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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오염의 진실

오모리 다카시 지음 | 에코리브르


중금속 오염의 진실

오모리 다카시 지음

에코리브르 / 2011년 3월 / 168쪽 / 11,000원



엄습하는 수은 오염




수은은 어떤 물질인가

주위에 수은을 취급하는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수은이 어디에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말인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우선 수은이라는 물질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수은(Hg)의 비중은 물보다 약 13배 크다. 수은을 사용한 체온계나 혈압계의 수은주를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색깔은 말 그대로 은색이고,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중금속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금속인데도 불구하고 수은은 25도 이상이 되면 쉽게 기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화한 수은에서는 냄새도 나지 않는다. 만약 공기에 수은이 섞여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들이마신다. 또한 수은은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도 몸속으로 침투한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수은이 화학 공장에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 수은은 자연 환경 속에도 존재하며, 그 대부분은 화산 활동에 의해 지상으로 분출되고, 그것이 유황과 반응해 유화수은을 만들어낸다. 일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화산 국가인데, 이는 자원으로서 수은을 대량 생산해온 국가라는 사실을 뜻하기도 한다.

지각(地殼) 활동에 의해 기화한 수은 증기는 석탄층에도 스며들기 때문에 석탄에도 수은이 함유되어 있다. 석탄을 이용해 화력 발전소를 가동하면 거기에 함유된 수은이 기화해 배기가스와 함께 대기로 배출된다. 일본에는 약 60곳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있는데, 전력중앙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동안에만 600킬로그램의 수은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이들 발전소에서 나름대로 수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수은을 방출한 셈이다.

또 수은은 쓰레기 소각장에서도 발생하는데, 이들 시설에서 얼마만큼의 수은이 발생하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발전소에 비해 수은 처리가 충분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만, 요코하마 시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각장을 중심으로 수은 농도의 분포가 동심원 형태를 이룬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을 뿐이다.

한편, 중국과 한국에도 대규모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있는데(한국에는 10곳에 총 50기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있다. 중국의 석탄 화력 발전소 등에서 배출하는 수은은 연간 약 600톤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 옮긴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은 가스가 편서풍을 타고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대기로 배출되는 수은 중 일부는 그대로 땅에 내려앉고 퇴적 과정을 거쳐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그리고 일부는 비를 만나 바다와 강을 오염시킨다. 또 일부는 대기 중에 남아 떠돌아다니며 피부나 호흡 기관을 통해 직접 사람의 몸속으로 흡수된다. 물론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킨 수은은 식물이나 식수를 통해 인체로 흡수되고, 바다나 강을 오염시킨 수은은 어패류를 통해 인체로 흡수된다. 현대인의 모발을 분석해보면 모든 사람에게서 예외 없이 수은이 검출된다. 이는 수은 오염이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수은의 최대 공급원은 어류

인체 유해 물질인 수은은 증발하기 쉬운 성질 때문에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양이 많다. 그것이 토양과 지하수, 하천, 바다 등을 오염시킴으로써 좋든 싫든 인체에 흡수된다는 사실을 앞에서도 언급했다. 그렇다면 일본인의 경우 무엇을 통해 가장 많은 양의 수은을 섭취할까? 그것은 오염된 공기도 아니고, 물도 아니다. 바로 어패류다.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은 섭취량은 체중 50킬로그램인 사람을 기준으로 약 8.4마이크로그램이다(1991~2001년 동안 평균). 그런데 그중 88퍼센트가 어패류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메틸수은(수은과 메틸기가 결합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미나마타병의 발병 물질인 염화메틸수은을 가리킨다)은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준다. 그런데 이것이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올 경우에는 장에서 빠르게 흡수되어 혈액에 섞인다. 그 다음 단계는 당연히 혈류를 타고 몸 전체의 조직으로 확신된다. 그 때문에 섭취량이 많으면 미나마타병이나 이라크에서 발생한 사건(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메틸수은으로 방부 처리한 씨보리를 먹은 사람들이 메틸수은 중독을 일으킨 사건) 같은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대해서는 그 물질을 평생 섭취해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기준을 체중 1킬로그램당 1주간 섭취량의 잠정치 형태로 정해놓는 것이 관례다. 그것을 '잠정 주간 섭취 허용량(PTWI)’이라고 한다. 1972년 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합동으로 개최한 '식품 첨가물 전문가 회의(JECFA)’는 총 수은의 PTWI를 5마이크로그램으로 정하고, 그중, 메틸수은은 3.3마이크로그램까지로 제한했다. 하지만 그 후 메틸수은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공급되기 쉽고, 게다가 태아는 유해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재검토를 실시한다. 미나마타병이 발생했을 당시 임신 중인 여성이 메틸수은에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한 결과, 산모는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는 반면 태아에게는 선천성 수은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태아성 미나마타병’이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그 결과 FAO는 메틸수은의 PTWI를 3.3마이크로그램에서 1.6마이크로그램으로 낮추고, 어패류에 함유된 수은의 총 섭취량에 대해서도 재차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불법 폐기한 건전지와 수은 오염

최근 들어 건전지 소비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바로 건전지에 함유된 수은 등 유해 중금속이다. 건전지에는 수은뿐 아니라 카드뮴이나 납 같은 유해 중금속이 적잖이 함유되어 있다. 다 쓴 건전지를 무심코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그대로 땅속에서 매장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유해 중금속은 머지않아 녹아서 땅속으로 스며드는데, 그것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그리고 오염된 지하수가 하천으로 흘러들면 강물과 바닷물이 오염된다.

