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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복지

김연명 외 지음 | 두리미디어


대한민국 복지

김연명 외 지음

두리미디어 / 2011년 8월 / 224쪽 / 12,000원



복지는 좌파의 정책일까 - 신광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과연 복지는 좌파만의 정책일까? 다른 나라에서도 '복지는 곧 좌파'라는 등식이 실재할까? 사실 이러한 문제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논란이 된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것이 쟁점화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특히 복지가 발달한 유럽의 경험을 중심으로, 복지가 과연 좌파의 정책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복지, 복지국가, 복지정책 등의 용어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너무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복지 개념에 관해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상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980년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제5공화국은 복지국가를 추구한다."라고 한 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복지국가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무엇이 복지국가인가'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그저 '복지국가는 좋은 국가'라는 정도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제5공화국은 복지와는 아예 거리가 멀었고, 그것을 언급한 사람 역시 의미도 모른 채 사용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복지국가라는 말이 정치적 수사로 사용되다 보니, 복지는 대단히 애매모호한 데다 심지어 내용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보통은 복지정책과 더불어 '사회정책’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사회정책은 소득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회의 형평성을 높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이윤을 추구하거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게 아닌 사회통합과 형평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근대국가의 새로운 정책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복지, 복지정책, 복지국가의 정의

복지국가나 복지정책은 사회정책보다 구체적인 목적을 갖는다. 복지는 삶의 질을 일정 수준 보장해 주기 위한 제도로, 사회적 안전망이라고도 불린다. 사회정책 중에서도 복지정책이라는 용어는 이렇게 의미가 제한되어 사용된다. 그리고 복지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내세우는 국가를 복지국가라 부른다. 다시 말해, 각종 정책을 통해서 국민의 사회적/경제적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모호한 용어인 복지국가에 관해 가장 짜임새 있게 정의를 내린 사람은 영국의 역사학자 에이사 브릭스Asa Briggs이다. 브릭스는 시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조정하기 위해 하나의 조직된 권력, 그 가운데서도 특히 국가의 힘에 의해 복지가 이루어지면 복지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1961년에 '적어도 세 가지 방향에서 시장력market forces을 수정하기 위해 조직된 권력이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국가'를 복지국가로 정의했다.

브릭스는 이 세 가지 중에서 개인과 가족의 능력이나 재산의 시장 가치와 무관하게 일정한 수준의 소득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농업사회에서는 굳이 이러한 정책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직업을 잃게 된다고 해서 소득이 없어지는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홍수나 재난을 당하면 도움을 받아왔듯이, 현대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일정한 나이가 되면 소득이 없어지고 일할 기회를 잃거나 혹은 개인의 능력에 관계없이 장애를 입을 때도 국가가 개인의 소득을 보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실업, 질병, 장애, 고령화 등을 비롯한 사회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특히 산업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위험의 대표적인 사례로 실업을 들 수 있다. 개인의 선택이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실업처럼 시스템 여건상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질병과 고령화 등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으로 인해 사회적 자원을 확보할 수 없게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서 개인과 가족에게 닥칠 불평등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위와 계급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에게 합의된 범위 내에서 국가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복지는 곧 국방이자 국민의 권리다

오늘날 복지국가의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한국의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복지국가의 유형 또한 매우 다양하다. 사회학자인 G. 에스핑안데르센은 서구의 복지체제를 조합주의, 자유주의, 사민주의라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독일은 주로 직업 집단을 중심으로 복지가 발전해 왔다. 그리하여 조합주의적 복지국가라고 불린다. 영국은 자유주의 복지국가다. 시장에서 능력이 취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복지를 제공한다. 자산조사를 통해서 빈곤층이라고 인정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다. 사민주의 복지국가의 특징은 모든 국민이 복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지란 특정한 사람들만 받는 혜택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기본적으로 보장받는 권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대국가는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모든 선진 자본주의 국가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복지서비스 국가를 지향한다. 그것이 새로운 복지의 개념이다.

