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를 요리하라
손창호 지음 | 럭스미디어
한식, 세계를 요리하라
손창호 지음
럭스미디어 / 2010년 11월 / 328쪽 / 13,000원
CHAPTER 1 한식에 대한 냉정한 되돌아보기
첩첩 반상-과유불급우리는 손님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 밥상에 올리는 반찬의 가짓수를 정성의 척도로 여긴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이 차렸다는 말이나 7첩이니 9첩이니 하며 상차림의 격을 따질 때도 알 수 있듯이 반찬의 가짓수는 한식에 있어 핵심이다. 나물류, 젓갈류, 생선류 등 여러 가지 반찬을 밥과 함께 요것저것 먹어볼 수 있고, 다양한 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서양식을 접할 때 음식이 단조롭다고 생각한다. 특히 덩그러니 한 접시에 한 가지 음식만 나오는 코스식 서빙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반찬을 차려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눈에는 싱거워 보인다. 굳이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우리식 서빙이 서양식 서빙보다 좋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식 서빙이 세계화라는 기준으로는 드문 스타일인 것은 사실이다.
한식처럼 반찬을 가지가지 차리면 음식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식사도 그만큼 알차게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을 따져보면 다소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메인 디시로 한 가지만 서빙하면 얼핏 단조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메인 디시를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메인 디시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15분 남짓 걸린다. 어떤 요리를 선택했더라도 15분 내에 음식이 나와야 한다.
우리 음식은 메인 디시라는 개념이 약하다. 메인 디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밥상 위에 수많은 반찬을 차려내야 한다. 그럼에도 한식 역시 15분 내라는 시간 제약을 준수해야 한다. 셰프 한 명이 반찬을 모두 챙기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찬을 미리 만들어놓을 수밖에 없다. 한식을 15분 내에 차려내려면 사람을 서너 명은 동원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을 활용할 수 없으면 미리 만들어놓은 요리를 낼 수 밖에 없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반찬인 나물류, 젓갈류, 김치류, 조림류 등은 '모두 미리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음식이다. 세계의 대부분 식당은 주문받은 음식을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 서빙한다. 우리는 정성과 다양성이라는 명분하에 수많은 반찬을 밥상 위에 차리지만, 실상 차가운 음식이 대부분이고, 신선도가 낮은 것들이다.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때는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한다고 말하지만 미리 만들어놓고 서빙하는 콜드 디시를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실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서양식에서 한 가지 메인 디시를 서빙하기 위해 부여된 시간이 15분 남짓이라면, 이 음식은 비록 한 가지 음식에 불과할지라도, 그 음식에는 15분만큼의 정성을 오롯이 다 쏟아 붓는다. 단순한 스테이크만 하더라도 주문을 받은 즉시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하고, 소스를 만들고, 다 구워진 스테이크 위에 소스를 붓고, 옆에 아스파라거스를 서너 개 올리고, 접시를 장식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한 가지 메인 디시에 집중되기 때문에 열 가지 넘는 반찬과 대적하더라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이렇게 놓고 보면 과하면 오히려 못하다고, 반찬은 가짓수를 상당부분 줄여야 한다. 메인 디시나 전채로 유기적으로 엮어야 한다. 첩첩반상의 정통 한식은 우리 음식이 진정하게 세계화되고, 정통 한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충분히 성숙할 때 그때 가서 제대로 선보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뉴욕타임스》에서 한식의 가장 큰 단점이 너무 많은 반찬이라고 보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흥부 손님, 놀부 주인일반 한식당에서는 고객이 봉이나 다름없다. 인테리어 투자에는 인색하다. 깔끔하기만 해도 꽤 신경을 만이 썼다는 투다. 천편일률적인 내장재와 식당 기자재는 서울의 식당이건, 부산의 식당이건 붕어빵처럼 동일하다. 손님이 앉기 전, 종업원은 행주로 휘리릭 테이블을 한번 훔친다. 약간의 김치 국물과 동강난 콩나물이 약방의 감초처럼 행주에 붙어 있곤 한다. 흥부처럼 착한 고객은 얌전히 냅킨통에서 냅킨을 꺼내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하듯 네모반듯하게 접은 다음 수저통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꺼내 접어놓은 냅킨 위에 얌전히 올려놓는다. 다음에는 식탁 위의 물통을 들어 플라스틱 컵에 부어놓고 나서 음식을 주문한다. 영락없이 엄마가 밥상 차리기 전, 부엌일을 도와주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에 반해 소위 잘나가는 식당이라고 하는 맛집 주인은 놀부다. 종업원은 휘리릭 손님에게 와서 어서 빨리 주문하기를 독촉한다. 휘리릭 받아 적고는 30센티미터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손님의 주문을 부리나케 받는다. 놀부의 위세에 휘둘렸는지, 손님은 주문이 끝나면 다시금 얌전히 물통과 수저통 사이에 놓여 있는 작은 항아리에서 김치를 꺼내 다소곳이 플라스틱 접시 위에 담는다. 수저통 주변에 있는 가위통에서 가위를 꺼내 김치를 자른다. 놀부는 이 대목에서 손님의 편의를 위해 가위를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남자 손님은 집게와 가위 사용에 다소 서투르기 때문에 투피스 차림의 같은 일행 여자 손님이 마지못해 잘라준다.
