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섹스
앤 무어, 데이비드 제슬 지음 | 북스넛
브레인 섹스
앤 무어 · 데이비드 제슬 지음
북스넛 / 2009년 4월 / 335쪽 / 16,000원
클릭, 뇌 속으로21세기의 시대정신 중 하나는 바로 "차이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차이를 주장하는 것은 곧 차별을 정당화하는 행위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이가 언제나 차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포도주와 맥주는 같은 술이지만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사람들의 삶을 다른 방식으로 풍요롭게 만든다. 인류의 삶도 결국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기반으로 진보해왔다. 남성과 여성은 신체적 능력의 차이, 정서의 차이, 감각의 차이, 대인기술의 차이 등을 상호보완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러한 성별에 따른 차이가 그동안은 사회적 조건화의 과정으로 설명되었다. 이를테면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거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남성적인 결단력과 공격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남녀 차이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 기대가 다르게 남자와 여자에게 다르게 제공됨으로써 서로 다른 행동방식을 학습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의 근거는 최근 속속 등장하는 생물학적 증거들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진다.
생물학적 측면에서 볼 때, 남성과 여성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완전히 거짓말이다. 남자와 여자는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조직되어 있는 뇌 구조와 그것에 반응하는 호르몬의 차이 때문에 인식과 가치의 우선순위, 행동 등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공간지각 능력'이라고 부르는 분야다. 이것은 어떤 사물의 모양과 배치, 비례 등을 머릿속에 정확히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즉 머릿속으로 어떤 대상을 쉽고 빠르게 상상하고 변화시키며 회전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분야에 바로 이점을 지니는 것이 남성의 뇌이다. 일반적으로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공간, 관계, 이론 등의 추상적 개념과 연관되는 수학 분야에서 더 높은 수행 능력을 보인다. 또한 구기 종목에 요구되는 손과 눈의 협응 능력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지도를 거꾸로 보아도 잘 인지한다. 이에 비해 여학생들은 지도를 익히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수학이 계산 차원을 넘어서면 점차 수행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여성의 뇌는 모든 감각 정보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러한 정보를 보다 쉽게 연결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따라서 언어능력에 탁월하며 인간관계와 소통을 중시한다.
감각에 대한 여성의 예민함은 오감의 모든 부문에서 나타난다. 여성은 밤중에 수돗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깨어날 수 있고, 맛에 민감하며, 냄새도 잘 맡는다. 남성과 여성은 보는 방식도 다른데, 남성의 시야는 좁고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여성은 안구의 뒷부분에 있는 망막에 간상체와 원추체 수용기 세포가 많기 때문에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의 감각적 우위는 특유의 '직관'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여성은 말투나 표정의 강도에 따른 미묘한 차이를 더 잘 포착하기 때문에 남성이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들을 감지할 수 있다. 기억력에 있어서도 여성은 별다른 관계가 없는 임의의 정보도 기억 속에 저장할 수 있으나 남성은 자신과 구체적으로 관계가 있지 않는 한 기억 속에 잘 저장하지 못한다. 이러한 남녀 간의 차이는 뇌의 구조뿐만 아니라 호르몬과도 관계가 있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호르몬과 뇌조직과의 미묘한 상호작용이 태도와 행동, 지적 및 정서적 기능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궁 속에서 던져진 주사위모두가 알고 있듯이 태아의 성별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태아의 성별이 처음부터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별에 관한 청사진은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처음 44개의 염색체는 쌍을 이루어 눈동자의 색깔이나 코의 길이와 모양 같은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결정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쌍의 염색체가 성별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어머니는 난자에 X염색체를 물려주는데, 수정할 때 아버지도 X염색체를 물려주게 되면 일반적으로 여자 아기가 탄생한다(XX). 그러나 만일 아버지의 정자가 Y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면 일반적으로 남자 아기가 탄생하게 된다(XY). 유전자만 아기의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XY유전자를 가진 남자 태아는 안드로겐이라는 남성 호르몬, 특히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특수한 세포들이 남성의 성기를 발달시키도록 촉진한다. 반면 XX유전자를 지닌 여자 태아는 남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 생식기가 발달하게 된다. 이렇게 6주 정도가 지나면 태아의 성별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태아의 뇌 구조 형성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 이 '마음을 바꾸는 과정' 역시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일단 생식기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면 뇌의 발달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의 선천적인 주형은 여성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태아가 여자라면 뇌의 기본 조직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타고난 여성의 뇌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남성 호르몬이 필요하다. 만일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여자의 뇌를 가진 채로 태어나게 된다. 반면 많은 양의 남성 호르몬에 노출된 여자 태아는 남자의 뇌를 가진 채로 태어난다.
