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읽기, 책읽기
조월례 지음 | 사계절
1부 나이에 맞는 책을 주세요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엄마들로부터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해 고민했다. 아이들마다 처해 있는 환경이나 관심을 갖는 문제,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그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 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한 아이의 정서나 심리적 특성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므로, 아이들의 공통된 정서와 심리, 세상에 대한 이해력에 바탕을 두고 그림과 글의 내용, 편집, 디자인 등 여러 요소를 토대로 그 나이의 아이에게 근접하겠다고 판단되는 책을 골라줄 따름이었다. 그러니 아이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부모가 어린이 책에 대한 이해와 정보를 가질 수 있다면 아이로서는 전문가보다 더 나은 책 지도교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읽기의 첫걸음, 영유아 어린이와 책읽기 * 영유아 어린이 책읽기 지도1) 반복해서 같은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의 요구를 즐겁게 들어주어라.
2) 글과 함께 그림도 충분히 보도록 시간을 준다.
3)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책을 읽어주어 책읽기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
- 운율이 있는 노래 그림책 : 엄마가 좋은 책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는 것, 운율이 있는 노래책을 읽으며 노래하는 것, 모두가 아이를 위한 책읽기 교육이다. 운율을 살려서 정확한 발음으로 부드럽고 다정하게 읽어주면 좋다.
- 장난감 같은 사물 그림책 : 책을 글자를 빨리 읽히기 위한 도구로 삼지 말고, 삶이 곧 놀이인 아이에게 장난감처럼 책의 모양, 색깔, 크기 등 외형적인 이미지를 인식하면서 책에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자.
- 친숙한 생활 그림책 : 세상에 대해 배울 것이 많은 아이에게 책이 실제 사물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것이 많을수록 배경 지식이 많아져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놀게 한 다음 아이가 실제로 본 것과 비슷한 생활 그림이 나와 있는 책을 읽어주자.
세상의 주인, 저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저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1) 책읽기는 즐거운 놀이라는 것을 알게 하라.
2) 부모가 직접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라.
- 그림책 :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은 읽는 능력은 다르다. 우선 활자가 많은 책보다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 운율, 그림의 선과 색, 스토리, 배경 등을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는 책을 주변에 두면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읽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 옛이야기 : 우리의 옛 이야기에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온갖 부당한 일을 힘과 꾀로 물리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것은 실제나 이야기에서 편가르기와 어느 한쪽의 승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부분이다. 또한 권선징악의 기본적인 덕목과 삶의 지혜가 풍자와 해학과 재치로 웃음 속에 버무려져 은근한 가르침을 준다.
- 우리 창작동화 : 아이들은 또래의 동무들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여전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남아 있으므로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나쁜 사람을 물리치기도 하고, 동무들의 처지에 자기를 대비시키며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일상적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자신을 보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도 하며 새로운 사실을 배우기도 한다.
- 다른 나라 동화 : 세계 각국의 문학에는 그 나라만의 독특한 삶과 문화, 역사가 반영되어 있다. 저마다 다른 문화가 담긴 작품을 읽으면서 정서적인 충돌을 느끼는 동시에 살아가는 조건은 달라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공통분모가 존재함을 감지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
- 동요, 동시, 글모음 : 동시는 절제된 언어로 다양한 삶과 세상 이야기, 온갖 감정과 자연을 표현한다. 아이들은 시를 통해 언어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미적 감수성을 키운다. 또 아이들은 아름다운 언어로 삶의 진실성을 추구하는 시에서 부당한 세상에 분노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저학년을 위한 동시집은 많지 않으므로 어린이가 직접 쓴 글모음을 읽게 하는 것도 좋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많은 학부모가 인물, 역사책을 읽히고 싶어 하지만 저학년에게는 지식보다 정서교육이 더 필요하다. 저학년 어린이들의 관심사는 아직 자기 둘레에 머물러 있어서, 아이들의 생활을 다룬 동화나 선과 악의 개념을 인식하게 하는 옛이야기가 훨씬 크게 와 닿는다.
독립성이 싹트는 중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중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1) 아이들 스스로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주어라.
2) 다양한 영역의 책을 보게 하라.
3) 글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4) 좋은 책을 친구에게 권해보게 한다.
- 옛이야기 : 중학년이 되어도 나이와 시대를 뛰어넘는 옛이야기의 재미는 계속된다.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에 담긴 풍부한 지혜를 충분히 얻고 유머와 풍자를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어라.
