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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공부 혁명

박재원, 임병희 지음 | 비아북
핀란드 공부 혁명

박재원, 임병희 지음

비아북 / 2010년 3월 / 268쪽 / 13,000원



제1장 사랑하지 않는다면 지금 책장을 덮어라




공부지옥, 공부천국 : 매무새를 만져본다. 거울도 다시 한 번 본다. 이윽고 카메라가 돌아간다. 카메라 앞에서 혼자 떠드는 강의가 아무래도 어색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라도 공부법을 알려야 하는 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해 본다. 오늘 강의할 내용은 공부와 친해지는 방법이다.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 그런데 갑자기 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른다. 결국 휴대용 무선마우스로 다른 화면을 열었다. 대본에 없는 화면이 떠오르자 피디가 화들짝 놀란다. 모르겠다. 오늘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가야겠다.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꽤 잘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효율 면에서 완전히 꽝이라는 겁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엄마 아빠한테 스트레스 받아가며 공부하고, 하고 싶은 일 꾹꾹 참아가며 공부하고……. 그렇게 공부하는 나라가 그 이름도 찬란한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부한 대한민국 교육 경쟁력은 말도 못할 정도로 초라합니다. 국가 공부 경쟁력 1위는 누가 뭐라 해도 핀란드입니다. 학생들의 파라다이스, 그곳이 바로 핀란드입니다. 핀란드 학생들에게 공부는 일종의 놀이입니다. 그렇게 공부했기 때문에 그들은 세계 최상의 학력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핀란드에는 사교육도, 자율학습도, 우열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이야기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고 문학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핀란드가 학생들에게 공부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즐거우니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의 꿈입니다. 좌절했던 학생들이 "공부, 이거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의 꿈입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핀란드와 같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학습법을 바꾸는 것, 공부에 대한 마음을 바꾸는 것, 그래서 학습혁명을 이루는 것, 그것뿐입니다.

녹화는 그렇게 끝났다. 나를 바라보는 피디의 표정이 묘했다. 급히 가방을 챙겨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문을 나섰다. 그때 뒤에서 피디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소장님! 예정에 없는 내용이긴 했지만 오늘 마무리 인상적이었어요."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걸음을 옮겼다.

나래, 바이러스를 묻다 : 번화가에서 벗어나 있는 사무실은 내 두뇌의 일터이자 쉼터였다. 한 여학생이 벤치 앞을 계속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 여학생이 다가왔다. "저기, 혹시 여기 행복한 공부연구소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행복한 공부연구소라면 내 일터가 아닌가. "내가 행복한연구소 박재원인데……." 여학생은 나보다 더 놀란 듯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갑자기 질문을 퍼부었다. "정말이요? 찾았구나. 난 못 찾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말이죠, 바이러스라는 거 정말인가요? 정말 공부를 못하는 게 바이러스 때문인가요? 그 바이러스라는 거, 수술을 하거나 약을 먹어서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바이러스라는 거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나래라는 학생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건 마치 비극의 한 장면 아닌가?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의사를 찾아와 살고 싶다고, 살려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약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없다는 거지, 치료 방법이 전혀 없다고는 안 했는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던 나래의 눈이 반짝였다.

"나래는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가봐?" 나래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나래는 어디에 살아? 이 근처인가?" 나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핀란드요. 아, 아니요. 지금은 아니에요. 예전에 핀란드에 살았어요. 아! 그땐 정말 행복했는데! 핀란드로 다시 가고 싶어요. 이 지옥 같은 곳에선 정말 숨도 쉬기 힘들어요. 핀란드에 있을 땐 매일 한국 친구들과 같이 노는 꿈을 꿨는데, 그 꿈이 이젠 악몽이 되었어요." 핀란드에서 공부한 나래에게는 공부바이러스에 대한 어떤 면역체계도 없을 것이다. 핀란드에서 충분히 훌륭하게 공부해 왔던 나래는 대한민국에서 공부바이러스에 자신을 잃고 말았다. 문제는 핀란드와 같은 교육환경을 한 번에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건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그동안 학생들은 계속 입시지옥, 야자, 학원, 과외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고통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고통에서 건져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학습법, 공부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길들이기 : 별을 떠나온 어린왕자는 사막을 헤매다 장미가 만발한 화원에 도착한다. 거기에서 어린왕자는 크게 실망하게 된다. 자신의 별에 있던 장미와 똑같은 장미가 지천이었다. 어린왕자는 자신의 장미가 전혀 특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한 마리 여우가 그에게 다가왔다. 어린왕자는 여우와 함께하고 싶었지만,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말한다. 아직 서로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고. 하지만 길들인다는 것은 참을성이 필요한 일이다. 조심스럽게 차근차근 길들여야 한다. 길들여지면 서로 행복해진다.

