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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작동법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 에코의서재


마음의 작동법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에코의서재 / 2011년 7월 / 272쪽 / 14,800원



1부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보상을 멈추면 동기도 멈춘다

돈은 양날의 칼이다: 분명 돈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이든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렇듯 돈은 동기를 부여한다. 하지만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돈은 동기를 부여하지만 동시에 내면의 동기를 파괴한다. 부정적 효과는 많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인의 한 해 평균 노동시간은 내가 '보상이 내면의 동기부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처음 시도했던 1969년과 비교해 158시간이나 늘었다고 한다. 40년 전에 비해 무려 한 달이 더 늘어난 셈이다! 놀랍지 않은가. 어느 왕이 국민들에게 매년 158시간씩 더 일하라고 명령한다면 당장 쿠데타가 일어나 왕실이 무너질 것이 뻔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시간이 길어져도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나 불평조차 드물다. 그저 소외가 더 심해질 뿐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드는 힘은 강압도 아니고 왕의 군대도 아니다. 제왕의 자리에 오른 돈의 유혹적인 힘과 달러의 제왕 지위를 굳건히 하는 사회화 과정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 돈은 정말로 우리를 유혹하는 존재다.

우리의 실험은 그 대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과학적 도구 역할을 했다. 첫 번째 대가는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는 것이다. 일이 그저 금전적 보상을 얻기 위한 도구로 여겨지면서 한때 우리를 감싸고 있던 관심과 활력은 스러지고 말았다. 바꿔 말하면 금전적 보상으로 통제당하면서 내면의 자아와 접촉할 길을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간단한 실험으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압박이라는 심오한 문제가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통제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억압, 즉 힘과 위협을 통한 통제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렇게 힘을 동원하면 여러 가지 부정적 결과가 생겨난다고 믿는다. 독재자는 통제하지만 한편으로는 경멸받는 존재다. 하지만 돈도 역시 통제한다. 돈이 동기를 부여한다는 말은 곧 돈이 통제한다는 것을 뜻한다. 돈이 통제하는 곳에서 사람들은 소외되고(진실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되고), 해야 한다고 믿는 일로 내몰리게 된다. 사람들이 내면의 동기를 상실하고 어린아이들이 보이는 관심과 활력을 잃어버려 행동 자체를 위해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면, 로버트 헨리가 말한 '평범한 존재 그 이상의 순간'을 느끼지 못한다. 바로 거기에서 소외가 시작된다.

인간은 자율성을 꿈꾼다

처벌과 보상보다는 선택권을 주어라: 흔히들 인간은 더욱더 통제받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받아야 하며 해놓은 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실험도 그런 생각을 뒷받침해주지는 못했다. 물론 어느 정도 한계를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통제와 훈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칫 인간의 경험을 비하하고, 몇몇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중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상하 관계에서 윗사람들, 즉 권위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꽉 찬 교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무실이나 병원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창의적인 방법일수록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현장 학습을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지, 글쓰기 주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학생들이 선택하게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 직원들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선택의 여지를 주는 일이 늘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선택의 핵심적인 의미는 자발성을 북돋우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전념한다. 자발성이 높아지고 소외감은 낮아진다. 자기에게 선택권을 준 사람이 자신을 온전한 개인으로 인정해주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지시받는 사람보다 많은 일을 잘해낸다.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평범한 존재의 순간보다 더 높은 차원의 경험: 내면의 동기에는 외적 통제와는 전혀 다른 측면이 하나있다. 영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삶에서 그것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은 거의 없다. 바로, 활력과 헌신, 초월이다. 로버트 헨리가 말한 '평범한 존재의 순간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경험하게 되는 상태다. 문학작품이나 동양철학에서는 오래전부터 고양된 인식이나 깨달음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런 경험을 강조해왔다. 시카고대학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마하이는 이 경험을 '몰입Flow' 상태라고 부른다. 몰입 상태에서는 시간이 산산이 깨어져 사라지고 강렬한 흥분에 휩싸여 그 과정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또 그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어 견디지 못한다. 테니스 선수, 외과 의사, 작가, 화가, 무용가 등이 몰입 상태를 경험하곤 한다. 강렬한 몰입을 경험하면 우리 삶은 한 차원 높아지고 즐거워진다. 자기 자신을 좀더 잘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진실하고 깊이 있는 관심이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몰입 경험은 외적 통제가 낳는 단조롭고 힘든 일과는 전혀 다르다.

