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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거래

강은희 지음 | 책이있는마을
위험한 거래

강은희 지음

책이있는마을 / 2012년 8월 / 295쪽 / 15,000원



제1장 '먹거리 위기'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먹거리 시장, 재벌 독식시대

먹거리 시장 재벌독식, 먹거리 재앙 부른다: 중대형 유통망과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먹거리 시장까지 장악한 대기업이 그다음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값싼 곡물시장'이다. 먹거리 시장에서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려는 대기업은 미국 등에서 대량 생산하는 밀, 옥수수, 콩 등 곡물은 물론이고, 채소까지 값싼 재료를 수입해다 쓰기를 원한다. 값싼 재료는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 값싼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국내산 농산물보다 가격이 싼 곡물을 수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협정이 바로 한미FTA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산물 시장은 최대 55% 이상의 관세가 철폐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값싼 곡물'을 수입하는 데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특히 미국산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훨씬 싼 유전자조작(GMO) 식품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먹거리 시장'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높일 기회를 잡는 것이다.

대기업의 '먹거리 시장' 독식은 국내농업이 위축될수록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내농업의 위축과 포기 이후 먹거리 시장을 재벌이 완전히 독식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수입농산물은 물론이고 가공식품, 육류 등 식재료는 급속히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먹거리 유통과 음식업 등을 장악한 대자본은 손쉽게 가격결정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FTA가 무차별적인 관세철폐로 값싼 농산물의 시장개방을 허락함으로써 재벌과 대기업에겐 막대한 폭리를 보장해주는 반면, 대다수 국민들에겐 재앙을 안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곡물공룡 '카길'에 식량을 의존하는 나라

농업 포기, 곡물공룡 '카길' 밀어주기: 농업을 희생하여 수출판로를 열겠다는 70년대식 개념의 무역기조는 국내 식량위기를 부추기고 세계적인 식량위기와 맞물리면서 우리의 먹거리에 재앙을 불러온다. 특히 이 재앙은 식량자립도가 낮아질수록 수입의존도를 높여 소비자 가격의 폭등을 불러오지만, '먹거리의 질'도 떨어뜨리고 '안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한미FTA는 미국 측의 예외 없는 관세철폐를 수용한 결과, 발효 즉시 38%의 농축산물 품목에 매겨졌던 55%에 가까운 관세가 사라지고, 시장이 개방되면 30조 원이 넘는 미국산 농수축산물이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한국정부는 한미FTA 체결을 앞두고 관세철폐와 수입개방을 통해 농산물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 농산물을 수입개방한 이후 가격이 떨어졌는지 아니면 가격이 올랐는지를 살펴보면 정부 입장의 진위를 알 수 있다. 국내 식량은 75%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60%가 미국의 초국적 자본이자 곡물 메이저 기업에 속하는 '카길'이라는 곡물수출입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카길은 2011년까지 국내 곡물과 사료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미국산 소고기 시장 점유율 2위로 한국 내 곡물과 육류 등 먹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유전자조작 콩을 대량으로 싼값에 들여와 창고에 보관한 후 콩기름을 짜고, 그 찌꺼기로 사료를 만들어 판매한다.

식량주권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한미FTA 발효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는 농업과 축산업이다. 농업과 축산업의 위기는 식량주권의 위기를 부르고, 식량주권의 위기는 곧 식료품비용의 상승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다. 더군다나 한미FTA 협정문을 보면 '농업시장 개방을 통한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도 없다. 그야말로 농업을 포기하고 미국산 농산물에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미FTA에 나타난 농업 분야 관련 5대 독소조항을 살펴보자.

첫째, WTO가 규정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 제한조치)를 무력화하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외국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인해 국내농업이 급속도로 위축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중단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다. 예를 들어 협정발효 1년차에 소고기를 27만 톤 이상 수입하고, 이를 초과하는 분량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그해 연말까지만 발동을 할 수 있고, 16년차 이후로는 폐지된다. 이 기준으로 보면 농산물은 16년 동안 딱 한 번만 세이프가드 발동이 가능하고 수입량을 줄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둘째, 한미FTA는 WTO가 수입허용의 대가로 한국에 보장한 평균 55%에 이르는 관세율 보호벽을 완전히 해체시키고 있다. 셋째, 한미FTA는 미국식 식품체계를 한국에 이식하는 장치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07년 4월 한미FTA 체결 직전에 농업생명공학 양해각서를 관철하면서, 미국의 유전자조작 식품(GMO) 체계를 이식하고 있는데, 협정문에서는 유전자조작 식품표시제에 대한 한국의 법률과 규제도 미국이 '예측할 수 있는(predictable)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제2항).

