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오만
미 CIA 테러분석가 지음 | 랜덤하우스중앙
서론 - '오만으로 인한 패배'미군과 미국의 정책은 이슬람 세계의 과격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지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빈 라덴에 의해 심각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깨닫지 못한 채 미국의 안보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필요한 것이었지만 미국의 오만 때문에 패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벌인 침략 전쟁은 미국의 역사와 도덕관, 기본적 품위에 반하는 행위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당장의 위협이 없는 적을 겨냥한 전쟁이었다. 또한 상대방의 패배로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전쟁이기도 했다. 내 주장의 요지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따진다면 이라크 전쟁의 시기가 잘못 됐다는 것이다.(여기서 국익이란, 생사의 문제를 말한다.) 그 결과 미국 주도의 침공과 이라크 점령에 의해 위협이 발생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리고 있다. 우리가 당면한 위험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실로 탁월한 인물이 이끌고 그가 영감을 불어넣는 세력으로 인한 위험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그들에 대항해 벌이고 있는 전쟁의 엄청난 비효율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위험이다. 빈 라덴이 동료들과 공유하고 있는 이슬람 이념의 관점에서 보면 알 카에다와 동맹 세력이 펼치는 군사 행동은 테러가 아니라 전쟁 행위이며 신의 계시로 허락된 방어적 지하드의 한 부분이다. 지하드는 코란과, 예언자 모하메드의 언행을 기록한 수나(Sunnah)에도 포함돼 있다. 그들의 공격은, 회교권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빈 라덴의 명확한 외교정책 목표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과 이슬람 과격주의자들 간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 눈에서 오만의 티끌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
증오의 힘에 관한 고찰복음주의 기독교도는 광적으로 철저히 종교에 심취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복음주의자 여부를 떠나 모든 기독교도가 법에서 규정한 정교분리(政敎分離)를 수용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교도(빈 라덴은 이슬람의 주류에 속한다)가 정교분리를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믿는다. 회교도에게 있어 코란에 밝힌 신의 말씀과 예언자 모하메드의 언행(수나)은 개인, 가족, 사회, 정치, 국제 등 생활 전반을 망라하는 지침이다. 회교도들은 생활을 온전히 신의 율법에 따라 영위하도록 한 신성한 의무를 수행할 권리와 능력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위는 전쟁 행위로 간주한다. 회교도들이 그토록 알라와 예언자를 경외하고 사랑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들이 이슬람과 예언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목사들의 발언이 문제다. 그로 인해 미국에 대한 회교도들의 증오감은 커져만 간다. '교회에서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성직자들은 미국 정부와 가깝다. 그래서 회교도들이 내린 결론은 "교회 지도자들의 발언이 미국 사회의 여러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발언들을 두고 회교도는 기독교도와 유대인들이 연대해 회교도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상을 공격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회교도들의 신앙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미국과 서방 세계에 대한 빈 라덴의 증오심을 알 수 있는 핵심이다. 빈 라덴이 자신을 '알라의 노예' 혹은 '신의 미천한 종'이라고 일컫는 말은 진지하며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 지구촌 5대륙의 무수한 이슬람주의자 단체 지도자들 모두가 마찬가지다. 그런 믿음은 회교도들 모두가 공유하는 심리적 경향이다. 그들이 신을 향해 사랑이 가득 담긴 어조로 간구한다고 해서 우리의 적이 덜 위험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층 더 위험해진다. 코란과 이슬람의 다섯 기둥, 수나는 전 세계 어디나 같다. 이 점이 현대 기독교권과는 다르다. 마찬가지로 회교도들은 외부의 침공을 받으면 신앙을 방어할 책임이 있다. '지하드'로 더 잘 알려진 신앙 수호 행위는 비공식적으로 '이슬람의 여섯 번째 기둥'이다. 지하드는 코란과 수나뿐 아니라 이슬람 신학과 법전에 1,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이 말이 쓰일 때면 언제나 무력의 의미를 함축한다. 지하드는 두 종류로 나뉜다. 공격적 지하드와 방어적 지하드. 지금과 같은 시기에 공격적 지하드의 위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팽창주의자들의 지하드는 이슬람을 위해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고, 사람들을 회교도로 개종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지하드는 개인이 아닌 집단의 책임으로, 세계 이슬람 공동체의 공인된 지도자 칼리프가 제청해야 한다. 1924년 영국이 오토만 칼리프의 잔재를 없앤 후 그런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방어적 지하드다. 이슬람 신앙이나 회교도, 회교도 영토, 혹은 3가지 모두에 대한 이교도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슬람의 군사적 대응을 뜻한다. 이럴 때 모든 회교도에게는 피할 수 없는 개인적 책임이 부과된다. 그런 지하드의 경우 코란은 군사 행동을 위해 중앙의 회교도 지도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빈 라덴의 천재성은 방어적 지하드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이슬람에 대한 공격이 미국의 주도와 지휘로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는 데 있다. 빈 라덴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순간 무기를 들거나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을 지원해야 한다. 