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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이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나

폴 D. 블랭크 지음 | 에코리브르
생활용품이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나

폴 D. 블랭크 지음

에코리브르 / 2010년 6월 / 496쪽 / 25,000원



기억에서 사라진 '현대'위험의 역사




수은중독

몇 년 전에 나는 충수염(맹장염)이 의심되어 입원한 생후 4개월 된 남자아이를 진단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충수염에 걸리기에는 비정상적으로 어린 나이였지만 원인은 그보다 더 비정상적이었다. 아이의 부모는 아기가 배앓이를 하는 것을 보고 멕시코 시골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던 요법을 썼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기에게 수은(Quicksilver)을 먹인 것이다. 수은은 액체지만 매우 무거우며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엑스선 사진을 통해서 보니 복부 내부에 짙은 수은이 금속 나사처럼 빛났다. 아기는 결국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수은이 가득 찬 충수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다.

애틀랜타 소재 질병통제센터에서 매주 발행하는 12쪽 분량의 소식지 《사망률과 치사율 주간 보고서》가 있는데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간행물을 간단하게 'MMWR'이라 부른다. MMWR을 들춰보면, 예를 들어 미시건 교외에 살며 기이한 병에 걸린 아이 사례도 알 수 있다. 아이의 손은 분홍색으로 변했고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핑크병(Pink's disease)이라 불린다. 이 증후군은 아이에게 어떻게 수은중독의 징후가 분명해지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그들을 독소에 노출시킨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 해답은 해로울 것 없어 보이는 가정용 페인트에 있었다. 흰곰팡이를 예방하기 위해 공인된 화학 첨가제를 페인트에 과도하게 섞은 것이다.

충수에 수은이 가득 차 있던 아기와 흡입을 통해 수은에 중독된 아이의 사례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단일하고 오래된 위험물질이 여전히 우리 일상 환경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며, 이런 방식은 지난 10년과 50년, 그리고 수백 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주 반복되는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수질오염

유조선 기름 유출로 발생한 대량 수질오염이라는 망령은 현대 오염의 전형이다. 따라서 엑슨 발데즈호(1989년에 발생한 세계 최악의 기름 유출 사건)는 대중의 머릿속에서 환경의 현대판 '플라잉 더치맨(네덜란드 유령선)'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 상징은 1995년 영화 〈워터월드〉에서 떠다니는 악의 궁전으로 할리우드에 재등장함으로써 전형화되었다. 나는 1970년 이전에는 대부분이, 그리고 1960년 이전 사람들은 확실히 인공 자원, 특히 석유 운송으로 심각한 해양오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을 거라고 늘 생각해왔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나는 헌책방에서 작은 소책자를 발견했다. 그 책은 세계 유수의 과학 협회인 영국 왕립협회 위원회에 『원유로 인한 바다와 해안가 오염』이라는 제목으로 제출된 보고서였다. 22쪽 분량인 이 소책자는 1936년에 발간되었는데, 새로운 환경 위협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선견지명을 보여주었다. 이 소책자를 작성한 화학과 교수 닐 K. 애덤은 한 해 여름 내내 직접 조사한 영국 해변 93곳이 포함되어 있었다. 애덤은 주요한 오염 원인으로 '석유를 원료로 쓰는 선박들의 난파선 잔해 또는 석유를 비우기 위해 구멍을 낸 유조선'을 꼽았다. 또한 그는 기름 유출이 새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상세하게 묘사해 놓았다.

대기오염

만일 현대인들이 수질오염에 보이는 관심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라면 대기오염은 어떨까? 다음 시나리오를 한번 고려해보자. 유독성 구름이 마을 전체를 위협적으로 뒤덮는다. 그 이전에 과학자들은 그런 일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사람들을 안심시켰는데도 말이다. 현장 조사단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새로운 위험 물질에 대처하려고 애써보지만 장기적으로 조사하지 않고는 노출 결과를 알 수 없다고 결론 내린다. 이 사건은 1948년 피츠버그 근처 도노라(Donora)라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것이다.

