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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한 켤레가 되려면 몇 개가 필요할까?

롭 이스터웨이 지음 | 한승
양말이 한 켤레가 되려면 몇 개가 필요할까?

롭 이스터웨이 지음

한승 / 2010년 7월 / 224쪽 / 13,000원



1 믿을 수 없어




축구경기장

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프림턴 유나이티드 구단은 선수를 위해 환영식을 열기로 했다. 구장 관리인은 축구장 가장자리에 만국기를 매달아 분위기를 한껏 돋울 참이다. 스탠드 중앙에 있는 탈의실에서 나온 선수들은 오색 기발 아래를 지나 운동장으로 달려 나갈 것이다. 축구장의 길이는 100미터이고, 관리인은 101미터 길이의 깃발을 주문한다. 그는 깃발을 축구장 양 쪽 끝에 있는 두 개의 코너 플래그에 묶는다. 감독은 그런 관리인을 지켜보다가 이렇게 소리친다. “겨우 1미터 여유밖에는 없잖아! 중간에 깃발을 들어 올리면 그 밑으로 선수들이 지나갈 공간이 생기겠냐고?”

깃발을 들어 올리면 어떻게 될까?

(a) 깃발은 아주 팽팽하게 묶여 있기 때문에 그 밑으로 지나가기 힘들다.

(b) 최대한 몸을 낮추면 지나갈 수 있다.

(c) 선수 대부분이 몸을 굽히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있다.



아마 이쯤 되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이번 장은 놀라움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답변은 정답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같은 세 가지 속임수 중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깃발은 다만 1미터의 여유밖에 없으며 아무 먼 거리에 걸쳐 늘어져 있다. 직관은 깃발이 땅에서 거의 들리지 않는 (a)쪽으로 기울 테지만, 함정이 있음을 간파한 여러분은 결국 (b)나 (c)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세 가지 답변 모두 틀렸다. 선수들은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깃발 밑을 지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은 실은 구단 버스까지 깃발을 여유 있게 통과할 수 있다 1미터의 여유만으로도 깃발은 경기장 중앙에서 5미터 높이로 들어 올려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직관이 영 맥을 못 춘다. 먼 거리에 걸쳐 1미터의 끈을 나누어주는 것은 5천 명에게 빵 5개를 나누어주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여러분은 끈을 아주 길게 늘어뜨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적용되는 기하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이는 깃발 끈이 아주 길고 가느다란 삼각형을 만들어 내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우리는 고대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계산할 수 있다.

여러분이 터치라인의 중간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라. 깃발과 경기장의 터치라인은 다음과 같이 아주 길고 가느다란 직각삼각형의 두 변을 이룬다.

삼각형의 밑변은 50미터이고 긴 변(빗변)은 50.5미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삼각형의 높이를 알 필요가 있다. 선수들이 그곳으로 지나가기 때문이다. 학생 시절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법칙을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라 불리는 이 정리를 이용하면 삼각형의 높이는 7미터가 조금 넘는다.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이층버스를 능가하는 높이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눈길을 끄는 것은 수학이라기보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운 답변이다.



2 계산기 없이도 가능한 계산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계산기 사용을 금지한다. 앞으로 나올 곱셈 연산을 위해 허용되는 유일한 수단은 손가락이다. 우리 조상들도 그런 방식으로 계산했다. 숫자가 라틴어로 손가락을 의미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구구단을 생각해보자.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9단이다. 거기에는 아이들 세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어른들은 잘 모르는 어떤 속임수가 숨어 있다. 9단 곱셈을 하려면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번호를 붙인다. 그런 다음 9에다 얼마를 곱할지 생각한다. 가령 7x9라고 하자. 다음과 같이 7번 손가락을 구부린다. 구부린 손가락 왼쪽에 있는 손가락 수(6)와 오른쪽에 있는 손가락 수(3)를 센 다음, 차례로 쓰면 63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모든 손가락에 적용된다. 3x9=27이나 9x9=81도 당장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만의 구구단

교육부 장관조차 쩔쩔매는 7 곱하기 8처럼 어려운 곱셈은 어떨까? 일반적인 구구단에도 적용할 수 있는 멋진 손가락 기술이 있다. 간혹 ‘집시 방식’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방법은 두 손이 맞닿을 필요가 있다. 이때 손바닥은 여러분을 향하게 하고 엄지손가락은 위로 향하게 한다.

7에다 8을 곱하려면 한 손의 7번 손가락을 나머지 한 손의 8번 손가락에 다음과 같이 갖다 붙인다.

맞닿은 손가락을 포함해 위쪽의 손가락은 ‘점 손가락’이라고 하자. 그리고 아래쪽의 손가락은 ‘아래 손가락’이라고 하자(이들 손가락은 그림에서 점으로 표시되어 있다). 계산 과정은 이렇다.

