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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다

정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한국이 싫다

정광호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2009년 4월/ 316쪽/ 13,000원



가장 싫은 이웃나라가 되어 버린 한국



한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 중국


2007년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좋아하지 않는 이웃나라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기관지는 가장 싫어하는 드라마에 외국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대장금>을 포함시켰다. 그동안 중국에서의 한류 바람에 관한 기사들을 자긍심과 우월감 속에 즐기던 한국인에게 이러한 기사들은 일종의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대표적 한류 드라마인 <대장금>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려고 한 것은 한류에 대해 정면으로 반감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언론 보도 이전에도 중국에서는 혐한 분위기와 관련한 여러 가지 선행적 징후들이 나타났다. 그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즉 1992년 수교 이후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지녔던 신선감이 사라지는 과정이라는 점, 대륙을 풍미했던 한류 10년의 예고된 반작용이라는 점,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던 중한, 중일 관계의 균형 잡기 시도가 개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 매체들의 염한 분위기 조성이 최근의 중일 화해 무드와 궤적을 같이 한다는 점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좋아하지 않는 이웃나라 설문조사 결과 한국이 수위에 꼽힌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중국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싫어한다는 점이다. 중일전쟁, 남경대학살 등 근대사의 아픈 기억들이 숱한 중국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싫어하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하여 돌출한 혐한 기류는 중한 관계와 중일 관계의 형평을 추구하려는 중국 통치권 내부의 마인드가 작용한 측면이 강하다.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일본을 혐오하는 분위기와 과도하게 한국 문화에 경도된 측면에 대해 국가이익 차원의 상황정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다가 화해 분위기로 돌아선 중일 관계는 서로 절실한 필요성이 바탕에 깔려 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슈퍼 파워로 꼽히는 중국은 일본과 아시아의 주도권을 다투며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유리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한국에 비해, 중국이 경제 대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일본의 첨단기술과 협력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일본도 거대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방치할 수 없고, 국가적 염원인 유엔 상임이사국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혐한 기류에 대한 대응책으로 전문가들은 각종 민간교류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하여 상호 몰이해와 편견을 해소해 가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또한 중국 전문 인력을 한중 교류 일선에 폭 넓게 활용하고, 장차 대 중국 외교 일선에 배치하는 체계적인 인력관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먼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국제 교류 현장에서 상식적인 일이다. 더구나 중국은 우리에게 역사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새 세기의 슈퍼스타 국가로 과거의 영화를 되찾으며 화려하게 부상하는 이 특별한 나라를 이웃으로 삼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좀 더 특별한 마음가짐과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

반볜텐(半邊天)의 위기, 뉘창런(女强人)과 얼나이(二 )

반볜텐은 사회주의 혁명으로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한 이후 중국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을 상징하는 말이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봉건시대의 수사에 대해 마오쩌둥이 "이제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받치고 있다"고 언급한 이래, 이 말은 여권신장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직종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날 중국에서 여성의 지위는 위태롭기만 한다.

여성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우월성을 살린 반볜텐의 추구를 포기하고 남성의 카리스마를 흉내내는 뉘창런이 되거나, 스스로의 존엄을 포기하고 편안한 얼나이가 되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뉘창런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 사업가를 지칭하는 말로, 남성 못지않은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 실력자란 뉘앙스를 풍긴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고된 노동과 정당한 수입을 도외시하고 권력과 재부를 쌓은 실력자들의 벽 속의 여자가 되는 편안함을 선택했다. 이른바 얼나이, 싼나이, 샤오미 등은 이런 여성을 가리키는 속어로 개혁개방이 만들어 낸 새로운 사회 풍속도를 상징하는 말의 일부가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과 출세를 추구하는 세속적 사고방식이 팽배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인생관도 바꾸어 놓은 것이다. "공부 잘하고 좋은 직장 들어가는 일보다 시집 잘 가는 것이 낫다"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한술 더 떠 능력 있고 돈 많은 사람이라면 같이 좀 즐겨도 괜찮은 일이라는 일탈도 서슴지 않게 되었다. 이런 환경 아래 권력자들의 축첩현상이 부활하고, 부와 권력을 배경으로 주지육림에 빠진 황제가 한 번 되어 보고 싶어하는 한량들을 위한 향락산업이 번창하고 있다.

사회주의 혁명이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양식에 심은 평등사상은 중국의 남녀관계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대부분의 중국 남성들은 주방 일에 익숙하다. 맞벌이 가정이 많은 중국에서 아내가 늦으면 남편이 밥을 지어놓고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나이 차이가 있어도 서로 이름을 호칭으로 사용한다. 여성이 먼저 사랑고백을 하는 일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적 기준으로 보면 남녀평등이 매우 잘 이루어진 셈이다.

