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
남효창 지음 | 청림출판
1부 위대한 생명 '숲'
숲, 한 알의 도토리가 만든 제국도토리는 딱딱한 껍질로 둘러싸인 채 몇 그램 안 되는 열매로 세상에 나온다. 그렇게 태어난 도토리 한 알이 한 그루의 거목으로 성장할 확률은 우리가 로또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다. 다람쥐나 어치 같은 친구들이 호시탐탐 도토리를 찾아다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너무 습한 땅이나 건조한 땅에 떨어진 도토리는 새로운 세상을 보지도 못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설혹 이런 상황에서 무사히 씨앗이 자라 어린 나무로 성장하더라도 강한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견뎌내야 한다. 사실 숲을 만드는 것은 단지 도토리 한 알의 힘만은 아니다. 숲에는 나무뿐만 아니라 나무가 뿌리내리고 있는 흙이 있고, 도토리를 굴리는 바람이 있으며, 송진을 만들어내게 하는 벌레들도 있고, 씨앗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도록 도와주는 많은 숲 속 친구들이 있다. 하나의 작은 도토리가 시간이 흐르면서 수천 킬로그램의 육중하고 거대한 생명체로 성장할 수 있고, 수천 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없이 많은 도토리의 대부분은 숲 속 어디선가에서 서서히 썩어들어가 흙이 되고, 일부는 동물들의 달콤한 먹이가 된다. 또 그 중에 일부는 살아남아서 어린 나무가 되고, 어린 나무는 또다시 나뭇잎을 생산하며, 나뭇잎의 일부는 장차 나비나 나방이 되는 애벌레들의 중요한 먹이가 된다.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체들이 매일같이 생존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 바로 숲이다. 우리가 숲을 지속적으로 만나려면 숲이 우리에게 줄 혜택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숲의 일원'으로서 숲을 만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살아있는 숲을 느낄 수 있는 출발점이다.
나무를 비롯한 숲 속 식물들의 생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광물질, 물 그리고 공기는 흙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는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흙에서만 나타나게 된다. 또한 물에 산성과 알칼리성이 있듯이 흙에도 산도가 있고, 이것은 나무들의 번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나무들은 흙의 성질과 형태에 철저하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 흙의 성분뿐만 아니라 알갱이의 크기도 식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흙이 모래를 많이 포함하고 있느냐 아니면 입자가 매우 작은 점토 성분을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식물의 키와 몸무게는 달라지고, 그에 따라 동물들의 서식 환경과 생활방식도 바뀐다.
흙에는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생물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이 서식함으로써 비옥한 흙이 만들어지며 이것은 흙을 뚫고 나와 자라는 많은 식물들에게 기름진 자양분이 된다. 이를 통해 숲은 식물들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많은 동물들이나 동물을 먹이 삼아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이 다채롭게 살아가는 생활 공간이 된다. 따라서 나무와 동물의 종류가 다양하면 비옥한 흙을 지닌 숲이 만들어지고, 인간은 그것으로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흙이 숲을 이루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기후와 습도, 그리고 바람은 숲이 장성하고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숲을 구성하는 많은 나무들은 뿌리는 흙에 의지하고 줄기와 잎은 기후, 습도, 바람으로 이루어진 공간의 자양분을 받아들임으로써 거대한 숲의 토대를 형성한다. 숲은 어머니와도 같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만의 고유한 기후와 습도 그리고 바람의 보살핌 속에, 많은 생물들을 품고 그들과 함께 자란다. 숲이 왕성하게 수분을 빨아들이고 활동하게 되면 그 속에서 수많은 나무가 자라난다.무공해 화학공장, 나뭇잎가만히 살펴보면 나뭇잎은 하나의 공장과도 같다. 그 공장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물과 탄소이다. 물은 땅에서 나무의 줄기를 통해 나뭇잎으로 운반되고, 탄소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통해 얻는다. 나뭇잎은 무수히 많은 구멍들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이라 부른다. 에너지, 물, 이산화탄소 그리고 물에 녹아 있는 광물이 흡수되면 그것으로부터 탄수화물, 포도당, 단백질, 아미노산 등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해내는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엽록소라 부르는데, 이들은 빛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포도당을 만드는 중추 역할을 한다. 포도당을 생산해내는 과정에서 나무는 불필요한 가스를 외부로 방출하는데, 그 가스는 바로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산소이다. 식물의 부산물이 동물들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서로 함께 모여 자라기 시작한 나무들은 몇 년이 지나면 그들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바꾸어가면서 숲이 된다. 숲은 스스로의 고유한 미세 기후를 형성한다. 숲은 같은 크기의 호수보다 더 많은 물을 증발시키며, 바람을 차단하고 토양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 되어 땅이 얼어버리면 나무의 뿌리는 더 이상 땅에서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나무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나뭇잎들을 떨어뜨리게 되고, 다시 봄이 찾아와 땅이 녹으면 나무뿌리는 물과 양분을 빨아들여 새로운 나뭇잎을 만들어낸다. 침엽수들은 겨울이 되어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몇 해를 보내는데, 침엽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는 것은 활엽에 비해 아주 두꺼운 피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침엽은 그 두꺼운 피부 위에 아주 진한 왁스 화장까지 하고 있다. 결국 그러한 이유 때문에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건조하거나 추운 환경에서도 잘 견딜 수 있다.
