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의 습격
유진규 지음 | 황금물고기
옥수수의 습격
유진규 지음
황금물고기 / 2011년 12월 / 268쪽 / 14,800원
기적의 버터
두 가지 의문: 2008년 가을, 파주의 한 농장에서 나는 놀랍도록 고운 빛깔의 토종닭들과 우연히 대면했다. 인서트로 사용할 몇 커트의 닭 그림을 촬영하러 혼자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찾았던 그 토종닭농장에는 곱고 윤기 나는 깃털에 생기 넘치는 눈을 가진 통통한 토종닭들이 200여 마리 정도 사육되고 있었다. 촬영은 10여 분 만에 끝났다. 농장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문득 이 닭들이 낳은 달걀을 얻어다가 당시 두 살이던 아들에게 먹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서 계란만 먹으면 온몸이 벌겋게 변했다. 닭고기에도 같은 반응이었고, 내로라하는 생협의 유기농 계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왠지 이 닭들이 낳은 계란이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가져 온 계란을 프라이해서 흰자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먹였다. 30분 정도가 지나도 아이의 얼굴에는 이상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과거엔 계란을 먹이고 5분이면 입 주위부터 벌겋게 물들기 시작해 30분이면 온몸에 붉은 반점들이 생겼었다. 계란이 들어간 과자나 빵은 물론, 계란 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에도 같은 반응을 일으키곤 했다.
아이는 계란 하나를 다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계란을 더 달라고 했다. 내친김에 하나 더 먹였다. 계란 두 개를 먹고도 아이는 멀쩡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 계란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그날 이후 이 계란의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어 계속 내 머리의 한쪽을 지배했다. 그리고 이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발견하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마침내 그 실마리를 발견하던 날, 이 이야기는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충분히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동안 나를 괴롭힌 다른 한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두 번째 의문은 웰빙 열풍을 타고 텔레비전을 통해 번진 채식주의에 관한 것이었다.
참고로 '채식을 하면 건강하고 육식을 하면 그렇지 못하다'라는 믿음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회식으로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가? 설탕처럼 인류가 최근에 들어서야 먹기 시작한 음식이라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겠지만, 고기는 진화의 시작부터 인간이 먹어왔던 아주 오래된 음식이다. 진화의 과정을 함께해 온 음식인 고기가 왜 건강에 해를 주는 나쁜 음식일까? 이누이트는 고래와 바다사자 등 포유류의 지방을 즐겨 먹고도 건강하다. 고기가 나쁜 음식이라면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집단들이 건강한 이유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이 두 가지 의문에 대한 답이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이에게 달걀을 먹인 지 2년이 지난 뒤였다. 그리고 만약 내가 상정한 답이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을 포함하여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답이란 유제품을 포함하여 현재의 고기와 과거의 고기가 질적으로 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과거의 고기는 건강상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의 고기와 유제품은 어떤 이유로 건강에 나쁜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버터광 지미 무어: 내가 지미 무어를 만난 것은 어느 6월의 화창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지미 무어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 그에 대해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그가 버터를 먹고 살을 뺐다는 것과 그의 주소뿐이었다. 그를 방문한 날, 나는 그에게 아침 식사 장면부터 촬영하겠다고 했다. 지미 무어는 냉장고를 열고 버터와 계란을 꺼냈다. 놀라운 것은 바로 다음 장면이었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덜어 넣는 양이 그야말로 프라이팬 한가득이었다. 그래서 커다란 버터 덩어리들 옆에 깨 넣은 계란 3개는 양념처럼 보였다. 계란보다 버터가 더 많은 달걀 스크램블! 그가 하루에 먹는 버터의 양은 작은 접시로 하나 가득할 정도인데, 이렇게 많은 버터를 먹기 시작한 건 6년 전이었다고 한다. 버터를 먹기 전 그는 다른 보통의 미국인들처럼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 그리고 초콜릿 케이크와 편의점에서 사온 각종 스낵들을 즐겨 먹었다.
그 결과 20대에 이미 그의 몸은 극장 좌석과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불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심장의 기능이 위협받을 수준으로까지 건강이 악화되었다. 결국 살기 위해서 그는 살을 빼야만 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다가 마침내 버터 같은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걸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는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살이 빠졌다. 무려 410파운드(약 186Kg)나 나가던 뚱보, 지미 무어였지만 지금의 그는 270파운드, 약간 통통한 정도이다.
