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 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세계 문화 전쟁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0년 9월 / 416쪽 / 16,000원
왜 미국 대중문화는 세계를 휩쓰나: 미국 대중문화 패권의 6대 요인1987년 10월 19일 월요일은 미국의 다우주가 평균은 전날에 비해 무려 22.6%나 하락한 암흑의 월요일이었다. 이런 침울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영국과 같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한 예일대 교수 폴 케네디가 펴낸 『강대국의 흥망』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와 함께 ‘미국 쇠망론’이 팽배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조지프 나이는 1989년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에 대한 반론으로 『선도할 운명』이라는 책을 출간해 ‘소프트 파워’ 개념을 소개하며 미국의 패권이 상당 기간 계속 될 것으로 예언했다. 군사력과 경제력 등이 하드파워라면 소프트 파워는 미국적 가치관, 정보통신, 교육기관, 문화의 수출, 국제기구와 제도를 통한 의제 설정 능력 등에서 나온다는 게 나이의 주장이다. 한 마디로 정치체제, 인터넷과 CNN, 하버드, 맥도널드와 IMF 등이 21세기 미국의 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의 개념은 클린턴 정부에서 국가전략의 틀로 편입됐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도 “미국의 영향력은 세계적 통신망과 대중문화 등에서 미국이 지니는 거대하기는 하지만 형체가 없는 지배력, 그리고 기술적‧군사적 수준에서 미국이 거둔 유형의 성과 등에 의해 뒷받침된다. 문화적 지배는 미국의 세계 권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는 측면이다. 미국의 미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간에 미국의 대중문화는 특히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거대한 자석과 같은 힘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는 세계 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미국의 대중음악 역시 비슷한 지배력을 지니고 있고 미국의 유행, 식사습관, 의상까지도 점차 전 세계적으로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쓰는 언어는 영어이며 컴퓨터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의 압도적 다수가 미국인으로서 전 지구적인 담론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끝으로 미국은 더욱 선진적인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메카가 되고 있다. ……미국 대학을 졸업한 장관들은 모든 대륙의 거의 모든 내각 안에서 발견된다.
실제로 2009년 말 전 세계 1만 4500여 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해 20일 만에 역대 흥행수익 4위인 10억 10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가뿐히 넘어서며 전 세계적으로 ‘아바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3D영화 <아바타>는 대중문화를 넘어서 ‘팍스 아메리카나’가 결코 쉽게 끝날 수 없으리라는 걸 예감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미국 대중문화가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먹고사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제3세계권 국가들도 미국의 대중문화 공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거니와 일반 대중은 그걸 적극 반긴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중문화가 그토록 우월한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세계 제1의 국력에서 비롯된 규모의 경제. 어떤 산업이든 그 성장은 시장 규모에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미국은 내수 시장 규모가 다른 나라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가 되기 때문에 무한복제가 가능한 문화상품의 경우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 문화제국주의의 정치경제적 효용을 염두에 둔 강력한 국가적 지원. 미국 정부의 대중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최고점에 달했고 오늘날까지도 각종 무역협상 등을 통해 미국 대중문화의 세계 시장 진출을 도우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헐리우드 스타들을 비롯하여 대중문화산업 종사자들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돈을 몰아주는 등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하는 것도 그런 효과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셋째, 각 부문 간 시너지 효과. 영화 <아바타>에 사용된 ‘3D 기술’이 말해주듯이 미국 대중문화의 시너지 효과는 거의 모든 영역에 걸친 산업과의 관련에서 실현됐다. 실리콘밸리의 기술과 할리우드의 오락 콘텐츠를 결합하는 산업 융합 현상을 가리키는 실리우드 현상이 좋은 예이며 100 여국에 수출돼 20억 달러의 수입을 올닌 우주과학공상 영화 <스타트렉>도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미국의 우주산업의 덕택을 본 것이다.
넷째, 미국의 프런티어‧이민문화의 장점. 미국의 역사는 서부 개척의 역사다. 서부 개척 생활은 물질적인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이것은 소비지향 문화로 정착되었으며 대중문화의 발달에도 기여했다. 또한 이민 국가인 미국의 헐리우드에는 온갖 종류의 재능 있는 외국인들이 흘러넘쳤다. 다섯째, 대중문화의 자본화 심화로 인한 철두철미한 상업화. 미국의 대중문화 상품 가운데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미국의 대중문화의 마케팅을 위해 사회과학, 심리학 및 인간공학이 동원되고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여섯째, 영어 제국주의. 지구촌의 비공식적 공용어로 사용되는 영어는 미국의 교육, 대중문화 수출과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미국의 대중문화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상 6가지 이유로 미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중이 미국 대중문화에 홀리는 이유는 무작정 나쁘게만 볼 수 있는 걸까? 우리도 ‘한류 수출’에 열광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대중문화를 무조건 비판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미국 대중문화의 긍정적인 면은 열심히 배우고 부정적인 면은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는 지혜가 절실히 요청된다.
