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지음 | 황금물고기
이야기의 힘
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제작팀 지음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 280쪽 / 13,500원
Part 1. 이야기의 힘오늘날은 그야말로 '이야기의 홍수 시대'다. 우리는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이야기의 홍수 속에 휘둘리고, 감동하고,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그 이야기에 의해 우리의 삶은 계획되고 변화된다. 그래서 영국의 여류 소설가 바이어트는 "이야기는 호흡이나 혈액순환처럼 인간 본질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던 걸까? 심지어 당신이 지금 마시고 있는 물 한 잔 속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다. 그 물은 한 귀족의 병을 낫게 했다는 그 이야기 속의 물이기도 하고, 인류 탄생 이전 태곳적 공기가 스며있는 빙하로 만든 물이기도 하듯 투명한 물 한 잔에도 우리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수많은 부분들을 계획하고, 결정하고, 판단하게 된다. 우리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그 이야기에 얽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그 이야기로부터 얻을 감동을 위해 시간을 들이고, 또 그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 삶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말 그대로 '힘'이다. 이야기 속에는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이 두려움이든 감동이든, 어쨌든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 읽었던 수많은 고전이나 스토리들 속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이야기 하나로 극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죽음에서 자신을 구해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인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라비안나이트'. 천 일 동안 매일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묶은 이 아라비안나이트의 주인공인 '셰에라자드'는 '이야기'의 힘을 빌려 죽음을 면한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이야기는 함께 태어났다
인간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세 가지 이유: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기억을 잡아두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떤 사실이나 수치, 지식에 관련한 말을 기억해야 할 때 단적으로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들을 때 더 잘 몰입하고 감동받는다. 사회 시간에 들려주는 이야기에 아이들이 쏙 빠져 들었던 것처럼, 과학적인 이야기에도 발명가의 삶이 들어가고, 역사적인 사실에도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몰입하게 된다.
인간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프라 윈프리가 왜 이 시대의 위대한 여성 리더로 일컬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전달한 그녀의 인생 스토리는 그야말로 눈물과 감동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강간, 마약, 수없는 실패와 방탕한 생활 하지만 그 속에서 꿈을 잃지 않고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성공을 거머쥔 그녀의 이야기에 누가 감동받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것은 책으로, 연설로, 방송으로, 기타 수많은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고, 그것을 접한 많은 이들의 삶이 변화되었다. 적어도 그것을 보는 순간만큼은 용기를 얻고, 희망을 얻었을 것이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누군가를 향해 전달되었을 때 반드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문제 학생이 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돌리고, 살인을 저지른 죄인이 목사님의 말을 듣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새 삶을 찾아가듯이. 이야기는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또 마음을 열고, 돌리기 위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 인간은 추상적인 설명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훨씬 더 잘 이해한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탄생에 대한 것이든, 내가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에 대한 것이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구조에 관한 것이든. 그래서 대부분의 민족은 건국 신화나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이것은 일정한 지역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게 됨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이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세상을 좀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삶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야기'라는 도구를 이용해 정의를 내리고 질서를 잡고 역사를 만들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인간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는 더 많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절대적으로 '이야기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야기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는 이야기를 이용해 문화를 만들어내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기획물에 이야기를 담아 상품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이야기는 인간과 더욱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더욱 가까이 호흡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
첫째, 탄탄한 구조_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조부터 다르다: 한 초등학교에서 1, 2학년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다. 먼저 아이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같았고 같은 사람이 같은 표정과 같은 음조로 들려주었다. 먼저 A그룹에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할머니는 밭에 팥을 많이 심었어요. 하루는 할머니가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난 거예요. 호랑이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려고 했어요. 어흥!"
그리고 B그룹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아침이 되었어요. 둥근 해가 높이 떴어요. 날씨가 참 좋았지요.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었어요. 그리고 밭에 팥을 심으러 갔지요."
A그룹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같은 것이지만 사건과 갈등이 뚜렷하고 B그룹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사건이나 갈등이 없는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A그룹에 속한 아이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요동도 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눈들은 초롱초롱 빛이 났다. 반면 B그룹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는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매우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여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첫 번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재미있는 이야기에는 반드시 '갈등과 클라이맥스, 대반전' 등의 탄탄한 플롯 즉 사건의 배열과 구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좀 더 다양하면서도 재미있는 사건을 기다리고 또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한껏 즐기기를 원한다. 그 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이미 그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설득할 준비가 되었다는 말과도 같다. 그 설득은 상대방을 내편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진 돈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 사람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둘째,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_ 주인공과 적대자의 캐릭터가 명확해야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에는 탄탄한 갈등과 사건의 구조 속에서 그 갈등과 사건을 만들어내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각각의 캐릭터가 명확하며,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제대로 이루어낸다. 각각 명확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 중에는 반드시 시청자의 편이 되는 '주인공'이 존재하고 그와 적대자가 되는 인물이 존재한다. 간혹 그 적대자는 하는 행동이 너무 밉고 일으키는 사건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당장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을 유발하는 분노 유발자이기도 하고, 하는 짓이 너무 얄밉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입장이 좀 이해도 되고 차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설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의 경쟁구도 속에서 우리는 열광하고, 분노하며 즐거워한다.
우리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으로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로맨스를 다루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는 4각 구도가 즐겨 사용되는데, 한 남자와 두 여자, 혹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3각 관계를 다루던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양상이다. 주인공이 있으면 강력한 적대자가 있고, 주인공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자꾸만 걸림돌이 되는 반대자가 있고,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와 적대자를 돕는 조력자가 각각 등장한다.
