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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조성관 지음 | 예담
총리 집무실인 국회의사당과 관저 사이의 서식스 로드에 기독교와 자본주의, 전쟁과 예술을 떠올리도록 구조물이 배치된 도시가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이다. 캐나다의 국회의사당은 회기 중이 아니면 늘 관광코스로 개방되어 있는데, 의원 개개인에게 불필요한 공간을 최대한 줄이고, 최소 공간만을 배당한 결과 그 규모가 초라할 정도로 작다. 캐나다는 의원내각제 국가이므로 총리집무실이 의사당 안에 마련되어 있는데, 총리가 드나드는 문 앞에 다가가도 무장 경찰 서너 명이 오갈 뿐 아무런 제재가 없다. 총리 집무실로 통하는 문인 웨스팅윙 앞에 서 있다가 운이 좋으면 총리가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코 권위적이지 않으면서도 권위가 살아 있는 곳이 국회의사당이고, 이것이 캐나다이다.



캐나다의 여러 도시 중 오타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참 맛은 리도 운하의 사계이다. 여름철 리도 운하에는 오타와 강에서 운하를 거슬러올라가 오타와 시내를 관통하려는 요트들이 줄을 잇는다. 관광객이 요트를 직접 타기는 어려울 테니 운하를 운항하는 크루즈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빌려 운하 양 옆으로 난 자전거 길을 달려보면 오타와의 매력을 좀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오타와의 겨울은 유난히 춥다. 굽이쳐 흐르는 오타와 강이 기온을 급강하시키는데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갈 때도 많다. 오타와 강까지 꽁꽁 얼어붙으면 그보다 폭이 좁은 리도 운하 역시 얼어버린다. 10킬로미터에 달하는 리도 운하는 겨울이 되면 세계 최장의 시민 스케이트장으로 변모한다. 군데군데 스케이트 대여점이 문을 열고 있을 뿐 입장료 같은 건 없다. 갓난아기를 둔 젊은 부부들은 스케이트 날이 달린 유모차형 썰매를 가지고 나와 스케이트를 즐기는 등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타와의 모든 겨울 행사는 얼어붙은 리도 운하에서 벌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매년 5월 오타와 거리는 500만 송이의 튤립으로 채색되는 튤립 페스티벌이 열린다. 열흘 동안 열리는 튤립 축제는 매년 시작하는 날짜가 조금씩 다른데, 그 이유는 튤립 축제가 캐나다의 국경일인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 : 빅토리아 여왕 탄생일로 매년 5월 셋째 월요일)'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5월 중순 무렵을 벗어나지는 않으므로 퀘벡이나 온타리오 주의 캐나다인들은 토요일에서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3일 동안의 황금 연휴를 이용해 튤립축제를 즐기러 오타와로 몰려든다.

2002년에 50주년을 맞은 오타와 튤립 축제는 그 규모와 전통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튤립 축제 기간에는 장장 15킬로미터에 이르는 튤립길과 20개의 공식 튤립 꽃밭이 조성되는데, 주말에는 이 꽃밭들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튤립 축제 기간 중에는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그중 음악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가 샤토 토리에 호텔 뒤편, 리도 운하 옆 잔디밭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국회의사당 마당과는 직선 거리로 100여 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아 국회의사당 건물을 배경으로 축제가 벌어진다고 보면 된다.