이런 환경 문제 때문에 업계에서는 건전지에 함유된 수은 줄이기 연구를 거듭해 1990년대에는 망간 건전지와 알칼리 건전지 등 수은을 없앤 건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그 결과 건전지에 들어가는 수은의 총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건전지를 회수해 수은과 망간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수율은 20퍼센트 수준에 불과할 뿐 대부분의 건전지는 어딘가에 버려져 결국 유해 물질인 카드뮴(이타이타이병의 원인 물질)에 의한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지자체에서 분리수거한 건전지는 쓰레기 처리업자에게 위탁을 하는데, 업자들이 그 폐건전지를 불법으로 버리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평소 다 쓴 건전지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버릇이 있다. 분리수거를 한다 해도 버리고 난 뒤에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와중에 재활용 시스템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사라진 건전지는 조용하고 은밀하게 유해 물질을 확산시키며 환경오염과 건강 장애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위험이 있다.

뇌와 장기에 작용하는 납의 폐해



가장 위험한 것은 수도관에서 녹아드는 납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수돗물이 유해 중금속이자 독성이 아주 강한 납에 오염되었다고 하면 아마도 충격이 클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왜일까? 수돗물과 관련해서는 예전부터 맛이 없다느니 냄새가 난다는 등의 문제가 가끔씩 불거졌다. 그리고 유해 물질로서 잔류 염소와 트리할로메탄(trihalomethane)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염소는 표백제로 쓰이는 약품인데, 수돗물에 섞여 있는 세균이나 수도관을 통해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염소는 농도가 높아지면 독성을 띤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염소 가스를 독가스 대용으로 이용해 많은 희생자를 냈을 정도다. 물론 마시는 물에 고농도의 염소를 사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의 농도로 사용하기는 한다. 정수장에서는 염소와 마찬가지로 트리할로메탄도 수돗물의 맛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이들 물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설령 정수장에서 이런 물질을 줄인다 하더라도 가정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저수 탱크 같은 시설의 오염 때문에 수질이 악화되는 문제가 있다.

납과 관련한 문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 납의 경우는 정수장에서 섞여드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수도관에서 수돗물로 녹아든다. 그 이유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설치한 일본 전국의 수도관에 납을 사용한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납 수도관에서는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항상 납이 녹아든다. 특히 초기에 설치한 수도관에서는 노화나 부식에 의해 더 많은 양의 납이 수돗물 속에 녹아든다. 그렇다면 왜 독성 있는 납 수도관을 사용했는가? 납은 성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수압에 따라 팽창하기도 하고 수축하기도 한다. 지진에 의한 진동에도 강하고 쉽게 휘기 때문에 공사하기도 편하다. 게다가 스테인리스가 보급되지 않은 시대에는 녹슬지 않는 재질로서 흔히 사용했다. 하지만 오래된 납 수도관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함으로써 금속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내부 부식 등으로 인한 누수 현상도 잦을 수밖에 없다.

WHO는 음료수에 함유된 납의 농도를 1리터당 0.01밀리그램 이하로 정했다. 일본은 과거 1리터당 0.1밀리그램 이하였던 것을 WHO기준을 참고로 1992년 12월, 0.05밀리그램까지 낮췄다. 원래 WHO의 10배나 되는 기준치를 5배 수준으로 끌어내린 셈이다. 그리고 11년 후인 2003년 4월부터는 0.01밀리그램 이하로 정해 겨우 세계 기준을 따라잡았다. 얼핏 보기에는 이 정도면 납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기준치가 세계 수준과 같아진 데다 각 지역의 수도국에서 이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납 수도관을 스테인리스 수도관으로 바꿔 납이 녹아드는 것을 방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스테인리스 수도관으로 교체한 것은 정수장에서 시작되는 본관(本管) 부분이고, 각 가정으로 들어가는 수도관은 여전히 대부분 납 수도관인 채로 남아 있다. 본관을 아무리 스테인리스 수도관으로 바꾼다 해도 각 가정에 연결된 납 수도관을 바꾸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이는 마치 정수장에서 아무리 좋은 수질을 유지한다 해도 저수 탱크가 오염되어 있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수 탱크를 청소하거나 교체하는 것은 당연히 개인이 부담해야겠지만, 부지 내에 매설된 관을 교환하는 데 드는 비용조차 각 가정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납 수도관의 경우는 길이가 길수록 녹아드는 납의 양이 많고, 그 길이에 비례해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맹독성 물질인 납이 수돗물에 녹아드는 상황에서 수도국의 대응이 이처럼 안이한 것은 자신들의 직접 관리 대상인 본관을 스테인리스 관으로 교체해 수질 기준을 맞췄으니 이후의 책임은 각 가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흡수된 납은 대부분 뼈에 들러붙는다

