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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결혼 나쁜결혼 이상한결혼

신은자, 신진아 지음 | 애플북스
좋은결혼 나쁜결혼 이상한결혼

신은자, 신진아 지음

애플북스 / 2009년 1월 / 272쪽 / 12,000원



Prologue


결혼하고 난 뒤, 언니로 불리는 일이 많아졌다. 102호 언니, 연우(애 이름) 언니, 옆집 언니, 형님 친구 언니. 미용실 가도, 구두를 사러가도, 학부모 모임에 가도 만만한 이름이 언니였다. 수많은 여자의 언니가 되면서 우리 역시 다른 여자들을 언니로 부르게 됐다. 그리고 늘 언니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살았다(오빠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이웃 언니, 우리 친언니, 동서네 옆집 언니, 101호 언니의 친구 언니, 내 친구 올케의 언니까지, 수많은 여자의 관계가 언니라는 이름으로 연결되며 등장했다. 그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전문가적 견해는 없다. 다만 오늘도 우리 이웃집에서 일어나는 언니들의 생각과 사건을 이야기할 뿐이다(남자들이 항상 질문하는 것, 도대체 만날 무슨 이야기하니?). 그리고 이 이야기를 쓴 두 명의 언니가 있다. 바로 우리 자매이다. 다른 언니들과 별다를 게 없는 언니 동생 사이이다. 이 책에는 우리를 포함해 옆집 언니들의 이야기가 이니셜을 달고 소개된다. 그중에는 1인칭 시점에서 서술된 수기형식의 글이 있다. 여러 명의 화자인 '나' 중에는 우리 자매도 있고 다른 언니도 섞여 있다. 굳이 화자가 이니셜 뒤에 살짝 숨은 것은, 가정의 평화(?)를 지키면서, 쉽게 털어놓기 힘든 속내를 가장 솔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하다 내린 형식상의 선택이다. 그러니 너무 많은 '나'의 등장에 당황하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서 결혼에 대한 힌트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Part 1 결혼한 언니들이 털어놓는 좋은결혼 나쁜결혼 이상한결혼



결혼은 인생의 최대의 스트레스


혹자는 묻는다. 결혼이 인생 최대의 스트레스냐고. 일단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우리가 언제 근심 걱정 없이 순수하게 삶이 기뻐 죽겠다는 심정으로 산 적이 있었나? 이 세상에 명함 들이민 순간부터 스트레스로 점철된 시간을 거쳐 왔다. 떨어지면 죽는 줄 알았던 엄마젖을 뗐고, 도통 그게 그거 같던 구구단 외우기를 해냈고, 남자동급생들 앞에서 웃통 벗고 신체검사 받는 굴욕의 순간도 견뎠으며, 해외토픽 믿거나 말거나 시리즈에 오르내리는 한국 고교생의 역할도 무사히 끝냈다. 그런데도 결혼생활에 비하면 그 모든 게 새 발의 피다. 감을 잡을 수 있겠는가? 결혼생활은 마치 재능을 알뜰히도 우려먹는 학예발표회장과 같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괜히 전인교육 운운했던 것이 아니다. 전업주부로 살게 된다고 교육비용 날리는 거라 절대 심란해 하지 마라. 말하기, 듣기, 쓰기, 실험관찰, 사회, 음악, 미술, 체육,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과목이 없다. 이제 죽자고 외우고 외웠던 영어단어도 '오우, 컴온 베이비, 아임 유어 마미' 하며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고르고 골라 나와 많은 것이 통한다고 생각해서 같이 살게 된 남자가 남편이란 이름을 달면 말하기와 듣기가 안 된다는 것이다. 밤새워가며 통화하던 '말빨'은 어느덧 사라지고 '당신과 내가 말이 두 번만 왔다 갔다 할 수 있어도 힘내서 살아보겠다'는 야유를 퍼붓는 사이로 변하기도 한다. 비록 심심찮게 발생하는 경우긴 하지만 발상만 전환하면 극복 못할 문제는 아니다. 애초에 남녀는 한 주제에 관해 배경 지식이 다르고, 또 '실용 언어'와 '전문 언어'의 차이라는 게 있다. 사춘기 이후로는 나를 낳아준 부모와도 의사소통에 장애를 겪는데 머리에 피 마르고 난 뒤 만난 남편은 오죽할까. 애초에 스트레스 없는 결혼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공상 과학적이다. 그러므로 결혼 이후에도 듣기, 말하기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나쁜 남자를 결혼하기 전에 알아볼 수는 없을까?