이 영화를 만드느라 미국의 건물 몇 채가 날아가기도 했을 정도로 많은 제작비가 투여됐지만, 결국 그 몇 갑절의 수익을 거두어들였다는 영화 <타이타닉>. 최고의 로맨스로 이야기되어지는 이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깊이 각인되는 기억을 선물해주었다. 이 이야기 속에는 로즈와 잭 사이의 짙은 사랑과 그 사랑을 가로막는 각 인물들, 그리고 커다란 사건이 존재한다. 어떠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운명처럼 만난 여자를 지켜내고 말겠다는 멋진 남자 잭의 희생적인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3각 구도도 명확한 갈등과 사건만 존재한다면 흥미로운 흐름으로 전개되겠지만 4각 구도는 잘만 이용하면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 속에는 반드시 주인공과 적대자, 그리고 이를 돕는 인물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며 이 캐릭터는 각각의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인물을 만드는 것은 이야기를 짓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기에 매우 신중해야 하며, 일단 인물의 성격을 정했다면 그것이 일관성 있게 전체 구조를 관통해야 한다.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잘 어울리도록 계속해서 끌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성격으로 인해 하게 되는 행동이나 말 때문에 사건이 만들어지고, 그 사건이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열광했던 모든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주인공은 반드시 이루고자 갈망하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강한 적대자와의 불꽃 튀는 경쟁이 존재한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일수록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가 명확하며, 일관성이 있고, 주인공의 욕망이 분명하며, 그것을 방해하는 적대자의 힘이 강렬하다.
셋째, 반전이 가져다주는 묘미_ 관객은 의외성 , 어긋난 결과에 열광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결말은 반드시 필연적이어야 하며, 또한 예상 밖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야기를 듣거나 보는 사람들이 갖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되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설정으로 매혹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독자나 관객이 이야기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 이야기에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 예상해보는 즐거움을 누리는데,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삶과 그것을 대조해보려는 미묘한 욕망을 가지게 된다.
즉 나의 삶에도 일어날 수 있는 반전의 가능성, 그런 것들을 예측해가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니 내 예상이 그대로 족족 적중한다면 극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을까? 예상은 빗나갈수록, 즉,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거나 나의 논리나 상식과는 반대인 상황으로 뒤집히거나, 내 예상보다 한 발 더 앞서간 시나리오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 그래서 충격을 받게 되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반전의 효과'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기억하라.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되, 그 기대를 어긋하게 하라!'. 그러면 관객들은 그 어긋난 상황을 맞춰보려고 앞뒤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테니까.
넷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 형성_ 관객은 희극보다 비극적 소재에 더 공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최초로 비극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비극이란 극적으로 구성된 행동의 모방이다. 그리고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통해 정서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과 다른 작품들도 있었다. 비극은 비극이지만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이야기 속에서 이끌어내어 그 속에서 해결되도록 하지 않고 다른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는 전지전능한 신이 줄을 타고 내려와 모든 갈등을 해결했다. 이런 것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하는데,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하늘에서 불현듯 신이 내려와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다. 관객들은 결코 이러한 해결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덧붙여 관객들이 완전한 몰입에 이르는 두 개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관객이 몰입을 하게 되는 때는 주인공의 상황에 대해 연민과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것인데, 이때 연민은 주인공이 부당하게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일어난다. 그리고 공포는 나에게도 그런 일이 닥칠 수 있다고 여겨질 때 일어난다."
<타이타닉>에서 비극적 행위는 잭이 차가운 대서양 얼음 바다에서 로즈를 구하기 위해 널빤지를 밀어 올려주는 일이다. 자신의 죽음과 사랑을 바꿔야만 하는 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고 깊은 몰입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서 한 가지 팁을 얻자면, 주로 이러한 비극은 주인공과 가족, 혹은 최소한 유사 가족(연인 관계 등) 사이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수록 더욱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될 것이니까. 또한 기억할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비극적 행위는 언제나 주인공의 강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야기 속에서 '비극'이 일어나게 하라는 것이다.
다섯째, 아이러니의 활용_ 관객은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것은 쉬우면서도 잘만 활용한다면 관객을 현실과 이야기를 혼돈하게 되는 상태로까지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관객이 극에 심하게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악역을 맡은 배우를 죽이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너무나 연기를 잘한 배우와 그 연극에 몰입한 관객을 모두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질 정도인데, 이렇게 관객이 분노와 기쁨의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가 바로 '아이러니'다.
이는 곧 '나만 알고 주인공은 모르고 있는 사실'을 의미한다. 자, 주인공이 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는지 당신은 알고 그는 모른다면 당신의 감정은 어떻겠는가? 아마도 그 사실을 주인공에게 말해주어 빨리 그 위기를 벗어나게 하거나, 아니면 바로 그곳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말해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거나 하고 싶은 답답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장치를 이용해 관객들을 완전히 몰입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야기의 힘
이야기로 세상을 움직이다: 이야기는 역사를 만들어왔고,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나라의 기원을 설명하는 건국신화도 마찬가지다. 모든 민족은 이 신화를 통해 정체성을 확인한다. 우리에게 단군 신화가 있고, 각 나라들이 탄생할 때마다 각각의 건국 신화가 있었듯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이야기, 『성경』도 있다. 성경이 없었다면 흩어진 유대민족을 다시 이 땅으로 모을 수 있었을까? 성경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은 인류가 어떤 역사를 통해 흘러왔는지를 너무나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움직인 사람도 있다. 물론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움직일 수도, 혹은 부정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스토우 부인이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라는 이야기를 읽고 미국의 노예 해방을 결심하게 되고, 대통령이 되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가 읽은 책은 그에게 강한 감동과 함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생각이 실행으로 옮겨져 압박 속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던 노예들을 해방시키게 만들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강력한 이야기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