스피드가 최대 미덕인 한식당에서 음식 서빙은 초특급이다. 3분 이내에 음식이 나온다. 흥부 손님들은 만족한다. 놀부 주인이 우리를 많이 배려하는구나 하고. 물론 흰색 플라스틱 용기에 나오는 것이고, 반찬들도 흰색 플라스틱 종기에 딸려 나온다. 점잖은 넥타이 차림과 투피스 차림에 남자와 여자 손님은 군말 없이 받아서 즐겁게 식사를 한다. 행여 넥타이에 김치 국물 흘리지 말라고 소주 회사에서 무료로 배포해준 앞치마를 생색내면서 주기도 한다. 손님들은 이러한 놀부의 배려에 무척 고마워한다.
이러한 식당 체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식당이라고 할 수 없다. 배급소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한국의 소비자들은 온데간데없다. 양순하기 그지없다. 마치 말을 잘 듣는 초등학생이 집에서 식사하기 전 부엌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를 도와주는 분위기와 다름없다. 맛집에서 식사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식당 주인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한다.
왜 우리는 좀 더 높은 서비스를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 전국 수십만의 요식업계 사람들이 모두 결탁했기 때문에 소비자 고발을 아예 할 수도 없는 상황일까? 왜 식당에서 최소한의 서비스조차도 기대하지 않는 걸까? 흥미로운 부분은 10년 전만 해도 이렇게 손님들이 일일이 세팅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서비스는 있었다. 당시에는 종업원이 반찬과 식기를 가져다주었고, 물도 종업원이 서빙했다. 어느 순간 손님이 모든 것을 다 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각각의 플레이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소비자도 그중 하나다. 더 이상 어머니를 도와주듯 식당 주인을 도와주면 안 된다. 상부상조하는 우리 문화는 분명 아름다운 문화다. 그러나 손님이 식당의 일부분이 되면서까지 상부상조를 강조할 필요는 없다. 손님으로서 최대한의 배려는 매너 있게 식사를 하고, 깨끗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정도다. 그 이상은 손님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식기를 세팅하고, 물을 따르고, 김치를 자르는 것까지 과도하게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손님의 본분을 되찾는 것이 한식의 세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CHAPTER 2 외국 음식 벤치마킹
일본에게 한 수 배우기: 창조적 짜깁기일식당의 한국 버전과 외국 버전은 차이가 있다. 한국의 일식은 스시, 사시미, 그리고 탕류를 중심으로 한다. 코스 메뉴를 주문하면 처음에 간단한 샐러드와 죽 종류가 서빙되고, 이후 메인으로 사시미와 스시가 나온다. 식사 단계로 튀김류와 우동, 알탕, 알밥, 마키와 같은 탄수화물류로 마감한다.
