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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창생학

강형기 지음 | 생각의나무
지역 창생학

강형기 지음

생각의나무 / 2010년 10월 / 348쪽 / 22,000원




제1장 지역창생의 문화전략



지역창생의 문화전략과 창조도시

유럽사회에서 1980년대 들어서면서 제조업 분야의 쇠퇴와 함께 청년실업을 비롯한 대량실업자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종래 채용해왔던 복지국가 시스템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정위기에 직면하게 되었고, 도시들은 국가로부터의 재정 지원이 감소함에 따른 자구책을 강구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경영자들은 어떻게 하면 국가의 재정지원 없이 자립하고 또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또 시설 위주의 정책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가려는 노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재원의 한계라는 압박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몸부림쳤다.

창조도시(Creative City)라는 메타포는 바로 그러한 몸부림 속에서 탄생하였다. 즉 살기 좋은 지역을 건설하는 데 장애요인이 무엇이고, 미래의 달성 가능한 모습이 무엇인가를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창조도시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는데, 창조도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는 대도시, 중소도시, 도회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조그마한 마을에서도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조건만 충족된다면 지역을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창생의 다양한 문화전략

여러 학자나 실무가들이 자신의 조건과 특기를 발휘해서 추진했던 다양한 사례들의 입각점을 기초로 창조적 재생의 사례들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유형으로 대별할 수 있다.

① 문화예술로 경작하는 지역창생 : 문화를 경작함으로써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도시의 사례는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바르셀로나는 많은 사람들이 모델로 삼는 창조도시다. 30여 년 전, 스페인에 민주주의체제가 부활했을 때만 해도 바르셀로나는 황폐한 공업도시였다. 그러나 디자인과 건축 분야에서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건축, 도로, 인테리어, 선박, 카페에서부터 레스토랑을 포함한 디자인 도시로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바르셀로나는 도시 자체가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작품으로 충만한 문화적 명소가 되었다. 참고로 바르셀로나는 도시창생사업을 주택, 오피스, 도로에서가 아니라, 공공스페이스의 정비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과 집회장소를 만들고, 전통적인 이벤트를 부활시켜 시민의 공생의식을 육성하고, 무대예술을 발전시켰다.

이를 위해 문화육성을 시 정책의 핵심으로 위치시켰으며, 특히 공공디자인과 2004년의 세계문화포럼과 같은 대단위 이벤트를 연동시켜 추진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들은 이미 1988년에 시작한 ‘도시권전략계획’에 기초한 것으로서, 그 계획에는 이노베이션과 창조성의 가구(街區)건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바르셀로나는 비즈니스관련 랭킹순위가 착실히 상승하여 런던, 파리, 베르세이유,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유럽의 선진도시들과 경쟁하게 되었고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② 인재의 결집으로 경작하는 지역창생 : 지식집약형산업은 창조적 인재의 아이디어가 보다 넓게 산업부문으로 확산함으로써 창출된 것인데, 이러한 창조산업의 가능성은 창조적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만큼 커지게 된다. 따라서 창조적 인재를 지역으로 불러들이고 결집시켜야 한다. 플로리다가 창조계급 자체를 산업입지의 중요한 구성요소라고 주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제 우리는 고속도로를 닦고 세금을 우대하여 기업을 유치하는 정책에 모든 것을 걸 것이 아니라, 창조적 인재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창조적 인재가 기꺼이 살고 싶어 하는 장소는 물리적 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경험이 공유되는 개방적 환경이다. 또 지역의 이노베이션은 기업과 대학, 지원기관 등의 다양한 주체가 상호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활동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살펴보면, 창조적 인재의 유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수도권마저도 인구과잉으로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이노베이션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도시정책을 강구하고 실천해야 하는가? 우리는 대기업과 경쟁하는 중소기업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가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처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능과 능력을 겸비한 리더나 도전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에서 우위에 서고자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그리고 동업종이나 이업종 간의 연대를 통하여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도시의 경우에도 기업처럼 대응할 필요가 있다. 즉 지역의 특징, 그 강점과 약점을 살펴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오히려 개성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③ 고유자원으로 경작하는 지역창생 : 고유자원이란 고유한 발상으로 활용하는 자원인데,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대항하면서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생각, 견식, 용기, 상상력, 끈기, 결단력이 있는 지역이라면 그 어디에서도 지역을 새롭게 창조하는 과업을 이룰 수 있다. 지역의 고유자원을 활용하여 세계적인 도시를 만든 대표적인 곳은 공원과 생태도시로 유명한 꾸리찌바시다. 1971년 레르네르 시장이 취임했을 때만 해도 꾸리찌바에는 공원이라고는 도심 속에 있는 시민공원이 유일했으나,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내에 공원과 광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정책으로 실천했다. 공원부지를 조성하여 담장을 쌓고 많은 나무를 이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으로 공원을 만들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새롭고도 저렴한 공원조성방식이 필요했다. 마침 연방정부가 매년 여름이면 범람하는 하천에 콘크리트 제방을 쌓는 보조금을 주었다. 그러나 꾸리찌바시는 예산의 상당액으로 하천 주변의 토지를 매입하고 또 소규모댐을 막는 데에 투입했다. 그리고 범람위험이 높은 일부 하천을 호수로 되돌리는 사업에 투자했다.

