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가이드북
양동규 지음 | 국일미디어
1장 폐암이란 어떤 병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정상 덩어리, 암우리 몸은 세포 수십조 개로 이루어졌으며(성인은 보통 60조 개) 이 세포들이 얼마씩 모여 각각 일정한 형태를 이루고 장기를 형성한다. 각각의 세포는 그 안에서 맡은 임무를 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기능을 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고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는 매일 세포 수백만 개가 죽거나 소실되며 새로운 세포들이 탄생한다. 죽는 세포와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 수는 몸의 조절능력에 따라 정확하게 일치한다.
세포 안에는 작동하지 않거나 세포 분열이 빨리 되도록 하는 데 관여하는 종양유전자(c-myc, K-ras, Bcl-2)와 세포 분열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억제하는 종양억제유전자(p53, RB[13q], 3p 등)가 있다. 종양유전자가 작동하도록 유도하거나 종양억제유전자의 기능을 막는 자외선, 방사선과 같은 물리적 발암물질, 바이러스, 화학적 발암물질 등으로 인한 손상이 지속되면 우리 몸의 유전정보 창고인 DNA가 손상을 입어 암세포로 변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세포의 DNA가 여러 돌연변이원에 의해 손상을 입더라도 여러 효소의 작용에 따라 DNA의 손상 부위를 인식하여 제거하고 원래의 상태로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DNA 복제 시기에 정상 유전자로 깨끗이 복구가 되며, 혹 복구되지 않는 세포는 자살하도록 하거나(세포자멸사, 아포프토시스) 면역의 공격을 받아 죽는다. 그러나 불행히도 손상된 세포가 복구되지 않거나 죽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면 발암 개시현상이 진행된다. 이는 순간적이며 단시간에 발생하는 과정이다(발암 개시기). 다음 과정은 촉진기로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단계다. 즉, 형태학적,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인 것이다. 보통 암세포 한 개가 직경 1센티미터 크기(암세포 10억 개에 해당하며 무게는 1그램 정도)로 자라려면 한 개의 암세포가 30회 정도 분열을 거쳐야 하며 5~2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보통 이 크기 이상이 되면 주위의 정상 조직과 싸우면서 주위 조직을 점차 침범하기 시작한다.
진행기에는 암세포 스스로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을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간다(지름이 3밀리미터보다 커지면 새로운 혈관 생성이 있어야만 한다). 또한 주위 조직과 연결된 고리를 서서히 끊어버려 세포 틈 사이로 뻗어 가거나 주변의 혈액, 림프관으로 파고 들어갈 준비를 갖추는 단계다. 마지막 단계인 전이기는 암세포가 원래 발생 부위를 떠나 주변 조직이나 장기로 침입하고 혈관의 혈액이나 림프관의 림프액을 따라 몸의 여러 곳으로 퍼져나간다. 또한 몸의 다른 부위에 정착하여 새 혈관을 만들어 영양과 산소를 받아들이고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키며 성장 촉진 성분을 생산한다. 전이기의 암세포는 성장 발육되고(자가성장인자: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전환성장인자, 가스트린유리펩티드 등)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다양성을 갖춤으로써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도 끄떡없이 살아남게 만든다.
1센티미터 크기의 암이 4센티미터 크기에 이르는 데는 비교적 짧은 기간인 약 1년 6개월이 걸린다. 결국 암세포는 인체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체가 자율성을 갖춰 세포를 증식시키며 몸의 여러 곳으로 끊임없이 퍼져나간다. 즉, 중요한 기능을 하는 여러 장기들을 망가뜨리거나 온몸의 기능을 떨어뜨려 결국 사망하게 만드는 병이다.