여자 K는 태생적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주위에 친구들이 많다. K의 남편조차 이런 아내를 두고 '쌍문동 카운슬러'라고 부를 정도였다. K가 상담해준 여러 사람들 중에 한때 골프장 캐디로 일한 '캐디녀'가 있는데 남자 잘못 만나 인생 꼬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십 대 초반, 그야말로 '놈팽이' 같은 놈을 만나 애를 덜컥 배면서 캐디녀의 인생은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사회적 지위가 있던 부모에게 버림받은 것은 물론이고 이후 남자에게도 버림받은 것이다. 졸지에 미혼모가 된 그녀는 할 수 없이 주인집에 어린 딸을 맡긴 뒤 골프장 캐디로 일했다(그 주인집 큰 딸이 K였다). 그러다가 일터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녀보다 열다섯 살 연상에 다 큰 남매를 둔 이혼남이었다. 남자는 일종의 조직에 몸담고 있었다. 힘들게 홀로 딸을 키우던 캐디녀는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재혼을 했고 아들도 낳았다.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딸이 점점 비만아가 되는 게 골칫거리였지만 생활의 질은 확실히 높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치 영화처럼 자신을 버린 '과거남'에게서 전화가 왔다. '과거남'이 전화한 이유는 "(나는 네가 지난 과거에 한 일을 알고 있으니…) 돈 일 억 원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과거남은 동거녀까지 동원해 협박했고 캐디녀가 전화번호를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연락을 피하자 딸에게도 전화했다. 그는 자격도 없는 주제에 "내가 너 애비"라고 고백한 뒤 "너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거짓말로 딸의 정신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결국 캐디녀는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은행융자를 받아 남자가 요구한 돈 일부를 쥐어줬다. 남자는 옛정을 생각해 봐준다며 일단은 떨어져 나간 상태다. 캐디녀의 비극이 이로써 끝이 날지는 알 수 없다. 전화벨만 울려도 심장이 떨린다는 그녀는 지금 신경안정제를 달고 산다.



Part 2 결혼한 언니들이 털어놓는 겁나는 결혼의 완벽한 비밀



결혼, 시작과 함께 울리는 굉음


애초에 결혼날짜를 잡기까지 두 번밖에 본 적이 없는 시어머니가 예물과 한복을 쇼핑하러 같이 가고 싶다고 했을 때 거절했어야 옳았다. 처음에는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업에 성공한 A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를 것이라는 시댁의 배려가 다소 뜻밖이긴 했다. 하지만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굳이 거절해 점수를 잃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예비 시어머니와 단둘이 혼수시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결혼 전 남편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꿈이고, 화목한 집안이 자신의 자랑이라고 말했을 때 A는 일종의 동경심을 품었다. 다정한 부모 밑에서 구김살 없이 자랐을 남편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면 자신이 이뤄갈 가정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면서 아이를 낳으면 이상적인 엄마 아빠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시어머니와의 쇼핑이 불편할 거라 예상했지만 화목한 가정으로 들어가는 통과의례 같은 거라고 믿었다. 대부분의 결정을 부모 개입 없이 내리던 친정에서의 성장과정이 너무 정이 없는 증거라는 피해의식까지 가지고서 말이다. 상냥하고 쾌활한 시어머니는 쇼핑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천천히 따져보고 고르고도 자신이 잘 선택한 건가 고민하는 그녀와는 달리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척척 거침없이 고르고 가격 흥정이란 것을 하지 않았다. 그저 종업원이 안목이 훌륭하시다란 칭찬 몇 마디만 거들면 통과되었다. 몇 번이고 흥정해서 부르는 가격의 30퍼센트 이상을 깎는 알뜰한 친정엄마를 보고 자란 그녀로서는 거품 가득 끼었다고 사료되는 물건에 뭉텅이 돈을 지불할 때마다 손이 떨릴 지경이었다.



