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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의 역사

데이비드 니버트 지음 | 필맥
1장 로또 광풍



복권으로 이익을 얻는 자는?




미국 각 주의 복권사업이 얼마나 급속히 성장했는지는 연간 판매 추이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1973년의 복권 판매액은 6억 달러를 넘는 정도였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1988년 미국 전역의 복권 판매 총액은 약 160억 달러로, 1997년에는 358억 달러로 급팽창했다. 1990년 경제잡지 「포브스」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주 정부들의 복권사업을 모두 합치면 매출액 기준으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이어 미국 내 24번째 대기업과 같은 수준이었다.

복권 사업으로 주 정부 뿐 아니라 복권 관련 상품 제조업체들도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복권 판매소는 물론 복권용 컴퓨터 단말기를 갖추고 복권을 파는 상점, 그리고 주유소, 술집, 식당 등도 복권으로 큰 이익을 얻는다. 평균적으로 복권 판매소는 판매액의 5.5%를 수수료로 챙기며, 여러 주 정부들이 1등 당첨 복권을 판 판매소에 대해 일정한 비율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그러니 판매소들이 복권 광고를 열심히 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 정부들과 계약을 맺고 더 많은 대중을 복권 구매자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광고회사들에 비하면 복권 판매소들의 판촉 노력은 아무것도 아니다. 광고업계는 주 정부들의 복권사업 덕택에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챙겨왔다. 복권 판매량을 유지하거나 확대시키는 일차적인 책임은 광고회사들에게 맡겨져 있다. 이들은 즉석복권 구매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고 포커, 야구, 빙고 등 다양한 테마와 연계된 즉석복권을 꾸준히 만들어낸다.

계속 쏟아지는 변형된 즉석복권,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는 복권 게임쇼, 부단히 이어지는 광고 이 모든 것들이 복권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복권 참여층을 확대하고 판매를 증대시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들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복권 판촉에서 또 한 가지 혁신적인 추세는 복권을 운동경기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오리건 주는 1989년에 프로농구 및 미식축구와 연계시킨 '스포츠액션' 복권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복권은 대학 스포츠 팀을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미 미식축구리그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이 복권이 "스포츠의 순수성에 큰 위협"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운동경기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고, 전국프로농구협회는 오리건 주의 복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이제 가정의 복권 구입은 날로 세련돼 가는 통신기술의 흐름에 올라탔다. 주 정부들은 인터넷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복권을 산다. 쌍방향 텔레비전이 개발되면 복권의 확산은 더욱 촉진될 것이다.

2장 미국 역사 속의 복권



16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제비뽑기'는 종교의식 도중 어떤 결정을 내릴 때나 하는 것이었다. 당시는 신의 의지를 발견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주기적으로 실시했으므로 복권 놀음은 신성 모독이자 신의 섭리에 도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16세기에 이르러 경제 및 사회 체제가 변화함에 따라 재정이 급속도로 어려워졌다. 국민국가 형성에 참여한 특권층은 그들의 제국을 관리, 보호, 확대하고 자신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유지할 자금이 필요했다.

156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국고를 유지하기 위해 복권을 허용했다. 이 시절 출생과 전통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는 농업 기반의 봉건제가 쇠락함에 따라 지위 향상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 의해 복권에 대한 대중의 요구는 강화됐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경제적 자유경쟁이 지배하는 계약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상당한 규모의 복권시장을 형성하는 밑바탕이 됐다.

영국인들은 아메리카 식민지의 약탈을 통해 이익을 얻으면서도 그 기반시설 건설에는 자금을 대길 꺼려했으므로 북미에서도 복권이 굳게 뿌리내리게 됐다. 18세기 후반 독립한 미국에서는 자본주의 금융제도가 느리게 발달하여 금융기관이 거의 없었고, 공공사업을 위한 자본 및 독립 전쟁을 위한 자금이 부족했으므로 복권이 크게 확산되었다. 18세기 경제구조에서 복권의 중요성은 조지 워싱턴, 벤저민 프랭클린, 윌리엄 페어팩스, 토머스 제퍼슨 같은 유명 인물들이 복권을 장려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 많은 지도자들은 복권의 확산을 비판했다. 상인들도 복권이 "통상적인 상업의 영역으로부터 상당량의 돈을 빠져나가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70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복권과 관련된 사기와 부패가 점차 늘어나고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식민지 의원들은 복권 자체를 불법화할 태도는 보이지 않았고, 복권이 널리 이용되는 데 대해 일부 종교인들 또한 반대를 외쳤지만 많은 교파들은 교회 건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복권을 활용했다.

경제적 힘과 복권사업



17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는 복권이 자본을 창출할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복권이 빈민층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이들의 반대와 종교 지도자들의 강력한 비판 가운데서도 복권은 번성했다. 19세기중반에 이르러서야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대체 금융수단이 등장함으로써 사기와 부패, 그리고 빈곤층 착취에 대한 복권 반대론자의 우려가 먹히게 됐다.

