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작 다이제스트
박영만 지음 | 프리윌
세계명작 다이제스트
박영만 편저
프리윌 / 2011년 4월 / 260쪽 / 13,000원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 1516년, 영국의 인문학자 토마스 모어는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나라의 모습을 그린 『유토피아』라는 책을 출간했다. Utopia는 그리스어 ou(=no, 없다)와 topos(=place, 장소)를 합쳐서 만든 말로 '아무 데도 없는 나라', 즉 이상향(理想鄕)을 뜻한다. 이 작품은 저자가 안트워프의 거리에서 포르투갈의 수부(水夫)를 만나 유토피아라는 섬 이야기를 들었다는 형식으로 쓰였는데, 간접적으로는 당시의 유럽, 특히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한 것이다.
유토피아는 54주로 나뉘어져 각주 중앙에 도시가 하나씩 있고 그 둘레에 전원이 있는, 이를테면 그리스 도시국가와 비슷한 형태의 나라이다. 전원에는 도시의 가구 수와 같은 농장이 있어서 시민이 2년 교대로 농업에 종사한다. 이 유토피아라는 나라에는 국왕이 없다. 국민들은 모두 노동에 종사하되, 노동을 면제받는 사람은 공무원과 일부 특정 계급뿐이다. 노동시간은 6시간 노동제로는 생산부족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유토피아에서는 영국과는 달리 성직자, 귀족, 지주들까지도 모두 노동에 종사하므로 노동력은 모자라지 않는다.
또한 유토피아에서는 음식 담는 그릇으로 사기와 유기가 주로 사용되고, 금과 은은 요강과 같은 불결한 용기의 재료로, 진주나 보석은 어린애들의 장난감용으로 쓰인다. 교육은 라틴어 따위는 배우지 않고, 자기 나라 말로 공부하며 논리학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또 천문이나 기상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미신에 속하는 점성술 같은 것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윤리관은 인간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에 있느냐 하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종교에 있어서는 인간 영혼의 불멸을 받으며, 신의 은총에 의해서 선천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난 인간은 내세에서도 선행에 대한 보상이 있고, 악행에 대해서는 벌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참다운 행복을 선행 속에서 찾으며,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쾌락은 추구하지 않는다. 도박, 사냥 따위는 배척하고, 금전이나 화폐가 없기 때문에 사기, 도둑질, 강도, 살인, 배신 등이 없다.
소설 『유토피아』는 전체적으로 르네상스시기에 맞추어 휴머니즘 정신을 반영하고 있으며, 종교적 관용, 평화주의, 남녀교육 평등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사유 재산의 부정, 계획적인 생산과 소비, 노동 분배의 합리화, 노동 조건의 개선, 소비의 사회화 등 그야말로 '이상 사회'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소설로서의 『유토피아』의 중요성은 이상사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 영국과 유럽사회의 부조리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비판성에 있으며, 근대소설의 효시를 이루었다는 점에 있다.
