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잔혹사
그레그 캠벨 지음 | 작가정신
습기 찬 정글 마을 코이두는 시에라리온 동부의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의 중심지다. 영국의 지리학자들이 1930년대에 시에라리온의 정글에서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후, 이곳 열대우림 주위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는 작은 진흙 구덩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다이아몬드 원석들이 채굴되었다. 1996년 즈음, 무장그룹인 혁명연합전선(RUF)뿐만이 아니라 시에라리온 정부군(SLA)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휴전감시단이라고 불리는, 지역 보안군에서 파견된 서아프리카평화유지군(ECOMOG)이 다이아몬드 광산을 손에 넣으려는 RUF와 싸우고 있었다. 네 번째 집단(카마조라고 불리는 멘데족 전사들의 부족 민병대)은 날이 넓은 칼과 창을 들고 RUF의 공격 소총과 로켓포에 맞서 싸우면서 혼란과 유혈을 한층 더 심화시켰다. RUF의 대표적인 전쟁범죄는 바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것이었다. 아마드 테잔 카바 시에라리온 대통령이 1996년 국민들에게 평화를 위해 "손을 잡자."고 호소하자 RUF는 희생자들의 신체 일부를 잘라 대통령궁 계단에 던져놓기 시작했다. 1996년 '싹쓸이 작전'에서 이렇게 소름끼치는 만행을 저지른 RUF 반군들은 그후 코노에서 캐낸 수백만 달러 어치의 다이아몬드를 세계의 여러 판매망을 통해 팔았다.
시에라리온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나라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나라의 다이아몬드는 국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매년 60억 달러어치씩 팔리고 있으며, 이 시장은 상품의 80퍼센트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시에라리온은 폭력, 가난, 군벌, 불행이 판치는 무주공산이며, 누구든 무장을 제일 잘 갖춘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의 자그마한 변방이다. 이 나라는 유엔의 인간개발지수에서 꼴찌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거의 모든 힘을 잃어버렸다. 사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다이아몬드가 바로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는 전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1999년 유엔평화유지군이 배치되기 전까지, 세계 강대국들은 시에라리온을 거의 완전히 무시했다. 이 나라에서 십 년 동안 죽음과 고문이 판치게 하는 데 일조한 다이아몬드를 사들이는 데는 열심이었으면서도 말이다.
RUF의 전쟁이 있기 전 시에라리온의 사람들은 서로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했다. RUF가 1991년에 이웃 라이베리아에서 처음으로 침공해 들어왔을 때, 이들의 반란은 천연자원을 사적인 목적으로 약탈하고 있다고 여겨지던 프리타운의 지배계급에 맞선 농민혁명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후 리비아에서 훈련받고 라이베리아의 지원을 받는 RUF 지도자 포다이 산코의 '반란'으로, 이 침공은 다이아몬드 광산 장악을 위한 야만적인 투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이아몬드 광산은 처음 발견되었을 때부터 약탈의 대상이었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나중에는 흔한 도둑들이,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RUF의 무장한 불한당들이 다이아몬드를 약탈했다. 현재 다이아몬드를 노리는 것은 RUF 뿐만이 아니다.
나는 2001년에 여러 번 시에라리온을 방문했다. 이 나라가 이른바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때문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1999년 이래로 일부 다이아몬드에 무고한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반지나 목걸이를 사는 사람들이 거의 그렇듯이, 나 역시도 이 작은 보석이 매우 귀중한 것이라는 명성이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채굴 회사인 드비어스그룹의 탐욕으로 인해 백 년 전에 만들어진 얕은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람들은 반군에게서 기꺼이 다이아몬드를 사들였다. 나는 또한 다이아몬드 판매 이익금이 시에라리온 정부와 싸우는 RUF의 전쟁 자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알카에다의 공격 자금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밀수꾼, 무기 밀수꾼, 테러리스트, 기업의 조작 전문가, 부패한 정부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 역시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는 시에라리온에 가서 희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랑과 헌신의 상징이 1990년대에 일어난 가장 잔혹한 전쟁의 자금을 대는 데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다이아몬드 약탈사 - 드비어스 카르텔과 RUF 반군
1930년 한 지질학자가 발견한 다이아몬드의 땅2002년 4월 22일, 시에라리온 동부에서 사상 두 번째로 큰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무게가 무려 1천 캐럿이나 된다는 그 보석이 금방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시에라리온 정부는 그 커다란 보석이 과거의 밀수 경로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국경수비대에 최고 경보를 발령했다. 그때까지 시에라리온에서 밀반출된 다른 모든 피의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작은 보석으로 쪼갠다면 당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잡지 못하는 것처럼 그 물건들 역시 쉽게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전쟁은 전 세계가 아프리카의 문제들을 무시함으로써 스스로 위험에 빠져들고 있음을 분명하게 증명해주었다. 상업활동이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테러리스트들의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와는 아주 먼 곳에서 벌어진 사건들도 우리에게 아주 생생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에라리온은 이제 더 이상 '국지적인 지역분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2002년 1월에 UNAMSIL은 시에라리온 내전이 끝났으며, 반군단체로서의 RUF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선언했다. 코노, 카일라훈, 케네마 지역의 무장해제 마감 시한은 원래 2001년 11월 30일로 정해져 있었지만, 그날까지 무기를 내놓은 병사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12월 내내 반군들은 계속 다이아몬드를 채굴해 라이베리아에서 세탁과정을 거쳤지만, UNAMSIL은 이를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시에라리온 정부군 못지않게 옛날부터 부패하고 무능했던 시에라리온 경찰은 12월 18일에 라이벌 관계에 있는 RUF 소속의 광산 관계자들이 코이두에서 폭동을 일으켰을 때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서로 다른 파벌에 속해 각자 다이아몬드를 채굴하고 있던 RUF 병사들은 경찰과 UNAMSIL 병사들 앞에서 서로 투석전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일들이 끝나는 날이 찾아왔다. 적어도 UNAMSIL의 입장에서는 그러했다.
