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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가설

조너선 헤이트 지음 | 물푸레
행복의 가설

조너선 헤이트 지음

물푸레 / 2010년 7월 / 432쪽 / 17,500원



코끼리를 탄 기수 - 분열된 자아




인간은 은유적으로 사고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견주어 새롭거나 복잡한 것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예컨대 다짜고짜 '인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너무 막막하지만 '인생은 여행이다'라는 비유를 활용하면 이를 통해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여행지를 숙지해서 방향을 정하고 좋은 여행 동반자를 찾고 길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을 테니 여행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식이다.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기 어려운데, 비유를 이용하면 이를 실마리로 생각을 펼칠 수가 있다. 역사가 기록된 시기 내내 인간은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이들을 길들여왔고 이들은 고대인들이 사용한 은유 속에서도 당당히 제자리를 차지했다. 가령 석가모니는 마음을 코끼리에 비유했다. - 이전에 내 마음은 이기적인 욕망, 탐욕, 또는 쾌락이 이끄는 대로 방황했다. 그러나 이 마음은 이제 더 이상의 방황을 접고 조련사의 손에 길들여진 코끼리처럼 조화로운 통제의 손길 밑에서 평화롭다. -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이렇게 탄식한다. - 나는 알 수 없는 새로운 힘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어. 욕망과 이성은 서로 반대 방향에서 나를 잡아당기고 나는 무엇이 옳은 길인지를 알면서도 잘못된 길을 따르고 있어.-

이런 나약한 의지의 문제를 합리적인 선택과 정보처리에 관한 현대의 이론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동물 길들이기라는 앞서의 비유들이 이런 상황을 아주 훌륭하게 설명해준다. 내가 나 자신의 나약함을 한탄하면서 떠올린 모습은 코끼리 등에 올라탄 기수의 이미지였다. 나는 손에 고삐를 쥐고 그것을 조절해서 코끼리가 방향을 틀거나 앞으로 가게 하는 식으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코끼리가 자신의 욕망을 갖고 있지 않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만약 녀석이 뭔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나는 녀석의 상대가 못 된다. 나는 지난 10년간 이 비유를 나 자신의 사유를 위한 지침으로 삼았고,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코끼리 등에 올라탄 기수의 이미지가 분열된 자아를 주제로 한 이 책의 모든 장에 유용하리라고 생각했다.

고삐를 쥔 코끼리

어떤 그림을 볼 때, 우리는 대개 그에 대한 좋고 싫음을 즉각 자동적으로 알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판단의 근거를 설명해보라면 우리는 이야기를 꾸며낸다.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우리의 해석자 모듈(기수)은 이유를 꾸며내는 데 능숙하다. 우리는 그 그림을 좋아하는 그럴듯한 이유를 찾고 납득할 만한 첫 번째 이유(색채나 빛의 효과 등의 모호한 어떤 것)에 집착한다. 도덕적 주장도 이와 상당히 흡사하다. 두 사람이 어떤 문제에 대해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여기서는 감정이 먼저고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서둘러 급조된다. 우리가 누군가의 주장을 반박할 때 그가 자신의 마음을 바꿔 우리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던가? 물론 그렇지 않다. 우리가 패배시킨 논거는 상대가 취한 입장의 원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 꾸며진 것이다.

도덕적 논쟁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때로 놀라운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즉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이 기수가 아니라 코끼리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선악이나 미추를 판단하는 것은 바로 코끼리다. 직감이나 직관, 그리고 즉각적인 판단은 지속적으로 동시에 일어나지만 기수는 문장을 연결하여 상대에게 제시할 논거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 도덕적 논쟁에서 기수는 코끼리의 조언자 역할을 넘어 남에게 코끼리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여론의 법정에서 싸우는 변호사가 된다. 이것이 사도 바울, 석가, 오비디우스 등 무수한 사람들이 탄식한 인간의 실상이다. 인간의 마음은 여러 부분들이 느슨하게 결합되어 있지만 우리는 그 가운데 한 부분, 즉 의식적인 언어적 사고와 스스로를 동일시하고 그것에만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이 모든 것의 집합체다. 인간은 기수이자 코끼리다. 이 둘은 나름의 강점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제부터 인간처럼 복잡하고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구석이 많은 생명체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행복을 발견하며, 심리적 도덕적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삶에서 목적과 의미를 찾게 되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코끼리 길들이기 - 마음 바꾸기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

우리는 우리의 감정양식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의지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자주 하는 생각들의 레퍼토리를 바꿀 수 있는 뭔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세 가지 방법은 명상, 인지요법, 그리고 프로작이다. 이 세 가지가 효과적인 이유는 이것들이 모두 코끼리를 상대하기 때문이다.