최근 국제결혼이 급증하면서 한국으로 시집오는 중국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적잖은 문화충격이 있을 테지만 그들은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일단 외모에서 가장 한국인과 구별되지 않는 외국 며느리들이기 때문에 인종적 편견에서 자유스러운 것이 그녀들의 장점이다. 또 지리적으로 이웃한 나라에다 같은 한자 문명권에 속하는 것 또한 그녀들의 비교우위이다. 그리고 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르는 그녀들의 지혜가 단기간에 자신을 한국사회 일원으로 변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좀 다를 것이다. 중국남성에 비해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한국 남성들의 사고방식이 거북스러울 것이고 가사 분담을 해주지 않는 점 또한 불만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 조합보다 중국 남성과 한국 여성 조합이 훨씬 결혼 성공률이 높을 것이란 추정을 하게 한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지속되고 개인소득이 증가하는 추세에 비례하여 가까운 장래에 중국의 반볜텐이 되는 한국여성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왜 중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할까?



중국인은 왜 금전에 집착하는가?


돈을 숭상하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세시 풍속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중국인들이 춘절에 먹는 교자만두 자오쯔의 형상은 봉건 시대 화폐로 사용된 말굽 모양의 은자(銀子)인 원보(元寶)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가족들이 모여 원보 모양의 자오쯔를 먹으며 새해 가정에 재운이 깃들기를 함께 기원하는 것이다. 나아가 새해 친지들에게 건네는 덕담도 꿍시파차이(恭喜發財)로 돈을 많이 벌라는 축원의 말이다. 중국인은 죽어서도 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망자의 영혼이 황천길에 노잣돈이 부족하거나 섭섭한 일이 있어 후손들을 해코지할까 두려워 남겨진 가족들은 망자가 마지막 가는 길에 많은 지전을 태우고 뿌려준다.

중국인들이 숫자 8을 선호하는 배경에도 부자 되기를 염원하는 기복 심리가 숨어 있다. 그것은 팔(八)의 발음이 pa(파)로 발(發)의 fa(파)와 비슷하고 이 발(發)자에 발재(發財, 돈을 벌다)라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8이 들어간 전화번호, 휴대폰 번호, 자동차 번호판들이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것도 상업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나 백화점의 가격표도 88위안이나 끝자리를 8로 맞춘 경우가 많다. 가격을 이렇게 정해 놓으면 흥정도 하지 않고 그냥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깎으면 재운이 날아가 버릴지 모른다는 심리 때문이다. 이사나 결혼을 위한 길일도 8이 들어가는 날에 집중된다.

중국인이 돈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그들만큼 많은 전쟁과 재앙을 겪은 민족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항상 재물을 비축하고, 그것을 이동에 편리한 돈으로 바꾸어 간직하고 넘치면 땅속에 묻어두었다. 이 정도면 수전노에 속물이라는 힐난을 들을 만하지만 중국인들은 이를 당연시한다. 항상 비상시를 대비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설사 평생 사용하기에 충분한 돈을 모았다 하더라도 돈에 대한 집념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인민들의 돈에 대한 본능적 추구를 통치수단으로 활용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의 화폐에는 숨은 비밀코드가 있다. 원래 100위안 구 지폐에는 마오쩌둥, 류사오치, 주더, 저우언라이 등 4명의 건국 주역 인물상을 함께 도안으로 사용했다. 여타 5, 10, 20, 50위안 소액권 지폐 도안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사용되었으나, 수년 전 모든 지폐의 도안이 마오쩌둥 영정으로 통일되었다. 중국 공산당과 사회주의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로 이미지의 단순 획일화, 아이콘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중국 공산당이 천년 왕국을 꿈꾸는 영구 집권의 희망이 숨어 있다. 인민들의 부에 대한 집착을 공산당에 대한 숭배로 치환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왜 중국과의 협상에서 실패하는가?

한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한 마디로 압축하면 순진함이다. 이것은 삼십육계와 손자병법을 일상적인 처세술의 교범으로 삼는 중국인의 자질에 비겨 한국 사람들은 너무 나이브하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가 한국인의 잘못은 아니다. 다른 역사적 환경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서로 다른 기질과 처세술을 지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고 무방비한데서 오는 실패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인의 기질과 협상문화를 분석해서 대비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사회에서 모략은 일종의 문화다. 오랜 역사 속에 이것은 중국인의 사고방식에 스며들어 행동양식을 지배하고, 처세술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았다. 수천 년 역사의 봉건시대를 거치며 중국인들이 일관되게 인생의 목표로 삼은 것은 입신 출세였다. 관료사회의 극심한 경쟁과 파벌투쟁 속에서 남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모략과 술수에 의지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었다. 이런 모략술의 정화가 손자병법과 삼십육계로 집약되었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로 변모한 후에도 이러한 전통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든 모략과 술수의 기본 바탕은 자신의 속을 절대로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칼자루를 쥐면 추호의 주저함도 없이 무자비하게 휘두른다는 점이다. 여기에 한국적 인정주의가 끼어들 여지는 추호도 없다.

