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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한나 홈스 지음 | 지호
1. 먼지 입자 속의 세계

먼지는 지금껏 인류의 역사에서 뒷전에 밀려나 있었지만, 이 책에서 우리는 상상을 뛰어넘는 먼지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먼지들은 지구와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위협하고, 어떤 먼지들은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이로움을 준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아주 매혹적이다. 나는 모든 먼지들을 세밀하게 관찰할 것이고, 결국 먼지는 우리 앞에 자신의 비밀스러운 삶을 드러낼 것이다. 얼마나 많은 먼지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까? 다시 말해 지표면 위로 상승하는 먼지의 양이 정확히 얼마나 될까? 이런 먼지 입자는 워낙에 작은 데다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에 그 양을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4백만 년 전쯤 인류의 조상은 자연의 먼지를 증가시키기 시작했다. 인간은 불을 도구로 이용하면서 그을음을 만들어냈다. 그 후 금속의 신비가 밝혀지면서 뜨겁게 달군 청동, 철, 구리, 금, 은에서 발생한 미세한 기포로 인해 매연이 점점 심각해졌다. 방적업의 출현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동식물의 섬유조직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게 됐다. 마지막으로 산업혁명과 함께 인간이 만들어내는 먼지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9천만에서 1억 톤에 이르는 유황이 화석연료를 쓰는 공장에서 발생한다. 주로 석탄을 쓰는 화력발전소에서 많이 나오지만 석유를 사용하는 공장이나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양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는 대기 중에 있는 천연의 유황기포 하나당 인간이 만든 3~5개 정도 기포가 수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지구의 연료 소비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먼지와 인간의 삶은 오랜 세월 복잡하게 얽혀왔다. 8천 년 전, 중국의 농부들은 중원(中原)의 하늘에서 내려앉은 엄청난 양의 사막 먼지의 이점을 알아냈다. 백 미터가량이나 쌓인 이러한 흙먼지는 곧바로 경작이 가능했으며 농작물 성장을 위한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늘날 미국의 중부 지방을 포함해 전 세계에 있는 비슷한 종류의 먼지 퇴적층은 농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오래된 먼지를 파헤치는 일은 불행하게도 예기치 않은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떠도는 먼지의 일부는 두려우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악당과 같은 존재다. 산업화가 야기한 유독성 먼지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평범하지만 오래된 사막의 먼지에는 특유의 어두운 일면이 있다.



7천 5백만 년 전, 사막의 단순한 먼지는 지상을 누비고 다니던 공룡을 상대로 교묘하게 덫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무시무시한 생명체가 지상에서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동안, 주변의 모래언덕을 뒤덮은 먼지는 이들을 매장시키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그토록 오래전에 벌어진 살인 현장을 재구성하고, 보잘것없는 먼지로만 간과해온 것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는 작업은 탐정 수사를 방불케 했다. 뒤에서 자세히 볼 것이다). 우리의 과거는 바로 먼지 속에 있다. 우리의 미래-저마다 다른 개별적인 미래-의 비밀 역시 대기 중에서 보이지 않게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룡의 시체가 남긴 먼지가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시신이 남길 먼지 역시 대기를 떠돌게 될 것이다. 우리 몸은 땅에 묻혀 결국 흙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후 우리가 묻힌 땅에 수백 년 혹은 수백만 년에 걸쳐 침식작용이 일어나면서 우리 몸은 산산이 흩어지게 된다. 시신이 화장된 뒤에 뿌려졌다면 훨씬 빨리 먼지의 대열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먼지 상태가 되는 걸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오늘날 일부 사람들은 과감한 시도를 벌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해진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 설령 시신이 지구의 종말까지 남아 있더라도 미래에는 결국 먼지가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수십 억 년에 걸쳐 태양이 서서히 소멸해감에 따라 지구가 뜨겁게 가열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한때 우리의 터전이던 지구는 한줌의 먼지가 되고 태양풍에 휩쓸려, 먼지 가득한 은하수 너머로 사라질 것이다.



