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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가르치는 기술

야스코치 테쓰야 지음 | 두리미디어
쉽게 가르치는 기술

야스코치 테츠야 지음

두리미디어 / 2008년 2월 / 216쪽 / 10,000원

01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르치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다섯 가지 역할

무언가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학자이면서 배우이고, 예언자이기도 하면서, 엔터테이너이며 또한 의사이기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게 이 말을 가르쳐 준 분은 故 하야시 키요타카 선생님이다. 지금의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르치기 중독' 환자지만 나를 이 길로 유혹한 사람이 바로 하야시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일이 끝나면 종종 아르바이트 강사들을 데리고 술자리에 가서는 '가르치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다섯 가지 역할'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나 지식, 테크닉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 이 다섯 가지 역할을 전부 해야만 진정으로 가르친다고 할 수 있다.

100을 알아야만 1을 가르칠 수 있다

우선 '학자'의 역할을 살펴보자. 이 말은 가르치는 사람은 공부를 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알면 하나를 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아니다. 100을 알아야 1을 가르칠 수 있다.



예를 들어, 'to 부정사의 종류'를 가르친다고 해보자. 이 때 to 부정사의 종류만 가지고 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to 부정사의 종류뿐만 아니라 종류 별로 각각 어떤 배경과 예문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 여러 문법책에 나와 있는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고서는 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일이란 매우 어렵다.



가르치는 사람에게 '이해하기 쉽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해하기 쉽다'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에게 엄청나게 많은 지식이 있다는 증거다. 그래야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이것은 이런 것이야"라고 설명할 수 있다. 반면에 지식의 깊이가 얕은 사람은 사소한 부분에 지나치게 얽매이고 불필요한 주변 정보까지 전달한다. 그래서 어디가 중요하고 어디가 덜 중요한지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이해하기도 어렵다.



가르친다는 것은 마음을 사로잡는 행위

'배우'로서의 역할을 살펴보자. 이것은 말할 때의 억양 · 간격 · 시선 처리 · 복장 · 헤어스타일 · 몸가짐 같은 부분을 가리킨다. 가르친다는 것은 사람 앞에 서서 사람을 사로잡는 행위다.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말하는 방식이나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 등의 '배우'로서의 기술도 철저히 연구해서 다듬을 필요가 있다.



듣는 사람이 절대 질리지 않도록, 말할 때 목소리의 강약과 간격을 조절하며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선을 산만하게 두지 않고 골고루 분산시켜서 듣는 사람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서서 가르치는 사람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듣는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몸가짐을 바로 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가르치기 이전에 믿음을 주어라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길흉화복을 점(占)치는 것은 사라지지 않은 풍습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주역 · 손금 · 점성술 · 타로 카드 등 다양한 도구로 점을 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거짓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믿고 싶다'는 것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은 배우는 사람의 이런 마음을 예언자의 입장에서 '지지'해주는 것이다. "너라면 반드시 성공할 거야"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배우는 사람에게 "항상 성공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로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가르치는 사람은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배운다'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상대방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유머'를 담아 재미있게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는 현장에는 전통적으로 '설명'과 '유머'를 번갈아 배치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 재미있는 유머로 시작하고 단숨에 내용을 설명한 다음 약간의 여유를 주는 유머를 넣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끝내는 식이다. '유머 설명 유머 정리'의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60분이나 90분이나 하는 강의를 설명과 유머라는 파트로 나누어 강의를 구성하여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한 유머가 통하지 않고 분위기가 식으면 등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그 다음 상황으로 쉽게 이어가지 못한다. 계속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기 쉽다. 그러나 유머를 사용하겠다고 결심했다면 한 번 실패하더라도 기죽지 말고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해 보자. 사실 듣는 사람들이 웃지 않는 것도 긴장했기 때문이다. 또는 예의나 체면 때문에 웃기면서도 웃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머가 통하든 안 통하든 교실에서는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고형인가 암기형인가를 판단해서 가르친다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의사'로서의 역할이 있다. 상대방이 질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사고형'인가 '암기형'인가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고나 암기 둘 중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이 둘을 적당히 조정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각각 어떤 타입인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충고를 해주는 것이 의사로서의 역할이다.



