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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딜레마

이용범 지음 | 생각의나무
인간 딜레마

이용범 지음

생각의나무 / 2009년 7월 / 552쪽 / 20,000원



Ⅰ. 선택의 딜레마



딜레마에 빠진 인간


출근길의 딜레마 우리는 아침마다 출근길의 교통지옥을 경험한다. 당신은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자동차를 몰고 도로로 나가지만, 이 세상에는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도로로 진입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한다. 자동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트럭이나 버스 같은 대형 차량들이 수시로 앞을 가로막거나 위협적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한다. 몹시 화가 나지만 위협을 느낀 당신은 양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끝없이 양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오늘은 재수가 없는 날이다. 왜 하필 내 차로만 막히는가. 당신은 한참 고민하다가 옆 차로의 자동차들이 빠르다는 확신을 굳히고 재빨리 차로를 변경한다. 하지만 운이 나쁜 날이란 것을 명심하라. 당신의 관찰과는 달리, 새로 옮긴 차로는 그때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며 다시 차로를 변경해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입에선 희미한 신음이 터져 나온다. '머피의 법칙!'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행동을 선택했는데,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가 되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는 것을 '행동 함정'이라고 한다. 과학저술가 리처드 로빈슨Richard Robinson의 설명에 의하면 차로를 변경하는 것이 부질없는 행위라는 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옆 차로가 덜 막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옆 차량이 움직일 때 차량들 간에 거리가 생기면서 차량 행렬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량 10대가 움직이면, 차량들 간의 벌어진 간격 때문에 20대의 길이만큼 줄이 길어져 더 많이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20대가 움직이다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반면 당신의 자동차는 앞차가 움직여도 출발 후 금세 멈추어버린다. 다른 사람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줄은 결국 일정한 비율로 나뉘게 되고, 어느 줄이든 속도는 같게 된다. 이를 '빈도 의존성 선택frequency-dependent selection'이라고 한다. 당신이 늘 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도 느린 줄은 기억에 남지만 빠른 줄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기 때문이다.

매트리스의 딜레마 첫머리에 출근길의 딜레마를 예로 든 것은 '매트리스의 딜레마'라는 도덕적 딜레마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앞서 '행동 함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두 명 이상의 당사자가 개입하게 되면 '집합적 행동 함정'이 된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게 되면 집단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경제학자 토마스 셸링Thomas C. Schelling은 '매트리스의 딜레마'를 예로 들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 트럭에서 떨어뜨린 매트리스 한 장이 놓여 있다. 모든 차량들이 그 매트리스를 피하느라 차로를 옮기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일어난 것이다. 이윽고 오랜 기다림 끝에 문제의 매트리스가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이제 이곳만 벗어나면 휑하니 뚫린 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당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룸미러를 통해 뒤에 뒤엉켜 있는 차량들을 바라본다. 그러고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휘파람까지 불며 그곳을 지나칠 것인가? 아니면 갓길에 조용히 차를 세우고 매트리스를 치운 후, 다시 운전을 시작할 것인가?

나 역시 이런 질문 앞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내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리저리 핸들을 돌려 매트리스를 피해 간다. 매트리스를 피하는 순간부터 그는 고통에서 벗어난다. 이제 고통을 겪어야 할 사람들은 도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당신 뒤편에 있는 운전자들이다. 이미 매트리스를 지나간 사람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트리스를 잊을 것이며, 오직 눈앞에 펼쳐진 도로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도로를 지나가던 누군가가 당신 대신 매트리스를 치웠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이타주의자일 것이다. 진화의 역사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타심을 가진 존재가 점점 많아진다 해도 이를 이용하려는 소수의 이기주의자들은 뻔뻔하게 살아남는다. 이기주의자들이 발을 붙일 수 없는 경우는 이기주의자들만 살아남아 더 이상 이득을 얻을 수 없게 되거나, 이타주의자들이 그들을 응징할 수 있을 만큼 숫자가 많아지는 것뿐이다.

파우스트의 딜레마 이쯤 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선한 존재인가? 괴테의 『파우스트Faust』는 선과 악에 대한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대가로 영혼을 바칠 것을 제안한다. 만약 악마가 당신에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한다고 가정하자. 예를 들어 악마가 찾아와 당신에게 영생永生을 약속한다.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인가. 그러나 그 대가는 가혹하다. 악마는 영생을 얻는 길은 흡혈귀가 되는 길뿐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파우스트처럼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흡혈귀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쳐 영생을 얻는 아이러니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혈귀가 되고자 욕망하는 자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만일 당신이 불치의 암으로 인해 내일 죽을 몸이라면, 혹은 자살하기 위해 다리 난간에 서 있을 때 악마의 손길이 다가왔다면, 그래도 당신은 악마의 제의를 거절할 수 있을 것인가?