왜 ‘미드 열풍’이 부는가: ‘뉴욕 라이프스타일 배우기’ 강좌가 개설되는 나라미드에 푹 빠진 사회: ‘미드’는 한국 사회의 일부 시청자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이다. 미드 열풍은 1990년대 말 시트콤 <프렌즈>에서 시작됐다. 미국식 유머의 생경함과 동성애 소재의 등장 등 정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용영어 학습 교재로 활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미드열풍은 곧 영어 열풍이기도 했다. 2001년 ‘미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운영자는 “케이블TV가 보급되고 영어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외국문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져 미국 드라마 마니아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미드 열풍은 2006년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석호필’이라는 애칭을 얻고 국내 대기업의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정점에 이른 것처럼 보였다. 이런 바람을 타고 케이블 TV를 거쳐 KBS, MBC, SBS 등 지상파 텔레비전 3사도 ‘미드 특수’를 즐겼다. 이로 인해 해외 드라마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상반기 방송영상물 수입액 중 드라마가 차지한 비중은 55.3%로 2006년(연간 24.1%)보다 2배 이상 커졌다.
미드가 패션·식사에 미친 영향: 미드 열풍이 ‘고품격 드라마에 대한 우리 시청자들의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미드의 사회문화적 영향은 그런 욕구와 무관하게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갔다. 미드는 우선 패션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입고 나오는 의류나 액세서리와 같은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진에 따르면, “<프렌즈> 이후 특히 <섹스 앤드 더 시티>, <가십걸>등 인기 드라마가 다양해지면서 드라마에 나온 아이템과 브랜드도 많아지고 이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들여와 한 매장에 비치해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패션뿐인가. 미드는 한국인의 식사와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브런치 열풍’이다. 브런치는 브렉퍼스트와 런치의 합성어로 우리식으로 따지면 바로 ‘아점’이다. 《경향신문》 2006년 11월 30일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점심을 겸해 먹는 브런치는 해외에선 커피 빵 등과 함께 으깬 감자, 베이컨, 과일 등을 곁들여 먹는, 아침보다 가볍지 않되 일반 식사보다는 간소하게 먹는다. 브런치가 일상화된 미국 등에서는 문 앞만 나가도 브런치 가게가 즐비하고 가격 역시 매우 싸다. 그러나 이 같은 소박한 브런치가 국내에선 호화 식사로 둔갑한 지 오래다. 이태원 청담동 일대에 늘어선 브런치 식당들은 웬만한 저녁 식사 한 끼 가격인 2~3만 원에 브런치를 팔고 있다. 빵과 샐러드에 국한되던 메뉴는 프랑스식, 이탈리아식, 뷔페식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브런치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토요일 저녁 와인클럽을 찾는 분위기로 최대한 차려 입고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브런치 바람이 본래의 의미는 퇴색된 채 왜곡‧발전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사치와 허영 심리를 기반으로 브런치 바람이 급속도로 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주인공 캐리가 친구들과 먹는 브런치를 막연하게 흉내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가 큰 인기를 얻은 뒤 서점의 뉴욕 여행안내서가 완전히 달라졌다. 패션모델, 화가, 사진가 등이 현지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 여행책자를 앞다퉈 내고 이 중엔 베스트셀러도 나왔다. <섹스 앤드 더 시티>에 매혹된 한국 여성들이 드라마에 나온 미술관과 카페를 찾아 뉴욕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 한 편이 한국의 출판 지형까지 바꾼 것이다. 탁선호는 “백화점 문화센터에 ‘뉴욕 라이프스타일 배우기’라는 강좌가 개설되는 곳은 아마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국내 드라마의 표준이 된 ‘미드’: 이런 배경과 맞물려 불어닥친 미드 열풍 덕분에 한국 드라마 프로듀서들의 처지가 난감해졌다. 2007년 11월 한 드라마 프로듀서는 “미드와 같은 완성도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자본도 능력도 시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미드가 제작에 있어서 자극은 되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막아야 할 대상이라고 봅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외국의 투자가 급증하면 국내 드라마 시장은 완전히 미드에 장악당하고 결국 미국 방송국의 ‘동남이 진출 거점’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공중파 방송국의 한 드라마 프로듀서는 “공중파 방송국이 미드를 사는 가격은 편당 100~200만 원 정도”라며 “싼 가격에 구입해서 어느 정도 시청률을 유지하면 굳이 편당 몇 펀만 원, 몇 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 드라마를 만들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SBS김영섭 프로듀서는 “미드의 영향으로 외연이 확장되면서 드라마 제작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고 만들다보니 상업적으로 잘 팔리는 소재를 택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과 소재가 사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드 열풍’의 이면: 미드의 인기 비결이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보수적 가족주의로 무장한 한국 드라마에 비해 미드는 동성애, 비혼자 등 다양한 개인의 삶을 포용하는 미덕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파리의 연인> 강은정 작가는 “<섹스 앤드 더 시티> 같은 미드는 시청자의 안방에 들어온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라이프 트렌드와 사랑 방식도 바꿨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독 한국 사회에서 젊은 여성을 겨냥한 장르인 칙릿(chik-lit; 아가씨 소설)이 된장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명품 소비나 자유로운 섹스 라이프 같은 껍데기만 보고 한국적인 정서에 없는 인간적인 태도나 포용 같은 알맹이를 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연은 “미드에 담긴 쿨한 관계는 봉건적 가부장제로 귀결되기 십상인 한국 드라마가 주지 못하는 위안을 미혼 여성들에게 준다”고 말했다.