1886년 토머스 스캐터굿 박사는 '대도시에서 우리가 숨쉬는 공기'라는 제목으로 노동자교육원에서 강연을 했다. 그는 이산화황을 언급하면서 청중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기 중에 퍼진 이 가스는 빠르게 황산으로 변해 대기를 거의 늘 산성으로 만든다.… 이것은 비를 맞으면 공기 중에서 씻겨 내려가고, 그렇게 해서 빗물은 대개 산성을 띠게 된다."스캐터굿 박사는 산성비가 황이 포함된 화석연료를 연소한 데 따른 주요 후유증임을 밝혀냄과 동시에 햇빛 감소로 인한 온기 상실, 오염으로 인한 청정 비용 증가, 그리고 식물 파괴라고 전했다. 그러나 고작 개인 차원에서 예방하는 것이 전부라고도 말했다.

석면

1927년 석면증이라는 의학 용어가 영국 의학 사전에 짧게 등재되었다. 이제 석면증에 대한 인식은 의학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소설가 시어도어 드라이저는 1931년 『아메리카의 비극』에서 미국 노동계급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언급하면서 뉴저지 공장 소유주들이 완전히 무관심한, 노동자들의 건강 위험 사례로 석면증을 들었다. 100년에 걸쳐 치명적인 경험을 문서로 입증했는데도 오늘날 전 세계 석면 제품 생산량은 예전과 동일하게 엄청나다. 비록 미국과 유럽은 여러 면에서 석면 사용을 규제하거나 전면 금지한 상태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아직도 석면 규제 법규가 한참 뒤처져 있다.

손목굴 증후군

오늘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손목굴 증후군으로 고통받는데, 어째서 10년 또는 15년 전에는 그 질환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일까? 따라서 손목굴 증후군은 현대 산업, 심지어는 포스트모던 산업 질병을 대표하는 주요 사례임에 분명하다. 손목굴 증후군이란 종종 손이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따끔따끔한'감각으로 시작되는 고통스런 병을 말한다. 심할 때는 손 감각을 잃고 근육 위축까지 진행된다. 밝혀진 바와 같이, 컴퓨터 키보드는 팔목에 반복적인 긴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유력한 수단이 되며 이는 손목굴 증후군을 유발한다.

손목굴 증후군은 오늘날 주목받는 누적 외상성 장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훨씬 더 오래전부터 특정 직업과 관련된 특정 부위 손상을 찾아볼 수 있다. 주요 의학 학술지들은 의사들이 '에스프레소 기계 작동자의 팔' 또는 '비디오게임 선수의 손가락' 장애 같은 이름을 반농담조로 붙여 기록한 편지들을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사실, 누적 외상성 장애에 증후군 이름을 눈에 띄게 붙이는 것은 의학 분야에서 오래된 전통이다. 이런 장난스런 병명에는 사회적 역할과 계층 구별이라는 논지가 다분히 깔려 있다. 새집 증후군

새집 증후군은 환경 관련 질병이 당연히 최근에 발생했으리라는 추정을 제대로 뒷받침해주는 또 다른 사례다. 창문이 밀폐되고 주변 공기가 통제되는 현대의 사무실용 빌딩은 지난 30~40년간 우리의 현실이었다. 공학계에서 통용되며 '난방Heating, 환기Ventilation, 공기 조절Air-conditioning'을 뜻하는 HVAC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산복합체가 낳은 첨단 기술의 소산처럼 들린다. 새집 증후군은 두통, 소화불량, 전신 권태를 포함하는 비특이성 신체적인 질환을 말한다. 새집 증후군은 대개 거대 빌딩 단지, 특히 새롭게 축조했거나 개조된 건물과 연결된다.

새집 증후군과 관련해서 보편적이며 정량화할 수 있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고층 건물의 경우에는 바닥 전체에 깔린 양탄자, 합판 가구, 조형 장식 같은 다양한 물질이 방출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증상을 일으킨다고 추측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통기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 방(건물 한 층 전체 또는 건물 전체)을 제대로 환기하려면 전체 공기의 양을 교환하기 위해 매일 수차례에 걸쳐 새로 들어올 공기와 머무는 공기가 충분해야 한다. 2000년까지 10년 동안은 적어도 연구 논문 121편 제목에 새집 증후군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증후군에 대한 관심은 절대로 현시대에만 고정된 것이 아니다. 손목굴 증후군처럼 이름만 바뀐 것뿐이다.