생각하는 방식이 판단하고 이치를 따지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한 단계 한 단계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 할 수 없는 유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식으로 충고를 한다. "생각하지 마. 좀 더 바보가 돼 봐. 이런 건 그냥 외우면 된다니까!"



한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는 좀 더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 보고 생각해야 해. 항상 아무 생각 없이 외우기만 하지? 그러지 말고 확실하게 따져 보고 생각하는 게 지금의 너에게 중요해."



가르치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다

진정으로 가르치는 일에 프로인 사람은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어야 한다. 상대방의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강하면 그것을 상대방에게 간파 당한다. 그런 사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가르치는 사람은 '준다는 것'에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보답을 기대하지 않아도 가르친 만큼 반드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보답은 분명히 있다. 물론 그것을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직접적인 보답 같은 것이 없어도, 열심히 가르친 사람과 배운 사람은 매우 강한 정신적 유대감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02 잘 가르치는 사람일수록 쉽게 가르친다



어디까지 가르치고 어디서부터 가르치지 않을 것인가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나름의 지식과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가르쳐 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배우는 쪽에서 원하는 것은 업무 기술이나 입시 합격 등 눈앞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지식이나 기술이다. 그 외의 것은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배우는 사람의 목적 달성에 상관없는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수업을 듣는 사람이 흡수할 수 있는 지식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가르치고 싶은 것이 100이라고 할 때 그것을 전부 시간 내에 가르치려고 하면 무리가 된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 확실하게 이해하고 기억하는 걸 최고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가르칠 내용을 엄선해야 한다. 가르치고 싶은 것이 100이라고 할 때 그중 가장 중요한 10까지 범위를 좁힌다.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기억시킨 다음 나머지 90을 공략할 발판으로 삼는다. 아예 준비 단계에서부터 가르칠 내용과 과감히 잘라낼 부분을 정하고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으로 압축해야 한다.



논리 블록을 알면 강의가 즐겁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는 이야기의 요점을 상대방에게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 신경 써서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때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내용을 4단계로 구성해 이야기하는 '논리 블록'이라는 방식이다. 그 기본이 되는 부분을 다음의 표로 살펴보자.



'논리 블록'을 이용한 대화 구성법의 예

{{{{ 블록

}}{{ 예문

}}{{①화제 제시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애견가입니다.

}}{{②주제 뒷받침

}}{{개는 인간을 중요한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여기에 호

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③구체적인 예시와 반론 제기

}}{{제 애견의 이름은 '시로'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시로가 흠뻑 젖은 채 버려져

있는 것을 구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 … (중략) … 지금은 완전히 식구의 일원

입니다. 저에게 시로가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 (중략) … 시로도

우리들과의 만남으로 충실한 인생, 아니 개의 삶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④결론

}}{{이런 일을 경험하고서 저는 제 천직을 찾았습니다. 버려진 개를 보호하고 맡아

서 키워줄 사람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



맨 처음 블록인 화제 제시에서는 '도입'이라는 목표가 있다. 여기서는 이야기의 마지막에 등장할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주장을 한다. 그 다음은 주제를 뒷받침해주는 내용이 뒤따라야 한다. 이 뒷받침이라는 블록에서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나 이유 또는 배경을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 구체적인 예시와 반론 제기의 블록에서는 말 그대로 구체적인 사례나 이야기 혹은 반론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맨 처음의 주장을 단숨에 전개시켜서 말하고 싶은 것을 주장하며 마무리한다.





하나를 가르치되 열을 깨치게 하라

1회의 강의에서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은 매우 한정돼 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강의에서 가르치는 사람은 중요한 10가지 지식(핵심 지식)을 단서로 나머지 90가지를 수강생이 스스로 공략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면서 설명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가르친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에게 후쿠이 현의 지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오늘은 후쿠이 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원인] 여러분, 후쿠이 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후쿠이 현은 동해 쪽에 있지요. 동해 쪽은 겨울이 되면 북 서계절풍이 붑니다. 계절풍이라는 것은 습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서계절풍이 불고 난 뒤에는 어떤 일 이 일어날까요?

