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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단련하는 책 읽기

송광택 지음 | 끌레마
나를 단련하는 책 읽기

송광택 지음

끌레마 / 2012년 10월 / 196쪽 / 12,800원





1부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평생학습자만이 살아남는다

한 사람의 일생 80년을 하루 24시간에 대입해보면 스무 살은 오전 6시이다. 적어도 오후 6시까지는 40여 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을 소중한 날들로 만들고자 한다면 20대에 어떤 인생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실천해나가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그럼, 20대에게 필요한 인생전략은 무엇인가? 필자는 20대에는 반드시 평생학습자의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곧 도태되고, 결국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속도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를 읽고 받아들여 학습해나가는 능력이 핵심적이다. 따라서 독서력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독서는 스스로 배우는 왕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가 ‘학습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이 될 것이다. 독서가 바로 그 길을 안내한다. 그 길은 성장의 길이요, 변화의 길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의 한계를 갖고 있다. 사물과 현상을 볼 때 우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을 본다. 실체를 그대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위치와 관점에서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받아들인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한계이다. 자신의 처지와 경험 그리고 선입관은 우리의 눈을 제한한다. 독서는 이러한 한계를 깨뜨리는 중요한 방법이다. 인생의 스승들과 선배들이 더 분명하게 그리고 더 깊이 보고 발견한 것들로부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자신과 입장이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도 독자의 능력에 따라 유익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20대는 평생학습자의 습관을 만들어가는 시기이다. 시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에 비례해서 빠르고 유연한 대처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점점 증가하는 세계의 복잡성은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학습은 이미 검증된 지식의 조각만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배우는 능력 그리고 학습하는 방식을 개선해나가는 능력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미래학자 다니엘 번즈는 “미래는 끊임없이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지만 그것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시대의 속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평생 배우고 익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투자가 바로 독서이다. 20대에 독서 습관을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따라 앞으로 60년의 삶의 질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독서는 비전을 발견하는 창구이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가운데 많은 젊은이들이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대학 3, 4학년생뿐만 아니라 1, 2학년 학생들까지 스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펙은 학점, 토익 등의 영어 점수, 인턴 경험, 봉사활동, 그리고 자격증 등을 포함하는, 취업에 필요한 일정한 자격을 뜻하는 개념이다. 물론 스펙이 취업에 필요한 능력을 검증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스펙만으로 경쟁에서 앞서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오히려 더 나은 스펙을 향한 극단적인 경쟁만을 요구할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의 차원을 뛰어넘어 다른 이들보다 손쉽게 앞서가는 방법이 있다. 책을 읽는 것이다. 리더(leader)가 되려면 리더(reader)가 되어야 한다. 탁월한 지도자가 되려면 뛰어난 독서가가 되어야 한다. 독서는 지도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 비전을 발견하고, 인생의 무대에 당당히 주인공으로 선 사람들의 일화는 무수히 많다.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꿈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 꿈이 없는 청춘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젊은 시절에 허황된 꿈만 꾸는 것은 무의미하다. 비전은 단순한 바람이나 꿈이 아니다. 비전은 현실 가능성, 자기 확신, 적극적인 실행력을 포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비전은 필연적으로 자기 단련의 과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전을 가진 이는 어려움이 닥쳐도 그 고난과 좌절마저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젊은 날의 독서는 인생의 비전을 심어준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고 성취해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키워준다.



