 어렵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스테이시는 “맞아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조용히 대답했다. 스테이시가 나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가볍게 웃으면서 “아, 이젠 입을 열었네.”라고 했다. 스테이시 역시 미소를 지었고, 이후로는 점점 말을 더 많이 했다. 스테이시는 자신이 얼마나 우울하고 절망스러운지 이야기했다. 스스로 존재 가치가 없다고 느꼈고, 아무도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스테이시는 차갑고 무감각하며 자기 안에 매몰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스테이시는 학교에 다니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진정한 친구가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마치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고, 신조차 자신을 버려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죄책감에 휩싸인 나머지 추하고 못났다는 마음에 짓눌리기도 했다. 스테이시는 자신이 아주 작아져서 공간을 조금만 차지하고 덜 불쾌한 사람이 되어야만 신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스테이시가 상담 시간 외에도 내면의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자신이 느끼는 것을 일지에 써보는 것을 제안했다. 스테이시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글로 쓰는 것을 더 수월하게 느꼈다.

몇 달 후에는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고, 시를 써서 보낸 적도 있었다. 스테이시는 자살충동을 느낀다거나 “죽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메일을 통해 죽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고 있었다. 자살충동에 대해 털어놓았기 때문에 나는 스테이시를 도울 수 있었고,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테이시는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자신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었다.

중독된 물질은 상징일 뿐이다, 이유는 내면에 있다!

몇 달 후 스테이시의 엄마 진은 자신의 일지 일부분을 이메일로 보내왔고, 우리는 상담 시간에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테이시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망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간절히 바라며 스테이시의 그러한 상태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진은 말했다. 진은 스스로 완벽한 엄마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표현하기까지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책하는 것은 오히려 더 비생산적이다. 죄책감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스테이시의 마음을 공감할 수도 없고 계속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연민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직접 행동해야 할 상황에서 부모가 죄책감에만 빠져 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데 늦은 나이는 없다. 나는 쉰 살이 넘어서 어머니와 화해를 시도했으니 말이다.

나는 어려운 사람을 대할 때마다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의 정신분석 이론이 떠오른다. 엄마가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거나 보호하지 못하면 아이는 혼자 남거나 버려질까 봐 극도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며 심한 공포를 느낀다. 중독에 대한 표현 중에 엄마와의 관계에 빗댄 은유가 많다.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아기가 모유를 먹는다.”라고 표현한다. 담배 중독자가 안절부절못하다가 담배를 한 모금 들이마시는 모습을 보거나 헤로인 중독자가 마약에 취해 있는 모습을 보면 배고픈 아기가 칭얼대다가 모유를 먹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중독자는 중독물질로 충분히 만족한 상태에서 잠시나마 이완되고 갈증이 해소된 것처럼 편안하게 보이기도 한다.

도박 중독자는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 키스를 하기도 하고, 혹은 딜러가 카드를 뒤집는 순간 “엄마, 제발 저에게 행운을 주세요! 저를 사랑하시는 것 알아요. 이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기도 한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우유와 설탕이 잔뜩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스테이시도 엄마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게 된 것이 아닐까?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스테이시는 열여섯 살인데도 가슴이나 엉덩이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생리도 끊겼다. 스테이시는 거식증이라는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서 여성성이나 모성과 관련된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것 같았다.

진은 스테이시의 비참한 상태를 보며 마음 아파했고 딸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기를 원했기에 우선 스테이시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도록 했다. “스테이시는 당신을 믿지 못하고 있어요. 엄마가 자신을 정말 사랑한다고 믿지 않을뿐더러 자신에게 무관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는 “어떻게 된 거니?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질문하도록 진에게 충고했다. 스테이시가 질문에 반응을 보이면 절대 종교적인 말이나 충고, 혹은 본인 이야기로 스테이시가 하는 말을 끊거나 방해하지 말고 잘 들으라고 조언했다.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오직 스테이시에게만 집중하고, 스테이시가 말하고 느끼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리고 지금껏 스테이시가 느끼지 못했던 조건 없는 사랑과 지지, 그리고 관심을 퍼부으라고 충고했다.



중독, 감정의 소용돌이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공허함의 본질과 만나야 회복될 수 있다

처음에 코트니가 나에게 전화 메시지를 남겼을 때, 중독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진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목소리에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중독 상담을 하면서 일찍이 깨달은 점은 사람의 외모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코트니는 일주일에 네 번씩 나를 만나러왔다. 그녀는 무분별한 성관계에 중독되어 있어 남자와 서서히 가까워지는 법에 익숙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했다. 코트니는 ‘남자를 만날 때 속도를 늦춰라. 바로 침대로 들어가는 관계가 아닌 좀 더 올바른 방법으로 데이트를 하라.’는 나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트니는 섹스를 끊자마자 고급 옷가게에서 고가의 옷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내 사무실로 들어와서는 판매원이 너무 친절해서 거절을 못하고 70만 원짜리 지갑을 사게 되었다고 씩씩거리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쇼핑 충동은 남자가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거절하지 못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중독의 종류가 바뀐 것이지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독에도 일종의 서열이 있다. 술이나 무분별한 섹스,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 모두 불쾌한 감정을 없애기 위한 행동이지만, 쇼핑을 과다하게 하는 것은 적어도 무분별한 섹스처럼 성병에 걸리거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진 않는다. 어쨌든 코트니에게 쇼핑을 과도하게 하는 것 역시 중독임을 분명히 알려주고 ‘10만 원 이상 돈을 쓸 때는 상담 시간에 미리 합의하기’와 같은 규칙을 정했다. 이런 식으로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하자 충동적인 구매 습관을 상당 부분 고칠 수 있었다. 상담한 지 여섯 달 정도 지났을 때는 낯선 남자와 더 이상 성관계를 하지 않았고 무분별하게 소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코트니의 중독 뒤에 숨겨져 있었던 고통을 해결하는 데는 거의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코트니처럼 어릴 때부터 중독에 빠져든 사람들은, 사실 중독에 빠지는 순간부터 정서 발달이 멈춰버린다. 중독에서 벗어나서 회복하기 시작할 때 그들은 정서 발달이 멈추었던 10대 상태에서 삶의 시계를 다시 돌려나간다. 코트니는 여전히 주 1회씩 나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나에게 온 지 28년이 되었으니 내가 만난 환자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상담을 받은 셈이다.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던 코트니의 아버지는 수차례 찾아와서 표면적으로는 코트니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본인의 문제를 다루고 싶어 했다. 그는 경직되고 불행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좀 더 좋은 아버지가 되고자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딸을 도울 수 있다고 지지해주었다. 코트니에게 자주 전화하고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제안했다. 코트니의 아버지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코트니 역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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