나는 이 이야기를 나래에게 들려주었다. "그런데 그게 공부와 무슨 상관이죠?" 나는 빙긋 웃었다. "나는 나래에게 공부를 길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란다. 지금 나래에게 공부는 적이야. 무찔러야 할 적 말이야. 하지만 네가 공부를 길들이면 공부는 너에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로 변할 거야. 지긋지긋하고 시시하고 하찮은 공부가 나래에게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하게 바뀌는 거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년이 여자 친구를 위해 국어책에 나오는 멋진 시를 외운다거나, 팝송을 불러주기 위해서 영어가사를 외우기도 하는 것처럼. 지금 해야 하는 공부가 나만의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공부가 즐거워지지 않겠어?"

나래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핀란드에서는 그랬어요. 음악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역사가 되고 친구들과 그 역사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배웠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모든 게 다 따로 떨어져 있어요. 모든 과님은 그게 시험에 나올까 안 나올까 하는 것뿐이에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그런 관계와 연결고리를 스스로 만들어볼 수도 있지. 이것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지, 이 과목과 저 과목은 어떤 관계가 있지, 하고 말이야. 처음부터 교과서 본문을 외우려 하지 말고 학습목표부터 한번 읽어보렴. 학습목표에는 왜 이것을 배워야 하는지가 분명히 씌어 있어. 그걸 읽으면서 공부하는 내용과 나와의 관계를 만들어보는 거야. 그럼 교과서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질 거야. 마치 나와 교과서가 서로를 길들이는 느낌이 들지도 몰라." 날은 이미 저물고 있었다. "오늘 감사했어요." 나래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려 머리를 찰랑거리며 뛰어갔다.

제2장 시작이 창대하면 끝이 미약하리라



뻘퀸의 비밀 : 나래가 친구 아름이와 공부계획을 짜던 때가 있었다. 나래는 아름이 이야기를 금과옥조처럼 듣고 있었다. "나래야, 계획을 세울 때 첫 번째로 중요한 건 버리는 시간이 없어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밥 먹는 데 걸리는 시간, 등하교에 걸리는 시간, 심지어는 화장실 가는 횟수와 시간까지 철저히 계산해야 완벽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아주 엉성한 계획이 되고 말지." 나래는 아름이의 말에 솔깃했다. 그러나 나래와 아름이를 보는 반 친구들은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래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친구들이 질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공부 계획의 두 번째 원칙. 이건 간단하지만 대부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모든 시간 계획은 공부와 관련해서 짜야 해. 화장실 가는 시간, 특히 너 변비 있다고 했지? 그런 시간에 할 공부까지 미리 생각해 놔야 하는 거야. 알았지?" 나래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건 마지막 비법이야. 잠을 줄여야 해. 잠을 줄이며 그만큼 시간이 생기니까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이 공부할 수 있어. 잠자는 시간을 줄이지 않은 계획은 아무 쓸모가 없어."

나래는 아름이의 도움을 받아 공부계획을 세웠다. 정말 빈틈없이 완벽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같은 반 혜연이가 나래 곁에 다가와 앉았다. "나래야, 내가 웬만하면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너 아름이 별명이 뭔지 아니? '뻘퀸'이야. 뻘퀸!" 나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혜연이를 바라보았다. "너, '뻘짓'이 무슨 말인지 알지? 쓸데없는 일 한다는 뜻이잖아. 그럼 뻘퀸은 뭐겠어?" 나래는 천천히 중얼거렸다. "뻘짓 하는 데 있어서 여왕이라는……?" 혜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래는 여전히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변명도 습관이다 : 머리를 쥐어뜯던 나래가 말했다. "이제 알겠어요. 뻘퀸은 그러니까 매일 쓸데없이 계획만 세운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었어요. 아! 맞아. 그래서 애들이 나를 보고 '킹'이라고 했구나. 뻘퀸보다 강한 '뻘킹!' 난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두어 번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변화를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으니까. 나래는 유혹을 어떻게 이겨내지?" 나래가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그런 유혹을 이길 수 있으면 제가 여기에 있겠어요? 그런 유혹이 있을 때마다 늘 핑계를 대죠. 이렇게 해서 스트레스를 풀면 공부가 더 잘 될 거야. 영화를 보면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잖아. 음악은 마음의 양식이야. 뭐 이런 식이에요."

"바로 그거야. 사람에게는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단다. 그것도 일종의 바이러스지. 계획과 달리 춤을 추고 영화를 볼 때, 그것을 합리화하는 핑계를 만들고 계획대로 공부하지 못하게 하는 게 방어기제지. 계획을 세울 때는 그 방어기제까지 염두에 두어야 했어. 치밀한 계획이란 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밀고 나갈 수 있게 하는 계획이란다. 가만히 생각해봐. 핀란드에서는 그러지 않았잖아. 공부하는 것이 무조건 책을 파고 성적 올리는 공부였니? 아니잖아. 취미생활도 하고 공부도 하고, 공부하는 것과 노는 것이 별로 다르지 않았잖아. 하지만 여기에서 그렇게 계획을 세우면 공부를 포기한 것처럼 여기지. 그래서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공부만 계획에 넣게 되지. 그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을 함께 생각하면서 계획을 세워야 해. 그래서 처음에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시작해야 해. 탄력적으로 계획을 세워야지. 공부의 양은 늘리고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말이야.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무조건 공부만 하는 계획은 결코 실천할 수 없어. 차츰 몸과 마음에 공부하는 습관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되지. 이때 정말 중요한 건, 조급증 바이러스와 욕심을 이겨내는 거야. 조급해하고 욕심을 부리면 매번 작심 세 시간으로 변하고 말지."

