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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율곡씨

임채영 지음 | 북북서
엄격한 율곡씨

임채영 지음

북북서 / 2010년 4월 / 208쪽 / 11,000원



Chapter 1 입지(立志)




"타고날 때 사람의 마음은 하얀 백지처럼 비어 있고 그 정신은 신령스러울 정도이다. 이것은 타고날 때 이미 세상에 정해진 심지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심지를 가지고 태어났으면서 어찌하여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자신의 심지를 어질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끌고나가도록 뜻을 세우는 것이 바로 입지(立志)이다."

어느 날, 아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공부는 왜 해야 돼요?" 그럴 때 부모는 어떻게 대답하는가? 아마 대답이 몹시 군색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 부모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아이의 질문이 거듭되면 결국 나중에는 소리를 꽥 지르고 말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영악한가! 아이는 부모에게 혼이 나지 않고 칭찬을 받으려고 무작정 공부를 한다. 맹목적이라고밖에는 달리 말할 수 없는 학업스타일이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학업을 벅차하고 나중에는 낙오하게 된다. 공부를 왜 하는지 '뜻'이 없기 때문이다.

학업하는 방법을 정리한 『격몽요결』에서 율곡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처음 학업을 하는 사람은 먼저 반드시 뜻을 세우고 학업을 통하여 성인(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 되려는 생각을 갖고 그 생각에서 물러남이 없어야 한다. 또한 조금이라도 학업을 하기에 자신이 부족하다고 여겨진다고 하여 스스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처음 학업하는 사람은 먼저 뜻부터 세우고 그래서 성인이 될 것을 다짐해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툭하면 공부할 때는 공부만 열심히 하고 놀 때는 놀이에만 열중하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성취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놀이 시간'을 보장해주는 식으로 아이를 가르친다면 그 아이는 계속해서 '대가 없는 학업'은 하려 들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 스스로 학업에 정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학업하는 시간을 마치 놀이를 하듯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옛 성현들은 일상생활에서 학업을 배우고 깨닫는 것을 늘 함께 공존시키는 자세를 취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옛 성현들이 했던 것과 같이 학업은 즐겁게, 보다 넓고 깊게 배우기를 권하고 쉬는 시간이나 노는 시간을 대가로 제공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율곡은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학업을 하고자 하는 뜻을 올바르게 세우고 기본자세를 갖추라고 강조하였다. 부모들은 섣불리 아이의 성취가 어느 정도가 될지 의심하지 말 것이며 학업을 하는 이유를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는 데서 찾지 말 것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부모들이 학업을 강요하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가르친 연후에 아이들에게 학업을 권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아이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학업의 뜻을 접지 않을 것이다.

Chapter 2 혁구습(革舊習)



"학업을 시작하였으면 오로지 뜻을 이루기 위해서 옆 뒤를 돌아보지 말고 정진하라. 뜻을 정하고 학업은 시작하였으되 용맹정진하지 못하고 처음에 정한 뜻을 잊게 되면 어느 샌가 학업을 처음 시작할 때의 각오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옛날의 나쁜 습관을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 옛날의 묵은 습관이 무엇 무엇인지를 일일이 밝혀 적어라. 이렇게 하는 이유는 처음에 입지 즉, 뜻을 세우고 학업을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단련하여 (예전의) 나쁜 습관을 과감하게 버리지 않으면 결국에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학업적 성취를 하지 못한)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율곡은 학업을 하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옛날의 나쁜 습관을 꼽았다. 그것은 막 학업을 시작하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요즘과 같이 아이들을 하나 많아야 둘을 낳아 기르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나쁜 습관을 보고도 짐짓 용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업을 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되고 결국에는 성취를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예전의 나쁜 습관'이다. 대체로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가 학업을 제대로 해낼 리 없다.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는 늘 학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나쁜 습관 사이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쁜 습관이란 편하고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학업을 하기보다는 기존의 나쁜 습관을 답습하기 쉽다. 지금을 살아가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반드시 고쳐주어야 할 것이 바로 학업을 하는 데 있어 '나쁜 습관'이다. 나쁜 습관을 고쳐주지 않으면 (사실은 아이들에게 그것이 왜 나쁜 습관인지를 설명하고 충분히 인지를 한 뒤에야 비로소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업을 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빠뜨리는 격이다.

