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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은 사기다

김준교 지음 | 지상사


학원은 사기다

김준교 지음

지상사 / 2010년 06월 / 252쪽 / 13,000원



1장.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의 불빛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은 불타고 있는가?

우리나라에는 학원이 수없이 많고 전국 방방곡곡 입시학원이 없는 곳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브랜드 밸류가 가장 높은 곳은 단연 대치동입니다. 언론에서 항상 사교육 1번지로 지목하는 곳이 바로 이곳 대치동이며, 또한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조그마한 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지만, 대치동 강사라는 한 마디에 대단한 스타급 강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입도 대단할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사실 현재 버는 돈은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 정도입니다.

제가 대치동에서 학원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치동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다거나 뜨겁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워낙 많은 학원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형성되어 학원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고, 기본이 안 되어 있는 학원들은 며칠 못 가서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학원 간판을 달고 수업하는 곳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교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대치동 학원가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대치동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만, 대치동이 그렇게 매력적인 곳만은 아닙니다. 까다롭기로 치면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학부모들이 모인 동네가 대치동이고, 다른 지역에 비해 워낙 학생 모으기가 힘들어서 섣불리 문을 열었다가 몇 달 못 가고 문 닫는 학원이 부지기수로 많은 곳이 이곳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께서는 이미 깨달으셨겠지만,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대치동 학원들이 떼돈을 번다는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은 현실과는 많이 다릅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천정부지인 이 지역의 '임대료' 때문입니다. 사실 '대치동 학원들은 떼돈을 번다'는 말 대신 '대치동 건물주들은 떼돈을 번다'는 말이 훨씬 사실과 가깝고 일리 있는 말이 되겠습니다.(실제로 대치동에 있는 빌딩의 임대료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올해 들어서 시작된 '오후 10시 이후 수업 금지'는 사실상 학교 수업이 끝나는 5시부터 시작해 심야까지 이어지는 학원들의 수입을 반 토막내는 데 일조했으며, 현재 많은 수의 학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문 닫기 일보직전이라고 합니다. 대치동에서는 아주 조그마한 학원들까지도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에, 현재 많은 학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음은 안 봐도 뻔한 일입니다.

아무튼 목이 쉬도록 강의하는 강사들,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부지런히 학원 사이를 오가는 학생들, 그리고 시간 맞춰서 그들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학원 쇼핑에 열을 올리는 대치동의 학부모들이 모두 결국 임대료 받는 건물주들만 좋은 일 시켜주고 있는 꼴인데,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사회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부동산 쪽에는 어느 정도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교육은 악의 축, 학원 강사는 모두 사기꾼인가?

언제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또 지지율이 떨어져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동네북으로 취급하며 때리는 것이 사교육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사교육은 악의 축이고 학원 강사들은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으로까지 취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식비와 문화비를 포함해 다른 모든 지출을 합한 것만큼이나 사교육비가 많이 지출되는 것은 이제 웬만한 가정이면 겪는 일이라, 확실히 사교육만 없어진다면 각 가정의 가처분 소득이 올라가면서 생활이 윤택해질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실제로 제가 학원 강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인간의 식욕, 성욕, 수면욕, 출세욕 등에 못지않게 중요한 욕구 중 하나가 이른바 '교육에 대한 욕구'인데, 적어도 우리나라의 부모님들에 한해서는 이 자식 교육에 대한 욕구가 인간이 갖고 있는 욕구 중 최대의 욕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도 학원 강사를 하기 전에는 잘 몰랐습니다만, 실제로 알선 교육 현장에서 일해 보니 공교육이 사교육 수준에 육박하거나 뛰어날 수 있다는 견해는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절대 학교 선생님들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학교 교사나 학원 강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교육과 사교육의 시스템을 비교했을 때 느낀 바입니다.

어차피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더 나아가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훌륭하게 교육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이 존재하는 한, 정권차원에서 아무리 공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한다고 하더라도 사교육은 여전히 존재할 것입니다. 사교육이 필요 이상으로 번성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이것이 억지로 찍어 누른다고 과연 해결될 문제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실적으로 학원 강사를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니면 취직이 안 돼서 또는 달리 할 게 없어서 학원 강사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기에 그들을 무턱대고 서민 경제를 좀먹는 기생충이나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를 통틀어서 학원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는 의외로 많은 편이고 (강사 이외에도 학원에서 일하는 직원들까지 포함해서), 정부 차원에서 봐도 사교육의 고용창출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 너무 사교육만 나쁜 쪽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잘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나가는 학원의 원장이나 특정 지역에서 나름대로 자리가 잡힌 인기 강사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소득을 올립니다만, 그렇지 못한 강사들은 오늘도 여느 샐러리맨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생계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 강의를 하는 실정입니다.