- 우리 창작동화 : 아이의 관심이 자기 둘레에서 차츰 사회로 넓어지는 것에 맞추어 삶과 사회, 역사를 반영한 책이 필요하다. 어른들이 알게 모르게 아이들은 왕따, 공부, 친구, 선생님, 가정 내 어른들의 문제 등으로 자기의 세계에서 무수히 부대끼고 갈등을 겪는다. 창작 동화는 동시대 아이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하므로 아이들은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자기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또한 우리 창작동화를 통해 우리말을 풍부하게 배워 우리말의 정서를 충분히 갖게 할 수 있다.
- 다른 나라 동화 : 세계화의 시대에 강도 놓은 서구 중심 문화에 길들여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보편적 진리가 담긴 외국 동화는 세계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설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힘의 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독자적인 주체로 설 수 있게 도와주자.
- 동요, 동시, 글모음 : 동시를 읽으면 아름다운 언어와 말로 다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넓혀갈 수 있다. 글모음은 대개 아이들이 쓴 생활글, 시, 일기, 독후감 따위를 모은 책이기 때문에 학교, 가정, 친구 관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을 소재로 한 갈등과 고민, 꿈과 소망이 담겨 있으며 도시, 농어촌 아이들 저마다의 생활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또래의 글을 읽으면 억눌린 마음이 풀리고 다른 사람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다양한 꿈을 가진 아이들에게 인물이야기는 큰 역할을 한다. 요즘에는 왕이나 장군보다 노동자, 동식물 연구가, 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바람직한 인물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개성을 내뿜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 역사의 주체로 살아온 인물들을 다룬 책을 통해 아이들이 폭넓은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어라.
- 지식을 주는 책 :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방법 중 하나가 책이다.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다룬 책은 알아 가는 즐거움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게 한다. 중요한 것은 우선은 아이의 관심사나 호기심에 따른 책을 주고 이후에 부모가 생각하기에 관심이 생길 만한 책을 권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고학년 어린이와 책읽기 * 고학년 어린이 책읽기 지도1) 책을 즐겨 읽도록 도와주어라.
2)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책읽기로 논리적, 주관적 사고력을 기르게 한다.
3)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게 한다.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자유와 평등, 평화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 이 시기 독서교육의 목표다.
- 옛이야기 : 가장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가장 심오한 철학을 주는 것이 옛이야기이다. 찾아보면 고학년에 맞는 분량과 수준의 옛이야기도 많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오래도록 두고 읽을 책은 단연코 옛이야기이다.
- 우리 창작동화 : 시대 경향이 가장 빠르게 적용된 책은 바로 우리 창작동화이다. 최근에는 이혼이나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 다른 나라 동화 : 21세기의 세계관이 반영된 동화는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서로 다른 삶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인류가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동요, 동시, 글모음 : 지식이 머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면 감성은 마음을 움직여 여러 기쁨을 선사한다.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아름다움에 눈뜨게 한다. 공감대가 형성된 또래아이들의 글모음을 계속 읽히는 것도 아이들이 직접 글쓰기를 하는 데 자신감을 붙여줄 것이다.
- 인물, 역사 이야기 : 한 나라가 형성되어온 과정, 민중이 이끌어온 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배자의 관점에서 쓴 책보다는 역사의 주인이 민중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쓴 책, 주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쓴 책을 찾아 읽도록 하라. 또한 인물 이야기는 당대 역사의 주인으로 살아간 인물의 사상과 철학을 이어받는 의미도 있다.
- 지식과 정보를 얻는 책 :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대중매체에서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책을 통해 길러주어야 한다. 정보의 객관성을 판단하고 삶에 활용하는 지혜를 기르도록 논리적으로 정리된 책을 먼저 쥐어주어라.
- 문화, 예술에 관한 책 : 그림, 음악 등 예술에 대해 아는 것은 문화적 정서를 고양시킬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토대가 된다.
