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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몰락

가브리엘 콜코 지음 | 비아북
제국의 몰락

가브리엘 콜코 지음

비아북 / 2009년 11월 / 243쪽 / 14,500원



1. 덫에 걸린 자본 - 미국의 금융 위기



Chapter 1 세계 금융 시스템의 변화


지난 20년간 '영리한' 자본가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막대한 이윤을 챙겼으며, 199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부자들의 수는 다섯 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큰 만큼 위험성 역시 훨씬 커졌다. 그 결과 자본주의는 불안정해졌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같은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한 지속될 것이다. 또한 엄청난 혼란과 손실 역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왜 불안정해졌는가? 19세기 이데올로기로부터 물려받은 가정(假定)에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바로 경제는 인간 외적인 힘과 본능의 산물이기 때문에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며 길을 찾아간다는 가정이다. 그 가정의 결과 지난 50년간 규제가 철폐되고 민영화가 확산되었다.

물론 규제는 거대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유지되고 수정되어왔다. 예로 미국의 경우 규제는 처음부터(대략1887년) 특정 기업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이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점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된 은행과 투자회사는 돈을 잃는, 수많은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렇게 하여 2000년까지만 해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신용부도스와프(채권자가 정부나 기업에게서 채권을 매입할 경우 채무자, 즉 정부나 기업의 파산에 의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금액을 보험금으로 내는 일종의 파생상품)가 2007년이 되자 그 규모가 무려 60조 달러를 넘었다. 그 외에도 파생상품의 종류는 대단히 많다. 간단히 말해 지금 우리가 이런 위기를 겪는 것은 바로 그런 상품들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겨우 340억 달러의 부실 대출로 시작된 문제가 2007년 여름 규모가 무려 57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위태롭게 했고, 곧이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한때 신중하고 이성적이라고 인정받던 대형 은행들과 투자회사들도 상당한 손실을 입었고 앞으로 그 손실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여기에는 유명하지 않은 회사들뿐만 아니라 유명한 회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금융 수단에 의지했던 유일한 동기가 바로 탐욕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새로운 금융 수단이 꽤 오랫동안 이익을 창출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유례없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낳고 있다는 사실이다.

IMF는 국고에서 주택저당자산을 떠안는 방식으로 납세자들이 은행과 투자회사들을 구해주길 바라고 있다. 사실 이 접근법은 손실을 사회화하자는 것이다. 파산하도록 방치하기에는 각 은행과 투자회사가 너무 크고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이 접근법이 금융 부분의 여러 영역에 걸쳐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납세자들이 비용을 떠안게 될 것이고 탐욕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손실이 사회화되는 것이다.

Chapter 2 대량금융파괴 무기들

2001년까지만 해도 신용 파생상품 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4년까지 천천히 성장하던 신용 파생상품 시장이 갑자기 팽창해서 2006년 6월에 이르면 총 규모 26조 달러의 거대 시장으로 발전하게 된다. 지금은 다른 금융 수단들이 개발되었고 머지않아 신용 파생선물,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 디폴트 스와프), 이원옵션(기초 자산 가격이 옵션 계약 당사자 간에 정해진 수준이 되면 미리 정해진 이익을 얻지만, 그 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더라도 정해진 수준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옵션 거래) 등을 위한 시장도 생겨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전 세계의 금융 구조는 금융계의 리더들이 결코 예상하지 못하는 중요한 부분에서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들고 있고, 그 가장 큰 특징은 불안정성이다. 이제 많은 금융 분석가들이 가까운 미래에 채무불이행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란 점에 동의한다.

Chapter 3 미국, 금융 폭격을 당하다

우리는 한 시대의 끝자락에 와 있다.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금융 공황을 겪고 있고, 세계적인 금융 불안과 함께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고 있다. 현재의 혼란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각국의 중앙은행은 딜레마에 빠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현재의 대혼란을 치유할 수 있는 법적인 힘은 물론이고 자원과 지식도 갖고 있지 못하다. 현존하는 국제기구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IMF의 힘으로도, 또한 선의의 조언으로도 이 상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한편 금융업자들과 투자자들은 구제 금융을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지만,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구제 금융에 따른 영향, 특히 인플레이션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한 '모럴해저드'의 문제도 있다. 스스로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곤경에 빠진 금융 투기꾼들을 구제해주는 것이 과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책임일까?

