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 269쪽 / 13,000원
1장 나는 누구인가?
같은 테마의 책을 읽는다(1)『행복코드』와 같은 테마, 즉 '행복'에 관한 책을 읽어보라. 한 권의 책을 읽고 다음에 읽을 책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유익하고 즐거운 기준이지만 가장 막연한 기준이기도 한 것이 바로 '같은 테마'다. '행복'과 같이 의미영역이 광범위한 테마의 그 무수한 책들 중 우리는 어떤 책을 『행복코드』 다음에 읽을 책으로 선택할 것인가? 가장 편한 방법은 『행복코드』에서 강준만 교수가 행복론을 전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던 책 50권 중 하나를 읽는 것이겠다. 하지만 『행복코드』는 '행복' 그 자체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게 정립된 독서 고수인 강준만 교수 개인의 '즐거운 책 읽기'의 소산이며, 따라서 이 책에 등장하는 50권의 책 역시 '행복' 그 자체에 대한 사색과는 대체로 거리가 멀다. 아이러니컬한 얘기지만, 독서 고수가 때로는 가장 불친절한 독서지도 선생인 경우가 있다. 강준만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행복과 코드가 맞는 도서' 목록을 우리에게 제시했을 뿐, 행복이라는 테마 자체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사색해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그의 책 『행복코드』에는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독서 초심자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행복'이라는 테마의 또 다른 책은 '행복' 그 자체를 다룬 원론적인 책이다. 그런 책으로 세 권의 후보들이 있다. 세네카의 '행복론'인 『인생이 왜 짧은가』, 리즈 호가드의 『행복』,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이 세 권의 책을 면밀하게 검토해 본 결과,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이 최적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네카의 『인생은 왜 짧은가』는 문체가 낯설고, 그리스 로마의 철학과 신화에 대한 만만치 않은 배경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지루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리즈 호가드의 『행복』은 우리의 화두 "나는 누구인가?"와는 별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책 같다. 물론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임을 인정한다. 객관적으로 말해, 이 세 책의 우열을 가르는 일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지도 모른다. 버트런드 러셀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좀 알고 『행복의 정복』을 읽어야 할 것 같아, 이 책 앞날개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를 인용해 본다.
러셀은 40여 권에 이르는 수많은 저작을 남긴 철학자요,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필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세기 지식인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지닌 러셀은 활발한 사회정치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철학, 수학, 과학, 윤리학, 사회학, 교육, 역사, 정치, 종교, 예술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쉬지 않고 출간했다.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 좌파, 회의적 무신론자로 불렀던 러셀은 노년으로 갈수록 '정치적'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시작한 평화운동은 수소폭탄 실험반대,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으로 이어진 핵무장 반대운동으로 계속되었고, 쿠바 위기와 베트남 전쟁에도 적극 개입하였다.
러셀은 한마디로 20세기 지식의 도서관이었다. 깊이 있는 사상가였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문장가였으며, 지식인의 사회적 사명에 투철했던 행동가였다. 하지만 러셀의 이 위대한 인생 행보에 너무 기죽을 필요는 없다. 『행복의 정복』은 또 얼마나 우리를 기죽일 책일까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위대한 작가 러셀은 우리가 혹 기죽을까 봐 걱정했던지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제목의 서문을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써 놓았다. 대가는 어려워야 할 때는 한없이 어려워지지만, 어려울 필요가 없을 때는 동네 아저씨처럼 쉽고 다정다감하다. 대가의 글을 읽는 즐거움은 이렇게 두 극단을 오간다.
이 책은 학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도 아니고, 현실적인 문체를 그저 이야깃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도 아니다. 이 책에는 일반인들이 모르는 심오한 철학이나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지도 않다. 이 책의 비결을 통해 불행을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만이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거기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기 바란다. 나는 불행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노력하기만 하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이 책을 썼다.