일식은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유형을 선보인다. 메뉴판을 보면 우리나라와 차이점을 잘 알 수 있다, 스시가 주 메뉴다. 각종 종류별 스시 한 피스에 얼마 하는 식으로 긴 메뉴판을 접할 수 있다. 날생선이 부담스럽거나 저렴한 식사를 원하면 롤을 선택한다. 캘리포니아롤, 드래건롤 하는 식으로 김밥과 스시의 중간 꼴이다. 마요네즈와 크림치즈, 아보카도 등이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다음에는 고기류 메뉴가 뒤따른다. 튀김이 주종을 이루는데, 돈가스와 야채튀김 같은 프라이류가 있고 그 옆에는 소고기나 닭고기 볶음이 선보인다. 주 소스는 데리야키소스다. 마지막으로는 우동이나 소바류가 주 메뉴판을 채우고 있다. 한국 일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스 메뉴는 없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일식은 각 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메뉴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매운탕이 일식의 주 메뉴이다 과연 대구탕 같은 탕류가 일식인지 의문이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고 즐긴다. 해외로 나가면 일식은 다시 한 번 변신을 꾀한다. 세계화에 성공한 스시는 일단 기본 모습을 유지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무리 스시가 대단하더라도 스시만으로는 한 끼 식사가 될 수 없다. 어차피 스시도 애피타이저나 핑거푸드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동맹군은 롤이다. 앞에서 언급한 '느끼함'은 중요한 포인트다. 롤이 파격적인 이유는 얼핏 조합되지 않을 듯한 크림치즈와 쌀밥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도 우리가 어린 시절 장조림 국물에 버터를 넣어 밥을 비벼 먹거나, 우유에 밥을 말아 먹던 경험을 되살려보면 이해가 간다. 크림치즈는 베이글과 가장 친숙한 조합인데 단립종 쌀의 쫀득함과 베이글의 쫀쫀함이 유사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조합일 수도 있다. 크림치즈와 비슷한 아보카도가 드래건롤에 들어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롤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갖게 된 스시는 육류 메뉴로도 영역을 넓힌다. 그리고 이때는 독일에서 넘어온 슈니첼을 변형한 돈가스를 동원한다. 고기를 기름에 튀긴다는 불패 성공 공식을 활용한 것이다. 내용물을 돼지고기에 국한하지 않고 치킨가스까지 탄생시키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육류 두 가지를 일식 메뉴판에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한다. 우동은 사실 외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다. 투명한 국물을 기본으로 하고 느끼함과는 거리가 먼 담백한 멸치나 다시다를 우려 국물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국수라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야키소바 같이 '느끼함'을 지닌 메뉴를 새로 개발해냈다. 이로써 선발투수 급은 아니지만 중간 릴리프 투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메뉴로 자리 잡게 된다. 'Udon'이라는 쉬운 발음이 일조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러한 일식의 현지 적응 노력과 비교해 한식은 얼마만큼 현지화를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다양성이다. 한국 음식은 종류가 매우 많다. 그러나 각각의 음식에서 다양성이 없는 것이 문제다. 대표 선수로 치는 불고기와 비빔밥의 경우, 우선 비빔밥을 보면 치킨 비빔밥, 캐슈넛 비빔밥, 데리야키소스 비빔밥 같은 메뉴가 없다. 불고기도 메뉴판에 덩그러니 '불고기'일 뿐이지, '주얼리 불고기', '버섯소스 불고기', '삼각형 불고기'가 없다. 그리고 너무 고지식하게 한국 음식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과감하게 다른 나라 음식도 한국화하거나 스카우트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도 돈가스를 독일 음식으로 여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미국인으로부터 자신은 한식을 무척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슨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니까 치맥(치킨과 맥주)이라고 답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전통 한식과 양념 치킨을 구별하지 못한다. 그의 눈에는 둘 다 한식일 뿐이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다. 한식을 우리가 계속 먹어왔던 음식이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정의하다면 한식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벤치마킹의 대상, 딤섬얼핏 딤섬은 그리 대단한 음식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딤섬이 제법 많이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딤섬은 핑거푸드로서 입지가 탄탄하다 해외 주요 리셉션이나 파티에 가면 딤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간편하고, 한입에 들어가고, 고기와 탄수화물의 조합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슈퍼마켓의 냉동식품 코너에 가도 딤섬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시아에서야 워낙 만두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의 슈퍼마켓에 가도 냉동 코너에서 딤섬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딤섬이 세계화되었다는 뜻이다.