2002년 1월말에 유엔은 지난 한 해 동안 반군들로부터 몰수한 3천 점 이상의 무기들을 태우는 행사를 벌이고, 시에라리온에 영원히 평화가 찾아왔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시에라리온이 과거처럼 폭력의 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로메협정은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으며, 유엔안보리는 2002년 1월에 시에라리온 내전을 다룰 특별 전범재판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별재판소는 시에라리온의 평화 정착에 대해 위험한 양날의 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RUF는 특별재판소를 결코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로메협정이 반군들에게 원하는 것을 모두 주었는데도 비참할 정도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협정에 의해 RUF의 지도자 산코는 정부의 공직을 얻었고, RUF는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한 통제권과 전쟁범죄에 대한 면책특권을 얻었다.
전쟁과 민간인들의 신체를 훼손하는 행위가 이제 멈췄는지는 몰라도, RUF 때문에 시에라리온은 산산조각이 났고 국민들의 영혼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주택과 마을을 재건하고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회복을 향한 고통스러운 첫 발에 불과하다. 얄궂게도 시에라리온의 파괴를 불러온 물건, 즉 다이아몬드가 어쩌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지도 모른다. 시에라리온은 자국의 천연자원과 광물자원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다이아몬드 채굴을 엄격하게 관리해서 엄청난 액수의 세수(稅收)가 부패한 독재자나 무자비한 살인자들 혹은 라이베리아 등지에 있는 그들의 하수인 손에 들어가지 않고 국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에라리온은 이미 중요한 첫 발을 떼었다.
UNAMSIL이 평화를 선언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캐나다의 광업회사인 다이아몬드워크스는 브랜치에너지가 취득한 허가장과 재산권이 유효하다는 카터 대통령의 확인을 받아 코이두에서 채굴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이아몬드워크스는 브랜치에너지를 통해 코이두의 한 킴벌라이트(지층 속의 온갖 물질들이 뒤섞인 용암이 굳어진 것. 킴벌라이트는 대부분 지표면까지 뚫고 올라오지 못하지만 표면으로 드러날 때면 폭발의 강도가 너무 세서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온갖 물질들이 수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마치 산탄처럼 흩뿌려질 것이다.) 광맥 주식 6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세와 강 유역에서 총 6800헥타르에 이르는 땅에 대한 두 건의 탐사 허가장을 갖고 있다.
합법적인 채굴활동이 이처럼 신속하게 재개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다이아몬드 탐사활동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세계 최악의 전쟁이 종식된다는 이점 외에도 많은 긍정적 효과들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게 될 것이다. 시에라리온은 아름다운 풍광을 갖고 있으므로, 이 나라의 5대 산업 중에 관광산업이 끼지 말라는 법도 없다. 또한 국내외의 탐사단들이 투자하는 자금은 이 나라의 경제가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수 있다. 광산회사들이 시에라리온의 킴벌라이트를 완전히 탐사하기 위해서는 현대적인 시설이 필요하고 이런 시설들을 운영하려면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므로 풍부한 인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에라리온의 교육 시스템에 기꺼이 투자하려 할 것이다. 소비자들 중에는 지금도 '피'의 다이아몬드나 그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아프리카의 전쟁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평화가 정착되면 가장 커다란 혜택을 입는 것은 지금도 앞으로도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밀수된 기관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법을 배우며 자란 아이들은 인정 많고, 호감이 가고, 유쾌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또한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죽음의 거대한 회색 꽃을 피워냈던 세계무역센터는 전쟁종식이 가져다준 희망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최악의 순간에 항상 뭔가 일이 틀어지는 것 같으니 말이다. 실제로 시에라리온에서 평화가 선언된 후 몇 주 되지 않아 라이베리아의 화해와 민주주의를 위한 라이베리아연합(LURD) 반군들이 몬로비아를 포위하고 정부를 전복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이 상황은 앞으로 계속 악화되어 끔찍한 종말을 맞을 것 같다.평화유지군, 반군, 용병 등이 서아프리카의 정글에서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거의 잊혀진 전투를 벌이며 서로를 살육하고 있을 때, 런던에서는 차미안 구치와 알렉스 이어슬리가 문제의 핵심을 공략해서 백 년의 역사를 지닌 연간 60억 달러 규모의 다이아몬드 업계에 치명타를 가하기 위해 이 업계가 깊숙이 감춰두고 있는 최악의 비밀을 폭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속한 비정부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1998년 12월에 앙골라완전독립민족연합 반군들이 불법으로 채굴해서 팔고 있는 다이아몬드가 드비어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의 자세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반군들이 불법적으로 손에 넣은 상품을 기꺼이 구입하는 다이아몬드 업계의 태도 때문에 앙골라는 물론 잔혹한 내전을 겪고 있는 다른 다이아몬드 생산국에서 파괴와 살인이 자행되고 있다고 추론했다.J.D. 폴렛이라는 영국 지질학자가 1930년에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 다이아몬드 광맥이 서쪽으로는 세와 강까지, 동쪽으로는 라이베리아 영토까지 뻗어 있어 넓이가 약 280평방미터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광맥 안에 위치한 마을들(케네마, 옝게마, 코이두, 통고필드, 보)은 정글 한가운데에 있는 한가한 시골 마을이었으나 20년도 안 돼 합법과 불법을 막론한 온갖 국제적 상업거래와 폭력적인 음모가 이루어지는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그때까지 이 지역 주민들은 다이아몬드를 다른 자갈들처럼 쓸모없는 돌멩이로 취급했다) 시에라리온은 세기말까지 나라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었다.
