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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부모혁명

박재원, 구해진 지음 | 비아북
핀란드 부모혁명

박재원, 구해진 지음

비아북 / 2010년 7월 / 270쪽 / 13,000원



1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명문대 입학이 성공 보증 수표?

우리 사회는 알 수 없는 미래를 불안해하는 개인에 대해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는다. 결국 개인이 거의 모두 책임져야 한다. 결국 너 나 없이 자격증을 따듯 치열한 학력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적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이가 남부럽지 않게 살도록 돕고 싶은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일차적 목표점이 명문대 입학이다.

명문대에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우수한 학생부터 순서대로 들어간다. 이런 입시제도 앞에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부모는 없다. 단 몇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좋다는 학원을 찾아다니고 아이를 닦달한다. 그런데 자녀의 미래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지원해주는 부모에 반해, 정작 열심히 해야 할 아이들의 몰골은 처참하다.

만사가 귀찮은 얼굴이거나 도살장에 끌려온 소 같다.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들락날락하는 대치동에서 의욕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을 찾기는 정말 어렵다. 부모는 아이가 학원에 계속 다니면 성적이 좋아질 거라고 믿지만, 아이는 단지 부모를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못해 다니는 것이다. 자기주장도 없고 의욕도 없이 부모가 정해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심지어 자신의 스케줄을 모르는 아이도 있다. 부모가 모두 관리하고 아이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넌 공부만 해. 다른 건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공부 이외의 시간을 아껴준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의식이 치열하다 보니 아이의 스케줄을 체크해 아이가 공부 외에 다른 데는 신경 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고의 부모 노릇이라는 풍습까지 생겨났다. 예의가 좀 없어도, 친구가 없어도 공부만 잘하면 상관없다. 무조건 성적만 잘 나오면 다른 모든 것은 용서가 된다. 아이의 명문대 진학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한 채, 자기 시간 하나 계획하고 관리하지도 못하면서 주어지는 먹이만 받아먹으며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아이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미래를 이끌 창의력은 고사하고 자기 앞가림이라도 할 수 있을까. 받아먹는 데만 익숙해서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제 욕심만 채우는 괴물로 자라는 것은 아닐까.

공부와 관련해서도 부모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데, 이끌려고만 하는 부모가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바라는 것부터가 욕심이 되어버렸다. 부모에게 “자녀와 의사소통이 됩니까?”라고 물었더니 50%가 “네”라고 대답했다. 과연 아이들은 어땠을까. 고작 5%가 부모와 의사소통이 된다고 대답했다. 학년이 올라가고 공부가 가정의 중심문제가 되면서 의사소통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몇 년 전, 학원에서 학원으로 내몰리던 초등학교 5학년생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 아이가 죽기 전에 남긴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왜 아빠가 일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써야 하나? … 나는 물고기처럼 자유롭고 싶다.’ 초등학교 5학년, 겨우 12살! 마음껏 뛰어놀고 사랑받아야 할 나이였다. 거창한 꿈 혹은 엉뚱한 꿈을 꾸어도 될 푸른 시절, 아이는 고작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만을 이야기했다.

경쟁 없이 이룬 핀란드 교육의 힘

2000년부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3회 연속 1위를 기록한 핀란드는 우리와 정반대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경쟁’을 통해 공부 동기를 부여하며 자극을 주는 데 비해, 핀란드는 의무교육 기간인 16세까지 등수를 매기지 않는다. 친구와 경쟁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습능력이 뒤처지는 아이들을 배려하며 한 아이도 떨어뜨리지 않고 함께 가는 ‘협력’과 ‘협동’의 구조를 중시한다. 심지어 경쟁은 스포츠에나 필요할 뿐 교육에는 부작용만 일으킨다고 여긴다. 이는 핀란드가 40여 년의 교육 개혁 과정을 거치면서 검증한 결과이기도 하다.

2006년 PISA 결과에서 핀란드의 교육 수준은 다른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거의 1년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와 한국, 두 국가만이 세 개 과목 모두 상위 5위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PISA 담당자는 핀란드와 한국이 거둔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에 속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은 아닙니다.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하고 아이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핀란드 학생들에 비해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매우 낮습니다.”