명상 - 이것은 여러 종교 전통에 의해 발견되었고 석가모니가 등장하기 오래전에 인도에서 이용되었지만, 이를 주류 서양 문화로 확산시킨 것은 불교였다. 명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모두는 분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주의를 집중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언뜻 보면 참 쉬울 것 같다. 대부분 그저 조용히 앉은 자세로 호흡이나 어떤 말, 혹은 특정 그림이나 이미지에만 인식의 초점을 맞추고 다른 말이나 생각, 또는 이미지가 의식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명상은 시작 단계에서 매우 어렵다. 기수는 처음 몇 주간 실패를 반복하면서 겸손과 인내라는 교훈을 배운다. 명상의 목표는 자동적인 사고과정을 변화시켜 코끼리를 길들이는 것이고 애착을 끊는 것이 길이 들었다는 증거다.

인지요법 - 석가모니 이전에도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조용한 휴식과 무욕(無慾)의 기다림'이 지혜로 가는 길이라고 가르쳤다. 반면 서양의 문제해결 방식은 대개 공구함을 갖다놓고 고장 난 곳을 고치는 것에 더 가깝다. 이 공구함은 1960년대에 에어런 벡(Aaron Beck)에 의해 철저하게 현대화되었다. 그는 우울증 환자들의 특징인 왜곡된 사고과정을 정밀하게 밝혀 환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생각들을 잡아내어 그에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벡은 프로이트 학파의 다른 동료들로부터 조롱을 받았다. 그들은 벡이 우울증의 근본 원인은 내버려둔 채 땜질 처방으로 우울증의 증상만을 치료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의 용기와 끈기는 결국 보상을 받았다. 그는 우울증과 불안을 비롯한 많은 질환들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의 하나인 '인지요법'을 창안한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왜곡된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을 촉발하고 이것이 다시 생각을 왜곡시키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벡은 생각을 바꿈으로써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분노하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힌 코끼리와의 줄다리기에서는 이길 수 없지만, 행동학자들이 말하는 종류의 점진적인 재형성 과정을 통해 환자는 자신의 자동적인 사고 패턴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감정양식도 바꿀 수 있다. 사실 많은 치료사들이 인지요법을 행동주의에서 직접 빌려온 기법과 결합시켜 현재 '인지행동요법'이라 불리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프로작 - 프로작은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로 알려진 약품군의 대표격이다. 프로작은 그것이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뇌 내부인 해마상융기에 신경 성장 호르몬의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프로작이 어떻게 효과를 일으키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약효를 발휘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것은 우울증, 범불안장애, 공황발작, 사회공포증, 월경전불쾌장애, 일부 섭식장애, 그리고 강박장애를 포함하는 다양한 정신질환에서 위약을 이용하거나 치료를 받지 않은 통제집단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보여준다.

이것이 진보인 것 같은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 같은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해보자. '너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라'와 '무엇보다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두 가지 문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강한 울림을 주는가? 우리의 문화는 본래의 자신에 대한 진실성뿐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개선을 또한 지지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기개선을 본래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이러한 모순을 피해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때 '걱정이 많은'사람들에게 프로작은 더 이상 미용성형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실하지만 제 기능을 하는 시력을 가지고 자신의 한계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온 사람에게 콘택트렌즈를 선물하는 것에 더 가깝다. 콘택트렌즈는 그 사람에게 '진정한 자신'을 배반하게 하는 것이기는커녕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합리적인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석가모니는 아주 정확하게 짚어냈다. 우리에게 코끼리를 길들이고 서서히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명상, 인지요법, 그리고 프로작은 이를 위한 세 가지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들 각각은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나는 이 세 가지 모두가 쉽게 이용될 수 있고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믿는다. 삶 자체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요물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명상, 인지요법, 그리고 프로작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기수는 코끼리의 변호사 - 타인의 허물



유능한 거짓말쟁이

나는 도덕적 판단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직감을 지지하기 위한 이유를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기수가 여론의 법정에서 코끼리를 대변하도록 고용된 변호사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사실 유능한 변호사가 되려면 유능한 거짓말쟁이가 되는 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많은 변호사들이 직접적인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대다수는 불편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판사와 배심원에게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댈 것이다. 때로는 그들도 이런 이야기가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다. 우리 내면의 변호사도 똑같은 식으로 움직인다. 단, 우리는 그가 지어내는 이야기들을 실제로 믿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온갖 연구들이 인간은 자신이 선호하는 신념이나 행동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찾으라는 인지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이 사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자신이 객관적이라는 환상을 지니며, 실제로 자기 입장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우리의 수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런 행동을 하는 자신을 포착하는 데서 비범한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프랭클린의 결론은 이렇다. "논리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참 편리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잡아끄는 모든 것에 대해 그 이유를 찾거나 만들어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남들보다 낫다

변호사의 모든 행동거지를 탓할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변호사는 기수로서 나의 의식적이고 이성적인 자아다. 그는 나의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자아인 코끼리로부터 명령을 받는다. 이 둘은 마키아벨리적인 되갚음 행위에 관여함으로써 인생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로 한통속이 되지만 모두 자신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이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나는 다른 사람에게 가능한 한 최상의 자아를 내보여야 한다.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나는 남의 눈에 덕스럽게 보여야 하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든 없든 협력이 주는 혜택을 누려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게임을 한다. 따라서 수비수 역할도 잘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정당한 몫 이상을 요구하려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삶은 항상 사회적 비교의 게임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그들의 행동을 보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나만의 특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내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을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쉽게 찾아내고 내가 남들보다 낫다는 환상에 매달릴 수 있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의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문제의 특성을 스스로 인지한 자신의 강점과 관련이 되도록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논리를 구성한 후 내가 그 강점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나선다. 만약 증거 한 조각을 찾아내고 그런대로 '말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일은 끝난다. 그러면 자신은 생각을 중단하고 자부심에 한껏 고무된다.