수험생의 가장 큰 적은 인터넷 게임

아마 가정에서 직접 자녀들을 키우시는 어머님들이라면 인터넷 게임의 폐해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혹 정도가 심한 아이를 두신 경우에는 그 끔찍함에 혀를 내두르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IMF 직후인 이 시기에 게임에 빠진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었는데, 이때 한창 유행하던 게임이 그 이름도 유명한 스타크래프트입니다. 이 게임은 혼자서 즐겨야 했던 가정용 게임기와는 달리 인터넷을 이용해 여러 명이서 경쟁하고 협동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등장은 전국에 수많은 PC방 폐인들을 양산하는 동시에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군까지 탄생시킨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 후 또 하나의 걸작 게임이 등장하니, 바로 리니지라는 게임입니다. 싸우고 부수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롤플레잉 게임인 리니지는 더욱 큰 스케일로 수십에서 수백 명의 플레이어들을 한꺼번에 몰입시키는 대단한 중독성을 자랑하며 제작사인 엔씨소프트를 돈방석에 올려놓게 됩니다. 또한 이때까지 외국 게임에 일색이던 국내 컴퓨터 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토종 게임 제작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국내 게임 산업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돈벌이야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작 인터넷 게임에 심각하게 빠져드는 사람은 바로 청소년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사회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요양과 지식을 쌓고, 현실적으로는 대학입시에 전념해야 할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에 빠져 허구한 날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은 현대사회의 또 다른 병폐가 아닐까 합니다.

만약 인터넷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있는 자녀분이 계시다면 강제적인 방법보다는 최대한 대화를 통해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고 다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대처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자제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일다보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PC방에 드나들게 되고 이 과정에서 게임중독에 빠지는 경유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백해무익한 PC방 출입은 자제하도록 지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장 사교육과 자기주도학습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과 G세대

얼마 전 열렸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종목의 김연아 선수가 따낸 금메달은 그야말로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기에 충분했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면서 "와, 선진국은 정말 대단하구나!" 감탄하며 부러움과 함께 아름답고 우아한 선수들의 모습에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습니다만, 이제 김연아 선수 덕분에 눈만 높아져서 다른 나라 웬만한 선수들의 연기는 성에 차지 않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비단 김연아 선수뿐 아니라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 등 20대 초반의 앳된 선수들이 겁도 없이 마구마구 금메달을 따내서 온 국민을 기쁘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선수들처럼 80년대 후반에서 90년데 초반 사이에 태어난 친구들을 일컬어 G세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어찌 보면 선택받은 이러한 친구들과는 달리 G세대는 대부분 '88만 원 세대'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벤처열풍이 꺼지고 세계적인 금융위기 와중에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녀야 하는 이들은 빌딩 몇 채를 가진 돈 많은 부모나 적어도 자식 등록금에다 어학연수 비용까지 대줄 정도의 자산을 가진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에는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직격탄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쳐야만 하는 비운의 세대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저는 이들보다 약간 윗세대인 80년대 초반 출생인데, 금융위기 와중에 사회에 진출하게 된 우리 세대 역시 기업들의 고용 축소와 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로 취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취직을 하지 못한 채 백수생활 또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발이 닳도록 찾아다니다 보면 취업이 가능한 형편이고 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그럭저럭 뽑는 편이데, 만약 이들 G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면 과연 고용시장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게 될지 상당히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숨 가쁘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5년이란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고, 극단적으로는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70년대 출생자들과 8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상황이 다르듯, 이들과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의 상황은 또다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저도 예전에 취직 준비 스터디 모임이 라는 것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동갑내기 친구들과 "지금도 이렇게 취직하기 힘든데, 과연 지금 대학에 입학하는 애들은 얼마나 더 힘들어질까?" 하는 얘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G세대지만, 거꾸로 김연아 선수처럼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수준이 되지 않으면 예전 세대들 같이 그럭저럭 평범하게 밥 먹고살기도 힘든 무한경쟁 시대에서 생존을 위한 피 말리는 경쟁을 해야 하는 세대 또한 G세대입니다. 로스쿨 졸업자가 한 해 수천 명이고 한 건물에 병원과 한의원이 몇 개씩 들어서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작급의 시대에는 더 이상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제 명문대 입학은 기본에다 전국, 아니 세계무대에서 통할만 한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를 갖추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것이 G세대가 봉착한 냉엄한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현실이 이럴진대, 만약 오늘도 눈앞에서 공부 안 하고 딴 짓에 몰두하고 있는 자녀가 있다면, 한번 큰 소리로 이렇게 윽박질러 보시기 바랍니다. "공부는 어디까지나 필요조건일 뿐이야. 충분조건이 절대 아니라고!!"