꾸리찌바의 정책은 적절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많은 호수들이 홍수기에 우수를 저장하는 유수지기능을 하게 되었고, 하천생태계의 파괴도 중단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 20여 년 동안 탄생한 호수들이 공원의 중심지가 되었고, 주변지역에 수많은 수변식물과 나무들이 자라 공원으로 거듭났다. 그들은 홍수만 대비한 것이 아니라, 세계최고의 생태도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④ 풍토로 경작하는 지역창생 : ‘풍토(風土)’란 특정한 토지의 기후, 기상, 지질, 지형, 경관 그리고 그 토지 위에서 일어나는 문예, 미술, 종교, 풍습 등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간생활의 포괄적인 현상을 말하는데, 농어촌을 창생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차별화된 최대의 자원은 바로 풍토적 조건이다. 지역창생에서 풍토의 고유성을 활용한다는 것은 그 토지만이 가진 유일한 방식으로 지역의 창생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풍토를 경영해야 하는 것은 사라지는 마을과 소멸되는 풍토를 보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 국가의 경쟁력은 대도시의 경쟁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는 향토의 문화와 다양한 지역에서 연출하는 풍토의 고유자원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우리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제2장 지역창생의 조건과 창조적 환경의 창조



창조성의 다양한 조건

우리나라의 도시들이 창조도시의 전략으로 창생을 도모하려면 어떠한 조건들을 충족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창조도시 전략은 본래 내생적 발전의 한 모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이 내생적인 전략을 취하도록 하려면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게 하는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따라서 기본조건으로 정치제도적 조건과 도시공간적 조건 및 인간적 조건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정치제도적 조건은 위기의식을 공유하게 하고 자유롭게 경쟁하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다음 공간적 조건은 개별 지역의 문화와 경제적 기반을 말하며, 인간적 조건은 지역창생의 담당자인 리더와 그 도시의 구성 멤버인 창조적 개인들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들은 각각 개별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상호보족적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창조적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 그 모두가 하나의 무대에서 종합될 때 보다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창조도시로부터의 메시지

한 도시가 창조력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대답은 영국 북부의 작은 도시 하더스필드에서 얻을 수 있다. 하더스필드는 과거 글로벌화된 새로운 경제흐름에 대처하지 못해 대량실업과 끝없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허덕였던 도시였다. 그런 하더스필드가 그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와 이제 세계의 모델이 된 것은 기본방침을 바꾸고 도시의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로 얻은 지혜를 시민과 손을 잡고 실천한 결과였다.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역경에 처한 하더스필드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새롭게 창생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육성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하더스필드에는 오직 하나의 자원만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 자원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인간의 지성, 재능, 열망, 동기, 상상력 그리고 이들이 엮어내는 창의성이야말로 최대의 자원임을 인식했던 것이다.

과거 하더스필드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었다. 협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개별부분들은 마치 독립한 왕국처럼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또 관례에만 철저했던 시청 간부들은 직원들을 통제하는 데에만 열심이었다. 이런 하더스필드의 변화는 새 시장이 무기력했던 행정시스템을 개혁하면서 시작되었다. 새로 선출된 시장은 도시경영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면서 조직의 군살을 빼기 시작했다. 또 시민과의 파트너십으로 힘을 키웠고, 모든 정책에는 문화의 모자를 씌웠다. 즉 문화적 아이덴티티와 긍지를 살리면서도 효율적 행정으로 지역 구성원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생산으로 연계시켰던 것이다.

한편 창조적 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려면 주민들이 주인으로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도록 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할 기회를 제공하고 권한도 이양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경쟁력의 원천인 인간의 창의성은 스스로의 의지로 참여할 때 발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주민들이 지역문제에 참여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바꾸게 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현실 속에서 받아들여지고 실천되게 할 수 있을까? 냉철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을 지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또 공감하는 동지가 되고 공유하는 참여자로서 동참하게 해야 한다.