그 모두가 버터의 힘이라고 그는 말하면서,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식욕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버터가 포만감을 주었기 때문에 빵과 과자류 등 탄수화물을 훨씬 적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건강의 적으로 여기며 되도록 멀리하려 애쓰는 버터를 그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퍼먹게 된 것은 버터를 즐겨 드시던 할머니 때문이었다고 했는데, 그의 할머니는 버터를 즐겨 드셨지만, 건강하셨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지미 무어도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몸무게만 준 게 아니라, 건강도 좋아졌다고 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놀랍도록 좋아진 것이 그 단적인 예인데,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아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아무 버터나 먹는 게 아닙니다 / 왜 요즘 버터는 딱딱하죠?: 지미 무어는 그가 먹는 버터가 일반 버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노란색 버터를 들어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는데, 그가 해준 말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소가 풀을 먹으면 버터는 노란색을 띤다. 풀의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우리가 버터를 노란색으로 기억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소가 옥수수를 먹으면 버터는 흰색이 된다. 시중의 버터가 노란색인 것은 색소를 넣기 때문이다. 한편 풀을 먹은 소의 버터에는 몸에 좋은 여러 가지 성분들이 많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풀을 먹은 소의 버터는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 반면에 옥수수를 먹인 소의 버터는 몸에 나쁜 오메가-6 지방산이 많고 비타민을 비롯한 미량의 영양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섭취하는 기름이나 지방이 많은 물질들에는 오메가-3는 아주 적고 오메가-6가 많이 함유돼 있다. 참고로 오늘날 보통의 식단에 포함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20:1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수치는 5:1 이하여야 하고, 이상적인 수치는 4:1이다.
버터를 살려낸 대머리 박사님: 한때는 온통 아마 밭이었던 랜 지역의 경작지는 대부분 옥수수밭으로 바뀌어 있다. 피에르 베일 박사의 연구소와 사료공장도 옥수수밭 한가운데 있었다. 피에르 베일 박사에게도 오메가-3 축산품 실험은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실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가 처음 한 말은 즐거움에 관한 것이었다.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일 순 없습니다. 먹는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이 실험에서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흔히 병원에 가면 의사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까 버터도 먹지 말고 달걀도 먹지 말라고 한다. 고기도 먹지 말라고 하니 환자들은 괴롭다. 하지만 베일 박사는 고기를 금지하지 않고, 대신 좋은 고기를 제공했다. 달걀을 금지하지 않고, 대신 오메가-3가 풍부한 달걀을 주었다. 맛도 훌륭했다. 그는 말했다. "피실험자 중에는 체중이 15킬로그램까지 빠진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잘 먹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어요. 배고픈 적도 없고, 항상 잘 먹고,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정말 놀랍죠."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금지하는 것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영양정책이다. 근 10년간 프랑스 의사들은 성인병 환자들에게 버터를 먹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먹는 문제에 관한 한 피에르 베일 박사의 입장은 명쾌했다. '영양 섭취에 있어서는 나쁜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다. 모두 균형과 품질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참고로 식습관은 지역 특색과 연관하여 발전해 온 문화이다.
왜 어떤 지역에서는 생선을 많이 먹고, 어떤 지역에서는 육식만 하는지, 왜 어떤 지역에서는 채소를 많이 먹는지, 왜 여기는 쌀이고 저기는 밀인지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먹이사슬과 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지역 환경에 적응한 것이고 관계를 형성해 온 것이다. 여기에 나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프랑스 사람들은 버터를 많이 먹었다. 소가 풀을 많이 먹을 때였다. 이것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소가 옥수수를 먹을 때 버터를 많이 먹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피에르 베일 박사는 '오메가-3와 오메가-6가 잘 균형 잡힌 식단을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질문 자체가 음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음식에 오메가-3가 많은지, 어떤 음식에 오메가-6가 적은지 일일이 신경 쓰며 먹는 것은 문제를 푸는 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무엇을 먹든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균형 있게 들어 있도록 농업 생태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데, 이는 가축에게 올바른 먹이를 주고, 들판에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생명은 오메가-3 지방산을 선택했다
오메가 지방산이 도대체 뭐죠? / 생산용 VS 저장용: 오메가-3 지방산은 오늘날처럼 먹거리가 불안할 때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의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준다. 참고로 오메가-3 지방산 이야기는 알파 리놀렌산에서 시작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매우 유연한 성질을 가진 지방산을 필요로 하는데, 엽록소라는 식물엔진에 오일 역할을 하는 물질이 바로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 리놀렌산이다. 알파 리놀렌산은 식물의 녹색 잎이나 녹색 줄기에서 발견되는데, 엽록소가 빛의 광자를 붙잡아 포도당을 합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를 저장할 목적으로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리놀렌산도 만든다. 알파 리놀렌산이 쉽게 산화하여 저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오메가-3는 생산용이고, 오메가-6는 저장용이다. 그래서 잎에는 오메가-3가 많고, 씨앗에는 오메가-6가 많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을 만드는 능력은 오로지 식물만의 것이다. 그래서 동물은 오메가-3와 6를 얻기 위해 식물이 만들어준 알파 리놀렌산과 리놀렌산을 먹이를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만 하는 불포화지방산을 필수지방산이라고 한다.