탈진

업무 탈진(Job Bumout)은 어떤가? 직업과 관련된 질병은 대개 신체 혹은 화학 자극이 작용한다기보다는 사회적이며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업무 탈진이 일어나는 조건은 그 본질상 현대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20세기 말 소외되고 비인간화된 노동자는 역사적으로 유일무이하게 우리가 사는 시대에만 나타난 것 같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로만 부인이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간접적으로 이 문제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탈진과 마찬가지로 일중독(Workaholic)이라는 단어가 아직 출현하지 않았지만, 글로 짐작해볼 때 그 의미는 분명하다. S. 위어 미첼은 전통적인 직장부터 비급여 성직聖職까지 모두에게 확장해 직업적 '신경 피로(Neural Exhaustion)'를 염려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체 면에서 여성의 미래를 말하자면, 적어도 열일곱 살이 되기 전까지 뇌를 과하게 혹사하지 않고 하루에 서너 시간만 공부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의견은 단지 나 혼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연기 그림자: 규제를 피하는 방법



인정은 빠르게 - 규제는 천천히

노출과 직업병, 노출과 환경 질병 사이의 관계는 그것이 새로운 독성물질이라 해도 놀라울 만큼 늘 빠르고 정확하게 밝혀진다. 독성물질의 위험성과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밝혀내는 지식과 경험은 주기적으로 지워지고 사라진다. 때로는 수십 년 심지어는 수백 년에 걸쳐 진행된 새로운 혹은 오래된 환경 위험을 발견하고 재발견하는 일은 결정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마다 실패를 반복한다. 사실상 그 둘은 뉴턴 역학 패러디로 단단히 연결되며 그래서 모든 작용에는 그것과 동등하게 정반대되는 휴식Inaction이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이런 사건에 대한 집단 기억이 상대적으로 짧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직장과 자연을 보호하는 데 실패하는 시나리오는 퀴블러로스(Kubler-Ross)의 4단계 죽음 과정, 즉 임종을 앞둔 환자의 심리 변화인 부정-분노-타협-수용과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이 경우 첫 단계인 부정에서 오염 책임자들은 위험하다는 주장을 최소화하고 해명하며 빠져나간다. 다음으로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압력을 가하는 사람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분노의 반격을 시작한다. 임종 환자의 마지막 단계는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진상을 수용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직업과 환경 위험을 대상으로 한 협상은 애초에 상해를 입거나 병에 걸린 사람들이 거의 늘 억지로 수용해야 하는 당사자가 된다. 막상 문제를 책임질 사람들은 아무런 상처 없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이다.

마침내 조치가 취해졌을 때

피해 사례가 압도적으로 늘고 명백히 중재가 필요하고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 법안이 통과되고 새로운 법령이 공표되거나 시찰단이 설립되는 시점이 온다. 극단적인 경우 위험을 목전에 둔 기업들은 폐쇄되기도 한다. 이처럼 극단적이고 비효율적인 노동자 보호 사례들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교훈이 있다. 즉 우리가 마침내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 통제를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던 무리들은 가능한 한 모든 성공을 부인하기 위해 마지막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전략은 전문가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고 희생자를 비난하고 통제 지지자들을 공격하거나 시장 주도형 사회 결정론에 호소하는 전술보다 더욱 냉소적이다. 이는 덧없는 망령이나 단순한 법적 주장이 아니다. 바로 현실인 것이다.

좋은 접착제, 더 좋은 접착제, 초강력 접착제



치명적인 접착제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이 지하실로 내려갔다. 송수관에 실링재 수지를 입히는 일회성 작업을 위해서였다. 그 물질의 핵심 재료는 2-나이트로프로페인이라고 불리는 화학 용매였다. 제품에서 유일한 목적은 펴 바를 수 있도록 접착제를 묽게 유지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전에 그런 일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 답답하고 좁은 지하실에서 작업한 지 3일이 지났을 때 이들 모두 건강이 악화되었고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가 심해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병원으로 이송되어 왔을 때 그들은 급성 간부전으로 병세가 악화되어 의식불명이 되었다. 실링재 수지에 노출된 지 10일 만에 결국 사망했다.