선택의 딜레마

인어공주의 딜레마 당신은 지금 한 밀실에 갇혀 있다. 그리고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또 다른 밀실에 갇혀 있다. 두 사람의 밀실에는 각각 버튼이 하나씩 있다. 그런데 60분 이내에 어느 밀실에서도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 살해된다. 그리고 60분 이내에 먼저 버튼을 누른 사람은 상대의 목숨을 구하는 대신, 자기는 즉시 살해된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레고리 스톡, 『질문의 책Book of Questions』

동화의 주인공 인어공주 역시 유사한 딜레마에 처한다. 인어공주는 불행히도 인간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져 가슴 아파하던 인어공주는 마녀의 힘을 빌려 인간이 되지만, 그 대가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게 된다. 인어공주는 그토록 그리운 왕자를 만나지만 행복도 잠시, 왕자는 말 못하는 인어공주 대신 이웃나라 공주를 배필로 정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언니들이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마녀에게 바친 후 동생이 다시 인어로 돌아올 수 있는 비법을 알아낸다. 그것은 마녀가 준 칼로 왕자를 찔러 그 피를 발에 묻히는 것이다. 만약 해가 뜨기 전에 왕자의 피를 묻히지 못하면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느냐, 아니면 내가 죽느냐가 바로 인어공주의 딜레마다. 동화 속의 주인공들은 늘 자기희생적이다. 인어공주는 잠든 왕자의 얼굴을 보며 갈등하다가 결국 스스로 물거품이 된다.

소피의 딜레마 가로되, 칼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칼을 왕의 앞으로 가져온지라. 왕이 이르되 살아 있는 아들을 둘로 나눠 반은 이 여인에게 주고, 반은 저 여인에게 주라. 그 아들의 어미 되는 여인이 그 아들을 위하여 불붙은 것 같아서 왕께 아뢰어 가로되 '청컨대 내 주여, 아들을 저 여인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하니 한 계집이 말하기를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라' 하는지라. 왕이 대답하여 가로되 '살아 있는 아들을 이 여인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이 여인이 그 어미이니라.' -「열왕기 상」3:23~27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열연한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은 1982년에 개봉한 영화다. 나치의 물결이 유럽을 뒤덮었던 2차대전 당시, 소피의 가족은 폴란드에 살고 있었다. 소피의 아버지와 남편은 나치에게 끌려가 총살 당하고, 소피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송된다. 수용소로 가는 도중, 한 독일인 장교가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소피를 유혹한다. 독일인 장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소피에게 아이들 중 한 명만을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면 두 아이는 모두 죽게 된다. 그녀는 선택을 피할 방법이 없다. 결국 그녀는 아들과 딸 중에서 딸을 가스실로 보내기로 하지만, 나중에는 아들까지도 구하지 못하게 된다. 이 선택은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고, 마침내 전쟁이 끝난 후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죄책감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벗어난다.

유괴범의 딜레마 '스톡홀름증후군'이란 포로로 잡힌 인질들이 범인에게 호감을 느껴 심리적으로 동조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증후군은 1973년 8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인질들은 사건 초기에는 인질범들을 두려워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들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강도들이 체포된 후에도 인질들은 경찰관을 적대시하며 인질범들을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심리를 나타냈다. 더구나 인질로 붙잡혀 있던 한 여성은 은행 강도 중 한 명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심리학자들은 인질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범인을 증오하고 두려워하기보다 호감을 나타내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이런 심리적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독재자 밑에서는 반항하는 것보다 아부하는 편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경제학자 토머스 셸링이 제시한 '유괴범의 딜레마'를 보자. 어떤 유괴범이 뒤늦게 겁을 먹고 유괴한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그는 인질에게 신고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풀어주면 인질이 약속을 어기고 경찰서로 갈지도 모른다. 인질은 결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범인의 입장에서는 그 약속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유괴범에게는 인질을 살해하고자 하는 유인誘引이 생긴다. 유괴범의 딜레마는 인질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딜레마의 당사자는 인질이다. 토머스 셸링은 인질의 입장에서 최선의 방책은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고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빼도 박도 못할 자신의 약점을 유괴범과 공유하라는 것이다. 양자가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 상호 억제력이 생기므로 거래의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질의 입장에서는 범인의 동정심을 사기 위해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도록 하고, 자신도 도움이 필요한 인간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Ⅱ. 도덕의 딜레마



너는 왜 '내'가 아닌가?