2. 별들 사이의 삶과 죽음

1054년 하지 무렵, 높이 세운 석조 천문대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던 중국의 천문학자는 놀라움으로 한동안 숨이 멎는 듯했다. 벌건 대낮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불그스레한 백색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어둠이 깔리면서 그 이상한 별은 더욱 맹렬히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복잡한 천도(天圖)뿐만 아니라 천체를 본떠 만든 그럴듯한 천구까지 갖춘 중국의 천체학자들은 그러한 '손님별(guest stars)'의 출현을 천 년 이상 주목해왔다. 그들은 이렇게 우주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밝은 방랑별을 매우 중시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슨 별이었을까? 오래전 중국의 천체학자는 그런 별에 최고의 찬사를 덧붙인 해석을 내놓았다. "황공하오나 소인은 손님별을 보았습니다"로 시작되는 천체학자의 기록은 황제에게 아첨하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손님별이 원주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과 밝게 빛나는 별의 광채가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가 올린 상소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손님별은 점차 희미해져갔다. 그리하여 가을 무렵에는 한낮에 밝게 타오르는 손님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손님별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의미가 바로 그렇게 희미해져 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더 밝은 천체를 찾아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렸다. 그러는 사이 손님별은 어두운 먼지 구름에 휩싸여갔다. 이렇게 버려진 먼지는 거대한 자궁 속으로 모여든 뒤 다음 세대의 별을 탄생시킨다. 손님별에 대한 중국인의 기록을 깨는 데는 그로부터 장장 천 년이 걸렸다. 그토록 중요한 손님별의 위치가 드디어 밝혀진 것이다. 하늘을 향해 망원경을 이리저리 돌리던 독일의 천문학자는 게성운으로 알려진 성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우리 은하 안에 위치한 게성운은 지구에서 7천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그는 손님별이 오래전 초대형별의 폭발로 생긴 초신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요컨대 이 별은 찬란한 일생을 살았다. 처음에 별은 소량의 먼지가 함유된 공 모양의 가스 덩어리로 시작됐다. 그 속의 원소는 다 합쳐도 아홉 가지에 불과했다. 수백만 년이 지나 별의 중심부에 있는 용광로의 연료가 대부분 타버렸다. 별은 몸부림치면서 가스로 이루어진 외피를 벗어던졌다.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는 게성운처럼 매혹적인 손님별을 목격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은하에 있는 천 개의 별 중에 초신성으로 생을 마감할 만큼 큰 것은 하나밖에 없다. 초신성이 만들어내는 먼지는 신비스럽기는 하지만 그렇게 실용적이지는 않다.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탄소나 질소 같은 원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느리게 흘러가는 우주 시계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거인 별보다 작은 별들은 은하 내에서 끊임없이 먼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은하에는 그 크기가 제각기 다른 별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데, 그 대부분은 소멸하면서 우주 공간에 먼지를 남긴다. 건강한 중년의 별은 연소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뜨거운 대기에서 불연속적으로 먼지를 토해낼 것이다. 데이비슨의 말을 빌리면, 아마도 오늘날의 게성운은 있는 힘을 다해 섬광과도 같은 먼지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갓 태어난 먼지는 바깥쪽으로 돌진하면서 다음 번 생을 향해 나간다.



이따금씩 지구로 유입되는 외계의 먼지는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은하에는 소멸하는 별들이 가득하며 그런 별이 남긴 먼지가 사방으로 날아다닌다. 설령 우주가 먼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태양계는 그런 먼지를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 각각의 먼지 입자는 태양을 향해 나선을 그리면서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햇빛을 가릴 만큼 두껍지 않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 위치를 알고 있다면 쉽게 볼 수 있을 만큼은 존재한다. 황도대에 있는 흐릿한 먼지의 삼각형은 춘분이나 추분 즈음에 캄캄한 시골의 밤하늘에서 쉽게 발견된다. 지구를 쓸고 지나가는 햇빛은 다른 행성을 향하고 있는 쐐기 모양의 먼지를 환하게 비춘다. 그러한 먼지는 봄에는 해가 진 뒤에 서쪽 수평선에, 가을에는 동이 트기 전 동쪽 수평선에 걸려 있다.



