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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맛집 BEST 30

이유진 지음 | 중앙일보시사미디어
Davidburke & Donatella



달걀 껍질 그릇, 막대사탕 치즈케이크… 이벤트가 넘치고 웃음꽃이 핀다

'데이비드버크 & 도나텔라(Davidburke & Donatella: DB&D의 주방장인 데이비드는 26세 때부터 각종 요리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아메리칸 요리를 승화시켰다. 뉴욕에서도 알아주는 요리사인 데이비드와 새로운 음식 문화를 추구하던 레스토랑 주인 도나텔라가 만나 탄생한 곳이 바로 레스토랑 DB&D다.



이 레스토랑에는 고객들의 눈길을 끄는 '이벤트'가 참 많다. 특히 포크가 접시 위의 작은 구멍에 꼿꼿하게 끼워진 채 나오는 것은 가위 프레젠테이션의 '혁명'이다. 고급 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거위 간이 초콜릿과 함께 요리된다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다. '이보다 더 창조적일 수 없다'는 비평이 아깝지 않은 만큼 음식이 지니는 기존의 틀을 깨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된 DB&D의 접시들. 시각적인 즐거움이 넘치는 이곳 요리는 손님들로부터 감탄사와 웃음을 자아낸다.



실내 인테리어는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도,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나 홀로 식사를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강렬한 립스틱을 연상시키는 빨강이 주가 돼 모던하면서도 포근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짙은 초콜릿과 바닐라 색상의 타일 무늬 카펫, 화려한 꽃 장식,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크기의 샹들리에 모두 데이비드버크와 도나텔라의 세련된 미적 감각과 위트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유독 관심을 끄는 장식품이 보이는데 그것은 달걀 모양의 예술품이다. 유심히 보니 레스토랑을 홍보하는 엽서와 웨이터가 건네주는 메뉴에도 살아 움직이는 재미있는 달걀 그림이 등장한다. 달걀 껍질이 요리 그릇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생명을 의미하는 달걀로 자기만의 요리를 창조해 음식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싶다는 주방장의 뜻이 엿보인다.



〈 Mustard Crusted Tuna 'Teryaki〉

전채 요리 중의 백미는 망고와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크랩 케이크와 새 우 뎀푸라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게살, 바삭바삭한 촉감이 입안에서 즐 거움을 주는 새우 뎀푸라(Pretzel Crusted Crabcake and shrimp Tempura), 그리고 시큼한 과일 소스가 어우러져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 사한다. 겉을 바싹 튀긴 참치회, 미역 줄기, 김에 말아놓은 소바 국수, 타피오카, 그리고 조그마한 게, 각자 개성 있는 모습으로 접시 위를 장식하는 참치 데리야키 요리(Mustard Crusted Tuna 'Teryaki')는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걸작이지만 맛 또한 오묘하기 이를 데 없다.





재료만 봐서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식이 많지만 막상 요리가 된 접시를 보면 신기하게도 궁합이 잘 맞는데, 이는 주방장의 센스 있고 절제된 상상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주방장의 아이디어와 유머가 가장 돋보이면서 레스토랑을 대표하는 메뉴로는 막대사탕 치즈케이크(David Burke's Cheesecake Lollipop Tree)가 있다. 초콜릿이 덮인 동그란 모양의 치즈케이크가 막대사탕 접시에 꽂힌 채 등장한다. 주방장 데이비드가 특허를 받았다는 버블검 맛이 나는 소스와 함께. 맛과 멋을 한껏 뽐내며 데이비드버크 & 도나텔라의 화려한 피날레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Gramercy Tavern



격조 있는 만찬? 캐주얼 레스토랑? 인기 만점의 '두 얼굴의 레스토랑'

뉴요커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꼽으라면 어디를 고를까? '그래머시 태번'을 거론하지 않을까. '그래머시 태번'은 까다로운 음식 평론가들이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을 매년 50개씩 선정하는 단체인 '더 월드50 베스트(www.theworlds50best.com)'에서 45위로 선정한 곳이다. 45위라면 그리 높은 순위가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 최고 50개 레스토랑 중 하나로 선정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인가. 실제로 그래머시 태번에서는 훌륭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고급 차이나 그릇, 다양한 와인 컬렉션, 여기에 친근감 있고 편안한 공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태번(tavern, 선술집)'이라는 단어가 갖는 이미지에는 아늑함, 목재로 꾸며진 방, 맥주를 가득 채운 큰 컵, 그리고 흥겨운 대화 등이 있다. 그렇다면 그래머시 태번은 어떨까? 그래머시 태번에서는 품위와 격조가 있는 식사는 물론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편안한 식사도 가능하다. 레스토랑 실내가 음식과 인테리어가 조금 다른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 Main dining room〉