1983년 윌리엄 골딩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은 무인도에 고립된 아이들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사악함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그리고 있다. 핵전쟁의 위기상황 속에서 영국 소년들을 후송하던 비행기가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다섯 살에서 열두 살에 이르는 한 무리의 소년들은 곧 절망을 딛고 나름대로의 질서를 만들지만, 성격이 다른 두 집단이 분열하면서 비극이 싹트기 시작한다. 원시적 자연 상태에서 소년들은 곧 동물적인 본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한 집단이 익명의 섬에 버려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약탈자의 동굴 소설 속의 무인도와 비슷한 상황을 설정해서 소년 집단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 195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는 오클라호마 주립공원인 '약탈자의 동굴The Robber's Cave'에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소년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곳에 모이도록 했다. 이들 두 그룹에게는 '방울뱀'과 '독수리'라는 팀 이름이 붙여졌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일주일 동안 캠프에서 따로 생활하도록 한 후 스포츠나 줄다리기를 통해 두 팀을 경쟁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두 팀의 적대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었다. 두 팀은 서로의 숙소를 습격하고 집기를 부수거나 물건을 훔쳤다. 특히 독수리 팀은 상대방의 숙소를 공격하기로 하고, 몽둥이와 야구방망이까지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연구자들은 다음 단계의 실험 진행을 위해 서로를 화해시키기로 했다. 같은 곳에서 공동 식사를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화해의 자리를 만들었는데 하지만 두 팀은 식당에서 서로의 음식을 뺏기 위해 싸움을 벌였다.

연구자들은 두 집단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관들이 한 팀이 되어 두 팀이 묵고 있는 숙소의 식수를 오염시킨 것이다. 공동의 적이 나타나자 두 팀은 휴전을 하고 동맹을 이루어 공동으로 대응했다.

꼬리표 달기 꼬리표 달기는 일종의 낙인찍기다.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낙인찍기에 익숙해져 있다. 꼬마들은 놀이를 하거나 게임을 관람할 때 '우리 편'과 '다른 편'을 가른다. 대개 우리 편은 '좋은 편'이며, 다른 편은 '나쁜 편'을 의미한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편을 가르는 것은 진화과정에서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뇌 깊숙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태아들은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도 어머니와 타인의 목소리를 구분한다.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생후 6개월 전후에 출현하여 생후 2년째가 가장 격렬하게 반응한다. 이 시기에 이르면 아이들은 낯선 사람의 출현과 엄마로부터의 격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잠시 바라보거나 얼러주기만 하여도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린다.

인간은 스스로 집단을 만들고 사회를 형성한다. 하지만 자신들만의 집단 내에서 정체성을 부여 받기 때문에 낯선 이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며, 외집단이 행하는 방식에 대해 오해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한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은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에 대한 편견을 일종의 '꼬리표 달기'를 통해 강화한다.

집단사고증후군 당신은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집단의 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이며, 만일 당신이 소속된 집단이 오류를 범할 경우 용기 있게 이를 시정하도록 노력할 것인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들이 비양심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집단에 동조하려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그들은 배척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집단은 개인의 사고와 판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예일대학의 사회심리학자 어빙 재니스Iving L. Janis는 집단사고Group-Think의 오류를 '만장일치의 환상'이라고 불렀다.

집단사고는 자기기만의 가장 위험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집단사고증후군에 매몰된 사람들은 자신을 집단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인식한다. 따라서 지도자들은 조직이 집단사고증후군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도자는 우선 측근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수많은 권력자들이 측근들의 농간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를 장려해야 하며, 조직 내에 다른 집단을 만들어 같은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다루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조직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론문화를 활성화 하고 있다. 하지만 토론이 항상 균형 있는 사고를 독려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집단토론이 오히려 구성원의 편견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살인자의 딜레마

카인의 후예 성서는 최초의 살인범으로 카인을 지목하고 있다. 성서를 상징과 비유로 이해하는 학자들은 카인과 아벨을 특정한 개인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후 인간은 죽음은 물론 고된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부여받았다. 또 성적 자극을 막기 위해 옷으로 치부를 가리면서 성 윤리를 만들었고, 신의 명령을 어긴 이브에 대한 저주의 표시로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가족제도를 만들었다. 농사를 짓고, 목축을 시작했으며, 마침내는 노동의 대가에 대한 시기와 질투 때문에 인류 최초의 살인을 자행했다. 카인과 아벨이 오늘날과 유사하다면 그 시대에도 그런 살인행위는 빈번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직립보행 원인들의 두개골에 난 상처를 근거로 우리 조상들이 에덴동산에서조차 수많은 살인행위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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