토마스 모어는 당시 그의 친구 에라스무스와 함께 전 유럽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인문학자였다. 법률가로 입신하여 지위가 대법관에까지 올랐지만 헨리 8세의 이혼과 재혼, 영국국교회 설립을 위한 수장령(首長令) 반도에 반대했기 때문에 런던탑에 수감되었다가 끝내는 단두형(斷頭刑)에 처해지고 장대 끝에 매달리는 효수(梟首)의 치욕을 받았다.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은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문집』에 발표된 도스토예프스키의 처녀작으로, 24세의 무명작가를 일약 문단의 총아로 만들어 준 작품이다. 이 소설은 페테르부르크의 초라한 뒷골목에 사는 50세 가까운 가난한 하급관리 제브시킨과 역시 가난한 처녀 바르바라와의 불우한 사랑을 왕복 서간체 형태로 그리고 있다. 대도시의 빈민굴에 사는 두 선량한 영혼 사이에 싹튼 사랑은 끝내 맺어지지 못하고 끝나지만, 작가는 이 불행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가난하고 무력한 사람들의 인간적인 자부심과 사회적 비굴감의 심리적 상극(相剋)을 파헤치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빈민가 아파트에 마카르 제부시킨과 바르바라가 살고 있다. 제부시킨은 50세 가량의 가난한 관공서 서기이고, 그의 먼 친적뻘 되는 바르바라는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처녀이다. 제부시킨에게는 바르바라의 존재가 삶의 의미다. 바르바라를 위해 자신의 옷까지 팔아 가며 돈을 건네주며, 그녀에게 매일 편지를 쓰는 것이 그의 유일한 기쁨이다. 하지만 바르바라는 그러한 제부시킨의 호의를 부담스러워하며,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부시킨은 자신의 감정은 아버지의 애정 같은 순수한 것이라고 이를 부정한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바르바라는 제부시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그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며 가난한 대학생과의 첫사랑의 추억 등을 적은 노트를 전하게 될 정도로 그에게 마음을 연다. 그러던 어느 날, 브이코프라는 지주가 나타나 바르바라에게 청혼을 한다. 바르바라는 많은 고민 끝에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브이코프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제부시킨은 아픈 마음을 숨긴 채 그녀의 결혼 준비를 도와주다가 병을 앓게 된다.
이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제부시킨과 바르바라라는 두 인물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고독과 아픔, 사랑을 섬세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어둡고 그늘진 곳에 사는 그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펼쳐나가는 더없이 크고 넓은 사랑, 또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 등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849년 4월 23일 새벽 4시 잠을 자던 중에 체포 연행되어, 8개월 후 동료 죄수 20명과 함께 페테르부르크의 세묘노프 광장에 마련된 처형대 위에 섰다. 영하 22도 혹한의 날씨에 셔츠 차림이었다. 집행관이 총살형 선고문을 낭독한 다음 그는 첫 번째 조 3명으로 말뚝에 묶였다. 머리에는 자루가 씌워졌다. '발사!' 소리만 나면 총살형이 집행될 순간, 광장을 가르질러 한 관리가 말을 타고 흰 깃발을 흔들면서 달려와 형 집행을 중지시켰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가 이들의 형량을 사형에서 시베리아유형으로 감형한 것이다.
이처럼 도스토예프스키는 사상범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처형 5분 전에 극적으로 풀려나는 등 삶이 아주 파란만장했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들 또한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늘 어두운 그늘을 드리운 채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순이나 부당함을 강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언제나 가난하고 학대받는 사람들의 편이 되어 그들을 동정하면서, 그 속에 흐르고 있는 순수함과 진실 등을 속속들이 밝히고 있다.
전쟁과 평화 (톨스토이)전체가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전쟁과 평화』는 인간 개인의 무력함을 강조하는 '독자적 숙명론'을 소설을 밑바닥에 깔고 있으며, 나폴레옹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그와 대조시켜 카라타예프라는 일개 농민을 '정신적 영웅'으로 찬양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려 559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악(惡)인 나폴레옹과 선(善)인 카라타예프를 양극으로 그 사이에 배열되어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안드레이 공작과 베즈호프는 중요한 인물이다. 명예욕이 강하고 현실적이어서 전형적인 귀족형인 안드레이 공작은 나폴레옹의 숭배자로서,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부상한 뒤 삶의 허무감에 사로잡혀 현실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때서야 그는 비로소 신(神)의 법도는 자기희생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에 반해 베즈호프는, 그도 처음에는 나폴레옹을 영웅시 했지만 농민병사 카라타예프를 만난 뒤에는 신(神)의 의지를 믿게 된다. 그리하여 자기가 찾고 있던 길을 발견하게 되며, 많은 고난과 도전 끝에 인생의 목적은 살아남는 데 있다는 삶의 철학을 깨닫고 새 생활의 길을 찾아 떠난다. 톨스토이는 이와 같이 소설 속에 고난에 굴하지 않는 많은 민중들을 등장시킴으로써, 그들이야말로 러시아 정신의 체현자이자 역사를 움직이는 주인공들임을 보여주고 있다.