오늘날에는 복지가 곧 국방으로 인식된다. 국방은 전통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의미해 왔다. 과거에는 국방이 외부로부터 받는 위협에 대비해 국토와 국민을 지킨다는 의미로 쓰였다. 반면에 현대적 의미의 국방은 실업, 빈곤, 질병, 고령화 등 국가 내부의 다양한 사회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 정책은 국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복지는 이제 우리에게 현실적인 과제로 다가왔다. 복지란 새로운 정책도, 좌파만의 논리도 전혀 아니다. 복지는 현대 모든 국가의 국민이 요구하는 권리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여러 가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현대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과연 복지국가일까 -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준에 들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2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역대 최고의 복지예산을 편성했다는 내용과 함께 꺼낸 발언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대로 한국이 복지국가 단계에 진입했을까? 이 말에 대한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복지예산으로 어느 정도의 돈을 어떠한 항목에 쓰고 있는지 봐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계획한 2011년 복지비용 예산 규모는 약 86조 3,929억 원으로 중앙정부의 총 지출액인 309조 원의 27.9%에 해당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86조 원가량의 복지예산 중에는 지방정부의 복지예산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출한 예산, 그리고 퇴직금과 같이 기업에서 지출하는 예산은 들어있지 않다. 따라서 전체 복지예산은 이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복지비용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2007년에 지출된 한국의 복지비용은 GDP 대비 7.5%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중앙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복지비용이 28% 정도 되지만, GDP 비중으로 보면 7.5%에 불과하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GDP에서 세금과 사회복험료로 거두어들이는 총량이 적기 때문이다. 2007년에 우리 정부가 조세와 사회보험료로 거두어들인 총 금액은 GDP의 26.5%인데, OECD 회원국들의 평균은 35.8%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약 9.3%가 적다. 다시 말해, 거두어들인 세금과 사회보험료의 총량이 적기 때문에 복지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게 나타난다. 물론 최근 한국에서 복지비용의 팽창률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머지않아 GDP의 10%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복지비용을 지출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복지에 대한 지출을 늘리려면, 다른 항목에 지출되는 예산을 줄여서 복지비용으로 배정하는 방법과 세금을 더 걷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항목에 지출되는 예산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복지국가가 되려면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복지국가의 딜레마다. 국민들은 모두 복지를 원하지만, 월급에서 세금을 더 내야 된다고 하면 싫어한다. 우리는 복지국가가 된다면 돈을 세금으로 뺏기는 게 아니라 그것이 혜택으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세금을 내면 나의 안전망이 생긴다'라고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결국 복지국가의 체제와 복지국가가 아닌 체제의 차이는 단순하다. 복지국가는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부담해 공공영역에서 복지를 책임지는 체제이다. 그리고 비 복지국가는 국민들이 세금을 적게 부담하는 대신 민간생명보험이나 민간보육시설 등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체제이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는 결국 개개인이 선택할 문제일 수 있다. 다만 역사적인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느 정도 세금을 부담하면 공공부문이 일정 부분 국민들의 생활을 책임져 주는 체제가 그렇지 않은 체제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을 삶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더 유리하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왜 모든 선진국들이 복지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복지국가의 세 가지 유형이란

우리나라는 일단 복지국가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복지국가라는 열차를 타고 어떤 노선으로 가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와 '어디까지 갈 수 있나'라는 두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같은 사회민주주의적 복지체제로 갈 것인가,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은 보수주의적 복지체제 또는 영국이나 미국 같은 자유주의적 복지체제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남부유럽형 복지국가로 가게 될 것인가? 한국이 어떤 유형의 복지 국가 체제를 갖출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사회 계급적 역학관계, 복지에 대한 의식,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할 때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현대 복지국가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G. 에스핑안데르센은 '복지체제'를 국가, 시장, 그리고 가계(가족) 사이에서 복지생산이 배분되는 방식으로 정의하고, 기존의 복지국가를 세 유형으로 분류하면서 세 가지 기준을 사용하였다. 우선 첫 번째 기준은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이다. 탈상품화란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복지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국민이 사회적 위험에 노출될 때, 정부에서 실업수당, 연금 등을 통해 시장에서 노동력을 거래하지 않고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급의 90%가 실업수당으로 제공된다면, 노동자는 실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주도 해고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적다. 탈상품화 정도가 높을수록 노동자들이 시장에 대응할 힘이 생긴다.