3. 빛 그리고 쏟아지는 우주 먼지의 비밀

지구는 날마다 수백 톤이 넘는 우주 먼지를 끌어들이고 있는데, 이는 과학자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행성에서 부서져 나왔거나 혜성이 남기고 간 먼지 입자에는 그보다 작은 크기의 수많은 먼지 입자가 들러붙어 있다. 그렇게 작은 먼지 입자에는 지구의 탄생 혹은 그 이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검은 탄소, 유기분자가 포함돼 있다. 우주 먼지에 포함된 가장 오래된 입자에는 오래전에 사라진 별들의 비밀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때로 이런 입자를 둘러싼 화학물질은 과거에 먼지 구름 내부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작은 입자들이 들러붙어 있는 방식은 태양과 행성들이 형태를 갖춤에 따라 먼지가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여준다. 천체 물리학자인 돈 브라운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는 모두 별의 내부에서 온 것이죠. 태양계를 떠도는 우주 먼지를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기원을 밝힐 수 있을 겁니다." 우주 먼지 연구의 개척자나 다름없는 브라운리는 최근 이러한 우주 먼지를 얻기 위해 우주선을 띄우기도 했다. 헝클어진 머리칼에 밝은 초록색 셔츠를 입은 브라운리는 우주 먼지의 대부(代父)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다소 젊은 편이다.



먼지의 비밀은 참으로 풀기 어렵지만 동시에 흥미롭기 그지없다. 브라운리는 어깨를 구부정하게 굽히며 이런 투로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우리로선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일이죠. 대단하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과학자들은 꾸준히 단서를 얻고 있는 중이다. 우주먼지의 끊임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지구의 먼지는 나날이 풍부해지고 있다. 아무리 희박하더라도 지구에는 평균 잡아 1제곱미터당 한 개의 우주 먼지가 날마다 유입된다. 통계적으로 볼 때, 여러분의 자동차 지붕에는 매일 한 개의 새로운 우주 먼지가, 그리고 집 지붕에는 열 개가 넘는 새로운 우주 먼지가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하루 동안만 마당의 잔디에 누워 있어보라. 유리질의 작은 알갱이나 혜성의 먼지가 남긴 정교한 부스러기가 여러분 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브라운리는 이렇게 말한다. "우주 먼지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걸 들이마시고 있죠. 어디에 누워 있든 우주 먼지가 날아들 겁니다."



4. 치명적인 사막의 먼지

어떤 끔찍한 일이 빅 마마에게 일어났던 걸까? 빅 마마는 공룡이다. 학술용어로는 오비랩터(Oviraptor)로 알려진 녀석은 타조만 한 크기에 생김새도 타조와 비슷했다. 빅 마마는 바다거북처럼 넓은 주둥이에 사람 손가락 길이 정도 되는 구부러진 발톱을 갖고 있었다. 1923년, 고비 사막의 주홍빛 사암에서 최초의 오비랩터 해골을 발견한 탐험대는 이 동물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오해했다. 해골이 둥근 화석 알둥지 주위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라틴어로 '알 도둑'이라는 뜻의 종명이 붙여졌다. 1993년에 추가로 발견된 화석 덕택에 공룡의 명예는 회복됐다. 화석 중의 하나는 같은 공룡의 알이었으며, 그 속에는 태아 상태의 오비랩터가 웅크리고 있었다. 두 번째 화석은 쭈그린 채로 또 다른 알을 품은 성장한 오비랩터였다. 뭔가 착오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알 약탈자(Oviraptor)가 아니라 알 보호자(Ovipro-tector)였던 것이다. 이런 오비랩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판단할 수 없었지만 화석에는 '빅 마마(Big Mama)'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렇게 훌륭한 어미를 둔 공룡 알은 대략 7천 5백만 년 동안 사막에 묻혀 있었다. 공룡 알은 결국 타원형의 화석이 될 운명이었다. 오랜 세월 고비 사막을 뒤덮고 있던 모래가 마침내 걷히면서 드러난 고대 생명체의 뼈와 알은 공룡이 자신들의 새끼를 돌보기 위해 쏟았던 헌신을 고생물학자들이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화제로 떠오른 오비랩터는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다시는 알둥지를 떠나지 못하도록 공룡을 그렇게 빠른 시간 동안 깊숙이 파묻은 것의 정체는 뭘까? "어찌 보면 그건 먼 옛날에 벌어진 미궁의 살인 사건이나 다름없죠." 뉴욕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의 유명한 공룡관을 재설계한 지질학자 로웰 딩구스는 느린 말투로 얘기했다.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인 딩구스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사막의 열기와 씨름하며 7월을 숱하게 고비 사막에서 보냈다. 물론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는 먼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상당히 복잡하다. 이를테면 사막에 묻힌 것은 자식 사랑이 끔찍했던 오비랩터만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종류의 공룡과 파충류, 조류가 알둥지에 묻힌 오비랩터만큼이나 갑작스레 이곳에 매장됐다. 그 희생자는 전차처럼 생긴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에서부터 거북, 작은 원시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몽골과 중국의 접경 지역에 펼쳐진 고비 사막 전역에서 푸석푸석한 사암이 부서지면서 이들의 척추와 이빨, 갈비뼈가 드러나고 있다.