[결과] 그렇죠. 그러면 눈이 많이 오겠네요.

[원인]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는 어떤 것이 발달했을까요? 겨울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잖아요. [결과] 뭐가 발달했나요? 그렇죠. 부업입니다. 즉 가내 공업이 발달하면서 전통 공업이 생겨난 것입니다. 자, 그럼 후쿠 이 현에서 발달한 전통 공업을 한 가지만 기억해 둡시다. 그것은 뭘까요? '와카사 칠기'입니다. (여기서 칠판에 크 게 '와카사 칠기'라고 필기한다.) 네, 교과서 빈곳에 '와카사 칠기'라고 써 놓으세요. 오늘은 이것만큼은 반드시 외 워 두세요.

}}

}}



이런 식으로 핵심 부분을 인과관계로 꼼꼼히 설명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배우는 사람을 길러 준다.



핵심 내용은 가르친 즉시 외우게 하라

내가 중시하는 것은 '연습 · 복습 · 확인'이다. 먼저 강의하는 중에 항상 '연습'할 시간을 끼워 넣는다. 예를 들어, 90분짜리 강의면 우선 40분 동안 기초 지식을 강의한다. 그것이 끝난 후 그 내용을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20분 동안 간단한 연습문제를 풀게 한다. 다음 30분 동안 답을 맞춰 보면서 해설을 하고,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이후 '복습'할 시간을 마련한다.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5~10분 정도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한다. 이것은 그 날에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는 테스트다. 그러면 그 날의 강의가 끝난다.



배운 것은 머릿속에 확실하게 정착시켜라

수강생에게 "이해했어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을지라도 "이해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이런 말들을 무턱대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실제로 확인 테스트를 해 보면 20~30점 정도의 점수밖에 못 받는다. 이때 내가 활용하고 있는 테스트 유형이 '누적형' 테스트다. 이것은 첫 강의에서 A를 가르쳤다면 두 번째 수업 시작할 때 A를 테스트한다. 두 번째 수업에서 B를 가르쳤다면 세 번째 수업 시작할 때 A와 B를 테스트한다. 세 번째 수업에서 C를 가르쳤다면 네 번째 수업 시작할 때 A와 B와 C를 테스트한다. 이런 식으로 항상 누적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이라면 마지막 테스트에서는 배운 것을 전부 마스터하지 않으면 합격 점수에 도달하지 못한다.



지루하지 않은 수업의 첫째 조건은 의외성

고등학교 시절, 이과 선생님이 이상한 모습으로 꽃을 들고 등장했던 적이 있다. 보통 그 선생님 수업에서는 새근새근 자곤 했지만 그날 수업에서는 '뭐 하는 거지'라는 기분이 되어 끝까지 계속 강의에 집중했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선생님이 "자,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나가셨을 때는 '한방 먹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시한 잔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나 강의에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온갖 방법을 써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한 예다.



정말 중요한 내용은 자료에 쓰지 않는다

그 날의 강의나 세미나에서 배울 것을 전부 배부 자료에 써넣으면 미리 내용을 읽은 수강생에게는 강의 시간이 자료를 읽는 시간 같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듣고 있어도 전혀 재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누어주는 자료에는 그 날 가르칠 '중요한 것'은 적지 않고 빈칸으로 두는 것이 철칙이다. 강의나 세미나에서 그 부분을 설명하고 교재나 프린트물의 빈칸을 채우게 한다. 그러는 편이 듣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할 수 있어서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듣게 한다.



03 먼저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라



한 번쯤은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본다

'사자는 자기 새끼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일부러 자기 새끼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서 강하게 키운다는 의미인데, 이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아도 의욕을 가지고 계속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르치는 것의 최종 목표다. 학생이 원하는 대로 실력이 늘길 바란다면 때가 되었을 때 마음을 모질게 먹고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야 한다. 다만 너무 높은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학생이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의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에는 우선 설명을 하고 연습문제를 풀게 한다. 물론 이렇게 설명을 먼저 하다 보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이 없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의 실력이 어느 정도의 단계에 이르면 설명과 연습문제의 순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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