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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

바빗 로스차일드 지음 | 소울메이트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

바빗 로스차일드 지음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 372쪽 / 16,000원





1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이론



충격적인 사건은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신체가 충격적인 경험을 기억한다는 사실은 ‘찰리와 개’의 증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래에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다음 사례를 읽어 보자.

찰리와 개, 첫 번째 이야기: 어느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찰리는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큰 개 한 마리가 미친 듯이 짖으며 쫓아오는 게 아닌가. 그 순간, 자전거를 타면서 느꼈던 즐거운 기분은 순식간에 깨지고 말았다. 찰리는 가슴이 뛰면서 입이 바짝 타들어갔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들어가 자전거 페달을 더 빨리 밟아댔지만, 그 사나운 개는 순식간에 찰리를 따라잡더니 앞질렀다. 결국 개가 찰리를 덮치면서 오른쪽 허벅지를 물어버렸다. 찰리는 자전거와 함께 곤두박질쳤지만 개는 계속 짖어대면서 공격했고, 찰리는 끝내 의식을 잃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공공장소였기에 곧 주변 사람들이 달려와서 개를 떼어내고 구급차를 불렀다. 얼마 후 찰리의 다리는 회복되었지만, 찰리의 마음과 신경기관은 그렇지 못했다.

그때부터 찰리는 개를 볼 때마다 괴로웠다. 개를 스쳐보기만 해도, 심지어는 개가 집 안, 문이나 창문, 담 너머에 있어도 식은땀을 흘렸고 입이 바짝 마르고 어지러웠다. 그래서 찰리는 모든 개, 심지어 애완용 개조차 가까이 하지 않았다. 일단 개와 마주치면, 그 개가 인도에 있건 담 뒤편에 있건 상관하지 않고 피했다. 이렇듯 찰리는 개에게 말을 걸거나 쓰다듬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개랑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만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찰리의 삶은 점점 움츠러들었다.

그러던 중, 찰리는 한 재활치료 기관에서 훈련치료를 받다가 뜻밖에도 가장 극심한 공포를 체험하게 되었다. 당시 찰리는 쿠션 위에 편안하게 앉아서 강연을 듣고 있었는데, 왼쪽에 서 있는 강사의 말에 집중하느라 주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치료 기관의 마스코트인 ‘러프’라는 개가 아무도 모르게 치료를 받고 있던 모임에 끼어들었다. 러프는 살금살금 찰리의 오른쪽으로 다가와 누웠고, 귀여움을 받고 싶다는 듯이 머리를 들어 찰리의 오른쪽 다리에 살그머니 기댔다. 순간, 찰리는 무언가 오른쪽 다리를 누르는 듯한 느낌에 내려다보았다가, 러프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개에게 습격당했던 그때처럼 입이 바짝 마르기 시작하면서 심장이 요동쳤지만 다리는 굳어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이지 말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러프에 대한 찰리의 반응은 비단 심리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찰리는 사나운 개에게 습격당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이 개를 무서워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러프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찰리의 이러한 이성적인 생각은 신경계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찰리의 신체는 마치 다시 공격을 받는 것처럼 반응해 마비된 것이다. 실제로는 위협이 없었는데도 무엇 때문에 찰리의 뇌와 신체는 그토록 극단적인 반응을 일으켰을까? 왜 찰리는 개를 피하거나 밀쳐내지 못했을까? 왜 멀리서 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마르고 식은땀을 흘렸을까? 개를 만날 때마다 나타나는 찰리의 극단적인 반응을 멈추게 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이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정상적인 정신적ㆍ신체적 기능이나 기본적인 업무 능력 그리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 이는 외상 경험이 다른 일상 경험들과는 달리 쉽게 잊히거나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그 결과 외상환자들은 일상생활을 할 때 보는 것과 듣는 것을 포함한 신체지각 능력에 제한을 받는다. 그래서 자신들이 겪었던 치명적인 경험들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신체와 정신은 과거의 충격적인 일들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반응한다. 이렇듯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복합적인 정신생물학적 장애다. 외상 후 오랜 기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정신과 신체에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과거의 치명적인 경험이 되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외상을 경험한 사람 모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한다는 것은 잘못된 가정이며 사실과도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외상을 경험하는 사람 중 대략 20퍼센트 정도만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한다고 한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상당히 많다. 외상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비임상적 요소들로는 예상되는 스트레스에 대해 대비할 때, 스트레스에 맞서거나 회피했을 때, 혹은 환자 개개의 성장 과정, 신념체계, 과거의 경험, 개인적인 특성, 가족이나 공동체의 지원 등이 있다.