먼지가 어떤 방법으로 이들 동물을 대량 학살했든 간에 그 일은 고생물학자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오비랩터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고비 사막에서 발견된 공룡 뼈는 실제로 그들의 행동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공룡의 삶에서 그런 일은 흔치 않다. 대개 죽은 공룡의 사체는 부패하면서 분해되고 땅 여기저기로 흩어진다. 땅 속에 함유된 산(酸)은 흩어진 공룡의 뼈를 차츰 부식시킨다. 죽은 공룡이 산의 위협을 피해 강물로 떨어질 만큼 운이 좋다고 해도 몸뚱이가 썩어가면서 그 뼈 역시 흩어지는 걸 피할 수는 없다. 좋은 화석이 만들어지려면 뼈가 신속하게 묻혀야 한다. 물론 그 가능성은 낮다. 좋은 골격이 만들어지려면 동물이 통째로 재빨리 묻혀야 한다. 그 가능성 또한 지극히 희박하다. 그럼에도 고비 사막에서는 살아 있을 때와 같은 자세로 굳은 완벽히 보존된 공룡 뼈를 발견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영문을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작은 뼈가 보존돼 있다. 반들거리는 화석 알껍데기 속에는 공룡 태아의 장난감 크기만 한 흰 뼈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연필심 같은 다리뼈와 쌀알 같은 척추가 있는 포유류의 조상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빅 마마의 떠다니는 먼지는 그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만이 아니다. 침식작용으로 전 세계에서 대량의 먼지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초목이 많은 지역에서 먼지는 식물이나 습한 흙에 재빨리 들러붙었다. 반면 건조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먼지는 바람에 실려 날아갈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런 먼지의 극히 일부만이 높이 올라갔다가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하고 떨어졌다. 그 탁한 먼지에는 바람이 지구의 표면에서 거둘 수 있는 모든 것이 조금씩 포함돼 있었다. 아주 오랜 옛날, 먼지를 가장 높이 날려 보낸 지역이 어디인가 하는 것은 그저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지표면에서 먼지가 많은 지역을 순회하다 보면 그 옛날 오비랩터의 머리 위에서 음모를 꾸민 먼지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먼지의 본 고장은 사하라 사막이다. 대부분의 사막은 기반암과 자갈이 깔려 있으며, 그런 돌 모퉁이에 작은 모래 알갱이가 흩어져 있다. 그에 반해 사하라 사막은 5분의 1가량이 모래로 덮여 있으며 모래 언덕이 3백 미터까지 솟아 있다. 텍사스 주의 네 배에 해당하는 넓이가 5층 건물 높이까지 모래에 파묻혔다고 상상해보라. 다른 모래 알갱이의 폭격에 힘입어 튀어 올랐다가 소금과 햇빛에 서서히 분해되는 모래를 상상해보라.



5. 끊임없이 하늘로 올라가는 먼지

바다는 막대한 양의 소금을 만들어낸다. 물방울의 형태로 바다 표면에서 튀어 오른 소금은 대기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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