식물의 광합성을 이끄는 엽록소는 햇빛의 특정한 파장을 이용해서 빛 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일을 매일 반복한다. 이렇게 빛과 물과 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은 식물들은 매우 복잡한 물질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식물은 햇빛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빛이 주어지는 한 양분을 계속 만들어내게 된다. 예를 들어 아주 강한 햇빛을 감당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수증기를 증발시켜야 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노동을 하면 땀을 흘리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나뭇잎은 강렬한 빛에 타버리거나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파괴되고 만다.
만일 광합성을 통해 얻어진 물질이 너무 많을 경우, 식물들은 필요한 만큼의 양분을 소비한 다음 나머지 양분들은 우선 세포의 벽을 튼튼하게 하는 데 쓰거나 셀룰로오스와 리그닌 같은 성분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물론 그밖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소량 만들어내 외부로부터 침입해올 각종 곤충이나 박테리아 등을 막기 위한 물질을 만들거나 예상치 못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 이용한다.
나무가 건강하고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은 주어진 빛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빛을 잘 이용하기 위해 나뭇잎은 잎맥을 섬세하게 발달시켰다. 나뭇잎은 자신의 모체가 살아가는 환경에 철저하게 적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뭇잎을 보면 그 나무가 어떤 지역에서 터를 잡고 살아왔는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난대림의 나뭇잎은 대부분 가죽처럼 매끌매끌하고 두껍다. 매우 강렬한 햇볕의 지나친 열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내부로부터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모양을 띠게 되었다.
숲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식구들이 합심하고 애써서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그루의 나무나 꽃 한 송이를 볼 때도 생명의 경외감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한다. 숲을 만나거나 이용할 때는 단순히 나무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살아있는 거대한 생태계를 이용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숲의 생로병사식물이 작은 씨앗으로 삶을 시작해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식생'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모든 생물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근원이 바로 기후다. 기후에 따라 수목의 분포도가 다르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매우 다르며, 수목의 재질도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기후를 형성하는 중요한 단위는 햇빛, 비, 바람, 기온, 온도, 열, 습도, 구름 등이다. 그 가운데 햇빛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온대 지역에 사계절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때때로 기후나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나무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지역의 햇빛은 대체로 1년을 주기로 규칙적인 변화를 보인다. 그것을 우리는 '광주기'라고 하는데, 나무는 이 광주기를 잘 감지하고 계절의 오고 감을 느끼면서 1년의 생활이나 생리를 잘 파악하게 된다.
나무가 햇빛의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것은 광색소의 일종인 '피토크롬' 이라는 물질 때문인데, 이 물질을 광주기를 감지하여 이웃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많은 종자 생산을 억제하기도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양분의 양에는 광량(光量)과 광도(光度)가 큰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어떤 수종이냐에 따라 광합성의 양에 차이를 보이며, 같은 나무라 할지라도 기상 조건에 따라 광합성의 양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무더위는 기근을 몰아오고 이는 곧 수분 부족으로 연결된다. 기근은 강수량의 부족이나 높은 증발량으로 대표되는데, 기근의 1차적 원인은 햇빛이며, 무더위와 기근은 풍속의 차이가 결정한다. 왜냐하면 바람은 식물이나 토양의 수분 함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근은 산의 정상부나 남사면, 혹은 숲으로 둘러싸인 초지에서 자주 발생한다.
또한 많은 양의 비가 올 때는 나무가 막 피어낸 신선한 꽃들이 떨어지거나 이제 막 떡잎을 열고 새순을 내민 어린 나무들이 피해를 입기 일쑤다. 겨울에 내린 비는 나무에 억지로 빙수를 먹이거나 반갑지 않은 얼음 옷을 입힐 수 있으며, 갑자기 내린 비로 인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면 그것이 고드름으로 변해 나무들에게 큰 시련을 준다.