다이아몬드가 발견되기 50년 전부터 시에라리온은 영국 식민지였다. 북아메리카에서 노예로 살다가 미국 독립전쟁에서 영국 편이 되어 싸운 공으로 해방된 사람들이 세운 시에라리온은 전인미답의 땅이 국토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나라였다. 대부분의 무역, 상업, 정치활동은 서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서 도망쳐 온 노예들과 해방노예들이 사는 프리타운에서 이루어졌다. 프리타운 주민들은 통틀어 '크리오'라 불렸다. 템네족, 멘데족, 크루족 주민들(그들은 과거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정령숭배 신앙과 의식을 지키며 농경생활을 하고 있었다)은 자기들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돌멩이를 찾겠다고 백인들이 정신없이 땅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며 그들도 곧 태도를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이아몬드는 16세기부터 벌써 일부 지역에서 힘과 용기의 부적으로 간주되었다. 그때는 다이아몬드가 지금보다 훨씬 더 귀했기 때문에 여기에 마술적인 특징까지 덧붙여진 것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부와 권력, 사랑, 명예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 다이아몬드 때문에 지구촌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고문과 죽임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겨우 2년 전이었다.사실 RUF의 북부 본거지인 마케니에서는 모두들 마약에 취해 UNAMSIL의 평화협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 멍하니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RUF의 지도자 몇 명을 만나기 위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소속 세 사람과 그곳으로 갔다. 물론 나는 프리타운에 있는 UNAMSIL 본부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열심히 권하고 있는 평화협상이 정말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효과를 발휘한다면 어떤 방식이 될 것인지 RUF 쪽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특히 RUF 지휘관들이 지금까지 경험한 유일한 삶의 방식인 다이아몬드와 무기를 맞바꾸는 거래를 하지 않고 어떻게 삶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알고 싶었다.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시에라리온의 내전에서는 RUF뿐만 아니라 시에라리온 정부군, 카마조, 서아프리카평화유지군 모두가 똑같이 폭력과 인권유린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서아프리카평화유지군은 살인자 및 고문자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아직 불확실한 평화협정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 임무를 맡겨야 하는, 결코 부럽다고 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 로메협정은 이 점을 놀라울 정도로 분명하게 보여준다.
분쟁지역의 다이아몬드 거래를 종식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다이아몬드가 채굴되는 곳의 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전쟁이 없다면 문제도 없다. 지난 10년 동안 시에라리온에서 평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기회가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바로 2001년 하반기였다. 비록 2001년 여름에도 유엔이 최소한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RUF가 여전히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다이아몬드를 채굴해서 팔기는 했지만, 2001년 5월 UNAMSIL, RUF, 시에라리온 정부가 프리타운에서 조인한 무장해제 협정은 지난 몇 년 동안 비참한 실패를 맛본 수십 건의 평화 시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RUF는 이 협정에 따라 정당으로 변신하고, RUF와 카마조의 모든 병사들은 2001년 11월 30일까지 무기를 내려놓아야 했다. 실제로 UNAMSIL에 무기를 내놓았지만 코노와 카일라훈의 가장 중요한 RUF 기지들은 부대 해산절차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RUF 지도자들은 입으로만 계속 협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포트로코의 무장해제 캠프를 방문해보니 이곳은 국가 재통합의 첫 번째 무대라기보다는 전쟁포로 수용소와 더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UNAMSIL이 경비 병력을 제공하고, WFP가 식량을 제공하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천막을 제공했는데도 캠프의 관리를 맡은 것은 시에라리온 정부의 전국 부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