「제인은 태어났을 때 남성의 것도 여성의 것도 아닌 애매한 생식기를 가지고 있었다. 의사들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그녀는 XX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여자로 수술되었다. 하지만 제인은 결코 전형적인 여자가 되지는 못했다. 어린 시절 그녀는 확실히 거칠게 놀았고 힘도 셌으며, 특히 야외에서 벌이는 신체적 활동을 좋아했다. 또한 읽기와 쓰기 능력이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뒤처져 있었으며 자주 싸움을 하기도 했다. 성장 후 그녀는 결혼을 했지만 남편을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고, 가정과 직장에 균등하게 힘을 쏟으려고 노력했다. 이렇듯 제인이 남성의 마음을 지니게 된 원인은 그녀가 아기를 가졌을 때 비로소 밝혀졌다. 제인을 진찰한 의사들은 그녀의 부신(콩팥 위에 있는 한 쌍의 내분비 기관)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른바 부신성기증후군(부신피질이 항진되어 남성 호르몬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하는 증상)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남성의 성기를 함께 지녔었고, 비록 여성으로 수술되었지만 남성의 뇌를 가졌던 것이다.」
제인과 같이 여성이 남성의 마음을 지닌 채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남성이 여성의 마음을 지닌 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으로 여성(XX)이지만 남성의 성기를 가진 채 태어난 경우가 그렇다. 이 경우 대개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통해 성인 남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전적으로는 여성이기 때문에 정자를 생산하지 못한다. 2개의 XX 여성 염색체 중 하나가 없는 여성에게서도 이상 증세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유전자는 XO로서, 터너증후군(Tuner's syndrome)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여자 태아의 난소는 미량의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지만, 터너증후군을 가진 태아는 난소가 없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기를 가질 수 없으며, 과도하게 여성적인 행동을 보인다. 지적인 측면에 대해 살펴보았을 때, 이들의 언어지능은 평균적이지만 공간지각 능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학습 능력이 저하되고, 특히 길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호르몬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는 인공 호르몬의 부작용에 대한 연구에서도 발견되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 남성 또는 여성 호르몬이 자주 사용되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들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 때문에 자주 유산을 했다. 그래서 임산부들에게 합성 여성 호르몬을 투여했는데, 유산의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났다. 여성호르몬은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거나 중화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태아기에 여성 호르몬을 주입받은 남자아이는 신체적으로는 남성으로 성장할 수 있으나, 뇌가 남성의 형태로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의 작용은 성별과 관계없이 동등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 일반적인 견해에 직격탄을 날린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는 결코 변화시킬 수 없다.
베일 벗은 뇌 구조모두가 알고 있듯이 인간의 뇌는 마치 커다란 호두처럼 생긴 1.36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를 지닌 조직이다. 이중 우뇌는 우리 몸의 왼쪽 부분을 통제하고, 좌뇌는 우리 몸의 오른쪽 부분을 통제한다. 좌뇌는 주로 언어 능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좌뇌가 손상되면 언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한편 우뇌는 주로 시각 정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공간 능력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우뇌가 손상되면 추상적 사고나 감정이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길을 찾는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뇌의 기능이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허버트 랜드셀은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컨대 우뇌에 손상을 입은 남성들은 공간지각 능력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으나, 같은 부분에 손상을 입은 여성들에게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뇌에 있어서도 손상을 입은 남성들은 언어 능력을 대부분 상실했으나, 여성들은 언어 능력을 거의 유지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랜드셀은 남성의 뇌가 각각 전문화되어 있는데 반해, 여성은 양쪽 뇌기능의 분화가 덜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성과 여성의 뇌 영향의 차이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인 뇌량과 관계가 있다. 이 신경섬유는 양쪽 뇌 사이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 핵심 영역의 크기가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크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의 뇌에서 더 많은 정보가 좌뇌와 우뇌 사이에 교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남성은 좌뇌와 우뇌의 전문화된 기능을 통해 대화를 나누면서 동시에 지도를 읽을 수 있다. 반면 여성은 같은 활동을 양쪽의 뇌에서 서로 간섭하므로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지도를 읽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여성은 양쪽 뇌의 교류가 크기 때문에 더 뛰어난 언어 능력을 지니며 특유의 직관을 발휘한다. 상대방의 목소리나 몸짓, 얼굴 표정에 드러나는 정서의 미묘한 차이를 더 잘 통합하고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보에서 더 많은 것들을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의 세상은 활동과 탐험, 사물로 이루어져 있다. 놀이방에서 유아들을 관찰해보면 남자아이는 활발하게 많은 공간을 차지하며 논다. 또한 블록이나 문고리, 전기 스위치든 도구를 가지고 놀며 자주 분해를 한다. 따라서 조용히 앉아서 듣거나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현재의 교육제도는 남자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여자아이는 인형놀이를 하는 등 활동반경이 좁다. 그리고 말을 먼저 배우며 학령기가 되면 읽고 쓰기 등을 먼저 익히는 등 더 우월한 학습능력을 보인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남자아이들이 점차 그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공간지각 능력의 발달과 관계가 있다. 남자아이들은 특히 수학 과목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남자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여자아이들은 공간지각 능력이 더 발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학이 계산차원을 넘어 추상적 이론을 연계하는 단계로 접어들면 점차 그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 여자에게 유리했던 교육제도가 이후에는 여자를 차별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도 엄마 뱃속에서 남성호르몬에 많이 노출된 아이는 전반적으로 학습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진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 태아의 신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사춘기의 극적인 뇌 변화사춘기 이전에는 여자와 남자아이의 몸에서 같은 종류의 호르몬이 같은 정도로 순환한다. 그러나 일단 사춘기에 접어들면 서로 다른 호르몬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남녀의 차이가 커지게 된다. 여자아이는 8살 정도부터 여성 호르몬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13살 정도에 월경을 시작한다. 주요 여성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며, 이 호르몬들이 단백질과 음식의 지방을 분해하고, 신체에 지방을 재배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몸이 곡선 형태를 지니게 된다. 한편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2년 정도 늦게 호르몬이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로 사춘기를 급속히 겪게 된다. 남자아이는 15세 정도가 되면 남성호르몬의 양이 여자 아이의 20배로 솟아오르며 이에 따라 몸집도 갑자기 커지기 시작한다. 또한 여자보다 더 많은 적혈구 세포를 발달시키는데, 이 세포가 에너지를 태우는 산소를 신체 곳곳에 운반하기 때문에 여자보다 더 격렬한 삶을 살게 된다.