2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양서 속에서 적서를 찾아라

“적시(適詩)에 적서(適書)를 적자(適者)에게(The right book for the right reader at right time)”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 책을 만나는 운명적 시간이라는 게 있다. 10대 시절에 가볍게 읽고 지나친 책이 20대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다가오기도 한다. 혹은 20대에 온 영혼을 흔들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던 책을 중년이 되어 다시 읽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 필자는 한 지역의 독서클럽에서 『꽃들에게 희망을』을 함께 읽고 독후감을 나누었다. 당시 전업주부 한 분이 독후감을 이야기하다가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면서 젊은 시절의 꿈을 접은 두 아이의 어머니였다. 초등학생도 읽는 짧은 동화 한 편이 그녀의 지난 세월 속에 잊고 있었던 좌절된 꿈을 건드린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그녀는 심리학 전공을 살려 독서치료사가 되었고, 현재 독서지도와 관련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부각되는 독서법으로 ‘상황 독서’가 있다. 이 독서법은 독서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려는 한 방편으로 탄생했다. 상황 독서에서는 독자가 느끼는 문제 상황이 내적인 문제인지 혹은 외적인 문제인지 먼저 나눈다. 외적인 문제인 경우 다시 갈등 대상에 따라 가족ㆍ학교ㆍ친구ㆍ사랑ㆍ진로 등으로 나누어 그 문제에 적합한 책을 찾아 읽는다. 따라서 상황 독서에서는 상황에 맞는 독서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선택할 때는 보통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동기나 목적에 따라 책을 정한 뒤에 그것을 고르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그냥 막연히 서가에 가서 여러 가지 책을 살펴본 후에 저자와 제목과 내용을 대충 살펴본 후에 책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상당수의 독자들은 후자에 속한다. 이 경우 자유롭게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을 선택할 수 있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해 자신에게 적합한 도서를 선택할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

반면 자기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미리 책을 정해두고 찾아서 읽는 상황 독서를 한 독자는 독서 효율을 매우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이미 독서 동기가 충만하고,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그 책은 마치 목마른 사람에게 주는 생수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수많은 책들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적서를 고르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 적서를 고르기 위해서는 우선 책을 읽는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다. 여러 전문가가 말하는 일반적인 독서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Information(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읽는다), Research(조사나 연구를 위해서 읽는다), Recreation(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읽는다), Inspiration(교양을 높이고 정신적 자극을 받기 위해서 읽는다).

그럼, 어떻게 적서를 만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양서를 꾸준히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적서를 선택할 안목을 갖게 된다. 더불어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적서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신문이나 TV의 소개 또는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하는 방법, 같은 취향이나 취미를 갖고 있는 지인들과 독서목록을 공유하는 방법,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선택하는 방법 등을 취사선택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때에 맞는 적서가 운명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책벌레들 중에는 어느 날 우연히 헌책방 한구석에 꽂혀 있는 ‘내 인생의 한 권’을 찾아낸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항상 자신에게 꼭 필요한 책을 찾아내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적시에 적서를 읽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꾸준히 양서를 읽어온 사람은 자신의 적서를 선택하는 안목을 갖게 되고, 어느 날 운명적으로 ‘내 인생의 책’을 만나는 선물도 얻을 수 있다.



3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목적에 따라 알맞은 독서 계획을 세워라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누구나 어떤 목적을 갖고 책을 읽는 것이다. 독서 경영으로 유명한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은 뛰어난 독서가이다. 직원들을 위한 추천도서는 그가 직접 선정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짧은 서평을 곁들여서 책을 소개하고 읽어볼 것을 권한다. 한 권의 추천도서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보통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추천도서는 초ㆍ중ㆍ고급으로 구분하며, 평가를 통해 수시로 교체한다. 이 세심하고 치밀한 독서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책 속의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독서 계획을 세울 때에는 독서의 목적, 분야, 읽을 책, 독서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 독서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독서를 통해 전공 분야의 대가가 되려는 목적을 세울 것이다. 한 분야의 책을 1000권 읽는다면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자기의 전공 분야를 파고들어 강점을 계발하고 극대화하는 것도 독서의 중요한 목적이다. 예를 들면, 관심 분야의 신간을 매달 2권 이상 읽는다는 목표를 세운 후 독서력이 향상된 후에는 해당 분야의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책들을 찾아 읽을 수 있다.