외상성 스트레스, 외상 후 스트레스의 구분: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캐나다 생리학자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를 ‘어떤 자극에 대해 신체가 나타내는 불특정한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보통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경험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이 있다. 하지만 결혼을 하거나, 이사를 하거나, 직업을 바꾸거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집을 떠나는 경우 등, 스스로 원해서 하는 긍정적인 경험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물론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스트레스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나타나며, 이를 외상성 스트레스(traumatic stress)라고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PTS)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에 외상성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외상성 스트레스가 DSM-Ⅳ(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4판)에서 규정된 증상을 보일 정도로 진행되었을 때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내릴 수 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날마다 심각한 장애를 겪는 경우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대부분이 외상을 극복했다고 여기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런 환자들은 실제로 외상을 회복한 것이 아니라, 단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만큼 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증상이 모호해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도 외상치료를 받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처럼 효과를 볼 수 있다(찰리가 겪는 장애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인데, 활동 영역이 제한되기는 하지만 개를 피하는 것 외에는 일상생활에 별 문제가 없다).

자율신경에 따른 우리 몸의 생존반응: 흥분, 특히 외상에 따른 과도한 흥분 상태는 뇌간과 대뇌피질 사이의 뇌 중심에 위치하는 변연계에 의해 중재된다. 이 부분은 생존에 관련된 활동과 감정 표현을 비롯해, 주로 먹는 것, 번식, 스트레스에 맞서거나 도피할 때 나타나는 본능적인 방어 행위 등을 조절한다. 또한 기억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변연계는 자율신경계(ANS)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변연계는 신체의 상태를 파악한 다음, 휴식을 취할 때나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자율신경계에 신호를 보낸다. 자율신경계는 평활근(민무늬근)을 비롯한 심장과 순환계, 콩팥, 폐, 창자, 방광, 눈동자 등 여러 내부 장기들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SNS)과 부교감신경(PSN)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둘은 기능적으로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즉 한쪽이 흥분되면 다른 한쪽은 억제된다. 교감신경은 주로 활동이나 스트레스(긍정적 또는 부정적)와 관계가 있고, 부교감신경은 휴식 및 안정 상태와 관계가 있다. 변연계는 극단적으로 충격적인 위협에 반응해 우리 몸이 방어 행동을 준비하도록 호르몬을 분비한다. 위협을 느끼면 소뇌와 편도체는 시상하부(변연계에 있는 양쪽 구조물)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① 교감신경 ② 코티코트로핀분비호르몬(CRH)’의 분비가 활성화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따로 일어나지만 서로 관계가 있으며, 다음과 같은 일을 수행한다. 첫째,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좌우 콩팥 위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인 부신을 자극해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한다. 그러면 우리 몸은 위협적인 상황에 맞서거나 피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더 많은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호흡과 맥박도 빨라진다.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피부에서 근육으로 피를 보내준다(찰리의 경우 호흡이 증가하고 혈액을 다리로 보내주어 평소보다 더 빨리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동시에 다른 기관에서는 코티코트로핀분비호르몬이 뇌하수체를 활성화시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분비하고,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은 부신을 활성화해 하이드로코티존과 코티졸을 분비한다. 외상 사건이 끝나고 스트레스를 극복하거나 회피했을 때, 코티졸은 경고 작용과 에피네프린ㆍ노르에피네프린 생산을 증가시키고 신체를 원상태로 회복시켜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체계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이라고 한다. 이는 외상을 설명할 때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는 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첼 예후다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는 부신이 경고반응을 중단시킬 만큼 코티졸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정상인보다 코티졸 수치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런 현상은 우울증과 같은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연구에서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에게서 경고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코티졸이 잘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과 코티졸의 작용에 관련된 흥미로운 반응 한 가지는 충격적인 위협에 직면했을 때 온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는 얼음반응이다. 생명에 위협을 느꼈을 때 도주가 불가능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이 지속되면, 변연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동시에 활성화시킨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소위 긴장성 부동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에게 잡힌 쥐가 죽어가거나 경직되는 경우, 사슴이 산 위의 도로를 건너다 차의 밝은 전조등에 갑자기 노출되었을 때 놀라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긴장성 부동의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화학적 작용과 관련이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투쟁ㆍ도피ㆍ얼음반응은 자율신경에 따른 생존반응이다. 이 반응은 즉각 일어난다는 점에서 반사작용과 비슷하지만, 반응이 일어나는 기전은 단순한 반사작용보다 훨씬 복잡하다. 변연계와 자율신경계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마자 본능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하지만 외상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부의 위협에 맞서 싸우거나 도피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거나 도망가지 못하고, 얼어붙거나 ‘죽어가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 많은 죄의식을 느끼고 부끄러워한다. 이런 경우 ‘얼음반응은 본능이다.’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면 환자 스스로 죄의식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위협적인 사건이 다시 기억났을 때 신체의 방어반응: 변연계가 자율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외상 사건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존 반응이다.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는 위협이 사라지고 무사히 살아남은 상태에서도 자율신경계가 계속 흥분된 상태로 있다. 만약 외상 사건이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 겪는 상황인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비록 과거의 일이라 하더라도 지금 겪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찰리는 사건 이후 개에게 다시 공격받은 적이 없지만, 개와 마주칠 때마다 몸과 마음이 과거와 같은 위협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 반응했다).