넷째, 쌀도 위험하다. 위키리크스가 밝힌 버시바우 대사의 외교전문을 보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쌀은 한국의 쌀 수입 자유화 조치(관세화) '재논의(revisit)'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와 외교통상부의 국회답변을 보면, 미국은 쌀 문제에 대해 어떤 것이든 한국과 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섯째, 한미FTA는 미국의 막대한 '농업보조금'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농업은 관세철폐로 인한 손실은 거의 없지만, 한국의 농업은 관세철폐로 인해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정부는 매년 4조 원의 농어촌특별세를 시민들에게 걷어 농업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농업의 경쟁력 강화는 애초에 시장개방을 하지 않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배운다

한미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더 심각한 불평등협정이라 평가되고 있다. 로라 칼슨 멕시코시티 국제정책연구소 연구원은 2011년 미국 <포린폴리시인포커스>(FPIF)칼럼을 통해 NAFTA 이후 멕시코의 모습을 소개했다. 프레시안에 소개된 그의 글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NAFTA 이후 전체 인구의 25%, 어린이 20%가 영양실조 상태: NAFTA 이후 멕시코는 국내식량 소비량의 4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전에 식량수입은 18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4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쌀의 80%, 대두의 95%, 기타 콩류의 33%, 밀의 56%를 수입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세계 제일의 분유 수입국이다. 한참 번창하던 멕시코 낙농업은 NAFTA 이후 결단이 나버렸고, 초국적 분유산업에 낙농업이 점령당한 후 유아들의 영양실조 문제가 심각해졌다. 산모들의 영양상태가 열악하여 태어날 때부터 영양실조 상태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의존한 식량체계, 대재앙 불러: 멕시코의 불행은 '비교우위론'에 입각하여 주식량 작물인 옥수수 재배를 포기하는 NAFTA 협정에 서명한 일 때문이다. 멕시코의 대부분 지역은 옥수수를 재배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산출량이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비교우위론에 입각하여 옥수수는 수입으로 대체되고, 비교우위를 가진 작물들을 재배하는 데 전력했다. 멕시코 정부는 옥수수 농사를 짓던 300만 명의 비효율적인(?) 농부들과 가족들의 값싼 노동력이 '비교우위'를 형성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공장으로 이동하면 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NAFTA 발효 17년 후 200만 명의 농민이 헐값에 토지를 넘기고 자신이 살던 땅을 떠났지만, 그들은 정부의 바람과 달리 공장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아울러 대규모 인구이동이 일어났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인구는 연 50만 명에 달했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멕시코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떠났던 것이다.

이상 멕시코의 상황을 소개해 보았다. 멕시코와 한국이 다른 점은 딱 한 가지, 멕시코는 주식인 옥수수 재배를 포기했고, 한국은 주식인 '쌀'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쌀을 자유무역대상에서 '예외'를 지켰지만 2014년까지다. 또한 쌀을 지속적인 예외 품목으로 허용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반면에 멕시코의 식량자급률은 한국의 26%대보다 오히려 높다. 멕시코는 식량의 42%를 수입에 의존하지만, 한국은 75% 가까이 수입에 의존한다. 주식인 '쌀'의 자급률이 104%를 유지하기 때문에 그 충격을 덜 받고 있을 뿐이다. 한국과 멕시코의 공통점은 카길과 같은 초국적 기업에게 식량수급을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멕시코가 처한 현실에서 배워야 할 것은 NAFTA 이후 국제식량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식량난이다. 식량수입의 75%를 카길과 같은 초국적 자본에 의존하는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제2장 미국산 소고기 '닥치고 먹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검역주권 포기했나

미국 광우병 소고기, 수입(검역)중단은 없다?: 2012년 4월 25일 미국 농무부는 캘리포니아 주의 한 농장에서 키우던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미 보건당국은 문제의 소를 시중에 유통시키지 않았다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국가들이 수입중단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한국정부는 미국의 발표가 있은 직후 '검역중단'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검역중단'은 '수입중단'조치와 같은 효력을 지닌다. 수입산 소고기가 검역을 거치지 않으면 창고에 쌓여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수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철회되었다.

미국정부가 2008년 4월 협상으로 '수입중단'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자, 한국정부는 '검역강화'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정부의 태도변화에 대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검역주권까지 미국에 넘겨준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했다.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음에도 정부는 시중에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를 유지하는 분위기를 만든 셈이다. 이미 수입된 소고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였다.