미국 지향성, 문화적 보수주의 너머의 비전과 더불어 빠른 속도감도 미드가 누리는 인기의 중요한 이유다. 빠른 속도감엔 자본주의의 논리가 살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박사과정 조영신은 미국 드라마가 중간 광고를 염두에 두고 기승전결의 호흡을 짧게 제작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한국에서 열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프리즌 브레이크>나 <로스트>의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시장경제가 숨어 있다. 호흡이 짧기에 긴박하고 역동적인 장면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래서 결국 광고를 판매하겠다는 잇속이 숨어 있다는 말이다. 넋 놓고 소위 ‘미드’를 좋아하기만 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구글리제이션’은 축복인가: 구글이 선도하는 인터넷 정보제국“나는 검색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제 온 세상이 검색으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상 어딘가에서 큰 사건이 터지만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이 엄지손가락 크기밖에 안 되는 검색창 앞에 모여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다.……하늘에서는 인공위성이 연결되고 땅에서는 책과 도서관이 검색과 손을 잡는다. 정말 편리하고 놀랍다. 하지만 역시 두렵다. 검색되지 않는 세계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2005년 전병국) “나는 검색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현대생활에서 인터넷 검색은 오감, 육감에 이어 ‘제7의 감각’이다. 윈도가 PC와 사람의 상호작용을 매개한다.”(동아일보, 2006년 12월 16일자)“10년 뒤 검색엔진은 인공지능과 비슷해진다. 사용자의 위치와 검색어의 사회적 맥락까지 파악한 인류의 삶과 일을 바꿀 것이다.”(2008년 10월 미국 구굴의 에릭 슈미트 회장)
이런 검색 문화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구글에 의해 주도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가리켜 구글리제이션(googlization)이라고 한다. 1998년 설립된 구글은 2009년 전 세계 검색 시장의 약 72% 를 차지했다. 구글의 본질은 ‘속도’다. “빠른 것이 늦은 것보다 낫다”는 구글의 선언은 당연한 듯 보이지만 실은 그 이상이다. “속도는 사용자들에게 중요하다. 속도는 또한 구글이 분명한 명분이 없이는 결코 희생하지 않는 경쟁우위다”라는 제프 자비스의 말처럼 “속도는 구글 종교의 교리인 셈이다.
구글리제이션은 기존의 승자독식주의가 극단적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005년 8월 미국 『뉴욕 타임스』는 구글이 거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업체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과거 마이크로 소프트가 독차지해온 ‘악의 제국’이라는 악명을 넘겨받았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무기로 인재들을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기술직 임금을 25~50% 뛰게 만드는가 하면 2004년 하반기 실리콘밸리에 들어온 벤처자금의 25%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업체인 ‘링키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만은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실리콘 밸리의 혁신 정신에 악영향을 끼쳤던 것보다도 더 큰 폐해를 끼치고 있다”며 “신규사업자들이 흥미 있는 새 사업에도 도전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구글을 비난했다. 인터넷 검색엔진 ‘익사이트’ 설립자 조 크라우스는 “과거 IBM이 ‘부드러운 거인’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자비한 거인’이었다면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부드러운 거인’이 된 반면 구글이 ‘무자비한 거인’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이 “세계의 모든 정보를 우리의 뇌, 혹은 그보다 더 영리한 인공두뇌에 직접 연결시키는 차원”을 꿈꾼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기술문명 평론가인 니컬러스 카는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 먼스리》 2008년 7~8월호에 게재한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위험성은 인간의 뇌를 계량해서 최적화할 수 있는 일련의 기계적 과정의 산출로 본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카는 “구글이 이끄는 세계에는 깊은 사색 과정에서 나오는 ‘경계의 모호함’ 따위는 들어설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컴퓨터 연산에서 모호성은 통찰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라 메워야 할 결함일 뿐이다. 카는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 업체들이 “제일 꺼리는 것은 한가롭게 한곳에 머물러 천천히 읽어내려 가거나 골똘히 사색에 잠기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들의 의도대로 될 경우 인간은 ‘팬케이크 인간’, 즉 한 번의 손끝 터치로 방대한 정보망과 연결될 수는 있지만 응축된 사유의 공간은 사라진 얇고 납작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나는 우리가 예전보다 더 똑똑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