폐암은 호흡기관인 기관, 기관지와 같은 숨길이나 폐의 실질에서 발생하여 자라나는 암을 말한다. 정상적인 세포가 반복적인 자극이나 발암물질에 노출되면 세포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과증식과정을 거쳐, 비정상적인 배열을 보이거나 기능을 상실한 세포가 과잉성장을 하는 이형성 단계를 거쳐 세포의 정상적인 경계를 벗어나 성장하는 신생물이 된다. 악성종양인 폐암은 주변의 정상 세포와는 외형이 아주 다른 세포가 무절제하고 과도하게 성장하며, 한정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원래의 암 부위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곳으로 가는 전이 현상을 보이며 주위 조직을 침범한다.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의 주요 원인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는 질병으로 전체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1983년 72명, 1995년 112.1명, 2004년 13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1.3명이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폐암은 매년 증가하여 전체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1983년 5.8명, 1995년 18.9명, 2000년 처음으로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이 24.4명, 암으로 사망한 전체 환자들 가운데 19.7%를 차지해 암으로 인한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폐암은 계속 증가 추세에 있어 전체 인구 10만 명당 2004년 27.5명이며 암으로 사망한 전체 환자들 가운데 20.3%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은 폐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나이가 들수록 폐암이 증가하여 남성은 35세에서 75세로 가면 폐암 발생이 90배 증가하고, 여성은 35세에서 75세로 가면 폐암 발생이 30배가 증가한다.
폐암은 왜 가장 두렵고 흔한 암이 되어가는가흡연: 폐암의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다. 담배 속에는 4천여 종의 물질이 존재하며 니트로사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 알데히드, 벤즈피렌 등과 같은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폐암으로 진단된 남성 환자 가운데 87%, 여성 환자 가운데 85%가 흡연자다. 특히 소세포암은 남성 환자 가운데 97%, 여성 환자 가운데 91%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흡연과 폐암의 발생은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일찍 흡연을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증가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으로 인한 상대적 사망률이 9~15배가 높으며, 하루에 25개비 이상 흡연하는 사람은 사망률이 25배 높다. 특히 여성은 흡연의 발암작용에 더 취약하여 같은 양을 흡연해도 남성보다 폐암 발생이 1.2~1.7배 더 높다.
라돈가스: 우라늄, 주석, 철 광산부에서 폐암과의 연관성이 처음으로 밝혀졌고 폐암의 두 번째 원인이다. 흙 속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는 자연 방사능 물질 가운데 하나인 우라늄-238(238U)은 약 45억 년에 이르는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흙 속에서 거의 일정한 함량을 유지한다. 흙에서 붕괴할 때 처음 5개의 핵인 토륨-234, 우라늄-234, 프로탁티늄-234, 토륨-230, 라돈-226까지는 흙 속에 남아 있으나 그 다음의 핵인 라돈-222는 냄새, 맛, 색이 없는 불활성 기체로 존재하며 부분적으로 대기 중에 확산된다.
대기 오염: 같은 양의 담배를 같은 기간 동안 핀다면 도시에 사는 사람이 시골에 사는 사람에 비해서 폐암 발병률이 1.2~2.3배 더 높다. 2.5미크론 이하의 미립물질과 산화황은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공해물질이다. 대기 오염의 주된 오염원은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배출가스, 가정 내 취사 난방기에 있다.
가족력: 폐암이 유전질환은 아니나 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으면 약 2~4배 정도 발병위험이 높다. 이처럼 폐암은 유전적 소인이 상당히 강하며 흡연이 발병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직업: 비소, 석면, 카드뮴, 니켈, 염화비닐 등과 흡연에 함께 노출되면 발암 상승 작용에 의하여 폐암 발생이 증가한다. 폐암의 위험도를 올리는 직업을 살펴보면 채광 4.01배, 용광로 노동자 3.11배, 군인 3.10배, 운전행상인 2.21배, 농부 2.05배, 기계제작자 1.72배, 화가 1.96배, 운전사 1.88배로 발암 위험성이 크다.