톨스토이는 23세 되던 해에, 육군 장교로 군에 입대하고 체첸과의 전쟁에 출전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 그는 자전소설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네크라소프로부터 격찬을 받는가하면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다 1854년 잠시 크림 전쟁에도 참전했던 그는 전쟁이 끝나자 군 생활을 청산하고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다. 여행기간 중에 그는 파리에서 단두대에 의한 사형집행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부자들을 조소하는 떠돌이 악사들의 자극을 받아 물질문명에 회의를 느낀다.
그 후 고향으로 돌아온 톨스토이는 농경생활을 하며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농민 자녀들의 교육에 힘썼다. 그는 교육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우고 『야스나야 폴랴나』라는 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40대에 이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톨스토이는 50세가 넘어서면서부터 깊은 종교적 회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참회록』을 쓰고, 타락한 현대의 그리스도교가 아닌 초기 그리스도교에 복귀할 것을 주장하며, 세속화된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주신 핵심 가르침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5계명을 제시했다.
그 5계명은 화내지 말 것, 색욕을 품지 말 것, 맹세로써 자신을 구속하지 말 것, 악으로써 악에 대항하지 말 것, 정의든 불의든 모두 잘 대할 것을 말한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이성은 진리를 알기 위한 수단이고, 인간의 유일한 이성적 활동은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톨스토이의 가르침을 가리켜 '톨스토이즘(Tolstoism)’이라고 한다.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는 남부 독일 뷔르템베르크 칼프에서 태어났다. 그의 모계(母系)는 유서 있는 신학자 가문이었는데, 외조부는 우수한 신학자로 인도에서 다녀간 포교에 종사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은 다음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했으나 사별한 후 개신교 목사인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헤세를 낳았다.
헤세는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16세 되던 해에 신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와 자살을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그 후 그는 페로트 시계 공장의 견습공이 되어 시계 톱니바퀴 닦는 일을 하다가 서점에 들어가 9년 동안 일했다. 헤세가 29세 때인 1906년 발표한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는 자신의 신학교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천부의 소질이 있는 한 소년이 몰이해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상처를 입고 고민하는 것을 묘사한 작품이다. 제목은 주인공 한스 기벤트가 다음과 같이 내뱉은 독백에서 따온 것이다.
"나는 수레바퀴 밑에 깔린 달팽이처럼 더듬이를 감추고 껍질 속으로 파고들었다. 죽고 싶을 만큼 비참한 기분으로 하루 종일 조그만 톱니바퀴를 문질러댔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의 학창시절의 경험을 집요하게 되새기면서 편협한 학교 제도야말로 재능 있는 젊은이들을 좌절시키는 멍에라는 점을 지적한다. 학교 제도를 통해 청소년들은 오히려 자신의 생명력을 억압당하고 위축당함으로써 그릇된 길로 빠지게 되며, 순수한 인간성과 자아는 명령과 규범, 의무화 된 학습내용에 질식해버리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학생들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나 교사들에 의해 강요된 교육이라면 결국 수레바퀴 밑에 깔린 달팽이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소설의 중심 테마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보면, 1900년 무렵 남부 독일 슈바르츠발트라는 작은 마을에 한스 기벤트라는 소년이 살고 있다. 한스는 머리도 좋고 재능도 뛰어나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낚시이다. 그는 낚시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면서 스스로를 자유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부모와 목사, 교사의 희망대로 그는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만 했으며, 그 결과 마울브론 신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게 된다.