과학자들은 호르몬의 흐름을 조절하는 곳이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 부분은 성별에 따라 뇌하수체에 성 호르몬이 흐르는 밸브를 각기 다르게 조절한다. 즉 남성의 시상하부는 호르몬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여성의 시상하부는 대략 28일마다 정기적으로 주기체계를 나타나게 한다. 주기의 처음 절반 동안에는 난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에스트로겐만 분비하다가 배란이 일어나고 난자가 배출될 때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된다. 이렇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양은 서서히 증가하는데 월경 전에 절정에 달했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빠르게 감소한다. 이에 따라 여성은 기분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에스트로겐은 뇌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반면, 프로게스테론은 뇌의 활동을 억제하고 정서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증가되는 월경 주기의 첫 단계에는 높은 행복감과 주의력, 자아존중감, 쾌락,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양이 모두 빠르게 감소하는 월경 4~5일 전이 되면 적대감과 공격성, 혹은 우울증이나 정신 질환을 나타내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성의 25퍼센트가 월경 기간 동안 심한 정신이상 증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여성이 호르몬의 반복적인 증감에 따라 뇌의 활동이 달라지듯이, 남성도 내분비계에 의해 성격이 좌우된다.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자궁 속에 있을 때 남성 호르몬에 추가로 노출된 남자아이들은 다른 형제에 비해 공격성이 2배나 더 강했고, 여자아이의 경우에도 자매보다 훨씬 더 거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호르몬의 이러한 작용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예로 든다.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대개 "모두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남자아이는 "그래서 엄마를 난로 위의 프라이팬에 놓고 다 탈 때까지 튀겼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는 청소년기에 가장 범죄율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남성은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진다. 이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덜 남성적이 되기 때문이다. 남성은 50살부터 남성 호르몬의 양이 점차 감소하면서 덜 공격적이고 자기주장도 덜해진다. 한편 여성은 폐경기가 되는 45~50살 정도에 이르면 쉽게 화를 내고 불안을 느끼게 되며, 두통과 안면 홍조, 심장의 두근거림, 현기증 등의 신체적 변화도 느낀다. 또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변하며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하지만 노년기에는 호르몬의 영향이 사라짐에 따라 남녀의 행동이 점차 유사하게 된다.
뇌가 원하는 이성의 모습호르몬과 뇌구조와의 상관관계는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남성은 대부분 기계나 이론과 관계있는 직업을 택하게 되고, 여성은 요식업이나 사회사업가, 비서, 교사와 같이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선호한다. 남성의 인간관계는 권력이나 지배력과 관계가 있다. 이는 공격성과 지배욕을 발생시키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인데 남녀 모두에게 성호르몬이기도 하다. 따라서 난소를 잃은 여성도 성적 흥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멈추는 폐경기에도 성욕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테스토스테론을 만들고 그 양을 조절하는 부신(adrenal gland)을 잃으면 성욕을 잃게 된다. 남성은 사춘기 이후에 여성보다 20배나 많은 테스토스테론을 지니며 하루에 여섯 번 혹은 일곱 번 주기를 띤다. 테스토스테론은 신체의 크기와 목소리의 음역을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는 남성 합창단을 통해서도 그 영향을 알 수 있다. 일주일을 놓고 보았을 때 합창단의 베이스는 테너보다 사정하는 횟수가 더 많다. 테스토스테론은 전투 훈련처럼 격렬한 운동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데, 일찍이 속된 생각이 들 때 장거리 달리기를 하라고 시켰던 선생님의 말씀은 생물학적 사실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오히려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100미터보다 훨씬 먼 거리를 달려야 속된 생각을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