음식: 식사의 차이는 심혈관계질환과 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몸의 점막이 편평상피세포로 변하고, 피부건조, 눈의 건조, 입 안의 건조를 가져와 암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킨다. 엽산은 점막이 편평상피로 변하는 것을 막는 식이·성분 가운데 하나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보다 폐암의 위험도가 50% 감소하나, 비타민 E와 베타카로틴을 함께 섭취하면 오히려 폐암의 발생이 증가하고 사망률도 올라간다.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RNA가 역전사효소를 이용하여 인체의 DNA에 전사되어 암세포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유두종 바이러스가 소수의 편평상피암 환자에게서 확인되었고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비인두부의 임프상피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성세포 형태에 따른 폐암의 종류비소세포암: 폐암은 병리학적으로 크게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기타 암으로 나눈다.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이 95%를 차지하며, 카르시노이드 종양(carcinoid tumor), 림프종(lymphoma), 점막표피모양암(mucoepidermoid carcinoma), 샘낭암종(adenoid cystic carcinoma), 과오종(hamartoma), 육종(sarcoma) 등이 5%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선암(30~40%), 편평상피암(20~30%), 대세포암(10%)을 말하며 이들은 치료방침이나 예후가 비슷하여 함께 묶어 분류를 하고 병기를 나눈다.
소세포암 : 소세포암은 주로 폐 중심부의 큰 기관지에 발생하며 대체적으로 종괴가 크며 회백색을 띠고 기관지벽을 따라 침윤성 증식을 한다. 흡연양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직학적으로는 원형 또는 방추형의 작고 비교적 균등한 크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폐암 가운데 악성도가 가장 높고 증식 속도가 빠르며 조기에 전이를 하는 특징이 있다.
2장 폐암의 증상과 진단
폐암의 흔한 증상통증: 암을 진단 받은 환자의 28%,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50~70%, 진행성 암 환자의 64~80%가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통증의 원인은 암 자체(61%), 근육의 경련 등 암과 연관된 것(12%), 외과적 절제 치료 등과 연관된 것(5%) 관절염과 동반된 질환(22%)이다. 고통의 심한 정도와 조직의 손상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통이 심하다고 하여 조직의 손상이 큰 것은 아니다). 통증 가운데 가슴 부위에서 통증이 오는 흉통은 폐암 환자들의 가장 흔한 증세이며, 여러 위험한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호흡곤란 : 호흡곤란은 진행성 폐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 증세는 말기 환자의 70%에서 나타나며 생존기간과 반대로 비례한다(숨이 많이 차면 사망시기가 더 빠르다). 호흡곤란의 위험인자는 암이 폐에 넓게 침범했거나 흉막을 침범하여 흉막액이 고였을 때, 이전부터 폐나 심장질환이 있었을 때, 그리고 활동도 척도가 나쁠 경우다.
객혈: 객혈은 호흡기계에서 나온 피를 기침으로 뱉어내는 것을 말한다. 보통 폐암 환자의 20%가 객혈을 하며 7%의 환자가 초기 증상으로 객혈을 보여 폐암 진단을 받는다. 1주 이상 나오는 객혈, 하루 30밀리리터 이상의 객혈, 40세 이상, 40갑년 이상의 흡연력(하루 1갑씩 40년을 태우거나 하루 2갑씩 20년을 태우는 것에 해당한다), 만성기침(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빈혈, 흉부방사선 소견의 이상 등이 있을 때는 폐암 기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관지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침: 기침은 다양한 암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소세포폐암 80%, 비소세포폐암 70%, 대장암 22%, 전립선암 26%, 난소암 28%, 유방암 37%에서 기침이 나타난다.
폐암이 의심된다면병력(호흡기의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없는 폐암 환자의 5~15%), 신체검사, 방사선 검사(단순흉부 방사선 검사나 흉부전산화 단층 촬영) 등 임상적으로 폐암이 의심된다면 조직이나 세포에서 암의 증명(폐암 확진)과 병기의 결정을 함께 진행한다.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각각의 진단법을 함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단순흉부 방사선 검사: 단순흉부 방사선 검사(단순흉부 X-선)는 진찰이나 검진을 할 때 가장 먼저 사용되는 검사법이다. 그러나 조기에 폐암을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지름이 3밀리미터 크기까지도 발견할 수는 있으나, 보통 5밀리미터 이상이 되어야 발견되고 100원짜리 동전만 한 것들도 위치에 따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심장 뒤쪽, 뼈와 겹치는 부위 등).