그래서 어른들은 기뻐하지만 정작 한스는 상습적인 고독과 우울증과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마울브론 신학교의 생활은 엄격한 교육을 통해 인간의 자연성,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고 오직 전통적인 신의 존엄만을 부여하는 숨 막히는 분위기일 뿐이다. 이곳에서 한스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같은 방에 아홉 명의 친구들과 함께 지낸다. 한스는 1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모범생의 길을 걷지만 한편으론 자기와 반대 성향, 즉 시인 기질과 반항적인 성향을 지닌 같은 방 친구 헤르만 하일루너를 좋아하게 된다.
하일루너는 공상이 많고 시를 좋아하는 감정이 풍부한 소년이다. 외면적으로는 모범생이었던 한스는 내면에 흐르는 고독을 승화할 수가 없었던 까닭에 자신도 모르게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그 친구가 가까워진 것이다. 학교생활 동안 하일루너는 선생님들의 권위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반항하지만, 한스는 소극적으로 고개만 돌릴 뿐이다. 하일루너는 결국 학교에서 탈출을 기도하다가 퇴학처분을 받고, 그와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한스는 학교에서 고립되고 만다. 그래서 한스는 성적마저 바닥으로 떨어지고 신경쇠약증까지 앓게 되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는 에마라는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지만, 순진한 그는 그녀에게 희롱당한 채 버림받고 만다. 결국 한스는 아버지의 권유로 시계공 수련을 받고 시계 공장에 취직하지만, 신학교를 중퇴한 이후 그는 더욱 방황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만이 강해질 뿐이다. 그리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과 외부로부터의 억압이 서로 충돌을 하여 평형점을 찾지 못한 그는 점점 더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간다. 그러다 어느 일요일 한스는 술에 취해 강물에 휩쓸려 들어가고, 다음 날 물속에서 차가운 시체로 발견된다. 한스의 죽음이 자살이었는지 사고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헤세는 이 작품을 통해 기성의 세계로부터 부자유와 억압을 느끼고 끝없이 인간해방을 추구하는 원초적인 인간 감성을 그리면서, 현대문명이 자연과 유리되면서부터 개인은 외톨이로 전락했으며, 인간소외는 강화되었고 우울증은 깊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작품의 제목은 헤세에게는 자신의 장래를 예고하는 주문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의 이후 생활은 소설에서처럼 내면적이고 우울했기 때문이다.
헤세는 28세 때 9년이나 연상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여 라인 강변의 조용한 마을에 묻혀 창작에만 전념하였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부인과 이혼하고 스위스 베른으로 이주했다. 그 때 그의 나이 47세였는데, 그는 일체의 도시적 생활을 청산하고 르가노 호반 근처에서 주로 내면적인 생활만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두 번째 아내와도 이혼하고 55세에 세 번째 아내를 만나서는 그런대로 정신적 안정을 되찾아 대작 『유리알 유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앙드레 지드의 아버지는 남프랑스 출신의 캘빈파 신교도로서 시인 기질을 지녀 아들을 가르칠 때 설명하고 타이르는 것을 좋아한 반면, 어머니는 북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구교파 가톨릭 신자로 매우 현실적이어서 아들에게 규율과 복종을 가르쳤다. 그래서 지드는 훗날 자신의 자서전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는다면』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문학 작품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오로지 문학 작품을 통해서만 내 속에 있는 너무나도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요소의 조화를 실현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 『좁은 문』은 바로 이러한 지드의 정신적 성장 환경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은 성경 마태복음 7장 13절과 14절에서 따온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라."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작가 자신의 모델이기도 한 주인공 제롬은 신체가 허약하고 감성적이고 예민한 성격의 소년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제롬은 어머니와 함께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외삼촌 집에 놀러간 제롬은 그곳에서 사촌 누나 알리사 뷔콜랭을 만난다. 알리사는 제롬보다 두 살 위인데, 제롬은 곧 알리사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알리사의 엄마, 즉 제롬의 외숙모가 가출을 하자 제롬은 그녀를 위해 헌신하기로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