남편은 회사에 있으니 구원을 요청할 수도 없었고 시어머니에게 또박또박 의견을 내놓을 만큼 그녀는 당차지 못했다. 그저 황당해하는 그녀에게 시어머니는 웃으면서 "얘가 공부만 하다보니 순진해 빠져서 놀랐구나" 하는 식이었다. 그날의 쇼핑은 두 시간 만에 끝이 났다. 모조리 시어머니가 원하는 스타일의 물건에 예산은 이미 초과였다. 싫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자신의 취향이 아닌 화려한 예물과 한복을 맞춘 것이다. 그녀가 그 일을 남편에게 하소연했을 때, 남편은 사람 좋은 웃음을 날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그런 거 좋아하시거든. 며느리 데리고 다니며 얼마나 해보고 싶으셨겠어. 오늘 우리 엄마 정말 행복하겠다. 고마워." 예상과 다른 남자의 엉뚱한 반응에 그녀는 자신이 너무 옹졸한 건가 잠깐 헷갈렸다. 하지만 원하는 바를 똑 부러지게 주장 못한 자신에게 더 짜증이 나 있던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은 그냥 통과했다. 다만 결혼식이 끝나고 두 번 다시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불만을 소극적으로 표현했다. 지금 생각하면 신부는 그녀였는데, 왜 시어머니 기분을 맞춰 혼수를 마련했는가 싶어 기가 막히지만, 당사자인 자신말고는 아무도 부당하다 느끼지 않는 그 사건이 결혼제도의 복잡한 속사정을 상징하는 것 같다.



결혼해도 기름진 눈빛은 필요해

"애 학교 보내놓고 집에서 왔다갔다하는데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는 거야.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사랑아~' 하는 나훈아 노래 있잖아. '보고 또 보고, 또 쳐다봐도, 보고 싶은 내 여인아' 하는 그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온몸이 찌르르 하면서 막 서럽고 기분이 이상한 거야. 나도 저렇게 온전한 사랑 한번 받고 싶은 거야. 마음이 울컥 하면서 눈물이 줄줄 나오더라고. 거울을 보니 시들어가는 얼굴에 윤기 없는 머리카락에 내가 봐도 누가 사랑해줄 것 같지 않은 서른여덟 살짜리 여자가 거기 있어. 그냥 내 얼굴 보고 서서 미친년처럼 엉엉 울었지." 봄꽃이 너무 현란해서 계절 타나 하고 한숨을 내쉬며 친구가 말했다. "어디 봄꽃 때문이겠어? 훈아 오빠한테 삘 받은 거지. 그 약간 느끼하면서도 상냥한 살살 달래주는 듯한 눈빛 있잖아. 나 예전에는 그런 노래 들으면 닭살 돋고 거북했거든. 그런데 요즘은 왜 사람들이 트로트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조금 알겠어. 우리에겐 그 기름진 눈빛이 필요해. 기름기 결핍에 의한 눈물이라고나 할까?" 나도 맞장구쳤다. 결혼을 하고 나서 도리어 애정결핍에 시달린다. 아무도 진심으로 나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말했더니 아직 미혼에다 애인도 없는 친구가 "아주 염장을 질러요"라며 비아냥댄다. 그러면서 수도꼭지 하나 갈아줄 남편 없는 자신의 박복함을 하소연하기 시작한다. 그래, 울 신랑이 수도꼭지 정도는 눈 감고도 갈아 끼운다. 그렇다고, 그 수도꼭지가 기혼자도 사실 외롭다는 사실을 없애기라도 하냐? 일상생활 속의 나조차도 지극한 눈빛으로 봐줄 거라고 공갈쳤던 남편은 결혼과 동시에 소파와 TV리모컨과 사랑에 빠졌다. 리모컨이 없으면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연애시절 내게 잠시 보여주던 열정의 후유증과 유사하다. 뜨거운 레이저광선을 눈으로 쏘아대기에 소파랑 TV세트 사들고 따라왔더니 별책부록을 더 끼고 도는 격이다. 그렇다고 내가 소파를 질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신랑보다 양조위를 더 사랑하게 된 거다.



Part 3 결혼한 언니들이 털어놓는 오빠들에게 말하지 못한 잠자리 뒷담화



일부일처제는 미친짓이다?