2부 갈래별 책읽기 1. 옛이야기 - 전래동화와 삶의 지혜 - 우리의 뿌리를 알게 하는 신화<단군신화 이형구/홍성찬(보림)> 우리 겨레가 처음 세운 나라 고조선의 건국과정을 알려주는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민족을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 책에는 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무리를 이뤄 살아온 우리 겨레의 삶과 문화가 잘 나타나 있다.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김장성/노기동(사계절)> 이 책에서는 세상은 하느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미륵님이 어둠 속에 묻힌 땅을 뚫고 나와 하늘과 땅을 떼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또 저승과 이승을 다스리는 <대별왕과 소별왕>, 제주도 창세설화인 <설문대 할망>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마고 할미 장근/조선경(보림)> 남성 신들이 주인공인 다른 신화와 달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발은 동해에, 또 한 발은 서해에 담그고 물장구를 칠 만큼 거대한 마고 할미가 주인공이다. 가로 세로 석 장의 펼침그림 속에서 거대한 여신으로 살아나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민족의 진취적이고 웅대한 기상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곡선과 화려한 색감에서는 한국적 해학과 정서가 전해진다. 남성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책이다.
- 강자와 약자의 대결<팥죽 할멈과 호랑이 서정오/박경진(보리)> 팥밭을 일구며 사는 할머니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를 밤톨, 맷돌, 쇠똥, 지게, 멍석이 통쾌하게 물리친다는 이 이야기는 민중이 힘을 합치면 포악한 지배자도 물리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똥벼락 김회경/조혜란(사계절)> 연극으로도 만들어졌으며 옛이야기 형식을 빌려 쓴 창작 그림책이다. 돌쇠 아버지를 30년이나 부려먹고도 못 쓰는 돌밭 한 뙈기만을 주었던 김 부자는 돌쇠 아버지가 도깨비의 도움으로 농사를 잘 지어 곡식을 거두자 그것마저 뺏으려 욕심을 부린다. 그러자 화가 난 도깨비가 김 부자에게 어마어마한 똥벼락을 내린다. 쉽고 재미있는 글만큼 우리 옛 정서를 잘 드러낸 해학적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도둑 나라를 친 새신랑 김중철/강우근(웅진닷컴)> 괴수에게 빼앗긴 색시를 찾아 도둑 나라를 찾아가 싸우는 새신랑의 용감한 모험 이야기. 긴장감이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은 불의에 맞서는 정신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슬기를 배운다.
- 익살과 재치와 풍자의 세계<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권전생 외/윤정주 외(사계절)> 북한과 남한, 옌벤의 옛이야기 모음. 지역은 달라도 옛이야기의 주제는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가장 기본적인 삶의 잣대들을 우리 정서로 풀어내 남과 북의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한국전래동화집 이원수 외/장양선 외 (창비)> 이야기 중 <불쌍한 서울 사람>에서는 서울 구경 온 시골 사람이 "우리 고을에는 관복을 입은 사람이 원님 한 분뿐인데도 온 고을이 무서워 벌벌 떠는데, 서울에는 관복 입은 벼슬아치가 득시글거리니 서울 사람 참 불쌍타"라며 관리들의 폭정을 풍자하고 있다.
<재치가 배꼽잡는 이야기 조호상/김성민(사계절)> 익살과 재치가 담긴 이야기들을 모아 펴낸 책.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서두르지 않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담겨 있다.
<옛이야기 보따리 서정오/금환영 외 (보리)> 이야기로 들려주듯 구어체로 쓰인 책으로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해서 "그랬다지 뭐야, ~란다"로 끝나는 이야기. 친근감을 주면서 재미를 더한다.
2. 인물이야기 - 위인전 다시 보기 - 인물이야기를 고를 때 생각할 점1)현대의 가치관에 맞는 인물과 내용 2)태어나는 인물보다는 만들어지는 인물 3)인간적인 약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진실되게 살아가는 동안 쌓인 훌륭함이 느껴지는 책 4)내용이나 그림이 사실에 맞는지 살펴볼 것 5)글쓴이를 분명하게 밝힌 책 6)쉽고 명쾌하고 편안한 문장을 갖춘 책
- 어린이를 위해 일한 사람들<뚱보 방정환 선생님 이야기 이재복(지식산업사)> 어린이 문화운동의 아버지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가 사회적 존재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했다.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를 그린 이 책은 그늘에서 소리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물오리 이원수 선생님 이야기 이재복(지식산업사)> 어린이문학을 바로 세운 이원수 선생의 삶을 다룬 책.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 이원수가 방정환 선생을 만나는 일부터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가운데에도 어린이들을 위해 동요와 동화를 쓰는 모습이 자세히 나온다. 어린이들이 겨울 들판의 나무처럼 꿋꿋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선생의 생애가 감동을 준다.
-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한 사람들<인권 변호사 조영래 박상률/한병호(사계절)> 27세 때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배되어 숨어 다니며 전태일 평전을 써서 유명해진 조영래의 삶에 관한 책이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힘없고 가난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