다른 유형의 사회적 비교에서처럼 애매성은 우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비교조건을 정한 다음 스스로 뛰어난 협력자라는 증거를 찾게 한다. 이런 '무의식적인 과잉주장'에 대한 연구들은 남편들과 아내들이 각자가 하는 집안일의 비율을 평가할 때 그 합계가 총 120%를 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협력 집단을 이루어 일하는 MBA 학생들이 팀에 대한 자신의 기여도를 평가할 때 그 총계가 139%에 이른다. 보통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 집단을 구성할 때마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편견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서로에 대한 적개심으로 물들게 할 위험이 있다.

지금 당장 이렇게 해보라. 최근에 잘 아는 누군가와의 사이에 있었던 대인관계상의 갈등을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았던 한 가지 경우를 찾아보라. 우리는 우리 자신이 범했을지 모르는 최소한 한 가지 잘못을 찾아내는 임무를 띠고 있다. 몸속에 박힌 가시를 뽑아낼 때는 아프다. 그러나 그 뒤에는 안도감과, 심지어는 기쁨을 느낀다. 스스로의 결함을 발견할 때는 잠시 아플 것이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그 결함을 인정한다면 묘하게도 약간의 자부심과 결합된 일순간의 기쁨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는 기쁨이며 명예로운 감정이다. 또 자신의 결점을 찾는 것은 그 많은 소중한 관계를 어그러지게 하는 위선과 판단주의를 극복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명품을 코로 감은 코끼리 - 행복의 추구



만약 돈이나 권력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면 《구약성경》의〈전도서〉 저자는 과도할 정도의 즐거움을 맛보았을 것이다. 이 글은 예루살렘의 한 왕이 자신의 삶과 함께, 행복과 만족을 추구했던 그동안의 행적을 돌아보며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 나는 여러 가지 큰 일을 성취하였다. 궁전도 지어보고, 여러 곳에 포도원도 만들어보았다.…… 나는 또한, 지금까지 예루살렘에 살던 어느 누구보다 많은 소와 양 같은 가축 떼를 가져보았다. 은과 금, 여러 나라의 보물도 모아보았으며, 남녀 가수, 수많은 처첩도 거느려보았다. 나는 일찍이 예루살렘에 살던 어느 누구보다도 더 큰 세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지혜가 늘 내 곁에서 나를 깨우쳐주었다. 원하던 것을 나는 다 얻었다. 그러나 내 손으로 성취한 모든 일과 이루려고 애쓴 나의 수고를 돌이켜보니, 참으로 세상 모든 것이 헛되고,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고, 아무런 보람도 없는 것이었다.- (전도서 2장 4~11절)

저자는 그가 추구한 다른 여러 가지 것들(노동, 학문, 포도주)을 열거하지만 만족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무엇도 그의 삶이 동물의 것 이상의 특별한 가치나 목적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지워주지 못했다. 석가모니나 스토아 철학의 관점에서 볼 때, 〈전도서〉저자의 문제는 분명하다. 바로 그가 행복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승리의 순간은 곧 끝난다

〈전도서〉의 저자가 싸운 상대는 무의미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성공의 실망스러움이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느끼는 기쁨은 무상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승진을 하고 명문학교에 진학하거나 큰 계획을 실현하는 것을 꿈꾼다. 그 목표를 달성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하며 깨어 있는 매 시간을 열심히 일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만약 운이 좋다면, 특히 그 성공이 예상치 못한 것이고 그것이 확실한 것으로 드러나는 어떤 한 순간이 있을 경우, 우리는 한 시간이나 아마도 하루 동안 큰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어떤 행복감도 얻지 못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코끼리도 행동 이후에 즉시 기쁨(또는 고통)이 뒤따를 때마다 뭔가를 배우지만 금요일의 성공을 월요일에 취한 행동과 잘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감정양식과 왼쪽 전두부피질의 접근회로를 밝혀준 심리학자 리처드 데이비슨은 두 가지 다른 종류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가 목표달성 이전의 긍정효과라 칭한 것은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운 감정이다. 두 번째는 목표달성 이후의 긍정효과로, 원하던 것을 실현했을 때 찾아오는 감정이다. 우리는 후자의 감정을 만족으로 경험한다. 그러나 그것은 왼쪽 전두부피질이 원하던 목표가 달성된 후 활동을 줄일 때 찾아오는 잠시 동안의 해방감이다. 달리 말해, 목표추구와 관련해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여행이지 목적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진행원리(Progress Principle)라 부를 수 있다. 즉, 기쁨은 목표를 달성할 때보다는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길목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이런 점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승리의 순간은 곧 끝난다. 기쁨의 영혼은 지금의 행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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