숲을 잘 가꾸는 것은 홍수 예방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다. 숲에 내린 비가 흘러내리는 과정에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기 전에 지표면에서 흘러가느냐 혹은 땅속으로 흡수되어 흘러가느냐에 따라 숲을 구성하는 흙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표면을 급하게 흘러가버리는 물은 소중한 흙의 입자들을 단기간에 휩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식물이 성장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그와 동시에 수질도 매우 나빠지게 만든다. 숲을 잘 가꾸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런 급속한 물의 흐름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때 지표면을 타고 흘러가버리는 물을 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관목의 존재가 중요하다. 따라서 그런 관목을 제거하는 것은 물을 저장하고 수질을 조정하는 숲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숲의 불균형은 대체로 숲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일어난다. 산불이나 태풍 또는 인간에 의한 숲의 벌채가 그 좋은 예이며, 동식물의 이입에 의한 변화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으로 인해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지고, 이러한 불균형 상태에서 숲의 천이는 또다시 시작된다. 낮과 밤, 태양빛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바람은 열에너지의 발생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이것은 식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풍속은 꽃가루의 이동에 긴밀하게 관여하여 새로운 숲을 만들어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나무의 이력서를 간단하게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 단계'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나무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긴 시점이다. 성장 단계에서의 나무는 규칙적으로 커지고, 나무의 무게 또한 증가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러한 성장이 점차 둔화되는 단계로 이어지고, 나무는 균형 단계로 접어든다. 이러한 균형 단계가 수십 년 동안 이어지면, 나무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자라지 않는다고 해서 나무의 무게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나무가 성장하는 시기 동안 나무는 매년 죽어가는 나뭇가지와 떨어지는 열매만큼 자란다. 이것은 나무가 잃어버리는 에너지만큼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균형은 갈수록 깨어지고, 생산하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시점에 이르게 되면서 나무는 분해 단계로 접어든다. 태풍이 몰아치거나 추운 겨울에 내리는 눈의 무게에 의해 부러진 나뭇가지를 보충할 에너지를 더 이상 얻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이런 분해의 조짐은 점차 외부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나뭇가지는 더 이상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부러지는데, 그곳으로 목재를 분해하는 버섯류 그리고 곤충의 애벌레나 다른 작은 토양 곤충들이 침입한다. 이로 인해 영원할 것만 같던 나무는 급기야 부드러운 물질로 변해가면서 마치 수천 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토양으로 되돌아간다. 수분이나 온도, 공기 오염 등으로 주변 환경이 나무의 생장에 적합하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숲에서는 수많은 나무들이 태어나 성장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다. 단지 이러한 나무의 순환 현상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나무란 개체로 보았을 때는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는 단일한 삶을 경험하지만, 숲의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삶을 연속해서 이어가는 것으로 볼 때는 지구와 운명을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체로 볼 수 있다.
나무는 대를 잇기 위해 주변 자연환경을 철저히 이용한다. 섬세한 바람을 이용하는 단풍나무는 멀리 이동하기 위해 씨앗에 날개를 달고 있는 반면, 곤충이나 새를 유혹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습한 지역이나 숲의 가장자리처럼 흙에 양분이 풍부한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무수히 많은 작은 열매를 생산해낸다. 이것은 나무들이 열매를 많이 생산하게 되면 후손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토양 상태가 좋은 곳에서 살아가는 버드나무 씨앗들이 발아할 수 있는 수는 1제곱미터 당 약 2만 그루 정도다. 약 30년 뒤에는 2만 그루 모두 각각 50제곱미터의 면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한번 뿌리를 내리면 이동할 수 없다는 것과 면적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년 부피가 증가하는 버드나무들은 30년 뒤에 몇 그루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 생명이 삶을 마감하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들의 사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며, 그것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뭇잎이 떨어지고, 그것은 다시 부엽토를 형성하며, 바람과 빛은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바위를 풍화시켜 모래와 흙으로 다시 돌려놓는다. 그 과정에서 숲은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기후와 토양을 만들어간다. 다시 말하자면 생물이 죽어 무생물이 되고 다시 새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 우리는 이를 숲의 구조 단위라 부른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물질의 순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물질 순환으로 인해 에너지가 흐르고, 그 흐름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그 생명은 또다시 사멸을 겪게 된다. 물질의 순환이 일어나고 에너지가 흐름으로써 숲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저마다 자신을 위한 적합한 환경을 만들거나 적합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온갖 힘을 다 쏟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명체의 고유한 특성이 나타나고 같은 개체들이 모여 사는 집단의 특성이 나타나며, 그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화무쌍한 숲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야말로 숲은 복잡하고 다양한 생명체들이 에너지를 교환하는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다. 그들은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이를 통해 숲은 생명체들의 역동적인 변화로 꿈틀거린다.
숲은 시작과 끝이 없이 늘 순환하는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계절에 따라, 밤과 낮에 따라, 태양의 위치에 따라 숲은 늘 변화한다. 숲은 스스로 온화한 공기와 비옥한 흙을 만들어내지만, 늘 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