나는 늘 내면의 동기부여를 경험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장미꽃 향기를 맡고, 퍼즐 조각을 맞추고, 나뭇잎 사이에서 춤추는 햇살을 바라보고, 산 정상에 올라 희열을 느끼는 모든 일들이 완벽하게 가치 있는 경험이 아닌가.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삶은 아예 삶이 아니라고까지 주장하고 싶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이런 경험에는 관심이 없다. 최근에 철학자 찰스 테일러가 이야기했듯이, '도구적 이성'이라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손익 계산, 즉 비용과 효용의 비율로 평가된다. 따라서 개인적인 인간관계처럼 다른 잣대로 평가해야 할 것들조차 도구적 이성의 검은 장막 아래 들어가 버리는 애석한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활력 있게 사는 것도 좋고, 호기심과 열정을 갖는 것도 좋고, 몰입하는 것도 뭐 다 좋습니다.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이죠?"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은 결과를 원한다. 그들에겐 '값나가는 그림 작품'이 중요하지 그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화가가 '고양된 상태'였는지는 관심이 없다. 시험 성적이 좋으면 그만이지 학생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워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윤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지 직원들이 직업적, 개인적으로 성장하든 말든 관심 밖이다.

물론 동기부여의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의 동기부여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다 해도, 내면의 동기부여와 외적 통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밝혀보기로 했다. 내면의 동기가 있으면 뚜렷한 이점이 있다는 것이 분명히 검증되지 않는다면 학교나 가정, 직장, 더 나아가 사회에서 내면의 동기를 옹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의 동기가 부여된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이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외적 통제 수단은 성적이다. 교육자들은 성적이야말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수단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먼저 대학생 피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뇌신경학 분야의 까다로운 내용을 세 시간 동안 공부하게 했다. A집단의 학생들에게는 세 시간 후 시험을 쳐서 학습을 평가한다고 했고, B집단에게는 그 내용을 남들에게 가르치게 될 거라고 했다.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한 학습은 심하게 통제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남들을 적극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하는 정보 학습은 흥미로운 도전이 될 거라고 가정했다. 세 시간이 지난 후 설문 조사로 학생들의 내면의 동기를 측정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시험을 보기 위해 학습했던 학생들의 내면의 동기가 더 낮게 나왔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실제로 학습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두 집단 모두 시험을 치르게 했다(B집단 피험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시험이다). 시험을 치러보니 가르치기 위해 학습했던 학생들은 시험을 보기 위해 학습한 학생들보다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이 훨씬 높았다. 시험으로 학습 동기를 북돋겠다고 했던 선한 의도가 오히려 학습 욕구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우리는 대학생이건 초등학생이건 시험 평가 전략은 길게 보면 학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살펴보면, 외적 통제보다는 내면의 동기 부여가 훨씬 더 학습 동기를 북돋는다고 말할 수 있다.

동기부여가 내면에서 비롯하지 않고 외적 보상만을 추구하는 경우에 문제 해결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드러났다. 외적 통제가 행동의 이유가 될 때는 그 행동을 즐길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물론 보상과 통제가 과제를 수행하는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과제가 단순할 때나 성과에 따라 보상이 주어질 때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과를 올린다고 해도 개인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테면 보상을 받는 일만 하려 들거나 자칫 태업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을 하든 보상으로는 일과 조직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헌신을 끌어낼 수가 없다.

자신을 믿고 세상으로 나서라

자율은 인간의 삶을 바꾼다: 1989년 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몇 차례 불가리아 내각의 자문 역할을 한 적이 있다. 가난하고 침체되어 있던 불가리아의 국민들은 심각한 의욕 부진에 빠져 있었다. 사회 전체가 절망에 빠진 듯 했다. 국민들 대부분이 안 하면 안 되는 일 정도만 했다. 그들은 대부분 국영기업의 생산 부문에서 일했지만 건설적으로 일에 몰두하지는 못했다.

국가가 소유한 어느 제조업체를 방문했던 어느 오후의 일이다. 사장이 직접 통역사와 나를 안내했다. 널찍한 작업장으로 들어서니 선반, 드릴, 프레스 등 금속가공 기계 십여 대가 눈에 들어왔다. 노동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몇몇은 사장 일행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느릿느릿 기계로 돌아갔지만 대부분은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 노동자들에게 노동은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급여를 더 받는 것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일자리를 잃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노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 춥고 냄새나는 작업장에서 기계를 돌려 별 필요도 없는(창고에는 갈 곳 없는 재고가 잔뜩 쌓여 있었다) 금속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즐거울 리는 없었다. 작업을 하고 싶은 내면의 동기를 기대할 수가 없었다. 더 나아가 외적 보상도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급여 자체가 쥐꼬리만 한 수준인 데다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업무 성과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한다고 해서 처벌을 받을 위험도 없었다(그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처벌이 아닐까). 그런 노동자들을 왜 해고하지 않을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일자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쥐꼬리만 하다고는 하지만 월급은 보장된다. 불가리아 사람들은 "사장은 월급을 주는 척하고 우리는 일하는 척한다"고 농담을 하곤 했다.

