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황상민 지음 | 21세기북스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황상민 지음
21세기북스/2004년 2월/304쪽/12,000원
1. 사이버 신인류는 누구인가
사이버 신인류의 등장
웬디는 문제아 - 웬디는 세상 사는 게 하나도 재미가 없다. 엄마는 매일 공부하라는 말뿐이고, 학교 수업도 너무나 따분하다. 웬디는 시원한 바람을 맞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생각한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고.
디지털로 숨쉬는 신인류 : 사이버 신인류가 경험하는 디지털 문화란 무엇일까?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하고, 휴대폰이나 PDA를 들고 다니는 것이 곧 디지털 문화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첨단 디지털 기기를 통해 사람들이 경험하는 행동과 사고방식이다. 아니, 이런 디지털 매체가 인간의 일상 생활 속에 던져 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사이버 세대의 디지털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이런 매체들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고 경험하는 행동과 사고방식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사이버 신인류에게 학교에서 이루어졌던 학습 또는 공부는 즐거움이 아니라 혐오스러운 행위였다.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일이었을 뿐이다. 이들이 하고 싶은 학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표현하는 공부였다. 사이버 공간이나 디지털 매체가 이들의 학습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나 자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게임일 수도 있고, 사이버 공간에서 벌이고 있는 놀이 활동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느끼며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배운다 :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리 상태 중에 하나가 아이들을 잘 이끌어나가 미래의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 모르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자신의 생각의 틀에 맞춰 판단하려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은 이미 낡은 격언일지 모른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변신에 능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최근 대두되는 인간형은 ‘르네상스 칼라’라 불리는 이들이다. ‘르네상스 칼라’는 경제와 컴퓨터는 물론 인문학과 자연과학, 문화예술 방면까지 아우르는 지식과 다양한 경험 및 재능을 갖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형을 지칭한다. 조원희(31) 씨의 별명은 ‘직업수집가’다. 하긴 이제 서른을 갓 넘긴 그가 가졌던 직함은 10개가 넘는다. 잡지 편집장, 웹 프로듀서, 뮤지션, DJ, 다큐멘터리스트,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연구원, 인터넷 회사 콘텐츠 개발자, 공연 기획자 등. 앞으로는 영화음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힙합 클럽 ‘마스터플랜’ 대표인 이종현(28) 씨도 팔방미인. 현재 방송작가이자 음악 프로그램 PD이고 VJ이며, 음반 기획자 겸 평론가이다. 각 분야를 아우른 ‘르네상스 칼라’! 왜 그들은 여러 우물을 파는가. 대답은 한 가지다. “여러 우물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좇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 그러나 그들의 우물은 그리 얕지 않다. 마니아적 집중도와 프로급의 전문성을 갖췄다.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 ‘사이버 신인류’의 등장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한일 월드컵 당시 아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열심히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어른들은 이런 응원 물결의 주인공이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들이 보여 준 것은 혼자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같은 반 아이들과 함께라는 집단 성향이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 이것이 그들이 온몸으로 보여 주는 메시지였다. 그것이 그들 나름의 표현방식으로 자유롭게 분출되었던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모든 인간은 20~30세가 넘어가면, 특히 35세가 넘어가면 대개 거부하려 한다. 이때 그들의 부모 세대는 보수적이기 쉽고 자녀 세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런 차이는 어느 사회에서나 기성세대와 청소년 사이의 잠재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탈출구를 찾는다. 그것이 만화이든, 비디오이든, 영화이든, 음악이든, 게임이든, 아니면 인터넷이든 간에 말이다. 사이버 신인류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와 미래의 트렌드를 감지해내는 것이다. 이제 그들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사이버 세상에서의 생활
웬디, 피터팬을 만나다 - 어느 날 밤 잠자리에 든 웬디에게 피터팬이 찾아왔다. 피터팬은 웬디에게 꿈의 나라 네버랜드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웬디는 네버랜드가 점점 궁금해지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느낀다. 그곳에는 도대체 뭐가 있을까? 피터팬이라는 이 아이는 왜 날 찾아온 것일까? 이 낯선 세상이 나의 삶을 뒤흔들지는 않을까?