캐나다 튤립 페스티벌의 총감독인 미셸 A. 고티에 씨는 매년 겨울이 시작함과 동시에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이듬해 튤립 축제를 준비한다. 그는 튤립 페스티벌 총감독 외에도 온타리오 주 축제이벤트 협회 회장, 캐나다 축제이벤트 네트워크 회장이라는 두 개의 직함을 더 갖고 있는데, 축제와 관광산업을 어떻게 조화롭게 꾸미느냐가 가장 어려운 주제라고 말했다. "축제는 문화와 전통의 향유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場)인 반면, 관광산업은 즉각적인 이윤을 추구합니다. 축제는 정신적인 만족을 주기만 하면 되지만, 관광산업은 돈이 되지 않으면 안 되죠. 축제와 관광산업의 기대치가 다른 것이지만, 어떤 때는 그것이 딱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아름다운 항구와 원시림 - 밴쿠버세계 4대 미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벤쿠버 중심가의 모든 도로는 스탠리 파크를 향해 뻗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88년에 개장한 이 공원의 브록튼 포인트나 나인 어클락 건에서 바로 보는 밴쿠버 항의 야경은 황홀 그 자체다. 밴쿠버에서 단 하루밖에 머물 시간이 없다면 나는 스탠리 파크 관광을 권하고 싶다. 어린이 공원, 수족관, 식물원, 토템 폴 공원 등 없는 게 없는 이곳에 발을 디뎠다면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 밴쿠버 항의 멋진 야경까지 보고 나오는 것이 좋다. 이곳의 산책로는 보행자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나뉘어 있다. 산책로의 길이가 장장 18km에 달하는데, 그 크기는 밴쿠버의 중심가와 거의 비슷하다. 대략 120만 평 규모의 세계 최대 면적이다. 스탠리 파크의 압권은 원시림에 있다. 이곳에는 파르테논 신전의 거대한 열주 같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몇 사람이 손에 손을 잡고 둘레를 재야 할 정도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태초의 자연 상태 그대로이고, 수령이 100년 이상 된 나무가 주변에 수두룩하다.



밴쿠버 중심가에서 두 번째로 권하고 싶은 장소는 캐나다 플레이스에 인접한 개스타운(Gastown)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거리에 예쁜 부티크와 기념품 가게 등이 밀집해 있어 밴쿠버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밴쿠버의 개스타운이 다른 도시의 유명 거리와 다른 점은 바로 증기 시계 때문이다. 증기 시계는 개스타운을 관통하는 거리인 워터 스트리트에 설치되어 있다. 시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시계는 15분마다 커다란 차임을 울리며 희뿌연 증기를 내뿜는다. 시간이 맞는 법이 없지만 관광객들은 신기한 듯 시계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개스타운의 증기 시계를 볼 때마다 나는 서울 시청의 '시계탑'을 떠올리곤 했다. 어느 도시는 시계 하나로도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데, 우리는 왜 서울 시청 청사 위에 천박한 전자시계를 얹어놓겠다는 생각밖에 못 할까. 서울 시청 청사의 전자시계는 수도 서울의 품격과는 맞지 않는다.



예술작품이 뭐 별것이겠는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형상화해 대중들이 보고 즐기고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바로 훌륭한 예술품이 아닌가. 증기 시계는 이제 개스타운을 넘어서 밴쿠버의 명물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개스타운 다음으로 추천할 만한 장소는 그랜빌 섬이다. 중심가에서 그랜빌 스트리트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그랜빌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그랜빌 섬이 자리하고 있다. 이 섬은 무엇보다 시장으로 유명하다. 옷, 완구, 그림책 등 어린이용 품목은 없는 게 없는 키즈 마켓(어린이 시장)과 생선, 과일, 식료품 등을 파는 퍼블릭 마켓(종합시장)이 그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갖가지 놀이시설과 작가들의 공방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랜빌 섬의 멋과 낭만은 무엇보다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자칭 '스트리트 엔터테이너(거리의 연예인)'의 공연에 있다. 혼신을 다하는 그들의 동작 하나, 말 한마디에 박수를 치고 웃고 떠들고 있노라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랜빌 섬에서의 점심은 시장 내에 마련된 즉석 식당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값이 저렴한 음식을 식성에 맞게 사들고 나와 목재 테라스로 나가보자. 수상가옥과도 같은 테라스 밑으로는 폴스 강이 흐르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요트들을 보면서 식사를 하면 "아, 이런 것이 평화로움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북미 동부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리조트로는 퀘벡 주 몬트리올 부근의 몽트랑블랑을 꼽을 수 있다. 매년 겨울이 되면 토론토 시민들은 스키를 타러 장장 10시간 가까이 차를 몰거나 버스를 대절해 몽트랑블랑을 찾는다. 1980년만 해도 몽트랑블랑은 한물간 스키리조트였다. 그러나 1999∼2000년 겨울에는 70여만 명의 스키어들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고, 스키 시즌이 아닌 여름에 오히려 숫자가 더 늘어 180여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이 리조트를 다녀갔다. 세계적인 스키리조트 그룹 인트라웨스트가 이곳을 인수해 5개년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개발하면서 몽트랑블랑은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인트라웨스트가 2001년 봄까지 쏟아부은 돈만 해도 8억 달러가 넘는다.