다음 기준은 계층화stratification이다. 계층화는 복지제도가 진행되면서 불평등이 오히려 강화되는 것으로, 조합주의가 대표적이다. 직종별 사회보험 방식은 노동시장에서의 지위 그대로 복지제도가 유지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사학연금을 받는 교원들은 퇴직하고 나서 평균 241만 원(2008), 공무원들은 200만 원(2008)을 받는 반면, 국민연금은 26만 원(2010)에 불과하다. 노동시장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은퇴한 다음에도 연금을 더 많이 받는다. 복지제도는 빈곤을 줄이고 계층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계층을 더 심하게 나누기도 한다. 이것을 계층화 효과라고 한다. 공공부조를 받는 계층과 일반제도의 수혜를 받는 계층 간의 구별이 나타나는 이중주의도 여기에 포함된다. 공공부조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등시민으로 낙인찍힘으로써 복지제도가 일등시민과 이등시민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에스핑안데르센은 이 두 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선진 복지국가를 분류하여 몇 가지 그룹을 형성했다. 첫 번째는 탈상품화 정도가 높고(다시 말해 연금 수당의 수준이 매우 높고) 복지제도가 계층화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나라들로, 스웨덴과 핀란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를 두고 '사민주의 복지체제'라고 불렀다. 두 번째는 탈상품화 정도가 높으면서 계층화 유형이 직종별 사회보험제도와 같은 지위 차별화로 나타나는 나라들로, 독일이나 프랑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를 두고 '보수주의 또는 조합주의 복지체제'라고 이름 붙였다. 세 번째로 탈상품화 정도가 낮으면서 계층화 유형이 공공부조 수혜자와 일반제도 수혜자로 나뉘어 나타나는 이중주의가 정착한 나라로는 미국이나 영국 등이 있다. 그는 이를 두고 '자유주의 복제체제'로 명명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

그렇다면 이러한 복지국가의 세 가지 유형 중에서 한국은 어떤 모델에 속할까? 또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유형으로 가게 될까? 필자는 우리나라의 복지체제를 에스핑안데르센의 이론에 꿰맞추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굳이 그것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유형을 분류하자면, 여러 복지체제의 특징이 결합된 혼합적 특성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건강보험의 형태는 전 국민을 단일 제도 안에 포괄하기 때문에 사민주의 이념에 가까운 반면, 계층화 효과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필자는 또 다른 가능성을 주장하고 싶다. 에스핑안데르센은 중부유럽의 복지국가를 단일한 체제로 분류했지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국가는 독일이나 프랑스와 다른 남부유럽형 복지국가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Ferrera, 2010)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남부유럽형 복지국가는 혜택이 모든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특정 집단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시장에서 좋은 위치에 있는 공무원이나 금융업 혹은 핵심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상당히 관대한 복지 혜택을 받는 반면, 불리한 위치에 있는 비정규직 등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이러한 특성이 매우 강하다. 그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을 지속적으로 차별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국민연금에서 제외된 비율이 50%가 넘으며, 퇴직금을 받는 비정규직은 20% 수준,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집단은 37% 수준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한국의 복지제도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기준으로, 한쪽은 상당한 혜택을 받고 나머지 한쪽은 거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복지 혜택을 받는 정도에서 앞서 말한 일등시민과 이등시민의 구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노동시장의 핵심 계층은 복지 혜택을 받고 나머지 집단은 복지에서 배제되는 '분리된 복지국가'로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자칫하면 복지국가 초기 단계까지 갔다가 그 안으로 진입하지 못한 남미형 국가로 빠질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 같은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전후만 해도 상당한 수준의 복지제도를 갖추었으나, 극심한 부의 양극화로 인해 결국 복지국가로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현상은 남미의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2011년 현재 우리나라는 복지국가 초기 단계에 와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어떤 유형의 복지국가로 성장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남부유럽형 혹은 남미형의 복지체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복지국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무상복지를 내세운 민주당의 주장이 큰 방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나라당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복지를 언급하고 있다. 야당의 주장대로 무상의료, 무상급식, 무상주택에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다면, 사민주의 복지체제의 특징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계속 집권한다 해도 복지에 대한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무상복지를 그대로 실현할 수는 없겠지만, 복지에 대해 상당한 압력을 받음으로써 복지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세력이 집권해도 복지의 팽창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무조건적으로 복지를 팽창시킬 게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팽창시킬 것인가이다. 분명한 것은 노동시장의 불평등 문제를 그대로 두고 복지를 확대한다면 효율적인 복지체제를 수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남부유럽형 혹은 남미형 복지체제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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