사이버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 ‘인터넷 심리’, 아니 ‘사이버 공간의 심리’는 현실과도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 행동의 형태와 특성을 탐색하는 분야이다. 사이버 공간을 경험하는 인간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는 것은 여러 가지 유용성이 있다. 현실과 사이버의 차이를 알고 인간 행동의 새로운 유형이나 법칙을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단지 온라인 쇼핑이나 인터넷 비즈니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는 왜 현실에서 만난 그 누구보다도 함께 채팅에 몰두했던 그 사람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더 쉽게 가까워지는 것일까? 왜 직접 만났을 때 하기 힘든 말을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이용하면 더 마음 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걸까? 왜 현실 공간에서보다 사이버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는 걸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단순히 인터넷 비즈니스를 계획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인간 행동과 마인드의 작동 원리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통찰과 지식을 제시해준다. 왜 사이버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는지, 그리고 사이버상의 행동을 현실적인 틀로 이해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이버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할 어떤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 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이제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것은 생활 공간의 일부가 된 사이버 세상에서 일어나는 기막힌 일들을 우리가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적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미지로 말하기 : 이미지 세대! 이는 디지털 세상에 살고 사이버 문화를 선도하는 세대를 지칭한다. 청소년 세대가 이미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말은 바로 이미지로 의사소통 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아니, 이들의 의사소통 방식은 바로 이미지이다. 인터넷에 범람하는 다양한 이미지, ‘디카족’으로 대표되는 일반인들의 이미지 생산, 그리고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행동 방식이 출현하고 있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인터넷의 수많은 아바타나 미니홈피, 또는〈아헿헿〉사이트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아이들을 살펴 보라. 그렇다면 이미지 세대가 어떻다는 것인가? ‘이미지는 실체가 아니다’, ‘이미지는 내용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이미지의 힘을 모를 뿐 아니라 디지털 세대가 만들어 내는 코드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인생, 내가 만드는 삶 : 이전 세대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고’, ‘내가 아닌 남을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했던’ 집단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 가치로 무장되어 있다. 현재 10대들의 행동과 사고 특성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이들의 사고 체계는 ‘나를 위한 삶’, 그리고 ‘내가 만드는 세상’이라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기성세대에게는 놀라운 생각이다. 따라서 인터넷을 정보 교환의 수단을 뛰어넘어 놀이와 만남의 장으로 이용하고, 놀이터를 찾듯 자연스레 컴퓨터를 켜고 노는 아이들을 기성세대는 ‘N세대’라는 용어로 부르며 낯설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공동체는 우리를 강조하고 타인이 행동의 준거가 되는 공동체가 아니다. 나를 중심으로 한, 나를 위한 공동체이다.
사이버 세상의 오타쿠
피터팬의 정체는? - 웬디는 피터팬의 손을 잡고 창문을 넘어선다. 밤하늘을 날면서 피터팬은 웬디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어떻게 해서 사이버 신인류가 되었는지, 그리고 자기의 꿈이 무엇인지, 웬디는 생각한다. 사이버 신인류는 보통 아이들과는 뭔가 좀 다르구나.
사이버 공간의 개척자, 오타쿠는 누구인가 : 일본에서 오타쿠라는 말은 1990년대 이전까지는 아주 극단적으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폐인처럼 생활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이 말은 일본 언론에서 ‘마음먹은 일에 대해 병적일 정도로 자신의 생활을 제한하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긱스(Geeks)'라는 말로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이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도 없고 사교적이지도 않지만 한 분야에 대해서만은 그 누구보다도 정통해 있다. 대부분 컴퓨터나 첨단 하이테크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이들은 실리콘 밸리나 IT 업계에서 무서운 아이들로 세인의 관심을 끈다. 역사적으로 에디슨이 이런 유형의 사람이었고 디지털 세대 중에서는 빌 게이츠가 대표적인 긱스이다. 한국에서는 이들을 ’폐인‘이라고 부르며 사이버 공간이 만든 사회의 이단아로 취급한다.