변연계에는 기억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로 연관된 두 개의 영역이 있다. 이 영역을 해마와 편도라고 한다. 성장기에 있는 신체를 연구한 결과, 이 두 영역은 외상 사건을 기억하고 분류하며, 다시 회상하는 데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도는 테러나 공포와 같은 매우 긴장된 감정적인 기억을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외상 사건을 겪는 동안이나 그 기억을 회상할 때 활성화된다. 이와는 반대로 해마는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공간 등의 배경을 처리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점과 장소에 맞게 사건을 기억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즉 해마는 사건의 시작, 중간 경과, 결말을 처리한다. 이런 해마의 역할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해마의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외상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위협을 겪는 동안 해마의 활성이 때때로 억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해마에서 외상 사건을 기억하고 처리하는 통상적인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외상 사건이 개인의 기억 속에 적절히 자리 잡지 못하고 현실세계로 끊임없이 파고든다. 즉 이미 지나간 충격적인 사건이 계속 생각나면서 정작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핵심 증상인 ‘플래시백’을 설명하는 유력한 기전이다. 이렇듯 회상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과거의 충격이 다시 살아나게 한다.

해리와 부동,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지능력의 분리를 뜻하는 해리는 DSM-Ⅲ(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3판)과 DSM-Ⅳ(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4판)에서 급성 스트레스 장애의 한 증상으로는 언급되었지만, 뜻밖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들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불안 장애가 아닌 해리성 장애에 속한다는 반론이 커지고 있다. 외상성 스트레스 연구에 관한 국제학회에서 한 토론자는 이 문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는데, 수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이것이 어떤 종류의 해리인지, 어떻게 발생하는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다.

현재 시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여러 형태의 의식 분열로 이루어진 하나의 복합적인 질환인 것으로 보인다. 넓은 범위의 분열은 내가 왜 부엌으로 가고 있는지를 잊어버리는 단순한 형태부터 과거에는 다중 인격 장애로 불렸던 해리성 정체 장애의 극단적인 형태까지 다양하다. 외상 사건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나타나는 해리는 시간관념의 변화, 통증에 대한 감각 감소, 공포와 증오 감정 상실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데, 이는 외상 위협에 대해 얼음반응을 보였던 사람에게 나타나는 특징과 비슷하다. 다만 얼음반응이 분열의 한 형태인지 증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심각한 결과들은 해리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해리는 고통에서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이며 실제로 이런 방어 기능을 잘 수행하지만 그 대신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여러 분야에서 해리 현상을 연구한 결과, 외상 사건 중에 일어나는 해리는 나중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드러났다.외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결과: 외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결과는 피해자의 나이, 외상의 성질, 외상에 대한 반응, 피해자가 겪는 후유증에 대한 치료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나타나는 여러 증상 때문에 생활의 질은 물론 업무 능력까지 떨어진다. 외상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된 상태로 있으면, 신체가 지나치게 활동적인 상태에 시달리다가 결국 탈진하게 된다. 또한 과거에 겪었던 외상이 다시 생각나면 갑자기 순간적으로 공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환자들은 외상 그 자체뿐만 아니라, 외상에 대한 자신의 반응조차도 두려워한다.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생체신호라도 일단 신체반응이 나타나면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도한 행동이나 흥분 상태를 가리키는 심박 수의 증가는 그 자체로도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외상반응의 하나인 심박수의 증가를 다시 떠올리게 해서 결국 외상 사건과 연결된다. 주변의 많은 것들을, 때로는 모든 것들을 위험하다고 느끼면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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