- 점 손가락 수를 센다.(5개)

- 아래 손가락끼리 곱한다.(왼손의 3과 오른손의 2를 곱하면 6이 된다.)

- 그 결과를 차례로 쓰면 56을 얻을 수 있다!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다른 수도 해보고 싶은가? 8곱하기 6을 해볼까? 점 손가락 4개는 4를, 왼손의 아래 손가락 2개와 오른손의 아래 손가락 4개는 2x4=8을 만들어 냄으로써 48을 얻을 수 있다.

단 이 방법은 제약이 따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령 6x7의 경우에는 점 손가락에서 3, 아래 손가락에서 12를 얻음으로써 312가 되고 만다. 어찌 된 일일까? 이처럼 명백한 오류는 3이 실제로 30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답인 42을 얻으려면 30에 12를 더해야 한다. 이 방법이 아무리 재미있다고는 해도 결국 구구단을 외우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4 봉투 뒷면



그럼 A4용지를 만드는 사각형은 어떤 점에서 그렇게 특별한가? 분명 크기 때문은 아니다. A4용지는 듣는 즉시 잊어버리는 가로 210밀리미터, 세로 197밀리미터(영국식으로 따져도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8.3x11.7인치)이다. A4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을 반으로 접으면 정확히 똑같은 형태의 직사각형을 하나 더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A4용지 두 장을 서로 맞붙여 놓으면 A3로 불리는 역시 같은 형태의 직사각형을 얻을 수 있다. A4는 이처럼 우아한 성질이 있는 유일한 직사각형이다. 그 비밀은 세로 길이(297)로 가로길이(210)을 나누면 1.4143이 된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1.4143을 제곱하면 2.00024가 되며 이는 미심쩍게도 2에 가까운 값이다. 하지만 A4용지 혹은 이와 같은 계열의 용지에서 두 변의 비는 항상 2의 제곱근이기 때문이 이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수학에서 제곱근2이라 불리는 수는 분모, 분자가 정수인 분수꼴(297/210에 가깝기는 하지만 정확히 같지는 않다)로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무리수이다.

그런 점에서는 불합리할 수도 있지만, A4용지에서 제곱근 2의 사용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이는 A4용지의 크기를 계속해서 두 배로 늘리면 A3, A2, A1을 만들다가 마침내 A0용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A0는 정확히 1제곱미터에 해당하는 넓이이다. 말하자면, A4 용지는 정확히 16분의 1제곱미터에 해당하는 넓이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제껏 여러분은 이런 단편적인 지식이 어디에 이용되는지 관심조차 없었을 것이다.

A4용지를 계속해서 반으로 접어나가면 A5나 A6처럼 A4와 같은 형태를 지닌 일련의 용지를 원하는 데까지 얻을 수 있다. A10용지는 거의 우표 한 장 크기이다. 그것을 다시 두 번 접으면 12를 얻을 수 있지만 너무 작아서 잃어버리기 쉽다.

5 곰은 무슨 색일까



사담의 모자퍼즐

잔인한 독재자-이제부터 그를 사담이라고 부르자-에게는 100명의 죄수가 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죄수를 모아놓고 이튿날 그중에서 몇 명을 처형하겠노라고 공포한다. “내일 너희를 모래 더미 속에 목만 내놓고 일렬로 파묻을 것이다. 각자 앞사람을 향하고 있으니 제일 뒷사람은 남은 99명의 죄수를 볼 수 있을 테지만 제일 앞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다. 그런 다음 너희들 뒤에 가서 머리에 모자를 하나씩 씌울 것이다. 모자 색은 흰색과 검은색 중 하나이지만, 자기 모자가 어떤 색인지는 알 수 없다. 검은 모자와 흰 모자는 얼마든지 있으니 너희 모두 흰 모자 혹은 검은 모자를 쓸 수도 있고 이들 두 가지 모자가 뒤섞일 수도 있다.” “그러는 동안 너희는 절대로 입을 열어서는 안 된다. 일단 모자를 다 씌우고 나면 제일 뒷사람부터 모자가 검은색인지 흰색인지 물어볼 것이다. 자기 모자 색을 제대로 맞히면 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총살이다.”

사담을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죄수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를 두고 저녁 내내 궁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이런 계획을 세웠다. 제일 뒷사람이 자기 앞사람의 모자 색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앞사람이 자기 모자 색을 알게 된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 사람 역시 앞사람의 모자 색을 말하고 다른 사람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크나큰 결함이 있었다. 앞사람의 모자색을 말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모자 색과 다르면 모두 총살감이기 때문이다. 이에 죄수들은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100명의 죄수 중에 몇 명이나 목숨을 건질 수 있을까?(꽤 많이 걸질 수 있다. 적어도 50명은 넘는다.)