'메인 다이닝 룸(main dining room)'이라고 불리는 뒤쪽의 공간 은 앞쪽의 보다 캐주얼한 '태번 룸(tavern room)'에 비해 우아하 며 고급스럽다. 하얀 시트가 주름 하나 없이 깔린 테이블 위에 서는 와인 글라스가 적당히 낮은 조명을 받아 반짝이며, 사방 벽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예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그리고 잎사귀가 무성한 나무 넝쿨이 멋스럽게 실내 전체를 장식한다. 포근하면서도 왠지 모를 비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 Tavern room〉



태번 룸은 메인 다이닝 룸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테 이블 위에 놓인 꽃들, 이곳저곳을 장식한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리고 발랄한 음악 등은 태번 룸을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예약 없이도 하루 종일 편안한 식사가 가능한 게 바로 이 공간이다. 저렴하지만 분위기 있는 점심을 찾는 비즈니스 뉴요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그래머시 태번의 음식 재료는 계절에 따라 항상 바뀐다. 따라서 메뉴도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 이곳의 키 포인트는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되 조리 과정은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독특하고 창조적인 콤비네이션을 뽐내며 손님을 흥분시키기도 한다.



메인 룸의 '강추' 메뉴로는 셀러리 뿌리가 차우더 수프의 느끼함을 없앤 깔끔한 셀러리 차우더 수프, 무려 8시간 동안 레몬 주스에서 천천히 익힌 하마치 생선 요리 등이 있다. 태번의 인기 요리에는 두껍게 자른 삼겹살이 있다. 기름이 윤기 나게 흐르는 두툼한 고기가 입 안에서 부드럽고 감미롭게 씹히는 것이 일품이다.



그래머시 태번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이곳 특유의 디저트다. 소르베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 나오는 조그마한 팬 위에 '배 파이'는 차가움과 뜨거움, 신맛과 단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뉴욕에서 최고로 사랑받는 레스토랑에서 히트한 메뉴다.



Sumile, Stanton Social



연인과 나눠 먹는 '타파스 레스토랑' 맨해튼의 음식문화를 바꾼다

미국 레스토랑에서는 음식을 요란스럽게 나눠 먹거나 포크가 상대방 접시를 넘나드는 것은 다른 손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례한 행위다. 그런데 외식문화의 선두 주자인 맨해튼에 최근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많은 레스토랑이 나눠 먹는 것을 테마, 그리고 홍보 전략으로 삼아 뉴요커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접시 크기가 작고 음식 양도 많지 않다. 일명 '타파스(tapas)'라고 불린다. 메뉴판에 있는 거의 모든 요리가 소량으로 감칠맛 나게 준비된다. 한 사람이 한입 맛볼 수 있을 정도다. 테이블 전체 인원이 여러 가지 요리를 다양하게 접해 보도록 하는 것이 타파스 레스토랑의 취지이자 장점이다.



타파스의 원조는 스페인이다. 하지만 맨해튼 레스토랑에서는 서양식은 물론 동양식으로까지 타파스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같은' 타파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개의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Sumile〉

동양 음식이 주가 되는 '쑤미레(Sumile)'는 음식, 그리고 레스토랑 분위기가 모두 차분하다. 커다란 흰색 접시 위에 입 안에서 녹아버릴 듯 부드러운 오리고기와 쫄깃한 라면 국수, 그리고 잔잔한 맛의 소스가 단아하게 담겨 나온다. 그 모습이 참으로 순결하고 우아해 감히 젓가락을 갖다 대기가 망설여진다. 상큼한 수박과 살짝 익힌 문어 샐러드 역시 그 신선함과 섬세함이 놀랍다. 그 외에도 쑤미레만의 독특한 아로마와 산뜻한 맛을 자랑하는 게살 요리, 생선회, 각종 생선 요리, 그리고 닭고기 등 동양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타파스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Stanton Social〉