하지만 복권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이들은 자신들의 자산과 영향력을 동원해 복권을 제한하려는 입법 시도를 오랜 기간 저지하거나 약화시켰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비주류로 내몰려 있는 상황과 재산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 때문에 복권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단지 생존 유지에 급급해하며 살았고, 여성과 유색인종을 비롯한 적지 않은 이들은 전통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자신의 삶을 개선할 여지가 애초부터 없었다.

이런 조건들이 19세기에 복권을 둘러싼 투쟁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하지만 각 주 정부 차원과 전국 차원에서 결과적으로 복권을 금지시킬 수 있었던 주된 원인은 산업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공식적인 금융기관들이 대거 등장한 변화 때문이었다.

그런데 1930년대 기존 경제 체제가 무너지자 이처럼 몇 십 년 전부터 계속돼온 복권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부활시켜 절박하게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다시 나타났다. 대공황기에도 복권은 해롭다는 생각이 팽배했지만 다른 형태의 도박은 널리 퍼져 있었다. 당시는 도박이 사람들의 출세 욕망에 호소력을 발휘했고, 자선단체와 교회를 위한 자금이나 정부와 민간 상업활동에 필요한 재원도 도박에서 창출되던 때였다.

1940년대와 1950년대 그리고 1960년대 초기는 경제적 팽창기였다. 하지만 뉴햄프셔 주민들은 인구가 늘어나고 정부 사업을 확대할 필요성이 생겨났음에도 소득세나 판매세의 도입을 거부했다. 뉴햄프셔 주민들의 이런 태도는 1964년에 주 정부 차원에서 현대적인 복권이 처음으로 등장하도록 재촉했다. 세금 신설이나 세율 인상에 대한 대중적인 저항은 예산 문제에 시달리던 주 정부들로 하여금 복권을 도입하게 하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

뉴햄프셔 주와 뉴욕 주에서는 복권 부활에 대해 도덕적, 윤리적 반론이 아주 많이 제기됐다. 이와 비슷한 반론은 복권을 합법화한 다른 주들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하지만 공적 예산을 확충하는 방안과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 제기는 경제적 압력에 부닥치면서 대부분 힘을 잃었다.

3장 복권, 의문스런 정부정책



복권은 진정 세금인가? 세금은 본래 정부가 공적인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거두는 돈이다. 대중이 주 정부의 복권을 세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부 관리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 정부의 복권은 '고통 없는 세금'으로 불리곤 한다. 일반 대중이 복권 자체는 물론 복권이 창출하는 추가적인 공적 재원에 대해서도 지지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세금에 대해서는 불만의 항의 표시를 하곤 하지만 복권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코네티컷 주 특별세입위원회가 1977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매일 실시하는 복권은 주로 가난한 사람, 만성적인 실업자, 저학력자들을 끌어들이는 반면, 대학을 졸업하고 소득이 2만 5,000달러를 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 정부의 각종 복권들을 무시한다. 클로트펠터와 쿡 교수도 복권에 참여하는 이들 중 압도적인 다수가 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복권 비판자들은 정부의 복권이 불평등한 것은 주로 이것이 역진적이어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부담 비율이 더 높은 형태를 띠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보고도 늘고 있다. 인디애나 주민 701명을 대상으로 한 1995년의 조사도 복권의 역진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1992년 최하층에 속하는 복권 구매자들이 복권에 들인 돈은 전체 복권 매출의 22.6%를 차지했는데, 1988년에는 이 비율이 13.0%에 불과했다."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난한 이들이 날이 갈수록 '고통 없는 세금'의 공격을 더욱 심하게 받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적 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서 복권이 지닌 형평성의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감당할 능력이 가장 적은 이들이 정부의 재정 문제라는 짐을 부당하게 떠안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복권은 개인이 사회에서 얻는 수입의 비율에 따라 계산해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며, 더구나 다른 세금 형태에 비해 정부로 귀속되는 비율이 아주 낮다는 점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귀속 비율이 낮은 것은 관리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시카고 대학 경제사회학과의 게리 베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복권은 저소득층이 가장 선호하는 노름 형태가 됐지만 복권 전체 매출의 단지 절반 정도만이 당첨금으로 돌아올 뿐이다. 주에 따라 전체 매출의 30∼45%가 세금으로 책정된다. 형평성 측면에서 복권에 대한 과도한 세금 부과를 정당화하기란 불가능하다."