회교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정책과 행위는 회교도의 증오심을 유발한다. 그들이 가장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신, 이슬람, 그들의 형제, 회교도 영토가 미국에 공격당하고 있다는 확고한 인식 때문에 그들은 총을 드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하는 행위가 이슬람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로 인해 몇몇 회교도가 개별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공격을 감행한다. 알 카에다('기지'라는 뜻의 아랍어) 같은 조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활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동인은 바로 이슬람 세계를 향한 미국의 정치·군사·경제 정책이다. 지금 미국은 라바트에서 리야드에 이르기까지 아랍 독재자들을 지원·보호하고, 여러 세대에 걸쳐 팔레스타인인들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난민촌에서 썩도록 내버려두고,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원해 그 나라가 회교권에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도록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면서 회교도의 무장은 방해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미국은 19세기와 20세기 유럽 식민주의의 회복자라는 명성을 새롭게 얻으면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점령, 아라비아 반도의 지배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는 값싼 석유 공급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빈 라덴과 무자헤딘은 회교도가 미국을 증오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빈 라덴과 추종자들이 신앙 수호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교권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군사적 패배와 엉터리 이슬람 지도자, 미국이 보호하는 독재자에 익숙한 회교 세계에서 그들이 희망의 상징이 되었기 때문이다. 회교도의 증오심은 미국의 조치를 이슬람 신앙과 회교도에 대한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해석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에 더해 미국이 그를 제거하려고 집요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증오심이 한층 높아졌다.
패배를 향한 무모한 돌진 :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수렁에 빠진 미국- 전쟁 시작 : 대응 지연의 대가(2001년 9월 11일∼10월 7일) : 9·11 테러(2001년)로 인명은 물론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워싱턴 당국이 알 카에다를 붕괴시킬 즉각적인 군사 작전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대재앙에 해당하는 실책이었다. 그렇게 군사 행동이 지연되면서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들은 병력과 장비, 자금을 아프가니스탄 전역과 국경 너머, 이란,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 분산 은닉할 수 있는 예상치 않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 결과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적들은 미군의 공격을 피해 세계적인 반미 무력 투쟁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은 완전 무방비 상태에서 기습을 당했으니 9월 11일 알 카에다와의 전쟁에서 패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미국은 3주 이상 행동을 지체함으로써 알 카에다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기회를 영원히 상실했다. 즉각적인 반격이 이뤄졌더라면 빈 라덴은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을 테고, 무너져 내리는 건물과 불타는 펜타곤의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한 상황에서 서방 진영 정부와 여론은 미국의 행동을 용인했을 것이다.
- 옛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패배 교훈 : 미국은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잘못된 전쟁을 2년이나 치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문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옛 소련의 경험을 깨닫지 못했다. 그로 인해 피해가 배가되었다. 소련은 가장 최근에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서 실패를 기록한 나라다. 소련군 연구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작전 관계자나 대규모 테러 조직에 대항해 재래식 무기 사용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들 정보 분석 자료는 그 나라 쿠데타에서부터 침공, 점령과 전쟁, 소련 체제의 몰락을 촉발한 그들의 승리, 내전, 탈레반의 등장과 대규모 헤로인 밀거래, 물라 오마르의 통치와 빈 라덴의 귀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참고할 만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찾아내 제대로 점검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슬픈 일이긴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한 소련군에 관해 예리하게 관찰하고 내린 결론이, 2001년부터 2004까지 있은 미군 활동에 관한 결론과 같아질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소련군 참모본부는 실패의 큰 원인을 이런 종류의 싸움을 이전에 해 본 적이 없다는 데서 찾고 있으며, 미국 지도자들 역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 즉흥적 일 처리의 대가 : 미국과 동맹국들이 9월 11일 오후에도, 그 이튿날에도, 또 그 다음 날에도 반격을 하지 못하자,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철저하게 분산돼 숨을 곳을 찾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그곳에서 달성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들은 하지 않고 워싱턴 당국은 북부동맹과의 연합전선 결성만 서둘렀다. 