미국정부는 발견된 광우병 젖소가 10년 7개월 된 늙은 젖소이기 때문에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하는 나라와는 무관하며 미국산 소고기는 여전히 안전하다고 밤낮으로 반복해서 여론을 환기시켰다. 하지만 광우병 소가 발견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중단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면 즉시 검역중단,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던 한국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검역중단 또는 수입중단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국산 소고기만 특별대우(?): 현재 한국이 소고기를 수입하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 5개국이다. 이들 나라 중 미국을 제외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는 광우병이 발견되는 즉시 검역중단이나 수입중단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수입위생 조건의 본문에 명시되어 있다.

제3장 한미FTA, 공공요금 폭등 부른다



대한민국의 진짜 위기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

한미FTA의 최대 이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 Investor-State Dispute)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실제 한미FTA의 가장 핵심 분야는 공공부문 서비스산업의 금융시장개방인데, ISD는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국가의 재정을 투자자의 현금주머니로 둔갑시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의 공공정책으로 인한 간접적 영향이 있는 부분까지 소송대상이 되기 때문에 국가의 공공정책을 통제하는 막강한 '나비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소송이 국가 밖에서 공인되지 않은 제3의 장소에서 이뤄지므로 사법적 주권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ISD, 투기자본조차도 '규제' 불가능: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들이 있다. 그런데 이 '최소한'의 규제마저도 없애기 위해 투자자들은 고민 끝에 하나의 '꼼수'로 ISD를 생각해냈다. 한미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는 투자자가 정부를 직접 '중재회부'하여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쉽게 말해 투자자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손해를 보면,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등 중재제기(일종의 제소)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ISD로 인해 국가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권한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더욱 기막힌 것은 중재제기 시 판정을 내리는 기관이 국내기관이 아닌 '제3의 해외기관'이라는 점이다.

1994년 체결된 북미자유협정 11조에 최초로 ISD가 명기되었다. 이 조항에 대해 멕시코의 시민들은 "이런 식의 NAFTA가 체결되면, 정부의 공공정책들은 물론 국가의 통상 주권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멕시코 정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적극 설득에 나섰다. "우리 기업들도 손해를 입으면 미국을 상대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멕시코에서 체결된 이후 같은 조건으로 미국-캐나다 간 FTA에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는 미국기업들의 빗발치는 중재제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였다. 대부분 건강과 환경 같은 공공복리를 위한 필수적인 규제였음에도 두 국가는 재판에 패소했다.

캐나다는 총 1억 5,700만 캐나다 달러(한화 약 1,700억), 멕시코는 1억 8,7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를 투자자의 손해배상금으로 지불했다. 또 미리 패소를 예상하고 판결 전에 합의금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규제는 겁이 나서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반면, 캐나다기업이 미국정부를 상대로 ISD로 제소한 경우는 기각되거나 모두 패소하였다. 미국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총 19건의 중재제소 중 모든 재판에서 단 한 푼의 돈도 배상하지 않아 '100전 100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불공정한 '미국식 FTA'의 폐해를 똑똑히 지켜본 호주는 200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ISD조항을 FTA협정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이는 농업국가인 호주가 농산물 부분 관세철폐 연기까지 미국에 양보하면서 어렵게 얻어낸 결과였다.

'자동동의조항' 포함된 '한국형ISD', 한국 재벌도 한통속(?)!: 2007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은 캐나다와 멕시코보다 더 개악된 '자동동의조항'이 포함된 ISD를 겁 없이 덜컥 수용했다. '자동동의조항'은 투자국가 동의 없이 중재제소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원래 중재제기는 일반적인 소송과 달리 양 당사자인 정부와 투자자 모두가 동의해야만 성립되기 때문에, 한쪽에서 소송을 걸어도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이를 모를 리 없는 투자자들은 한미FTA에 '자동동의조항'을 삽입했다. 투자자들의 중재요구에 정부가 '무조건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는 소송에 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투자자의 중재 신청에 대해 국가는 싫든 좋든 세계은행 산하 중재위원회에서 소명을 밝혀야만 한다. 캐나다나 멕시코보다 중재제소가 더욱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공공정책 무력화와 통상주권 상실을 우려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부의 통상외교 관료는 기다렸다는 듯 큰소리를 쳤다. "그럴 줄 알고 우리는 ISD의 예외분야를 마련해 놓았다"며 "예외분야를 협정문에 포함시켜 뒀으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자랑하듯이 말했다. 협정에 명시된 예외분야는 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가격 안정화정책 등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들이라고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왜냐하면 예외는 아무 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단서조항'에 부합될 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 경우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때를 제외하고'라는 단서조항에 달려 있다. 이는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으로 미국기업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라 해도 ISD의 예외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단서조항 부합 여부 즉, 예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곳 역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 중재소라는 점이다. 미국이 단 한 번도 패소하지 않았던 바로 그곳, 세계은행에서 단서조항에 부합된다고 인정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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