전체주의 국가의 계획경제 체제는 동기부여라는 면에서 극도로 비효율적이다. 이들이 노동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취하는 접근법은 자본주의 체제에 견주어보면 크게 뒤떨어진다. 문제는 중앙계획경제에는 동기부여의 기본 요소가 없다는 데 있다. 행동과 결과가 의미 있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동기를 부여하려면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으로 나타날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관계는 경제체제, 조직, 일대일 상호 작용의 차원 등 다양한 층위에서 나타난다. 인간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을 확신하지 못하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 원하는 결과는 내면의 만족감일 수도 있고, 외적 보상일 수도 있다. 자기가 하는 행동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한 사람들은 행동의 동기를 얻지 못한다. 불가리아에서 부족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행동이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리라고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산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사적 소유와 시장이라는 요소를 통해 그 연관 관계를 확보했다. 이때 최고의 목표가 되는 것이 효율성이다. 우리는 인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외적 보상을 사용한다. 행동과 외적 보상의 연관 관계는 우리 체제를 떠받치기 기본 토대이며, 그것은 이미 구성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체제도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홍콩의 경제학자 헨리 우는 우리 체제가 동유럽의 중앙계획경제 체제에 비해 인적 자원을 훨씬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불가리아와 미국을 비교하면서 흥미로웠던 점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적절한 행동-결과 연관 관계가 없다면 생산적인 행동의 동기는 부여되지 않는다. 둘째, 연관 관계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게끔 압박하는 행동-결과 연관 관계를 비롯해, 통제는 동기부여의 한 가지 형태다. 그리고 외적 보상이라는 장치는 성공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통제를 허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통제에는 여러 가지 심각한 부정적 결과가 뒤따른다.

소외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만든 중앙계획경제 체제가 결국은 자본주의 체제보다 더 큰 실패를 경험했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역설이라고 할 만하다. 중앙계획경제가 실패한 것은 통제에 대해 비효율적으로 접근했고, 체제의 속성 자체가 강압적인 전체주의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실험에서 드러났듯이 통제 자체가 어느 정도는 소외를 빚지만, 통제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 사회 전체가 무기력해지고 목표를 잃고 부유하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진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 결정하라: 요즈음 많은 사회심리학자와 임상심리학자들이 '자기 능력 인지'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감이 동기부여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자기 능력 인지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자율성도 함께 경험해야만 한다. 자기 자신과 주변 세계를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때, 어떤 일이든 잘해낼 수 있으며 행복하다고 느낀다. 자신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잘해낸다고 해도, 그 행동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내면의 동기나 행복감은 높아지지 않는다. 자신감도 자율성도 느끼지 못해 우울감에 빠지며 불행해지는 경우보다는 낫다. 하지만 자율성이 없는 자신감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자율성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로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성장과 건강의 원동력이다. 자율성은 없고 자신감만 있는 사람이라면 인성이 없는 유능한 꼭두각시일 뿐이다. 호기심과 흥미를 바탕으로 자신감과 자율성을 얻으려 노력하면서 우리는 성장해간다. 자신감과 자율성이라는 두 다리로 딛고 서서 하루하루 능숙해지고 평생을 통해 배워나간다.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보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인간이 그렇지 않은 인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였다.

2부 관계의 힘이 자율성을 키운다



개인의 자유는 어떻게 사회와 만나는가

관계가 없으면 자아도 없다: 인간은 유능하고 자유롭다는 느낌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유능하고 자유로운 가운데 남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원한다. 이는 곧 관계를 맺으려 하는 욕구,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돌봐주고 돌봄을 받고 싶은 욕구다. 초기의 동기부여 이론가들은 성욕에 초점을 맞췄다(물론 성욕이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인간 활동의 더 큰 동기 부여 요소인 관계를 맺으려는 심리적 욕구가 그 과정에서 간과되었다. 성행위가 성적 욕구의 충족보다는 사랑받는다는 느낌, 관계 맺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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