물론 이 책은 우리에게 난해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그저 이야깃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도 아니"라는 러셀의 말처럼 심심풀이로 읽는 삼류 행복론이 아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20세가 서양을 대표하는 지성이요, 『행복의 정복』은 그야말로 명저다. 생각해 보라. 이 대가가 돈 몇 푼 벌자고 유치한 처세서 나부랭이를 썼겠는가? 앞서 읽었던 강준만 교수의 『행복의 정복』도 호락호락한 책이 아니었듯 이 책 역시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20세기 최고의 철학자가 우리를 압도하는 깊고 넓은 필치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러셀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다. 번역자 이순희 씨는 역자후기에서 "하루에 각기 다른 3천 여 단어를 구사해서 저술했다는 러셀. 그의 글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다치지 않고 번역하는 일은 꽤나 까다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영광이었다"고 번역의 고충과 영광스러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도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으며 작가의 글이 갖는 아름다움을 느껴야 하고, 영광스러운 은혜를 입었다는 감사의 마음도 가져야 할 것이다. 『행복의 정복』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읽는 내내 기품있는 문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가치 있는 지식', '독특하면서도 적절한 문체', '소중한 테마', 이 셋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우리가 러셀의 이 책을 읽는 일은 제대로 된 독서다.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말이다. 『행복의 정복』은 오래도록 지니고 싶은 좋은 책이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교수는 신문 인터뷰에서 러셀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행가 한비야 씨도 최근 내놓은 에세이집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누구나 한번 쯤은 읽어야 하는 고전으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첫머리에 소개했다.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보다는 자신이 살아가고자 하는 대로 세상을 바꾸어 왔던 두 사람이 이처럼 귀하게 생각하는 러셀을 읽는다면, 우리의 화두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도 더 깊어지고 넓어지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앞서 읽었던 『행복코드』의 다소 산만한 메시지도 더 구체적으로 선명해질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하지만 행복을 진정으로 정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어쩌면 행복은 행복을 정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쉽게 손에 쥔 행복은 십중팔구 헛된 행복일 가능성이 많다. 가짜 행복에 바보처럼 빠지지 않고, 진정한 행복을 정복하기 위한 마음을 다잡는 데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좋은 스승이 되어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행복의 정복』은 제목이 매우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 행복은 정복의 대상이라기보다 사랑의 대상이기에 일단 '정복'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랑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정복인 점을 생각해 보면, '정복'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 이 점은 『행복의 정복』에도 아주 정확하게 지적되고 있다.
근본적인 행복은 무엇보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사랑의 일종이다. 행복을 가져오는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개인들의 특성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랑이며,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거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고 하는 대신,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이다. 이런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 될 것이며, 그 대가로 친절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행복은 과학 기술과 효율적 공정으로 대량생산되는 상품이 아니다. 인간과 사물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도리어 내 안에서 성장하게 되는 인격의 소산이다. 행복에 관해서는, 탐욕스러운 정복은 '상실'일 뿐 진정한 '정복'이 될 수 없다는 역설, 이 역설이야말로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 말하고자 하는 '정복'의 의미다.
같은 출판사 혹은 같은 시리즈물의 책을 읽는다
출판사는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다. 출판사 대표나 기획자들의 성향이 그런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민음사, 김영사, 웅진씽크빅 등 초대형출판사들도 다양한 책들을 마구잡이로 내놓을 수 없어, 자회사들을 만들어 나름대로 색깔 있는 출판을 추구한다. 창작과비평사, 문학과지성사 등 전통 있는 출판사들은 여전히 문학과 비평의 일선에서 웅숭깊은 사상을 담은 양서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한국 출판의 사상적 깊이가 이 정도쯤이라도 발전한 것은 이들 출판사들에게 빚진 바 크다 하겠다. 물론 품위있는 인문사회과학서만을 고집하는 돌베개, 고전번역 전문 출판사라 할 수 있는 을유문화사, 인문교양물 출판을 선도해가는 들녘, 한국예술의 독보적인 멋을 선사해 주는 학고재, 서양문학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열린책들, 인문정식과 예술의 절묘한 조화를 꿈꾸는 효형출판 등 아주 전문적인 색깔을 유지하면서 소품종의 양서들만을 내놓는 옹골찬 출판사들의 힘 또한 대단하다.
한편 탄탄한 기획력을 가진 출판사일수록 의미있는 시리즈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예전 우리나라 출판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볼품없을 때에는 그저 세계문학전집이나 한국단편선집 등이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시리즈물의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다. 현암사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이나 한길사의 '한길그레이트북스'와 같이 묵직한 시리즈물을 비롯해 시공사의 '시공디스커버리총서'나 살림의 '살림지식총서'와 같이 실용적인 문고 시리즈들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물론 이렇듯 대규모로 기획된 시리즈물만 값지다 할 수는 없다. 푸른숲의 '푸른숲 비오스'와 같은 평전 시리즈나 21세기북스의 'CEO' 시리즈, 그리고 문학동네의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들은 독서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바다출판사의 'Oxford 위대한 과학자' 시리즈나 리수의 '타산지석' 시리즈, 그리고 마로니에북스의 '1001' 시리즈 또한 그 색깔이 독특하고 유익하여 독자들을 유혹한다. 웅진지식하우스의 'HOW TO READ' 시리즈나 김영사의 '지식인 마을' 시리즈는 썩 훌륭한 인문교양 시리즈로 평가받는다. 이렇듯 시리즈물을 내는 일은 이제 하나의 중요한 출판 흐름이다. 인문학의 기본개념들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그린비의 'WHAT', 한국문화를 키워드별로 압축해서 설명하는 문학동네의 '키워드 한국문화', 철학과 역사, 경제 등의 기본 분야를 주제별로 간략하게 정리하는 민음사의 '민음 지식의 정원' 시리즈 등이 최근 선보이며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 소개하고 있는 출판사, 혹은 시리즈물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한국 출판의 수준은 이제 높은 수준에서 평준화되었다. 이름이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출판사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책들을 내놓아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무릇 실력 있는 독서가라면 출판사의 색깔이나 각종 시리즈물에 대한 정보에 밝아야 한다. 이는 필요한 책을 찾을 때 혹은 남에게 필요한 책을 선물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위에 언급된 출판사나 시리즈물은 그저 예에 불과하다. 독서가들은 자신만의 취향을 가지고 특정 출판사의 색깔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아끼는 법이다.