"공부하는 것이 뭐가 힘들다고 그렇게 야단이야! 세상에 더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혹시 아이들이 학업의 어려움을 호소할 때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렇기에 지난날의 어려움은 까맣게 잊고 지금 당장 겪고 있는 현실을 인생에서 가장 힘들게 여긴다. 그러나 곰곰 기억을 되돌려보면 학업을 할 때도 지금 못지않게 힘들어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학업을 하는 것은 지금 부모들이 땀 흘려 일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힘든 일이다. 학업이 힘들고 어려운 것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학업을 독려하기에 앞서 먼저 그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아프다고 아우성을 치는 사람에게 "그 정도는 약과야.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비정하고 아픈 사람을 더 고독하게 만드는 일인 줄 알고 있지 않은가?

학업이 고통스럽고 힘들다 보니 아이들은 늘 보다 편안하게 학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연 학업을 하는 데 보다 쉬운 방법이 있었던가? 단언컨대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서양 속담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율곡도 학업을 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뚜렷한 방도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직 학업을 하는 자가 오래된 나쁜 습관을 버리고 맹렬하게 정진할 것을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고통스럽고 힘든 길을 두려워하여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대체로 학업을 통해 성취를 하기 위해서는 쉽고 편안한 길이란 있을 수 없다. 오직 학업에 대한 뜻을 굳게 하고 정진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란 있을 수 없다.

율곡은 학업을 하면서 또 하나 나쁜 방법으로 '안주'하는 것을 꼽았다. 부모들은 물론이고 학업을 하는 아이들 역시 학업이 어느 정도 단계에 도달하면 스스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학업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한다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성취에 만족해하면서 학업을 게을리 하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학업의 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업의 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학업이 아직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만족해하고 그만해도 된다는 자기암시를 주는 것이다. 그 순간 학업의 길은 닫히게 될 것이다. 학업이란 평생을 두고 매달려야 가능한 일인데 스스로 학업을 게을리 하면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율곡은 그 점을 경계하면서 조그만 성취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더 정진하라고 등을 떠밀었던 것이다.

Chapter 3 지신(持身)



구용(九容)은 학업을 하는 자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아홉 가지 몸가짐이다. 율곡은 『격몽요결』에서 "마땅히 자기 몸을 바르게 해서 속과 겉이 한결같아 어두운 곳에 있어도 밝은 곳에 있는 것 같이 하고 혼자 있어도 여럿이 함께 있는 것 같이 해야 한다. 몸가짐을 바로 하는 데 구용보다 간절한 것은 없다"고 하였다. 구사(九思)는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힘써야 할 것과 경계해야 할 것들을 말한다. 이는 마음을 닦는 지혜를 기르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꼭 지켜야 할 마음가짐이다. 마음이 풍랑에 흔들리는 배와 같으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학업에도 전심전력을 다할 수 없음은 뻔한 이치이다. "자기 안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부터 가르쳐라. 그리하여 늘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학업을 하는 시늉을 하는 것이지 그곳에 무슨 성취가 있단 말인가!"

수신! 일본제국주의의 도덕 교과서 제목이라는 이유로 한동안 입에 올리기도 꺼림칙했던 말이다. 하지만 수신은 그들이 차용한 말일 뿐, 동양에서는 유구한 역사와 뜻을 가진 말이다. 학업을 강조한 모든 성현들은 학업을 하기에 앞서 수신을 강조하고 있다. 율곡은 학업을 하는 사람의 자세를 이렇게 말했다. 율곡이 말한 구용(九容)은 무엇인가?

一, 발 모양을 무겁게 하고(足容重)

二, 손 모양을 공손히 하고(手容恭)

三, 눈 모양을 단정히 하고(目容端)

四, 입 모양은 늘 다물고(口容止)

五, 목소리 모양을 조용히 하고(聲容靜)

六, 머리 모양을 곧게 하고(頭容直)

七, 숨 쉬는 모양을 엄숙히 하고(氣容肅)

八, 서 있는 모양을 덕스럽게 하고(立容德)

九, 얼굴 모양을 장엄하게 하라(色容莊)



'율곡이 살던 시대에나 적용되던 내용들을 요즘 아이들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대답은 쉽게 나온다.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고 부산을 떠는 아이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바른 자세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오랜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겠는가?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몸가짐을 바로 해야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 사람은 몸이 편해지면 마음가짐도 느슨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선생님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바르게 앉아서 바른 자세로 수업에 집중하라는 말이지 않은가. 대체로 바른 자세를 취하는 아이들이 학업에서도 높은 집중력과 성취도를 보인다. 산만함은 아이들이 학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방해 요소이다. 문제는 처음 학업을 시작할 때 배운 자세는 평생 동안 고치기 힘든 버릇이 된다는 점이다.

바른 자세와 바른 생각을 갖지 않으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옛날 성현들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먼저 바른 자세와 생각부터 갖추라고 강조한 것이다. 율곡이 말한 학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아홉 가지 바른 생각(九思)은 다음과 같다.