먹이를 통해 동물의 몸에 들어온 알파 리놀렌산은 좀 더 다양한 형태로 변환되어 쓰인다. 식물의 광합성에서 알파 리놀렌산은 충분히 유연하지만, 더 빠른 움직임을 요구하는 동물은 이 정도의 유연성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알파 리놀렌산에 탄소 사슬을 보태 길이를 늘이고 이중 결합을 추가하여 사용하는데, 바로 DHA와 EPA가 알파 리놀렌산으로부터 동물이 만드는 오메가-3 지방산이다. DHA는 머리가 좋아지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뇌세포를 포함한 동물의 세포 활동의 속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물의 저장용 지방산인 리놀렌산은 동물의 몸에 흡수되어 동물성 오메가-6인 아라키돈산이 되는데, 아라키돈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세포 안에 지방을 쌓는 일이다. 즉 생산용과 저장용이라는 차이는 동물의 몸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인데, 오메가-3와 오메가-6가 몸에서 발현하는 생리학적 차이는 그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내가 만난 철인3종경기 선수인 매트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생리적 차이를 매우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었다.
오메가-3에 열광하는 철인3종경기 선수: 매트는 철인3종경기 미국 챔피언인데, 우리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선수 전용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을 촬영했다. 매트는 다채롭고 풍족한 음식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을 가려서 접시에 담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드레싱 없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달걀 오믈렛이다. 아침 운동으로 10킬로미터를 달린 사람치고는 식사량이 많지 않아 보였다.
식사를 하면서 그는 선수촌의 일방적인 미국식 식단으로부터 지방산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자 그는 오메가-3 캡슐을 먹었는데, 그는 오메가-3 보충제를 먹은 후로 근육통이 없어졌고, 경기 후 회복시간도 빨라졌으며, 정신이 더욱 명료해지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오메가-3 보충제를 종류별로 다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가 어떤 고기를 먹는지 궁금했다. 그는 대뜸 선수촌의 고기는 먹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촌 식당에는 풀을 먹인 고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촌의 저녁 메뉴에는 항상 생선이 있으므로 고기 대신 생선을 먹고, 이따금 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밖에서 풀 먹인 소고기나 야생 사슴고기를 사다가 직접 구워먹는다고 했다. 또 생선도 많이 먹고 채소와 과일도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애쓰며, 빵 같은 탄수화물은 되도록 적게 먹는다고 했다.
보충제를 먹어서라도 오메가 지방산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그의 식단은 '운동선수를 위한 구석기 식단'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지구력 경기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아무튼 오메가-3 지방산의 부족 또는 결핍은 수많은 현대적인 질병과 연관되어 있다. 비만과 당뇨 같은 대사질환, 심장병,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 그리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오메가-3 지방산 결핍과 관련되어 있다. 흔히 문명병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다.
악마의 시소, 문제는 균형이다
오메가-6를 먹고 자라는 암세포: 2006년 암 연구 학회지 캔서 리서치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샌프란시스코 VA 메디컬 센터의 밀리 휴풀포드 박사팀은 분리한 전립선 암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배양액에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아라키돈산을 첨가한 결과 오메가-6를 넣지 않은 시험관에 비해 암세포가 두 배나 빨리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오메가-6 지방산을 넣은 배양액의 암세포가 빨리 자란 것은 오메가-6 지방산이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스위치를 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증 반응은 종양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오메가-6 지방산의 발암성 문제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인 2004년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유방암세포를 급속도로 자라게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나는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대학교 김형식 교수에게 오메가-6 지방산이 암세포를 성장시키는지 동물실험을 부탁했다. 김 교수는 종양을 이식한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옥수수기름을 넣은 사료를 주고, 다른 쪽은 일반사료를 주었다. 단 2주일 만에 옥수수기름이 들어간 사료를 먹은 쥐의 종양이 두 배 정도 자란 것이 확인되었다. 일반사료를 먹인 쥐는 종양 크기에 변화가 없었다.
김형식 박사는 오메가-6 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과 충분한 균형을 이룰 때는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지만, 오메가-3가 부족할 때는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독성물질이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염증은 암세포가 더 빨리 성장하도록 한다. 반대로 오메가-3가 풍부한 먹이를 주었을 때 실험동물에 이식한 종양은 자라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처럼 지방산의 균형은 암세포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휴폴포드 박사는 우리가 60년 전에 비해 오메가-6 지방산을 10배 정도 더 먹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