스키리조트 몽트랑블랑은 해발 915m의 산악지대에 총 92개의 슬로프를 갖고 있으며, 총연장 81km이다. 가장 긴 코스는 6km로 총 12개의 리프트가 구비되어 있으며, 시간당 2만 5,13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스키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 오면 스노 모빌, 개썰매, 설피 신고 눈밭 걷기, 야생짐승(사슴, 곰, 여우) 관찰하기, 항공 투어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사슴, 곰, 여우 등 야생짐승 관찰하기는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관광상품이다.



국내 스키리조트와 비교해 볼 때 몽트랑블랑은 모든 것이 철저하게 스키어 중심이다. 스키를 맘껏 즐길 수 있도록 모든 호텔과 콘도미니엄은 복도 바닥재를 자연석으로 깔아 아무리 긁히고 스키로 쿵쿵 찧어대도 끄덕 없게 해놓았다. 스키를 신고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아 혹은 바닥 카펫에 앉아 스키부츠를 벗는다.



몽트랑블랑이 사계절 리조트로 거듭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리조트 내부에 있는 두 개의 골프 코스를 만든 뒤부터다. 이곳들은 챔피언십 코스로 PGA 투어가 열리기도 한다. 또한 인트라웨스트는 매년 여름철에 스키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음악회와 각종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어 젊은이들이 이 축제를 보려고 퀘벡 주는 물론 온타리오 주, 그리고 미국에서까지 몰려든다.



호텔, 콘도미니엄, 식당, 부티크 등이 몰려 있는 몽트랑블랑 마을은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곳에는 시야를 가로막거나 사람을 압도하는 삭막한 외관의 고층빌딩 대신 고작 4층 정도로 자연과 눈높이를 맞추어 설계된 건물이 대부분이다. 몽트랑블랑의 또 다른 즐거움은 페어몽 호텔이나 웨스틴리조트와 같은 고급 호텔 내부와 부티크를 구경하는 재미다. 쇼핑을 하지 않아도 천천히 구경하기에 그만인 페어몽 호텔에 가면 로비와 라운지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들 모두가 이 호텔의 스파 시설을 이용하고 나온 사람들이다. 현관에는 토템폴(totem pole : 토템의 모습을 그리거나 새긴 푯대)이 세워져 있고, 라운지 소파를 보면 마치 서울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을 떠올리게 한다.