두 나라 똑같이 학력은 최고 수준인데 크게 다른 점이 있다. 한국은 가장 공부를 많이 해서 얻은 학력이고, 핀란드는 공부 의욕과 흥미를 통해 얻은 결과다. 특히 세계의 교육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핀란드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무한경쟁 속에서 1등도 결코 행복하지 않은 한국에 비해, 핀란드는 등수도 없고 경쟁도 없어 전체 학생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2부 부모가 믿는 만큼 배우고 익히는 아이들



자기 주도력 제대로 알기

요즘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정에서 공부 문제로 갈등이 큰 만큼 ‘아이가 스스로 하는 공부’에 부모들이 주목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다만 문제는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주장이나 방법들에서 심심치 않게 오류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또한 자기주도 학습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교육을 활용하거나 부모가 직접 코치로 나서는 일들도 빈번하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자기주도 학습에 실패할까?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자기주도 학습, 왜 중요할까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수준 기초학력진단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그 가운데 주목할 것은 과외, 학원 등의 도움을 받는 학생보다 혼자 숙제를 해결하는 학생의 기초학력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후 자기주도 학습 능력은 대학을 진학한 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교육학과 성기선 교수가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학생 471명을 상대로 ‘학습 활동과 태도’를 조사한 결과,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들의 대학 성적과 생활 적응도가 과외를 받은 학생들보다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외를 받지 않은 학생들이 자료 검색 후 리포트 작성 능력, 강의를 이해하는 정도, 전공 서적을 체계적으로 읽는 수준, 토론 능력,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목표 의식 등에서 과외를 받은 학생들을 앞지른 것이다.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전문가들은 “과외는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고등교육 활동을 위한 태도와 능력을 키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자기주도 학습은 단순히 학교 공부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배움의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인 처방이다. 대학 수업 능력에 밑바탕이 될 뿐 아니라, 평생학습 시대에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학습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은 어떠한가. 아이는 가만히 있고, 부모가 하나라도 더 배우게 하려고 바쁘게 뛰어다닌다. 아이가 스스로 키워야 할 자기주도성조차 밖에서 가져다 심어주려 애쓰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주도성은 단순히 공부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기도 하다.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지면 사교육비를 줄이고 학습 효과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공부 문제에서 비롯된 가정의 갈등을 녹이고, 교육 문화를 바꾸며, 국가 경제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교육 문제의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만약 대한민국의 교육이 주입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기주도 학습으로 바뀐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부모의 배경과 상관없이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되고, 대치동의 아파트 값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이 발휘되면 사교육은 효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학연수를 보내느라 지불하던 외화 낭비가 크게 줄고, 기러기 아빠들도 자취를 감추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이 발휘되면 어떤 환경에서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우울한 자화상이 희망찬 행복 찾기로 변모할 것이다.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이 발휘되면 지금까지 해온 학부모의 역할 대부분을 학생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도력 키우는 핵심 전략 5가지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스스로 흥미를 느껴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배워가며 스스로 학습능력을 키워갈 때 자연스럽게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커진다.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을 살리는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을 되살리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을 죽이는 요인을 정확하게 찾아내어 현실에서 하나하나 제거해나가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태도다. 부모가 어떤 심리 상태로 자녀를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공부 의욕을 잃었던 학생이 엄마의 변화를 보면서 공부 의욕을 되찾은 사례들이 여럿 발견되었다. 과연 엄마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던 것일까. 자녀에게만 쏟아붓던 관심을 자신의 취미생활 등으로 돌려 삶의 여유를 되찾은 것이다. 아이는 편안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 안정을 얻었고, 공부 의욕도 높아졌다고 했다. 다음은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핵심 전략 5가지다. 부모가 조금만 신경 쓰면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이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실천해보자.

1. 공부에 대한 느낌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제 프로그램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핀란드. 이를 증명하듯 핀란드 학생들은 공부를 괴로운 노동이 아닌 즐거운 배움의 과정으로 여긴다.

2.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핀란드 아이들은 스스로 많은 것을 결정한다. 특히 공부와 관련한 아이들의 의견이 매우 존중된다. 수업시간에도 수업 진도와 무관하게 자기실력에 맞추어 공부하는 것이 허용된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뜨개질을 하는 아이도 있을 정도다. 자신의 공부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자기주도는 불가능하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아이에게 의견을 묻고 존중하는 것을 ‘부모의 권위를 팽개치고 어설픈 민주주의로 아이를 버릇없게 키운다’며 비웃는 부모들도 있다. 엄연히 부모는 윗사람이고 자식은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위계의식이 뿌리 깊은 탓이다. 그러나 이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에게 의견조차 묻지 않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무조건 따를 것을 요구하면 아이는 자기주도성을 잃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3. 배움의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핀란드 아이들은 학교 수업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장 활발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는 학교가 아니어도 학원, 과외 등에서 배울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 학교 교육의 가치를 무시하기 쉽다. 이처럼 배움의 기회가 지나치게 풍요로워도 자기주도 학습을 방해할 수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배움의 기회가 가치 있게 느껴지면 당연히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지만, 흔해 빠진 기회라고 생각하면 소극적이 되기 때문이다.