사담의 모자 퍼즐

사담이 죄수들에게 어떤 모자를 씌우든 100명 중에서 99명은 목숨을 건질 수 있다. 심지어 100번째 죄수조차 50대 50의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처럼 놀랄 만한 생존율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매우 기발하다. 나는 지금까지 해법을 보기 전에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 방법이 효과를 얻으려면 죄수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첫 번째 원칙: 죄수들은 각자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흰 모자의 수를 셀 수 있다. 이때 흰 모자가 짝수 개이면 자기 모자를 검은색이라 하고 홀수 개이면 흰색이라고 한다.(제일 앞에 있는 죄수는 아무런 모자도 볼 수 없을 테니 흰 모자의 수는 0이다. 0은 짝수이므로 그는 자기 모자가 검은색이라고 하면 된다.)

두 번째 원칙: 제일 뒷사람부터 시작해 어느 죄수든 자기의 모자 색이라고 생각되는 색을 앞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외쳐야 한다.

세 번째 원칙: 자기 뒤에 있는 사람 중 하나가 흰색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죄수들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모자 색을 바꾼다. (결국 검은색으로 분류됐던 죄수가 흰색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처음 들으면 흰색으로 바꾸었다가 다음에는 검은색으로 바꾸는 식이다.)

요컨대 이 방법은 완벽하게 스스로 작동한다. 이를 증명하려면 다음과 같이 한 줄로 늘어선 여섯 명의 죄수를 상상하면 된다. 첫 번째 원칙에 따라 죄수들은 각자 자기 앞에 있는 흰 모자의 수를 헤아리기 시작한다. 제일 뒤에 있는 죄수(그림 왼쪽)는 짝수 개(2개)의 흰 모자를 볼 수 있다. 두 번째 죄수는 홀수 개의 흰 모자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기 모자가 흰색이라고 말한다. 어느 죄수든 자기의 모자 색이 다음과 같을 거라고 외칠 것이다.

이제부터 죄수들은 각자 자기 모자 색을 말하기 시작한다. 제일 왼쪽의 죄수는 검은색을 외친다. 유감스럽게도 그는 목숨은 부지하기 어려워졌다. 두 번째 사람은 흰색이라고 외치고 목숨을 구한다. 흰색이라는 소리를 듣자마다 다른 죄수들은 세 번째 원칙에 따라 각각 자기 모자 색을 바꾼다.

다음으로 세 번째 죄수와 네 번째 죄수는 검은색이라 말하고 다섯 번째 죄수는 흰색이라 말한다. 이대 여섯 번째 죄수는 검은색으로 모자 색을 바꾼다. 불행하게도 자기의 모자 색과 다른 색을 말한 제일 뒤쪽에 있는 죄수를 빼고 나머지 죄수는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죄수를 늘어세우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불행한 죄수의 입장이라면 명심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제일 뒷자리를 자청하려면 특별한 자격 요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대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의 모자를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아야 한다. 모자 수를 셀 수 있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제일 뒤쪽에 있는 죄수를 믿을 수만 있다면 여러분의 목숨은 확실히 보장된 셈이다. 그런데 만일 여러분 뒤에 있는 죄수 중 한 사람(제일 뒷사람은 제외)이 실수를 해서 총살을 당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총소리가 들리면 총살당한 사람을 흰색이라고 외친 또 다른 죄수로 생각한 뒤 자기 모자 색을 바꾸면 된다. 여러분 차례가 돌아오면 정확하게 여러분의 모자 색을 알아맞힐 수 있다.

기발함이 돋보이는 다른 수많은 퍼즐과 마찬가지로 이런 퍼즐은 컴퓨터 계산에서 유래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 앞에서 죄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용된 방법은 데이터의 일부가 훼손되더라도 데이터의 흐름(컴퓨터의 데이터는 언제나 0과1의 연속적 흐름으로 나타난다)이 정확히 끝나도록 하는 데 이용되는 기술과 비슷하다.

7 회문(回文)과 그 밖의 아름다운 패턴



ABC의 깃든 아름다움

세 자릿수 가운데 아무 수나 골라보라. 가령 832라고 해두자. 계산기에 여러분이 생각한 수를 두 번 두드려 여섯 자릿수를 만든다. (내 경우에는 832832로 나타난다.) 여러분이 생각한 숫자는 그야말로 임의로 뽑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회문수인 11로 나누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여러분은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숫자로 시작했든 이렇게 만들어진 여섯 자릿수는 항상 11로 나누어떨어진다. 어디 그뿐인가. 그 수는 7과 13으로도 나누어떨어진다. 그리고 (순서에 상관없이)11, 7, 13으로 나누면 처음에 시작했던 세 자릿수가 남는다.

이런 연산이 가능한 이유는 7x11x13=1001이기 때문이다. ABC형태의 수에 1001을 곱하면 ABCABC 형태의 수를 얻을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는 ABCABC를 1001로 나눈 값이 ABC가 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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