중국 협상문화에는 두 가지 큰 원칙이 있다. 선례후병(先禮後兵)과 선소인후군자(先小人後君子)가 그것이다. 전자는 접객의 원칙이고 후자는 협상의 원칙이다. 선례후병의 뜻은 먼저 예의를 갖추어 손님을 접대하지만 일단 본론에 들어가서는 목적달성을 위해 모략이나 강압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과의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처음에는 우정, 친분 등을 거론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한껏 조성하지만, 본론에 들어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타산을 철저히 따지는 식으로 변모한다. 이런 '의리 타산'이라는 자세 변화는 한국적인 관념으로는 쉽게 따라가기 힘들다. 협상 현장에서 한국인들은 대개 우정과 의리를 들먹이는 중국인의 따뜻한 얼굴에 이미 자신이 가진 카드와 속마음을 다 드러낸다. 그리고 필요하면 매몰차게 냉정한 얼굴로 표변하는 중국인에 적잖이 당황해 한다. 그래서 "중국인의 의도를 먼저 간파할 때까지는 철저히 속내를 감춰라" 하는 것이 대 중국 협상 원칙 1호다.

본격적인 협상 단계에서 중국인들이 견지하는 자세를 요약한 말이 선소인후군자다. "먼저 실리를 철두철미하게 따지는 소인이 되고, 연후에 도의를 찾는 군자가 된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후덕한 마음으로 협상을 끝내지만 실전에 들어가서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붉히는 선군자소후인의 성격을 드러낸다. 한국인은 적은 이익을 위해 처음부터 꼬치꼬치 따지는 것을 거북스럽게 생각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협상 문화는 분쟁의 씨앗이 될 만한 일은 처음부터 양보 없이 철저하게 따지고, 일단 협상이 종결된 후에는 충실하게 약속을 지키자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인과의 협상에서 지나치게 쩨쩨한 것이 결코 체면을 잃는 일이 아니다. 따져야 할 일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따진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중국 비즈니스의 보검으로 의지해 온 것이 관시 문화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시를 이용해 사업을 추진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관시문화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사실은 그것을 중국 비즈니스의 윤활유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의존할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인에게 관시란 서로 이익이 보장될 때만 성립하는 사회적 연결고리이다. 그래서 그것은 우정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을 사귄 친구라는 관계보다 훨씬 취약하고 쉽게 허물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중국인과 서로 정서적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친구가 되는 데는 매우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함을 명심해야 한다.

엄숙한 국가주의 vs 선정적 자유주의



엄숙한 국가주의 vs 선정적 자유주의

중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한국에는 많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에서 시민들에 의해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오랜 군사독재 기간을 거치며 지도자를 비방 및 풍자하는 일이 민주화의 척도처럼 여겨지는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를 희화화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의 지표가 되는 상황은 국가적 비극이다. 물론 지도층 인사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지만, 정치판이 이념 투쟁의 현장이 되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의를 드러내는 일은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배양한 사회의 수준을 드러내는 일이다.

한국 국회의 난맥상을 빠짐없이 전하는 중국 TV 뉴스 앵커의 표정은 냉소적이다. 이것이 중국의 정치 제도를 비난하며 자주 거론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모습이냐는 표정이다. 중국에서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존경이 애국심과 민족주의의 가장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가 드물고, 너나없이 지도자를 문제삼아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중국 사람들은 참으로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권력의 견제를 염두에 둔 언론의 사명이라는 말이 중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국가의 지도층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국익을 손상하는 일로 엄격하게 통제된다. 언론은 국가체제를 보호하고 국위를 선양하는 일에 매진함을 사명으로 여긴다. 이에 비해 서구 민주주의 사회의 언론관을 공유한 한국에서는 자국 정부를 감시하고 치부를 들추어내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며, 그것이 민주주의 발전과 국가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믿는다. 한국 언론의 이런 언론관이 국가 지도자나 사회 엘리트 그룹에 대한 조롱이나 폄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언론 못지않게 한중 양국이 또 하나 극과 극을 달리는 일이 있다. 한국 방송매체의 과도한 상업주의 경향과 이에 대해 철저하게 국가와 사회공익을 우선하는 중국 방송매체의 편성방침이 그것이다. 단적으로 중국 방송에는 <무한도전>이나 그 아류의 프로그램이 편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TV에 익숙한 사람에게 중국 TV는 무료하고 딱딱하다. 거꾸로 중국 TV에 익숙한 사람에게 한국 TV의 신변잡담 프로그램은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중국 TV는 감동은 있을지언정 아기자기한 재미는 없다.

특히 한중 대중문화 장르의 차이는 양 국민의 기질과 사회 분위기를 잘 대변한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개그, 코미디 같은 대중문화 장르가 중국에는 없다. 대신 중국에는 만담과 같은 상성(相聲), 코믹 연극과 같은 샤오핀(소품)이 있다. 그야말로 한국은 <개그콘서트>의 분위기라면 중국은 <웃으면 복이 와요>와 같은 형식이다. 전통과 공익성이 강하지만 밋밋한 중국 대중문화, 반면 지나치게 상업성에 매몰된 한국 대중문화, 그 차이를 엄숙함과 선정성으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문화적 차이를 형성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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