"영화나 드라마보면 남자들은 여자들과 못 자서 안달인데 우리 남편은 왜 안 그래?" 아직 애가 없는 결혼 삼 년차 여자 후배 A는 굶주림에 지쳐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벌써 한 달째 하늘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혼 초에는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은 했는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으로 굳어가고 있다. 셈을 하면 일 년에 열두 번꼴인데 연애할 때도 두서너 달이면 달성하던 횟수를 일 년에 걸쳐 하고 있어 가끔은 왜 결혼했나 싶단다. 무릇 남녀 관계에서 섹스를 빼면 '앙금 없는 찐빵'과 매한가지 아닌가. "남편이 권태기냐?"라는 질문에 A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섹스를 안 할 따름이지 남편은 여전히 다정하고 스킨십도 넘친단다. 다만 자신만큼 섹스에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난 남자는 무조건 여자보다 성욕이 강하고 섹스를 더 좋아하는 줄 알았어. 근데 남편을 보고 있으면 그렇지 않아. 하루는 아예 대놓고 남편에게 물었어. 내 매력이 수명을 다했냐고. 남편이 아니래. 그럼 섹스 자체가 별로냐고 했더니 좀 그런 편이래." A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 몰래 핸드폰 통화기록도 훔쳐봤지만 바람으로 추정되는 이상 징후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남자는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찾는다던데, A의 남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아니면 그 힘은 단지 내 여자가 아닌 다른 예쁜 여자일 경우에만 통하는 것일까? 전혀 설득력 없지 않은 게 A도 흥분하는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연애할 때는 밀폐된 공간에만 들어서도 흥분됐지만 지금은 젤의 힘을 빌리고 싶을 때가 있다. 너무 안전한 공간과 익숙한 몸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에 만족도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결혼한 언니들에겐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결혼이란 게 한 남자와 하겠다고 서약을 하는 것도 포함되니 애인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섹스 측면에서만 보자면 일부일처제는 미친 것 같아. 내 입장에서 이건 한 남자하고만 평생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한 남자하고 할 기회가 이렇게 적은데 어떻게 하라고? 가끔씩 '그분'이 진하게 오시는데도 나의 유일한 윤리적 파트너가 게임만 하고 있으면 대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다니까."



바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맞바람을 도모하는 데 그쳤던 A와 달리 팔 년째 주말부부인 B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처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의 바람을 응징하기 위해 시작된 그녀의 바람이 이제는 생활화되어 항상 한두 명의 애인이 대기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남편의 바람 덕분에 제 속에 숨어 있던 '천부적 소질'을 발굴하게 된 것이다. 살림 솜씨가 깔끔한 그녀는 오전에 집안일을 말끔히 해두고 약속된 애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러 나간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먹고 스트레스 쌓이지 않을 만큼 몸을 풀고, 갖고 싶은 물건을 선물의 형태로 챙기면서 즐거운(?) 생활을 누린다. 원래부터 건강한 몸에 활발한 신진대사가 추가되니 그녀의 얼굴은 광이 나서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을 지경이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더니 그녀도 남편에게 외도를 들켰다. 한데 움츠러들기는커녕 "너는 바람 안 피웠니? 자신 있으면 이혼해" 하고 도로 큰 소리쳤다는 후문이다. 아직도 B가 이혼녀가 되었다는 소문은 없다. 얼마 전에는 남편 월급 모아 건물 하나 샀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A를 보면 바람은 배우자를 황폐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B를 보면 바람은 '헬스클럽 무료정기이용권? 재테크의 첨단을 걷는 신개념알뜰아내? 진정한 웰빙 라이프를 지향하는 21세기형 유부녀?'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치관에 혼란이 생긴다(그렇다면 그런 능력이 없는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났니?). 때로는 욕구 불만으로 남편을 들들 볶아 대느니 바람이라도 피워 숨이라도 쉬면 삶에 활기도 생길 테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남편과도 사이가 좋아진다면? 외도를 꼭 나쁘게만 볼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주위를 둘러봐도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 간 여인네들은 얼굴에 윤기가 도는 반면 그렇지 못한 여인네들은 사는 게 지겨워 죽을 지경인 표정을 짓고 있다. 외국의 한 심리치료 전문가도 외도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설파하지 않았던가. 그는 '바람직한 외도'가 기혼자들로 하여금 결혼 생활의 무력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단, 들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전문가도 권장한다는데 일반인이 무시해서야 되겠나 이 말씀이지(치료한다고 생각하라잖아!). 그런데 문제는 행동으로 옮기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상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왜 나는 B처럼 담대한 성격을 갖고 태어나지 못했을까? 그놈의 절개 지켰다고 열녀비 세워줄 사람도 없을 텐데!



Part 4 결혼한 언니들이 털어놓는 참을 수 없는 육아의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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