一, 눈으로 볼 때는 밝고 바르고 옳은 면을 생각하라(視思明)

二, 귀로 들을 때는 귀 밝은 소리만 들어라(聽思聰)

三, 얼굴빛은 항상 온화하게 만들어야 한다(色思溫)

四, 몸가짐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貌思供)

五, 말 한마디도 성실하게 해야 한다(言思忠)

六, 일할 때에는 공경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事思敬)

七, 의심나는 일은 반드시 물어보아야 한다(擬思問)

八, 화가 날 때는 화낸 뒤를 걱정해야 한다(忿思難)

九, 이득을 보거든 반드시 의리를 생각하라(見得思義)



율곡이 학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홉 가지 바른 자세와 더불어 아홉 가지 바른 생각을 강조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율곡은 학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평상심을 잃는 것, 성내고 탐하는 것, 부끄러워하는 것, 공경심을 잃는 것을 꼽았다. 마음이 풍랑에 흔들리는 배 같으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면 학업에도 전심전력을 다할 수 없음은 뻔한 이치이다. 아이들 중에는 태어날 때부터 좋은 심성을 가진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학업은 그런 뒤에 할 일이다.

Chapter 4 독서(讀書)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논밭을 사들이지 말라. 좋은 논밭에서 거둬들인 천섬의 곡식을 광에 쌓아두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글 가운데 본시 천 가지의 곡식이 있느니라. 조금 더 편안하게 살려고 집안에 황금 재물을 쌓아두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것은 다 자신의 육신을 위한 것이지 그 이상도 아무것도 아니다. 글 가운데 본시 황금으로 된 집이 있느니라. 대문 밖에 나갈 때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고 한탄하지 말라. 글 가운데 수레와 말이 떨기처럼 많으니라. 장가들고 싶으나 좋은 중매가 없다고 탓하지 말라. 글 가운데 얼굴이 옥 같은 여자가 있느니라. 참된 가치는 바로 책 속에 있는 법이다. 장부로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창가에 앉아서 학업을 부지런히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 구실을 해야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으로 대접받는다.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려면 중단 없이 학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성현들은 말하고 있다. 집안에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하는 자식이 있다면 장차 성장하여 그 집안을 몰락하게 만드는 원흉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제 구실을 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물론 그 방법은 학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학업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준마는 빨리 뛰기 때문에 뒤처져 오는 말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둔한 말은 등에 매를 맞기 일쑤다. 이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단 하나! 배우고 배우지 않은 것의 차이일 분이다. 황금과 구슬은 제 아무리 보배라도 쓰다보면 밑바닥을 드러내지만 학업은 다르다. 학업을 통해 몸에 지니게 된 지혜와 지식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쓰고도 족히 남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부모들이여! 아이에게 학업을 통한 입신양명을 꿈꾸게 하지 말라. 또한 경쟁에서 이기는 학업을 강요하지 말라. 학업은 어디까지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 구실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다. 그 이상의 그 이하의 학업도 아이들에게는 공연한 짐이 될 뿐이다. 이 점을 명심하면 아이들과 학업에 대해서 마찰을 빚을 이유도 없을 테고 갈등도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학업을 학업답게 하는 방편이다.

독서는 세상을 만나는 창이다. 창이 없는 방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사방이 암흑이요, 시간 구별도 할 수 없고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없다. 말 그대로 눈뜬장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독서가 바로 그 창 구실을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독서를 하지 않으면 현명함도 지혜도 얻을 수 없다. 눈을 뜨고 귀가 달려 있지만 제대로 된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다. 동서양의 많은 성현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독서는 입시 경쟁에서 필요하지 않은 과목으로 분류되어 뒷전으로 밀려난다. 독서는 뒷전이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을 올리는 과목에만 열중한다. 이유는 당연히 '학업은 그런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자식의 학업 성취를 간절하게 바라는 부모들이여! 율곡은 당장의 학업 성취를 위해 독서마저 금하는 지금을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경고를 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그때는 기회를 놓친 후인 것을!

Chapter 5 거가(居家)



"부부간의 예의도 지키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정이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면서, 그 와중에 아이들에게 학업을 강조하는가? 집안에서 (어른들이) 예법을 중시하고 힘써 실천하며 글 읽고 쓰기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아이가 집 밖에서 다른 잡기를 취하거나 예의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중에 부모 자신에게 화가 미칠 것이요, 더 훗날에는 그토록 애써 키워온 아이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인물이 될 것이기에 미리 교육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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