계 방방곡곡의 음식을 퓨전 형식으로 선보이는 '스탠튼 소셜(Stanton Social)'은 쑤미레보다는 현대적이며 활기차다. 50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타파스를 자랑하는데 요리 하나하나가 매우 창조적이다. 양파 수프를 만두피 속에 숨겨 놓은 '프렌치 양파 수프 만두'를 비롯해 땅콩이 수북이 뿌려진 '소고기 라비올리', 고추냉이 소스를 얹은 매콤한 연어와 메밀 국수 모두 참신하고 경쾌하다. 건장한 남성들이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하게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지금까지 맨해튼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 Stanton Social의 크로켓〉

비즈니스 파트너와 친밀해지기에는 이 같은 타파스 레스토랑이 제격이다. 전채 요리 메인 요리 디저트로 마무리되는 형식적인 식사와 달리 여러 사람이 다양한 요리를 다정하게 나눠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접시씩 느긋하게 비워가며 오랫동안 테이블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타파스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다 보면 편안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계산서'다. 한입 베어 물고 나면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관계로 접시의 개수는 무섭게 늘어날 것이다. 메뉴에 적혀 있는 낮은 가격 때문에 주문은 자꾸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식사 후 계산서를 몇 번이고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The Modern



요리야? 예술이야? 피카소 작품 못지않네

뉴욕은 2004년 말 다시 문을 연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MoMA)' 때문에 아직도 떠들썩하다. 일단 MoMA의 명성을 다시금 뽐낸 일본 건축가 요시오 다니구치의 디자인 솜씨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예술과 음식을 한곳에 결합해 놓은 '더 모던(The Modern)'이라는 레스토랑 역시 화젯거리다.



피카소 같은 대가를 직접 만나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함께 논해볼 수 있다면, 아니 한번 악수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영광스럽고 황홀할까. 그러나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우아하게 식사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일 것이다. 피카소의 작품을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각품들이 진열돼 있는 MoMA 정원 옆 레스토랑, 더 모던에서 말이다.



이 식당에 예약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창가의 테이블을 요청하는 것이다. 창 너머로 한눈에 들어오는 예술품이 식사를 끊임없이 방해할 것이다. 그렇지만 더 모던에서만큼은 식사에 또는 상대방에게 집중 못하는 행위가 용서되지 않을까 싶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하얗고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 역시 실외를 강조하기 위한, 이유 있는 디자인인 듯하다. 그렇다고 실내 분위기가 차갑지는 않다. 햇빛이 흠뻑 스며들어 포근하고 경쾌한 느낌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테이블로 안내 받아 앉으면 창 바깥의 예술 조각품부터 응시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시야를 좁혀 레스토랑 안이나 테이블 위를 보게 된다면 '여기도 하나의 갤러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마치 현대 미술관 3층, 디자인 갤러리에서 막 꺼내온 듯한 물건이 가득하다. 가구, 접시, 식기, 물주전자 등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야외 정원과 레스토랑 실내 모두 인간의 무한한 예술성과 창조력을 새삼 느끼게 해 주지만,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는 바로 더 모던의 음식이다.



〈 The Modern의 요리〉

뉴욕 리츠칼튼 호텔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주방장 가브 리엘 크루터는 요리 예술가로 불려 마땅하다. 그가 독 창적인 머리와 섬세한 손으로 창조하는 요리는 피카소 의 조각품 옆에 놓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독일산 백포 도주에 졸인 거위 간같이 흔하지 않은 고급 재료, 프랑스식이 기초가 되고 스위스나 독일의 멋과 맛이 가미된 그만의 조리법, 흰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듯 정교하게 접시 위에 놓인 음식. 이런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이뤄 품위 있는, 그리고 예술적인 식사를 완성시킨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손님을 대접해야 할 때, 아니면 연인과의 데이트를 위해 더 모던을 선택한다면 결코 상대방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저녁이 74달러부터이니 음식 값은 비싼 편이다. 그러니 점심시간에 자리를 예약해 햇빛을 받으며 예술품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더 모던이 서비스로 주는, 적은 양이지만 고마운 전채 요리, 메인 때 따라 나오는 고기 요리, 그리고 초콜릿까지 즐겨 보길 바란다.



Joe's shanghai



향긋한 육즙 가득 찬 상하이 만두 줄리아니 전 시장도 단골손님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펼쳐 보려는 순간 웨이터가 서툰 영어로 "만두(Steamed Bun)를 먹겠느냐"고 물어온다. 그 유명하다는 만두를 먹기 위해 번잡한 차이나 타운에 발을 들이고 이곳 '조 상하이'를 찾아오긴 했다. 하지만 물 한 모금 마실 여유조차 주지 않고 "무엇을 원하십니까?"도 아닌 무작정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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