납 중독 증상으로는 산통, 빈혈, 식욕 부진, 소변량 감소, 사지 근육 약화 등이 있다. 또 동물 실험에서는 납 화합물이 신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납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정신 지체나 학습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납은 어린이의 신체 발달을 방해하고 청각 능력 저하를 유발하며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불임의 원인 물질로도 작용한다고 한다. 최근에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남성의 정액에 납이 고농도로 함유된 경우, 정자가 여성의 난관을 통과해 난자가 있는 곳까지 도달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즉 성별에 상관없이 체내에 침투한 납이 어떤 형태로든 불임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납은 주로 호흡이나 음식물을 통해 몸에 들어온다. 소화기를 통해 흡수된 납은 혈액에 섞여 적혈구와 결합한 후 90퍼센트 이상이 뼈에 들러붙는다. 또 뼈에 들러붙기 전 혈액과 함께 전신으로 퍼진 납은 뇌에도 도달해 신경 지탱 역할을 하는 아교세포(glia cell)에 축적되어 뇌의 발달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납에 의한 급성 중독은 비교적 약해서 치사량은 가용성 납인 경우 10~15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 번 흡수한 납은 몸속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필자가 진찰한 어린이 중에도 모발 검사에서 수은과 납의 농도가 높게 검출된 경우가 있었다. 필자는 즉시 그 중금속을 배출하는 치료를 시작했는데, 수은의 농도는 크게 줄어든 반면 납은 반년이 지나고 9개월이 지나도록 극히 소량만 줄어드는 바람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결국 이런 환자의 경우는 디톡스 요법을 통해 납을 배출시켜도 매일 마시는 물에 납이 함유되어 있는 한 수치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역삼투압 방식 필터를 사용한 정수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마시는 물은 물론 쌀 씻는 물까지도 이 정수기를 사용한 결과 납의 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몸에 흡수되는 것까지 차단해야만 납의 농도를 줄일 수 있다. 즉 단순한 배출 치료만으로는 납의 농도를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납의 진짜 무서운 점은 몸속에 쌓이면서도 배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주 적은 양의 납이라도 매일 섭취하면 몇 주 혹은 몇 개월 안에 중독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대변이나 소변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배출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농도를 반으로 줄이는 데에만 5년이 걸린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몸속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78~131밀리그램의 납을 갖고 있으며, 그중 약 90퍼센트가 뼈에 들러붙어 있다. 몸 속에 남아 있는 납이 1데시리터당 300마이크로그램(1리터당 3밀리그램)이면 소아에게서 지능 저하가 나타난다. 또 500마이크로그램이면 신경 장애, 소화관 장애, 피로감, 불면, 두통, 관절염, 변비 등의 증상이, 1000마이크로그램이면 뇌염, 치매, 콩팥 장애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납이 폭력 범죄를?

납은 중추신경에 자극을 주는 유독성 물질이다. 예를 들어, 낮은 수준이라도 납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식 능력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영향은 특히 어린이에게 두드러지지만 높은 연령대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음에 따라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여기에 납이 작용하면 저하 속도가 빨라진다. 또한 납이 폭력 범죄를 일으킨다는 것도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잘 열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한 보고는 이미 1943년에 나왔다.

랜돌프 바이어스와 엘리자베스 로드는 유아 시절 가벼운 납 중독을 경험했다가 완치된 어린이 20명을 검사했다. 그 결과 확실하게 납 중독이 남아 있는 어린이는 없었지만, 그들 중 학교에 입학해 정상적인 단계로 학년을 올라간 어린이는 한명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많은 어린이에게서 정신 장애를 발견한 것이다. 그중 한 명은 불을 질러 퇴학당했고, 다른 어린이는 반 친구의 얼굴에 포크를 찔러 퇴학당했으며, 또 다른 어린이는 수업 도중 책상 위에 올라가 계속 춤을 추었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마지막으로 한 명은 칼과 가위로 교사를 공격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이어스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납 중독을 경험한 어린이들은 집중력을 유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잔혹하기까지 한 행위를 한다. 이것은 그들 집단의 어린이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또 다른 연구자인 피츠버그 대학 의학부의 하버트 니들먼 교수는 '몸속에 납이 들어오면 어린이의 지능에 영향을 주고 폭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니들먼 교수는 '형광 X선’이라는 기술로 어린이의 뼈에 함유된 납의 양을 측정했다.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어린이는 일반적인 어린이에 비해 납 농도가 높다는 사실을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니들먼 교수는 피츠버그 지역 비행 어린이 중 18~38퍼센트는 납의 독성과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에 따르면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극히 적은 양이라도 몸속에 들어간 납은 뇌의 전두엽(前頭葉)에 악영향을 미쳐 공격성을 부추기고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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