평생학습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독서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인 목적이 있을 때 강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지고 단기적인 독서 전략을 세우기도 쉽다. 하지만 장기적인 목적에만 치중하면 독서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재미보다 의무감으로 책을 읽게 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독서가 가능하려면 장ㆍ단기 목표를 함께 고려해 독서목록을 적절히 안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생각해보라. 이 두 가지 질문을 충족할 수 있는 독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서 계획을 세울 때는 우선 책 읽기의 코드를 자신이 당면한 문제와 취향에 맞춰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독서 계획을 세우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시작은 자신의 문제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어느 정도 독서력이 쌓이면 점차적으로 독서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그래야 책 읽기의 자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한 자리에서 모든 계획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틈틈이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의 목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독서 이력은 인생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반영해준다. 이를 점검해가면서 때때로 독서 목적과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삶의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는 과정 속에서 읽어야 할 목록에 새로운 책이 계속 추가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변화경영의 전문가인 구본형은 자신의 저서에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고 말한다. 각자가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하려면 정신적으로 굳게 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만 한 것이 없다. 목적이 분명한 독서를 통해 매 순간 삶을 새롭게 쇄신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구조를 파악하고 키워드로 읽어라

탁월한 독자가 되려면 구조 읽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구조 읽기란 내용의 전개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글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글을 작성한 필자가 내용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글의 세부 내용을 전개하는 보편적인 방식은 아래와 같다. 1. 비교와 대조의 방법 2. 원인과 결과의 방법 3. 연속적 순서의 방법 4. 예시의 방법 5. 분류 및 분석의 방법. 따라서 글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는 집필 과정을 역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글쓰기 전문가인 임정섭은 자신의 저서 『프로는 한 장짜리 기획서도 다르다』에서 글쓰기의 5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단계 아이디어 떠올리기(idea), 2단계 생각 토해내기(think out), 3단계 정리하기(arrangement), 4단계 조사와 분석하기(research), 5단계 글쓰기(biz writing).

좋은 글은 좋은 구조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은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해 낼 수 있는 지식과 현상과 세계를 적절히 조직해 낼 수 있는 구성력, 그리고 생각과 사고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을 갖추고 있다. 책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에만 집중하지 말고 글의 구조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글을 읽으면서 “구성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글의 구조, 즉 구성과 조직이 잘 짜인 글은 단락과 단락의 연결 관계,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 인용과 예시를 주제에 연결시키는 방법이 매우 뛰어나다. 책을 읽을 때 글의 구조를 따져보는 습관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기본 태도이기도 하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책을 잘 읽는 사람은 구조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키워드 읽기에도 능하다. 일반적으로 각 장이나 문단에서 자주 나타나는 단어가 키워드다. 예를 들면,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는 제목인 ‘종의 기원’이 책 전체의 키워드이다. 키워드가 중요한 이유는 책의 핵심 내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실용서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5%의 분량으로 요약할 수 있다. 키워드로 읽는 것은 요약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같다.

요약 능력을 기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주어진 글에 제목을 붙여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문단을 키워드 중심으로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고,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면 한 장 전체 그리고 한 권 전체를 요약해보면서 점차 요약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글 전체나 글의 일부에 대해서 한 문장으로 제목을 붙여보는 것은 키워드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파악하는 지름길이다. 신문의 칼럼이나 사설을 활용해 원래 제목을 지우고 읽은 다음 제목을 붙여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책을 읽으면서 핵심을 파악하고 싶다면, 먼저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라. 조만간 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4부 독서가 10배 더 즐거워지는 노하우



블로그나 카페에 독서일기를 써라

독서일기란 무엇인가? 독서일기란 책을 읽은 후 그 느낌과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매일 또는 규칙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고인이 된 평론가 김현의 『행복한 책 읽기』는 일종의 독서일기이다. 그 기록은 평론을 위한 기초 작업이기도 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시리즈도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들의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도 문학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내는 지속적인 독서량에 크게 놀라게 된다. 독서일기의 효과는 독서 감상문을 쓰는 경우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형식과 기술 방식에 있어서 더 자유롭고 매우 사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김현의 독서일기 가운데 일부를 읽어보자.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문학과지성사, 1987)를 여러 날에 걸쳐 정독을 했다. 역시 그의 재능은 시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산문에 있다. 그의 시는 유럽적 의미에서의 묘사의 시다. (…) 그의 산문은 최인훈의 그것을 읽을 때처럼 단정하고 지적이고 간절하다.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서정적인 점도 최인훈과 닮았다. 그의 소설은 쥬네트가 곁다리 텍스트라고 부른 텍스트의 곁다리를 제대로 읽어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1987.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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