몽트랑블랑은 이중언어를 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식당이나 호텔 같은 곳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100% 불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한다. 몽트랑블랑의 매력은 이처럼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프랑스풍을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자존심에 있다.온타리오 주 남단에는 결코 크지는 않지만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사색의 시간을 주는 세 마을 세인트제이콥, 엘로라, 엘마이라가 있다. 세 마을은 독일의 문화적 배경을 가진 키치너, 워털루와도 매우 가깝다. 워털루에서 세인트제이콥으로 가는 방법은 매우 이색적이다. 1950년대에 만들어진 기차 스트림라이너가 이 두 곳을 왕래하는데, 자동차로 가는 것보다 열차 시간에 맞춰 스트림라이너를 이용한다면 시간 여행의 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인구 1,700여 명 남짓한 조그만 마을, 세인트제이콥(Saint Jacob). 이 마을의 중심가는 킹스트리트이다. 세인트제이콥에서 한나절만 머물러도 낯선 차림의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재침례교파로 알려진 메노나이트 교파의 사람들은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옷차림을 하고 검은색 말이 끄는 검은색 마차를 몰고 간다. 온타리오 주의 메노나이트 교파는 2만 5,000여 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문명을 등진 채 외진 곳에서 살며 마차를 타고 다니는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 숫자는 1,300여 명에 달한다.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 교파의 생활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없다. 전기, 자동차, 전화. 현대 문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거부하며, 이들은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의 생계수단은 농업과 축산으로 대부분은 농사를 짓고 수확물을 내다 팔아 생활을 한다. 세인트제이콥에는 메노나이트 교파들만 다니는 학교가 있는데,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인들은 열네 살 때까지만 학교 교육을 시킨다. 농사일과 살림살이에 더 이상의 교육은 불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기 대신 랜턴을 사용하다보니 밤 생활은 거의 없다. 해가 지면 저녁식사를 하고 랜턴 불빛 아래서 책을 읽다가 8∼9시에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해가 뜨는 시간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다. 농사일에서도 전기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말이나 소의 힘을 빌리기 때문에 이들의 노동은 훨씬 고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에서 저녁을 먹자마자 책을 읽고는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문명을 거부하며 자연의 섭리와 순리에 맞춰 사는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인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리게 살기'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세인트제이콥과 이웃해 있는 곳이 엘로라(Elora)이다. 인구라고 해봐야 3,700여 명 정도에 불과한 작은 마을 엘로라는 1800년대 중반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식당이나 기념품 가게, 공방 등이 들어서 있는 건물들 대부분은 1800년대에 지어진 것들이다. 석회암이 만들어낸 동굴과 폭포가 많기로 유명한 이곳에도 역시 메노나이트 교도들이 살고 있다. 엘로라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디 엘로라 밀 인(The Elora Mill Inn)'으로, 이 호텔 옆에는 그랜드 강이 완만하게 사행한다. 본래 제재소였던 이 호텔은 당시의 창문, 발코니 등 외벽을 그대로 둔 채 내부를 개조해 30여 개의 객실을 만들었다. 헐어버리면 그만인 공장 건물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해 그윽한 분위기의 초미니 고급 호텔로 탈바꿈시킨 캐나다인들의 지혜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엘마이라(Elmira)의 마을 규모는 세인트제이콥이나 엘로라보다 조금 큰 정도로 이곳에도 메노나이트 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메노나이트 교인들은 대부분 문명을 거부하지 않는 부류이다. 이곳은 올드 오더 메노나이트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으로 사실상 그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차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되기 때문인데, 마차 공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엘마이라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매년 4월에 열리는 '메이플 시럽 축제'이다. 메이플 시럽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자연식품이며, 사실 단풍나무가 자라는 캐나다 전 지역에서 메이플 시럽이 생산되고 판매되고 있다. 단풍나무에서 흘러나온 수액을 받아 커다란 솥에 부어 오랜 시간 가열하면 황금색의 메이플 시럽을 얻을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을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은 겨울철 하얗게 쌓여 있는 눈 위에 시럽을 뿌린 뒤 잠시 후 진노란 색으로 굳었을 때 이것을 떼어 입에 넣는 것인데 그 맛이 일품이다.

매년 4월이 되면 엘마이라의 거리는 달콤한 메이플 시럽 향기로 진동한다. 겨울에 채취해 만든 메이플 시럽을 새 봄에 일제히 내놓는 행사로, 갓 만든 메이플 시럽의 달콤함에 취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메이플 시럽 축제가 열리는 기간을 전후해 엘마이라에 와서 하루를 묵으며 세인트제이콥과 엘로라를 함께 구경한다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엄함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빨강머리 앤』의 내용을 잘 알고 있더라도 우리 나라 독자들의 상당수는 이 책의 저자인 몽고메리가 캐나다의 작은 마을 프린스 에드워드 섬(PEI)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에 발표한 소설의 원제는 '앤 오브 그린 게이블스(Anne of Green Gables)'이다. 직역하자면 '녹색 박공 지붕의 앤'이다. '박공'은 건축 용어로 마룻머리나 합각머리에 '八' 자 꼴로 붙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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