일단 딤섬은 수십 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딤섬에 넣을 수 있는 내용물은 무한대에 가깝다. 육류나 어류 등 모든 것을 내용물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전통 딤섬 식당에 가보면 메뉴판에 나와 있는 딤섬의 종류가 수십 가지가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딤섬은 서빙 방식도 흥미롭다. 나무판에 넣어 뜨끈하게 쪄서 내오는 딤섬 4개는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흥미를 자아낸다. 뭔가 새롭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나무판이라서 거부감이 들지도 않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나무판 안에 놓인 딤섬은 갓 주방에서 나왔음직한 신선함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딤섬 셰프가 오픈 키친에서 딤섬을 만드는 것을 보거나, 찌고 나서 서빙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딤섬 카트를 끌고 다니는 종업원을 불러 세워서 요것저것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고, 계산 방식을 접시 수로 따지는 것도 스시바와 비슷해서 많은 이에게 어필할 수 있다.
딤섬은 이렇듯이 서빙에 있어서의 재미는 물론, 세계적인 맛을 갖추고 있고, 수십 종류 및 수많은 새로운 딤섬을 창조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음식이다. 그럼에도, 딤섬은 몇 가지 제약을 갖고 있다. 일단, 핑거푸드이기 때문에 자체만으로 메일 디시가 될 수 없다. 그러한 부분은 스시보다 더 심하다. 왜냐하면 둘 다 탄수화물과 육류 여류의 조합이지만, 스시가 훨씬 더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딤섬도 계속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딤섬을 하나의 체계가 잡힌 음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 음식을 거론할 때 많은 사람이 언급한다는 점에서 중식 세계화에서 선봉에 선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딤섬처럼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음식은 아닐지라도 대표 주자가 하나 정도 있으면 한식의 세계화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김치를 리셉션에서 먹을 수도 없고, 김치 하나만 먹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채만으로 된 음식이기 때문에 어필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CHAPTER 3 뉴 한식 플랫폼
뉴 한식 플랫폼뉴 한식은 우리 한식을 세계화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같다. 퓨전 한식과 같이 서양식을 따라하는 개념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통 한식처럼 한 상 가득 밥, 국, 반찬을 차려내는 개념도 아니다. 뉴 한식은 가장 맛있고 경쟁력 있는 메뉴로 구성된다.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하고 서빙 방법도 글로벌하게 바꾼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분식점을 중급 이상의 식당으로 업그레이드한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뉴 한식은 국민소득 2천만 원 시대의 한국인에게 걸맞은 메뉴와 서비스를 선사한다. 기존 분식점이 김밥, 라면, 국수, 비빔밥, 라이스 등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제공할 때 뉴 한식은 해외 중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메뉴와 같이 비프, 포크, 치킨 등 육류 위주의 식단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한식의 기본이라고 하는 밥, 국, 김치 등도 서빙하겠지만, 전통 식단처럼 밥 따로, 국 따로이기보다는 밥은 메인 메뉴와 함께 서빙하고, 국은 일식의 미소국처럼 작은 용기에 간단한 입가심 정도의 용도로만 서빙할 것이다.
뉴 한식 레스토랑의 타깃은 외국인과 더불어 단군 이래 최고로 윤택한 삶을 살게 된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분식점, 전통 한식당, 그리고 고깃집이 전부다. 여느 국가의 레스토랑처럼 세계 경제 10위 국가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한 한식 레스토랑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상해보면 쉽다. 제육볶음과 라이스 메뉴를 허름한 분식점이 아니라 중급 이상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즐긴다는 것이다. 이때 제육볶음은 골목길 아주머니가 조리했음직한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이 아니다. 깔끔하면서도 품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톱 셰프가 개발했음직한 맛을 지녀야 한다. 인테리어 또한 현대적 한국을 상징하고 대표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많이 차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