흉부전산화 단층촬영 검사: 흉부전산화 단층촬영(흉부 CT 검사)은 폐암이 의심되거나 확진되었고 종격동을 평가하는 데 있어 종합적 진단법으로 가장 유효한 조직손상이 없는(비침습적인) 검사다. 종격동 림프절 침범에 있어 정확성은 떨어지나 종격동 림프절의 크기가 2센티미터 이상이면 90% 이상, 1.5~2센티미터이면 50% 이상, 1~1.5센티미터이면 암이 15~30% 침범되어 있어 림프절의 짧은 지름이 1센티미터가 넘으면 보통 비정상으로 평가된다.
MRI: MRI(자기공명 단층촬영)는 폐암 진단의 기본 검사로 이용되지 않는다. 흉부전산화 단층촬영에 비하여 호흡운동과 심장 박동으로 화질이 떨어지며 공간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흉부전산화 단층촬영을 보완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PET: 폐암은 정상 조직에 비하여 포도당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고, 헥소키나아제 수치가 올라가 있고 포도당-6-포스파타아제 수치가 감소하여 있어 포도당이 포도당-6-포스타파아제로 전환이 많이 된다. PET(양자 단층촬영)는 포도당의 유도체로 양전자를 방출하는 2-플로로-2-디옥시-d-포도당(2[18F]fluoro-2-deoxy-D-glucose: [18F]FDG)이 해당경로(당을 분해하는 경로)로 대사 되지 않아 암세포 내에 [18F]FDG가 축적되는 것을 이용하는 검사법이다. 과거에는 폐암의 진단에 있어 믿을 만한 조직 손상이 적은 검사로 인식되어 진단과 병기 결정에 이용이 많았다. 그러나 폐농양, 활동성 육아종성 질환(d: 결핵성 육아종 등), 방사선 치료 후의 저산소 상태 등과 같은 경우에 있어 [18F]FDG 축적이 많아 위양성(그 질환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검사에서 양성을 보이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유암종이나 기관지폐포암에서는 포도당의 대사가 낮아 위음성(그 질환에 걸렸음에도 음성을 나타내는 것)을 보이며, 작은 암에서는 공간 분해 능력이 낮아 위음성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 발견되어 유용성이 많이 떨어진다.
전신 뼈주사: 테크네튬 99m-모노디포스페이트나 테크네튬 99m-디소듐 아이드록시메틸렌 디포스포네이트를 정맥주사하고, 세 시간 후에 전신영상을 얻어 암의 뼈 전이 여부, 원발성 골종양, 골절, 대사성 골질환 등을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사용이 쉽고 방사선 조사량이 적으며 진단율이 높은 검사법이다.
폐관류와 폐환기 검사: 폐관류 검사는 테크네튬 99m-대응집알부민을 정맥주사하고 10분 후에 폐의 앞뒤, 옆면, 우측 뒤쪽 경사면, 좌측 뒤쪽 경사면의 영상을 각각 얻어 양측 폐의 뒷면 상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정량화한 검사법이다. 폐환기 검사는 테크네튬 99m-디에텔렌 트리아민 펜타아세테이트(99m-Tc-DTPA), 크세논 133, 크세논 127(133Xe gas, 127Xe gas)을 흡입하고 앞뒤, 옆면, 우측 뒤쪽 경사면, 좌측 뒤쪽 경사면의 영상을 각각 얻어 양측 폐의 뒷면 상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정량화한 검사법이다.
적혈구 방사선동위원소 신티그래피: 방사선 동위원소 테크네튬 99m-적혈구(99m-Tc-RBC)를 정맥주사하고 60분간 촬영하며 혹 간헐적인 출혈을 보이는 환자는 네 시간, 스물 네 시간까지도 늦게 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