제3장 지역브랜드의 창조와 브랜드 경영



도시경영의 문화전략과 지역브랜드 / 지역브랜드의 구조와 구축 프로세스

한 지역을 새롭게 가꾸려면 지역의 혼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발전을 통해 그 혼과 기억을 육성해가야 한다. 그런데 지역이 자신의 혼을 만들고 가꾸는 작업을 한마디로 ‘지역의 브랜드 경영’이라 할 수 있는데, 지역브랜드란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자연, 산업, 생활, 인간공동체와 같은 지역자산을 체험의 ‘장’을 통해서 정신적 가치로 결부시킴으로써, ‘사고 싶고’, ‘가고 싶고’, ‘교류하고 싶은’ 그리고 ‘살고 싶은’ 마음을 유발시키는 지역이미지의 총화다.

한편 가치창조활동으로서의 지역브랜딩은 그 형성 주체자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체가 상품을 만들고 기업의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복잡하고 또 무수한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예로 기업은 조직 전체가 하나가 되어 브랜드 창조에 몰입하나, 지역에서는 다양한 조직과 이해집단이 때로는 서로 다른 이해를 위해 활동하면서 하나의 브랜드 형성에 나름대로의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브랜드의 대상이 되는 범위도 판이하게 달라, 지역브랜드는 산품, 역사, 관광, 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광범위한 범역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지역브랜드는 하루아침에 구축될 수 없고, 장기적인 시야에서 계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역브랜드의 홍보와 관리

지역브랜드 전략의 목표는 브랜드를 통하여 사람들이 지역에 관심을 갖게 하고, 방문자들이 다시 오게 하는 것인데,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발신자가 의도한 대로 수신자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정립된 브랜드를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적절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한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그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입안하여 추진해야 한다. 특히 지역 내방자가 지역과 관계하는 일련의 행동과정을 이해하고 추진해야 한다.

지역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지역 그 자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다. 예컨대, 지역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단지 상품으로서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생태계 농업을 표방한 결과로서의 유기야채로 만든 식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브랜드 구성요소가 된다. 또한 그 지역다움을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 거리에서, 새로운 감동으로 공감하고 공유하는 시간으로 끌어들이는 마을의 축제도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데 지역에 매력적인 거리가 있고, 풍요로운 자연자원이 있다는 것만으로 외부사람들이 지역에 올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마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보고, 만지며, 즐기는 가운데 다양한 자극과 상상을 불러오는 체험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4장 자원의 창조적 발굴과 개발



지역을 새롭게 창조하는 출발은 상상력에 토대하여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역을 새롭게 창조해간다는 것은 그 지역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의 자원을 발견하고 발굴하여 창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읽고 이를 융합시켜야 한다. 첫째, 시대의 시장을 읽어 가능성을 찾아내고, 둘째, 장소를 읽어 자원을 발굴하며, 셋째, 인재를 모아 그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원동력을 창조해야 한다.

참고로 맹자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天의 時’를 잘 활용해야 하지만, ‘天의 時’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地의 利’에 비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여기에서 ‘天의 時’를 국제정세와 국가의 정책을 포함한 외부적 환경이라고 한다면, ‘地의 利’는 입지적 조건을 포함한 내부적 환경이다. 국가의 정책과 세계경제의 흐름 같은 외부조건은 내부조건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나, 외부환경을 알아야 하는 것은 내부적 조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내부를 모른다면 외부를 알아도 소용이 없다.

또한 맹자는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사방이 3리밖에 안 되고 외곽이 7리밖에 안 되는 작은 성을 포위하고 공격해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포위하고 공격했다면 이미 틀림없이 적절한 시간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하늘이 내려준 시운(天時)이 그곳의 입지적 이점(地利)보다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성곽이 견고하고 무기와 식량이 충분한데도 군사들이 성을 포기하고 도망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유리한 지세(地利)가 인화(人和)보다 못하기 때문이다(天時不如地利也, 地利不如人和也, 맹자, 公孫丑下 1). 그러므로 세상을 경영하려면 그 어떠한 자원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역창생의 과업에서도 예외는 없다.

아무튼 지역창생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동력은 그 지역의 미래를 창조하려는 지도자의 헌신이다. 한 도시의 최고 지도자는 자신의 도시가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그 상태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지도자는 모든 부문에서 전지전능하거나 모든 일들을 혼자서 감당하려는 과욕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과업들을 실현하려는 그 의지만큼이나 큰 관용으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구성원들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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