2. 소멸하는 패권 - 불안한 미국의 대내 · 외 정책



Chapter 4 무엇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가?


광범위한 대외 정책과 군사 정책을 운영할 때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까지 문제가 되는 것은 중요한 결정들이 모두 야심이라는 프리즘에 의해 걸러진다는 사실이다. 대개 권력을 갈망하는 야심가들은 자신들의 경력에 이로울지를 저울질하며 조언하곤 한다. 그 때문에 그들은 객관적 조언자가 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조언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쟁이 좋은 사례이다. 2008년 4월 미 국방대학교에서는 이라크전쟁을 "엄청난 실패"라고 표현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를 쓴 사람들은 처음에는 출세를 위해 전쟁을 지지했다가 나중에는 정략적 판단에 따라 그 전쟁에 반대하게 된 것이다. 정책을 결정할 때는 그 결정이 자신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사적인 계산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재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오염되어 있다.

미국에는 또 다른 문제들도 있다. 한국전쟁은 미국의 전투력과 기술력의 취약성이 처음으로 드러난 사례였다. 미국의 군대와 무기는 소련, 집중 배치된 군대, 도시에 있는 목표물들을 겨냥한 것으로, 그런 목표물에는 원자폭탄과 기동력이 우수한 무기들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국, 베트남, 이라크처럼 목표물이 분산된 전쟁터에서는 미국의 군대와 무기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전쟁에 들어간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국방비 증액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미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수업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이다. 오늘날 미국의 군사력이 해낼 수 있는 일과 정치적 현실 사이의 간극은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 때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미국에 안겨주고 있다.

미국에 문제가 되는 것은 실질적인 목적에 필요한 공산주의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산주의가 적으로 존재할 동안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이 통일된 주제로 굳게 뭉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자 보다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그 빈자리를 차지했고, 각 국가들은 미국의 리더십과 거리를 두면서 자기만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중국, 베트남, 북한에서 공산주의라고 내세우는 것은 체제를 포장하는 허울로 변해가고 있다. 그들은 사실상 자본주의국가이거나 유교적 전제국가일 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미국은 적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 구축된 군사력과 기술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Chapter 5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적어도 1950년 이후로 미국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승리한 적도 없다. 미국은 개입과 전복을 통해 수많은 정부를 무너뜨렸지만,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과 1953년 이란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모든 시도들로 인해 자국의 지정학적인 입지는 훨씬 약화되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은 국제 문제들을 처리하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왔고 불안정한 세계를 훨씬 더 위태롭게 했다. 만약 미국이 국제 문제들에 대한 개입을 자제했다면, 세계가 지금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결과적으로 미국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부유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왜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들을 반복하는 것일까?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모든 곳에 개입할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믿음과 미국의 이해관계는 세계 전역에 걸쳐 있다는 믿음에서 미국의 문제가 기인한다. 공화당이 집권하든 민주당이 집권하든 이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정치적 분쟁은 군사적 개입으로 해결할 수 없고, 정치적이거나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정치적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력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도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는가? 미 국방부의 전쟁 장난감들에 대한 병적인 기호(嗜好) 때문에 미국은 필연적으로 야심적이고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군사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고, 이 환상에 의해 거액의 돈이 지속적으로 군수업자들과 그들의 하수인들에게 흘러가게 된다. 무기업자들은 국방부가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돈을 번다. 그리고 돈을 버는 것만이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다. 군수 산업이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는지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군수업자들이 정계에 전략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 선거 자금이 필요한 정치인들에게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미국이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그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사실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군수 산업이 대외 정책이라는 방정식에서 유일한 인수(因數)는 아니지만 대단히 중요한 인수인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편 권력을 유지하거나 획득하는 데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말하고 실천할 야심적인 정치인들을 통해 미국의 대외 정책을 설명할 수도 있다. 이는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익숙한 것이지만, 정치인들이 선거 결과와 여론을 대하는 냉소적인 태도는 그 문제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물론 대중에게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대중은 언제나 정치인들보다 먼저 현실을 자각하고 상황을 제어하고자 한다. 반면 정치인들은 대중을 이용한 다음에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예로 정당은 집권하지 못했을 때는 여론의 비위를 맞추다가 집권하면 모든 일을 망각해버린다. 최근 대단히 애매모호한 민주당의 행보에서 그런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이 통례이다.