4. 매사에 의욕적이어야 한다

공부는 정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쾌한 상태에서는 스스로 공부하기가 정말 어렵다. 더군다나 공부가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라면, 자기주도적인 공부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공부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어떤 경우에 의욕을 갖게 될까. ‘공부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자기주도 학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아이에게 공부는 지옥 같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눈이 빛나고 모르는 것을 배워가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는 늘 의욕적으로 공부한다. 아이가 공부에 대해 의욕을 갖게 하려면, 주위에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 아이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해야 한다.

5. 건강한 공부습관이 필요하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무거워 공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것은 습관의 힘이다. 습관은 의지와 상관없이 본능처럼 움직이는 것이어서 건강한 습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기주도 학습에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자기주도 학습의 의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공부습관’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꾸준하게 공부하는 습관으로 늘 정해진 시간을 꾸준히 지키면서 공부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 둘째, 공부를 완성하는 습관. 한 번 공부했으면 다시 공부하지 않아도 되도록, 공부를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미루지 않는 습관. 어떤 일을 하든 되도록 마감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의식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 오늘 공부를 내일로 미룰 수는 없다. 그것은 오늘 할 공부를 그냥 못한 것에 불과하다.

부모만 알아보는 내 아이의 성공 지능



교육 선진국은 창의력, 통합학습 열풍 중

이탈리아, 영국, 스웨덴, 우리나라 등 4개국 1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창의력 검사를 실시했다. 도형을 응용해서 독특하게 표현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검사였는데, 가장 뛰어난 창의력을 보인 곳은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이 창의력 지수가 높은 데는 학교 분위기의 영향이 컸다.

스웨덴의 푸트룸 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한 1~9학년 학급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교실의 벽, 학년의 벽, 과목간의 벽을 깼다. 교실 천장으로 하늘이 보이고, 교실과 복도 사이에도 벽이 없다. 그리고 같은 학년끼리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색깔별로 그룹을 지어 1~9학년이 통합학급에서 함께 공부하며, 가족처럼 서로 돕는다. 또한 과목들을 통합한 수업을 진행하는데. 아이들은 따로 배울 때보다 더 흥미를 느끼고 종합적인 안목으로 사물을 보는 힘이 커진다고 한다.

영국도 ‘창의력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장르의 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가령 비디오 아티스트가 과학 수업을 진행하며 빛을 이용한 영상을 보여주고 과학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한다. 학교 안과 밖,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현재 유럽 교육의 키워드는 ‘창의력’과 ‘통합학습’이다. 어떻게 하면 각각으로 나뉘어 굳어진 생각을 깨고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우도록 할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한다.

한편 우리나라 아이들은 창의력 테스트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빈칸을 많이 남겼다. 이런 결과에 대해 테스트 담당자는 냉정하게 분석했다. “한국 아이들은 잠재력이 뛰어나지만 오답이 두려워 백지를 택했다. 정답을 요구하는 사회 앞에서 성장을 멈춘 것이다.” 충격적인 지적이다. 어른이 가르치는 대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는 타고난 창의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규칙대로만 행동하며 어른이 그어 놓은 선 안에서만 머무는 아이는 결코 창의력을 발휘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선을 벗어나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 때문에 새롭고 독창적인 자기표현을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인간에게 창의성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원숭이와 다름없는 유인원으로 지구상에 존재했을 것이다. 닦으면 닦을수록 계발되는 창의성은 바로 전두엽에서 발현된다. 전두엽은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시기에 가장 빠르게 발달한다. 이 시기에 창의적인 기능도 가장 빨리 성장한다.”

서울대학교 서유헌 교수의 지적이다. 따라서 전두엽의 발달 특성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시기는 수학이나 영어, 국어 등 학습에 집중하기보다 풍부한 경험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의 교육 개혁을 이끌고 있는 도쿄대학교 사토 마나부 교수는 “28개국의 학교에 가봤지만 선생님이 칠판에 쓰고 학생이 따라하는 학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이외에는 없었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이런 공부로는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선생님의 일방적인 가르침만 받는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그리고 자기만의 창의력을 키워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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