2장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잡학 상식을 늘려주는 책을 읽는다"노벨상을 받는 희열보다 자기가 정말로 궁금해 하던 자연의 원리를 깨닫게 될 때 얻은 희열이 1,000배쯤 큽니다. 과학자의 길은 바로 그런 길입니다." 노벨화학상 수장자인 로저 콘버그 건국대 석학교수가 한 중학교 과학반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한 말이다. 호기심을 억제하거나 유보하지 않고 기어이 알아내는 일의 즐거움과 가치를 강조한 말일 것이다. 그렇다. 당장 먹고사는 일 혹은 대입 시험이나 입사 시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호기심을 총족시켜주는 여러 가지 '잡학 상식'의 가치를 함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잡학계의 백과사전파를 지향하는 일본 최고의 상식 마니아 문필가 집단인 엔사이클로넷은 『천하무적 잡학사전』 서문에서 잡학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적으며, 잡학 상식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맞선다.
문득 무엇이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옛날에 그 답을 찾았다면 '인류를 놀라게 하는 대 발견', '세기의 대 발명'으로 칭송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무수히 널려 있는 '잡학'으로 취급될 뿐입니다. 그걸 안다고 해서 특별한 지식이 쌓이거나 갑자기 편리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궁금증을 느꼈던 사람에게는 그 답이 '세상에! 오호라, 그렇지!' 하며 무릎을 치는 기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누구든 붙잡고 침을 튀기며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이것이 바로 잡학의 매력입니다.
또한 잡학 상식을 모은 책들이 그다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우 가볍게 읽히는 『고바우의 잡학백과』를 지운 김성환 씨는 300권의 전문서적을 참고하고 인용했으며, 단편적인 경제 지식들을 모아 놓은 것 같아도 『경제상식사전』을 지은 김민구 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제전문지를 두루 섭렵하며,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문제와 경제용어들도 최대한 놓치지 않고 정리했다. 잡학 상식은 그야말로 잡다하기에 예상 독자나 기획 의도에 따라 엄선해야 하는데, 그 엄선하는 작업은 결코 아마추어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잡학 상식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재미'를 준다는 말이다. 매일 똑같은 일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시간대에 처리하면서 참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뇌는 지금 수면 중이나 다름없다. 교양인으로서 지식을 확장하는 데도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잠자고 있는 우리의 뇌를 사정없이 깨워야 한다. 송정림 씨의 상식 이야기책 『상식지존 뇌를 깨워라』는 제목 그 자체로 잡학 상식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이다.
하지만 '재미'만을 주는 잡학 상식은 지식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한다. 과학천재이자 글쓰기천재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방송작가 전희주 씨와 함께 지은 『도전 무한지식』의 '책머리에'에서 이 책의 제목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부분은 '무한지식'에 있지 않고, '도전'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과학상식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잡학 상식은 재미있는 사고가 아니라 도전하는 사색으로 우리의 뇌를 인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힘은 세다. 좋은 책 보증수표인 정재승 교수의 책인 만큼 역시 일독을 권한다. 한편 『상식지존 뇌를 깨워라』나 『도전 무한지식』, 이 두책보다 더 흥미있게 읽었던 책으로 리더스다이제스트에서 만든 『잡학사전』이 떠오른다. 리더스다이제스트 편집부는 일상 사물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모아 『잡학사전』을 만들면서 재미도 있고 동시에 교육적인 콘텐츠를 담는 데 주력했다. 이 책의 원제목은 'STORIES BEHIND EVERYDAY THINGS', 즉 '일상 사물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 이야기들로 넘실대는 좋은 책이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절판되었다. 하지만 세계는 넓고, 작가는 많다. 우리에겐 피에르 제르마의 『이것이 세상이다』가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출판편집자인 제르마가 쓴 이 책은 인류가 지어낸 모든 것들에 관한 역사와 창의의 과정을 다룬다. 인류의 궁금증과 호기심이 빚어낸 각종 도구에서 관습, 제도, 발명 탐사에 관한 모든 역사적인 기록 416항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 책을 읽노라면, 잡학 상식을 습득한다는 것이 즐거운 지적 노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충만해진 우리의 뇌가 더 정밀한 지식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길라잡이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수백 개의 흥미롭고 아름다운 도판들이 친절하게 배치되어 있는 점도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