내 말을 듣던 나래가 수첩을 북북 찢으려 했다. "다 이 계획 때문이었던 거야.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세우다니." 나래는 괜한 수첩에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나래를 지켜보다 다시 말했다. "공부는 밥과 같아. 우리는 매일 밥을 먹지만 참 이상한 건, 어제 아무리 많이 먹었어도 오늘은 배가 고프다는 거야. 공부도 마찬가지야. 끼니를 거르지 않듯이, 내게 맞는 영양을 섭취하듯이, 공부를 해야 하는 거지. 처음에는 먹기 싫은 음식도 있고 입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골고루 음식을 섭취해 나가면 몸은 건강해져. 공부도 그래. 먹기 싫은 음식이 있는 것처럼 하기 싫은 공부도 있을 수 있어. 입맛이 없을 때 다른 별식을 먹듯이 그때에는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 나래도 밥이나 공부 모두 굶지 말라고."

제3장 천재를 따라하는 건 미친 짓이다



가랑이 찢어진 뱁새 :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단계를 거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욕심을 부리게 된다. 어떤 면에서 욕심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지나친 욕망이나 욕심은 오히려 자신을 망치게 된다. 공부는 과녁을 맞히는 것이다. 학생들은 그 과녁에 화살을 쏜다. 그러나 화살은 번번이 과녁을 벗어나고 만다. 화실이 과녁을 비켜가는 첫 번째 이유는 조준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조준을 잘못하면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 두 번째 문제는 조준을 하면서 주위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부는 날에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화살은 또 빗나간다.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활시위를 당길 수 있는 힘을 먼저 길러야 하는 것이다. 10미터밖에 날리지 못하는 힘을 가지고는 아무리 조준을 잘해도 100미터 거리에 있는 과녁을 맞힐 수 없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처음부터 100미터 밖의 과녁을 맞히고 싶어 한다. 만약 과녁이 10미터 앞에 있다면 반드시 명중을 시켰을 것이다. 그럼 내 목표는 먼저 10미터 앞의 과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10미터에서 20미터, 20미터에서 30미터, 이렇게 거리를 넓혀가다 보면 100미터 밖의 과녁을 명중시킬 수 있게 된다.

핀란드로 가보자. 우리는 처음부터 모두에게 무조건 100미터의 과녁을 맞히라고 한다. 그리고 맞히지 못하면 실패자라고 낙인을 찍는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학생마다 과녁의 거리가 다 다르다. 학생이 날릴 수 있는 거리에, 명중시킬 수 있는 과녁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명중의 기쁨을 맛본다. 그럼 더 먼 거리, 더 조그만 과녁도 맞히고 싶어진다. 그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란 어쩌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것들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공부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잊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 화살은 그 자리에서 떨어지고 만다.

한국식 집중력 vs 핀란드식 집중력 : 대한민국의 교육 경쟁력은 핀란드를 따라가지 못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한데, 우리 학생들의 집중력은 핀란드 학생들의 집중력보다 떨어진다. 한국식 집중력은 시험과 성적이다. 하지만 핀란드식 집중력은 내용이다. 시험과 성적만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마음은 급한데, 시험만 생각하니 두뇌는 딴 짓을 한다. 그럼 더 마음이 급해져 책장만 빨리 넘기고 문제만 빨리 풀고, 그러다 보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핀란드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공부하는 것의 내용이다. 공부하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생기니 공부가 잘된다. 그럼 조금씩 어려운 것을 만나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긴다. 결국 우리의 공부가 악순환이라면 핀란드의 공부는 시너지의 연속이다.

이 문제의 책임은 학생들에게 있지 않다. 선생님이 주도하는 획일화된 주입식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 한국에 비해 핀란드는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공부하면서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고 지도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전국 단위 또는 학교 단위의 획일적 평가에서 무조건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한다. 획일적인 평가가 없는 핀란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도록 선생님이 도와주고 보완해 주는 곳이 핀란드다. 그러나 우리는 핀란드에서 공부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자신의 마음, 공부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으로 가능해진다. 사법연수원 최초 4.3만점을 받은 수석 졸업자는 성공의 비결이 '여유'에 있었다고 한다.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러나 제대로 공부하는 것을 만점의 비결로 꼽았다. 그렇다고 핀란드식 공부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핀란드식 공부는 바로 두뇌의 원리, 과학적인 집중의 원리를 따를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집중의 핵심은 욕심과 의지가 아니라 공부에 대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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