미국은 북부동맹을 죽음 직전에서 구해내 통합한 후, 미국 공군력과 특수부대를 지원 병력으로 동원해 카불을 탈환하도록 했다. 카불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이슬람 색채가 덜하며 세계화된 지역이다. 카불 시민들은 비이슬람적인 존재를 용인할 정도로 세속적이었다. 그러나 서방 언론이나 정부 관리들은 탈레반의 패배를 열렬히 환영한 카불 시민들의 성향을 분석하면서 그런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은 1989년에서 199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질렀던 과오를 되풀이했다. 당시 유엔과 미국 등 서방측 외교관들은 이슬람 과격주의자 정권이 아닌 폭넓은 기반을 가진 정권을 수립해 공산 정권을 대체하려 했다. 그 목적은 지금도 유효하다. 서방 외교관들은 소련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저분한 중세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을 정치의 변방으로 내쫓고, 유엔이 주재하고 미국이 조종한 독일의 본 회의에서 카르자이를 과도 정부 수반으로 옹립(국수적인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하면서 교육 수준이 높고 부족에 연연하지 않으며 이슬람 신앙은 겉치레뿐인 재외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새 정권에 합류시켰다. 이것은 승리를 위한 전열이 아니다. 그들은 국내에 지지 기반이 없었고, 탈레반과 알 카에다 세력을 두려워했다. 탈레반이 집권한 후 그들은 산적이나 해로인 밀매업자가 되었다. 결국 2002년 서방 측이 카불에 세운 정부는 외부의 장기 지원이 없으면 지탱할 가능성이 없었다. 미국 전략가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대소(對蘇) 지하드에 참여했던 모든 지도자가 당시부터 잘 알려져 있던 한 사람과 강한 개인적 유대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에 깡마르고 키가 큰 오사마 빈 라덴이 바로 그 사람이다. 2003년 중반 들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게릴라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떤 저항 세력 지도자가 언론에 자주 등장해 미국의 '점령'을 비난하고, 영국과 소련이 이미 경험한 지하드의 교훈을 미국도 맛보게 하겠다고 공언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마디로 서방진영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시기를 놓쳤다. 카불에는 이슬람 깃발이 다시 휘날릴 것이다.
좌절이나 굴복은 모른다 : 알 카에다의 탄력, 세력 확장, 추진력알-아딜이 지적한 대로 역사적으로 성공한 무장 단체의 작전 형태는 우선 병력 집결을 피해 참패를 방지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고위 지휘관들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다. 물론 지휘부 상실로 인한 심각한 위험을 인식하고 사전에 후계자를 지명하는 등 대비는 한다. 세 번째는 획득 가능한 무기를 들고 적의 사기가 꺾이고 군사적·경제적으로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싸움을 지속하는 것이다. 알 카에다는 1980년대 말 결성된 이래 이런 역사적 교훈을 충실히 따랐다. 미국과의 7년 전쟁을 치른 후에도 여전히 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알 카에다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동원한 미국의 공격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우선, 미국 관리들이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잘못 인식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알 카에다를 테러리스트 단체로, 알 카에다를 받아들인 탈레반은 전통적 의미의 국가로 여겼다. 이런 잘못된 인식의 결과가 '치명적 지연'으로 나타났다. 2001년 9월 알 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캠프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그랬던 것처럼 대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9·11 테러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테러리스트들을 훈련시켰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나 도시 전투 전문가의 훈련은 캠프의 일차적 훈련 프로그램에서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빈 라덴은 미국 지상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바랐고, 그렇게 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으로 무장 저항 세력의 첫 번째 법칙을 지켰다. 워싱턴이 거의 3주나 공격을 지연한 것은 알 카에다로서는 하늘의 도움이었다. 그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의 1차 전투에서 전력을 상실하긴 했어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빈 라덴에 관한 견해 : 위대한 회교 지도자이며 영웅인가빈 라덴은 여러 모로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탈냉전 시대를 맞아 기대되던 평화를 깨뜨렸다. 빈 라덴은 이슬람의 수호, 경건한 신앙심, 육체적인 용감성, 성실성, 관용으로 인해 이슬람의 영웅으로, 이슬람 신앙의 이상형으로, 현대의 살라딘(아랍 세계를 통합한 인물. 여러 번의 전투에서 십자군을 물리치고, 예루살렘을 탈환한 후 유럽 침략자들을 아랍 영토에서 몰아낸 인물)으로 칭송받고 있다. 빈 라덴은 확실히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반미 지도자다. 2001년 9월 11일 이래 서방 세계와 회교권이 빈 라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빈 라덴을 정확히 조명하면 할수록 미국과 우방국들은 그의 위협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빈 라덴이 세상에 두각을 드러낸 지 거의 10년이 돼 간다. 그동안 그는 인내심과 탁월한 기획력, 전문적인 경영 능력, 뛰어난 전략·전술 감각, 흠잡을 데 없는 인품과 청중을 사로잡는 웅변술을 보여 주었다. 그는 '극단적으로 비합리적인' 말을 하거나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 '비합리적'이라는 단어는 일부 미국인들에게나 합당한 말이다. 빈 라덴은 알 카에다의 성공과 패배에 대해 솔직하다. 그를 이구동성으로 매도하는 서구 지도자들처럼 과장하지도 않는다. 빈 라덴은 이슬람 문명의 낙후 현상이 회교도 자신들 때문이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그가 서방 세계를 비난하는 이유는 이슬람에 대한 공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