이처럼 기술과 관련된 근시안, 야망에 불타는 정치인들을 결속시키고 종종 여론을 부적절한 것으로 만드는 정책의 합의, 군수업자들과 그들의 이해관계, 합리적인 정보의 부족 등이 한데 모여 미국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왔다.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전혀 점수를 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북한,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곳에서 지극히 비싼 대가를 치르고도 승리를 거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개입을 받는 나라나 미국 자체에 점점 더 많은 재앙을 초래하고 있는 정책들을 중단하지도 않을 것이다.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볼 경우 비관적인 시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실주의만이 냉소주의를 피하는 유일한 길이다.

Chapter 6 부상하는 유럽, 소멸하는 미국

1949년 4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발족하면서 미국은 자국의 정치적, 이념적 헤게모니를 서유럽 국가들에게 강제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나토가 없었다면 미국이 배제된 서유럽 자체의 방어 동맹, 즉 드골과 처칠이 구상한 '제3세력'이 결성되었을 것이다. 명목상 나토는 반소련 동맹이었지만, 미국은 소련이 침공하면 언제든 핵무기로 반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따라서 나토는 필요 없었고 사실상 지상군도 필요 없었다. 즉 미국 정부는 서유럽의 자주의식을 소련에 대한 공포로 대체함으로써, 미국의 방패 뒤에서 단결해야 안전이 보장된다는 '범대서양주의'가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탄생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범대서양주의는 더 이상 그 지역에서 이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유럽이 경제적으로 미국만큼 강해졌고, 단일 통화와 조직을 만들려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일 뿐 아니라, 미국의 방패 뒤에서 함께 맞서야 할 공산주의자들의 위협도 더 이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 국방부와 부시 행정부는 이전부터 나토의 성가신 구속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고, 부시 정부는 출범 이후 발칸반도에서의 역할을 대폭 줄이고 이 임무를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유럽연합 밑에 독립된 군사 기구가 조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나토를 정치적 동맹체로 유지해야 했다.

그런데 9ㆍ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로 한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군대를 제공하되, 그 병력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미국에 맡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의 요구를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도 미국이 무조건적인 병력 지원을 요구했기 때문에 나토가 분열되었다. 독일을 비롯한 나토의 주요 회원국들은 미국이 요구한 만큼 병력을 지원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과거의 전쟁들처럼 실패할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이 요구하는 병력은 계속 늘어만 갔다. 하지만 독일은 추가 파병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러시아 접경국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를 회원국으로 가입시켜 나토를 확대하는 것도 러시아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나토가 무조건 따라야 하는 시대는 끝난 것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에서 유럽의 역할이다. 유럽은 경제적으로 훨씬 더 강해진 반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누렸던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를 비롯하여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유일한 요괴인 공산주의가 사라지자 유럽은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규정해주는 유럽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계 어디서든 '테러리즘'에 맞서, 심지어 석유와 가스를 보유한 국가들과도 전쟁을 벌이는 것은 유럽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합리적인 행위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Chapter 7 현재의 위기에 대한 합리적 전망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의 야망인데, 그 야망은 미국이 막강한 군사력을 토대로 어디서든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련이 있을 때는 미국의 야망이 조금이나마 통제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억제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사라졌듯이 나토 역시 SEATO와 CENTO처럼 해체의 과정을 밟고 있다. 1999년 세르비아를 상대로 벌인 전쟁은 나토의 종식을 더욱 가시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토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은 점점 붕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반대 세력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고 미국은 그 세력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분명 헤게모니를 지키려는 과정에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파산할 것이고 동맹 관계도 깨질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망이 불투명한, 대규모의 전쟁과 수난에 직면해 있다. 물론 지난 반세기 동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지금은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무기들이 죽음마저 불사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손에 언제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평화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되어버렸다.

3. 준비된 재앙 - 중동 정책의 한계



Chapter 8 이스라엘의 탄생


미국의 대 중동 정책이 악화된 것을 모두 이스라엘 탓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그 지역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제거하도록 미국 정부를 부추긴 것은 시오니즘이 아니었고, 중동 문제에 미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착되어 있을지도 예견할 수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만약 이스라엘이 없다면 중동의 정세가 엄청나게 달라져 있으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장기적으로는 양쪽 모두 똑같이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라는 존재는 아랍 세계를 부정적이고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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