접착제는 다양한 물질로 구성된다. 밀가루 반죽처럼 무해하고 평범할 수도 있지만 그 두 노동자가 사용했던 치명적인 실링재처럼 복잡하고 전문적이며 유해성이 클 수도 있다. 아교풀과 유사하지만 아교풀이 아닌 재료를 지칭하는 실링재(Sealant), 코팅(Coating), 수지(Resin), 점착제(Adhesive) 같은 용어는 그 자체로 잠재적 위험군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과거에는 오직 화학공학의 영역이었던 중합체(Polymer), 촉매(Catalyst), 용매(Solvent), 라텍스(Latex), 가소제(Plasticizer)와 관련된 개념은 현대적인 접착제 기술과 밀접하기 때문에 그런 제품을 지칭하는 말들은 화학공학 용어를 유창하게 할 수 없으면 이해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벤젠을 함유한 고무풀

1945년경, 이전까지는 전혀 없었던 산업인 새로운 플라스틱 제조 분야에서 최초로 완전한 합성 접착제가 나왔다. 하지만 그 새로운 분야도 용매를 이용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다른 사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이것은 벤젠, 그리고 더 많은 벤젠을 뜻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치명적인 빈혈과 백혈병에 벤젠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는데도, 벤젠은 과거의 천연고무가 그랬듯이 합성 고무풀의 용매로 선택되었다. 그러나 벤젠을 용매로 하는 고무와 합성고분자 접합제의 수지맞는 장사 뒤에는 가혹한 희생이 숨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화공들이 다른 노동자 집단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렀다.

접착제와 관련한 위험 통제

독성 물질과 대중 사이에 정말로 효과적인 방어물을 세우려면 수많은 규제 기관이 개입해야 한다.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무수한 독성 물질과 현대 접착제와 실링재에 관계된 잠재적인 새로운 독성 물질까지 말이다. 과연 세상은 접착제로 다시 붙여서 원래 도자기보다 이음매가 더욱 강력해진 손잡이가 달린 머그잔으로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까? 충격 실험을 하면 머그잔이 산산조각 나는데도 다시 붙인 손잡이만은 그대로이다. 게다가 그 운 나쁜 수리공은 스스로 끌어들인 알레르기성 천식에 걸릴 수도 있다. 심지어 잠재 위험성이 높은 제품을 산업 현장에서 이용하는 사람들은 적절하게 보호를 받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

텔레비전 코미디 시리즈 〈사인필드〉에서 주요 등장인물인 조지는 어울리지 않는 약혼자가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기 위해 할인해서 산 봉투의 봉인 면을 너무 많이 핥는 바람에 접착제 중독으로 죽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구성이지만, 그런 제품은 정말로 아주 그럴듯한 방법으로 유효한 규제의 틈새를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접착제는 좋은 접착제에서 더 좋은 접착제로, 그리고 초강력 접착제로까지 발전했으며 기술적인 변화 주기가 올 때마다 문제는 반복된다. 우리는 〈사인필드〉의 풍자를 재방송으로 즐길 수 있지만, 이제는 실패한 공공 보호를 똑같이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때가 왔다.

초록빛 바다 밑: 밀려오는 염소의 파도



조용한 전염병

세탁실 선반에 평화롭게 놓인 가정용 표백제 한 병은 째깍대는 시한폭탄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가 먼지, 세균, 얼룩에 맞서는 끝없는 전쟁을 위한 작은 전략상 무기일 뿐이다. 그런데 표백제는 순하지 않다. 그 안에 갇힌 염소가 방출할 경우 강력한 독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소는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화학적 가스중독의 한 원인이다. 염소 가스에 관한한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는 가스탱크 트레일러가 탈선해서 사람들이 대피하고 대규모 상해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훨씬 더 흔한 가스중독은 세탁실, 부엌, 욕실처럼 조용하고 편안한 가정에서 매일 소규모로 염소 가스가 발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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