주 정부 입장에서 보면 부유층의 거부에 직면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과세수단 중 하나가 바로 복권이다. 몇십 년 동안 법으로 복권이 금지돼 왔지만 이제 각 주는 비록 복권이 세금 부담을 감당할 능력이 가장 약한 이들에게 공적 예산의 짐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짓일지라도 열심히 복권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또한 각 주는 범죄가 늘어나고 도박 중독이 발생하며 젊은층 사이에 도박이 번질 가능성과 실제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실을 애써 무시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많은 주들은 복권을 학교와 인적 서비스 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현실은 다른 재원에서 끌어다 쓰던 돈을 단지 복권 수익으로 대체하는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많은 주는 당첨 확률과 실제로 받게 되는 당첨금 액수에 대해 명백하게 시민들을 속이는 것이 아닐지언정, 적어도 그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4장 복권, 불평등을 강화하는 수단



이제 더 이상 일하지 않겠어




주 정부 복권이 퍼뜨리는 또 다른 메시지들 가운데 특히 복권 판매에 효과적인 것은 노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다. 예를 들어 몇몇 오하이오 주 복권 담당자들은 노동의 가치를 거부하는 광고에 등장한다. 이 광고에서 한 당첨자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겁니다. '나는 내일 일하러 가지 않을 거야. 만약 내가 출근하지 않으면 로또에 당첨된 줄 알라고.' 저는 실제로 로또에 당첨됐고, 오늘 일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노동의 가치 하락은 20세기 자본주의 아래서 가속화됐다. 많은 이들이 자율성과 의사결정에의 참여, 그리고 노동을 의미와 보람이 있는 것으로 만드는 요소들이 배제된 일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인 수백만 명이 느끼는 괴로운 노동환경은 탈공업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지속적인 자동화로 인해 보수가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듦에 따라 더욱 나빠지고 있고, 그 결과로 저임 노동, 서비스 부문 고용, 시간제 근무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다시 빈곤에 시달리는 노동자 숫자가 늘어나게 만든다.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은 그들끼리 뭉쳐서 적정한 임금과 일자리의 보장, 좀더 의미 있고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이 가능한 민주적인 일터를 요구하는 것이지만 이런 조직화와 행동을 할 가능성은 노동자들의 불행을 당연시하면서 '복권을 사서 부자가 된 뒤 일을 그만두라'는 식의 개인주의적이고 체제옹호적인 해답만을 제시하는 복권 광고 때문에 더욱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주 정부의 복권은 수입이 적은 것은 열등함을 나타내며, 오직 부를 획득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광고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들을 업신여긴다. 복권 광고는 특권층을 찬양하는 한편, 일하는 사람들을 고통스러운 사회적, 심리적 모욕의 제물로 만든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정치적 조직화를 극도로 억제한다. 왜냐하면 일자리, 집, 기타 필수품을 놓고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나뉘어 싸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주 정부 복권이 퍼뜨리는 래칫-크래칫 증후군(재산이 없는 사람들을 폄하하고 특권층을 찬양하는 관행)의 메시지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경제정책을 변혁시키기 위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는 대신 증오하게 만든다. 디킨스의 이야기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유령과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 스크루지가 각성하고 친절해져서 직원 크랫칫에게는 물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관대해진다. 그러나 미국인의 삶은 이와 달리 빨리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듯이 사람들의 삶의 질 개선은 투쟁의 나날이 쌓여서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5장 변화의 걸림돌, 복권



빈곤층을 상대로 한 새로운 전쟁




1990년대 연방 정부가 지속적으로 부유층의 이익을 옹호하는 조치를 취하자 자본집중이 심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거대한 기업합병이 특히 거대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활발히 이뤄졌고, 그 와중에 힘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전 세계 경제 질서에 관한 새로운 규칙들, 즉 북미자유무역지대와 세계무역기구가 미국과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길한 징조를 느끼게 했다. 이런 추세들은 대부분 미국 내 복권 판매액을 증가시키는 데 분명하게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영국 노동당 또한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개혁을 완만한 정도로만 추진할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도 복권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큰 데다가 다른 공공예산 확충 방안은 너무나 먼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노동당은 말로는 대중의 이익에 이바지할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반대로 명목에 불과한 개혁만을 추진했고, 실제로 1998년에 의회를 장악하게 되자 완만한 개혁안들만을 법제화했다. 그리고 노동당은 복권 제도의 개혁을 추진했는데, 이는 실제로는 복권 수익의 용도에 몇 가지를 추가함으로써 복권에 대한 공공사업의 의존도를 더욱 높인 것이었다.

경제적 어려움과 불안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이라는 꿈이 500만분의 1에 불과한 복권 당첨 가능성(영국에서는 이 확률이 1400만 분의 1)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체의 이익을 보장하는 사회정책의 확립을 통해서 가장 잘 실현될 것이라는 주장에 마음을 더 많이 열 것이다. 대중은 경제 민주주의 운동만이 좀더 공정한 세금 제도와 적정한 임금, 모두를 위한 보건제도, 적절하고 풍요로운 주거,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질 좋은 초중등 교육을 실현시키고, 기존 사회제도에서 시급히 고쳐야 할 것들을 고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좌파의 주된 과제들 가운데 하나는 현상유지 세력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질문을 제기하고 체제를 바꾸는 길을 찾는 것이다. 지금 권리를 박탈당하고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고 부를 꿈꾸게 하는 효과를 지닌 복권은 기존 사회질서를 보강하고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주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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