입학사정관제의 명암

중고등학교 6년, 아니 초등학교까지 포함한 12년의 세월 동안 한 학생의 노력을 단 하루 만에 치러지는 수능시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에서 요즘 입시계의 화두로 등장한 것이 바로 '입학사정관제'입니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상당히 보편화되었고,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취지대로 획일적인 잣대 수능시험으로 모든 학생을 평가하는 것보다 학생의 여러 부분을 다면적으로 평가해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창의성과 잠재력까지 적극적으로 알아내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제도는 없어 보입니다. 아니, 오히려 왜 이제야 도입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따지고 보면 입학사정관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이번 정권의 교육정책이 시행된 최근의 일이긴 해도 원래 이 제도는 교육계에서 기여입학제와 함께 예전부터 많이 논의되어 왔던 제도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그렇듯, 좋은 취지의 제도일수록 그것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기는 법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입학사정관제가 시작된 지 채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벌써부터 온갖 비리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요점은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해 일부 고액 과외 강사와 브로커들이 장관 및 국회의원 추천서와 외국에서의 수상실적 등을 돈을 받고 조작하여 제출하게 했다는 것인데, 만약 입학사정관제의 원조인 미국의 입학사정관들이 이런 일들을 알게 된다면 정말 혀를 내두를 노릇입니다.

더군다나 일부 학교들에서는 가난한 저소득층의 수재들을 위해 마련된 학교장추천 전형이 오히려 돈 많은 집 학부모들이 자녀를 쉽게 진학시키기 위한 편법으로 변질되어 버린 사례들도 있다고 하니,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할지라도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개선이 아닌 개악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여실이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좋은 취지와는 반대로 사교육비 절감은커녕 오히려 사교육비를 더 증가시키고, 가난한 학생들보다 부자 학생들에게 명문대 진학의 문을 활짝 열어놓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들이 요즘 들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입학사정관제가 이러한 약점들을 훌륭히 보완하고 새로운 입시제도의 주역으로 부상하게 될지 아니면 몇 년 전의 수능등급제처럼 요란하게 등장했다가 흐지부지 없어지게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다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배우 이찬호 군이 연기한 오봉구란 캐릭터에 관한 것입니다. 자신이 옛날 스승님들께 받았던 은혜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그들의 인생을 바꾸는 데 성공한 강석호 변호사를 비롯해 단순한 돈벌이로서가 아닌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깨닫게 된 앤써니 양 선생님, 중국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할머니와 어렵게 생활하다 강석호 변호사를 만나 한의사의 꿈을 이루게 된 황백현, 술집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하루하루 의미 없는 생활을 하다가 특별반에 들어가 천하대에 합격하게 된 길풀잎 모두 이 드라마의 승리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오봉구야말로 진정한 최후의 승리자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처지에서 볼 때 천하대 특별반 다섯 명 중 명문대 진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학생은 길풀잎과 황백현 두 명뿐입니다. 착실하고 생각이 깊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던 길풀잎, 그리고 역시 고아라는 가정환경과 가난, 주위의 불량 학생들로 인해 좋은 머리를 타고 났으면서도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황백현, 이 둘은 만약 명문고가 아니더라도 일반 수준의 학교에서 좋은 부모의 뒷받침을 받았더라면 충분히 천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재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고 결국 입시에 실패한 홍찬두나 나현정과는 달리 오봉구는 당당히 천하대 수의예과에 합격하게 되는데, 자칫 말이 안 되는 설정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드라마를 쭉 시청해온 사람이라면 봉구의 천하대 합격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중요한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을 돌이켜보자면, 9월 모의고사 직전에 풀잎이 어머니가 갑자기 집을 나가게 되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풀잎이는 친구들 몰래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다니게 되는데, 이를 알아챈 다른 친구들은 풀잎이를 도와주기 위해 집단행동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봉구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빠져나와 집에서 공부를 하며 속으로 '풀잎아 미안해, 풀잎아 미안해!' 하면서 혼자만 열공모드에 돌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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