사회를 지키는 괴짜들 : 일본의 성공적인 만화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오타쿠였다는 사실과 더불어 미국과 한국에서 IT 업계와 디지털 문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일종의 사회 이단자라면 우리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오타쿠나 긱스, 폐인으로 표현되는 이들은 사회 진화의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존재들이다. 즉 제대로 사회화가 안 된 사람들이다. ‘제대로 사회화가 되었다’라는 말의 의미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방식대로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정상적으로 친구를 사귀고,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긱스와 폐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사회의 주변부에 속한 사람들이 되기를 선택했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 또는 한국에서 최초로 다중 역할 온라인 게임인〈바람의 나라〉와〈리니지〉를 만들었던 송재경과 같은 사람들이 그러한 케이스이다. 이들이 천재인지, 아니면 사회적 지진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사회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새로운 생각이나 물건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들이 사회 전체 구성원의 생존 기회를 확장시켰다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2. 그들의 생활 방식
사이버 신인류의 심리적 특성
네버랜드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나 - 후크 선장이 쏘아 올린 폭탄도 무사히 피하고 웬디는 네버랜더들의 부드러운 땅 위에 살짝 내려앉았다. 피터팬은 네버랜드에 살고 있는 사이버 신인류들을 웬디에게 소개해 주었다. 웬디는 그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었다. 저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사이버 신인류의 복합 정체성 : 사이버 공간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각기 다른 이미지를 이용하여 독립적으로 다른 이미지와 만나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역할에 따라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체적인 역할과 맥락 속에서 나타나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주워 모으는 이러한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다. 자신이 신이 되고 스스로 창조한 생명체의 운명이나 행동을 조절한다고 느낀다. 이것은 이들의 부모 세대가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직접적인 만남과 오랜 교류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모습을 그려갔던 것과 유사한 인간 발달 과정이다. 가상 공간 속에서 정체성은 계속 변화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기를 인식하게 된다.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이 상상하는 어떤 존재나 특성으로, 또는 어떤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경험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경험이나 학습 정도에 따라 제한된 스스로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복합 정체성을 경험함과 동시에 개인의 복합 정체성이 형성된다. 복합 정체성이 형성된다는 것은 현실의 단일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타인으로부터 각각의 이미지를 개별적인 정체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게임
네버랜드에서 하는 놀이 - 아이들은 웬디에게 네버랜드의 놀이를 가르쳐 주었다. 웬디가 살고 있던 세상에서 하던 전쟁 놀이와 비슷한 이 놀이가 웬디는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전에 하던 전쟁놀이에서는 가짜 칼을 갖고 가짜 기사가 되었지만 여기 네버랜드에서는 모든 것이 진짜다!
게임의 천국 :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들이 특히 몰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은 사이버 신인류의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게임을 생활 공간이라고 말하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버 신인류에게 게임 세계는 가상 세계가 아닌 실제 자신이 숨쉬고 활동하는 공간이다.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 문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7년 블리자드(Blizzard) 사에서 만든 〈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게임이 나오면서부터다. 이 게임은 다수의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하나의 게임을 동시에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혼자 하는 PC게임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회적 상호작용과 교류의 경험을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대한민국에서는 1995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바람의 나라〉가 온라인 게임 세계를 사람들에게 첫선을 보인 이후로 〈울티마 온라인〉,〈리니지〉,〈디아블로〉 등이 연속적으로 등장하였다. 그 중에서도〈울티마 온라인〉,〈리니지〉 등은 가상 세계의 모습을 비교적 현실감 있게 만들어냈다. 게임 캐릭터를 통해 사용자들이 전투, 마법, 상거래 같은 활동뿐 아니라 혈맹과 같은 공동체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의 활동과 참여 방식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마치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사회를 만들고 살아가는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게임으로 숨쉬는 사람들 : 다중역할 놀이 형식의 온라인 게임의 특징은 게임 세계에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또 이들이 게임 세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사용자를 대신하는 캐릭터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사용자의 참여와 활동 정도에 따라 끊임없이 성장한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게임 세계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게임 공간은 그 어떤 현실 공간보다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 세계에 참여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부터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다고 느끼는 공간이다.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세상의 지배자이며 자기 인생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쉽지 않은 경험을 사이버 신인류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사용자들은 ‘현실에서 하고 싶었던 일’,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일’, ‘현실에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을 사이버 공간에서 마음껏 한다. 그것은 새로운 인간관계일 수도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경험일 수도 있다. 심지어는 현실에서는 금지된 일탈 행위일 수도 있다.
사이버 신인류, 대중문화의 주역이 되다
이야기를 만드는 네버랜드 아이들 - 네버랜드 아이들은 저녁마다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자기의 이야기를 꾸며서 마치 연극을 하듯이 웬디에게 들려준다. 웬디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왠지 재미있다.
이야기 만들기의 심리 : 사람들은 왜 기계적으로 조합되어 만들어진 엉뚱한 이야기에 재미를 느낄까?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이런 단편적인 정보를 특별히 자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심리’이며, 사이버 신인류가 사이버 세상에서 경험하는 중요한 심리 현상의 하나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점을 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현실 세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이버 공간에 색다른 삶의 경험과 재미를 만들어낸다. 이와 같이 현실이든 사이버 공간이든 사람들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고, 또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싶어한다. 현실 세계의 점쟁이는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역사(history)라는 단어가 ‘그가 만든 이야기(his story)'라는 뜻이라는 것에 주목하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내고 싶어하고 이제 각자의 역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때로는 한편의 서사시로, 때로는 한편의 드라마로 펼쳐지는 것이다. ’내가 만드는 이야기‘의 심리는 사이버 공간에서 신인류가 벌이는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