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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의 날개

한홍 지음 | 비전과리더십
다음 세대의 날개

한홍 지음

비전과리더십/2003년 6월/440쪽/15,000원



Part One 참 교육의 도전

꿈을 먹고 사는 젊은이들을 위해

1981년 6월, 은발을 멋있게 빗어 넘긴 노년의 신사인 유진 랭은 뉴욕의 빈민촌인 할렘 가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 서 있었다. 백만장자인 그는, 졸업 가운을 입고 앉아 있는 61명 졸업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보며 53년 전 자신이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졸업하던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학교를 다니던 시절보다 훨씬 더 열악해진 할렘 가의 힘든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예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입을 열었다.

“학생 여러분, 초등학교 졸업식은 인생의 첫 번째 졸업식입니다. 그런 만큼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엔 최상의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살고 싶은 인생을 꿈꾸십시오. 그리고 그 꿈을 믿으세요. 그 꿈을 위해서 열심히 땀 흘릴 각오를 하세요. 여러분은 더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도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아니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고등학교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성실히 공부하여 버텨내 준다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학 전액 장학금을 주겠습니다.”

그 순간 강당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곧이어 강당은 환호성의 도가니로 휩싸였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달려갔고, 학생들은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부모와 친척, 친구들과 얼싸안고 환호했다. 그리고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유진 랭이 장학금을 약속했던 초등학교 6학년 졸업생들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끝마치고 장학금을 받았다. 이것은 기적이었다. 그 당시는 할렘 가 초등학교 졸업생들의 90%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중퇴하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가장 위대한 교육은 어린 학생들을 믿어 주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다. 그들에게 비전을 주고 그 비전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박수쳐 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야단치며 한계선을 그어 버리는 데에 너무 바쁜 경향이 있다. 다음 세대에게 힘찬 비전과 따뜻한 격려를 주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세계로 가는 파도를 타라

서양 문명을 능가하는 문화를 가졌던 동양권이 세월이 가면서 점차 서구 문명에게 밀리게 된 원인을 굳이 따지라면 나는 자기 자리에 안주했느냐, 더 넓은 세계로 도전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2천 년 전 동양을 대표하던 중국과 서양을 대표하던 로마 제국의 차이를 만리장성과 도로의 차이로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그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스스로를 가둬 버리는 만리장성을 쌓은 반면, 로마인들은 점령 지역 곳곳으로 연결되는 길을 닦았다는 것이다.

길을 닦아 놓으면 남의 침입을 더 원활하게 해 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끊임없이 도전하며 나가겠다는 개척 정신, 이것이 자기가 가진 것을 몇 배나 더 활용할 수 있는 서양의 저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좁은 곳에서 티격태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땅으로 과감히 나아가는 모험적이고 원대한 사고방식은 우리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물고기도 난류와 한류가 만나 격동하는 지점에서 잡힌 것들이 가장 힘이 좋고 맛이 있다. 우리가 처한 어려움은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유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파도가 닥칠 때 그 파도가 자신을 집어삼키려 한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나는 우리 다음 세대를 어려움을 파도타기 할 수 있는 젊은이들로 키울 것을 감히 제안하고 싶다. 이 좁은 땅에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가슴에 품는 젊은이들로 키워보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어릴 때부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역사와 위인들에 관한 책을 많이 읽히자. 요즘 컴퓨터나 영어 교육은 많이 시키면서도 다른 나라들의 역사와 문화, 인물에 대한 공부는 등한시하는 것이 걱정이 된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02 월드컵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연달아 격침시킬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히딩크 감독이 유럽 팀들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었던 점이 크다.

둘째, 어릴 때부터 아이가 자라난 지역 밖으로 가능한 자주 여행을 시키자.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지도자 히틀러는 거의 외국 구경을 못해본 사람이었지만, 처칠은 어릴 때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녔던 사람이었다. 특히 미국이라는 신생 강국의 잠재력을 히틀러가 과소평가한 데는 그의 편협한 시각이 크게 작용했다. 어릴 때는 기회가 나는 대로 전국 방방곡곡으로 버스나 기차를 타고서라도 여행을 많이 시키도록 하자.

셋째, 문을 활짝 열고 세계 각국과 젊은 인재 교류를 자유롭게 시키자. 사우디아라비아는 한때 우리나라와 함께 아시아 축구의 패권을 놓고 다퉜던 나라다. 그러나 2002 월드컵에서 사우디는 독일에 8 대 0으로 패하는 등 조별 리그 3전을 전패하는 비참한 성적을 보였다. 자국의 리그를 보호하기 위해 선수들을 해외로 보내지 않은 까닭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쳐 놓은 벽이 오히려 자신의 발전을 막아버린 셈이다. 배우려고 하는 자는 편협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 적극적이어야 하며 포용력이 넓어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세계로 가라. 가서 마음껏 자신의 넓은 포부와 이상을 펼치라!



배움의 도전을 받는 아이들

영철이는 올해 7살로 이제 유치원에 가야 할 나이다. 그런데 영철이는 덩치만 컸지 아직 아기와 같다. 의사한테 가보면 별다른 정신적․육체적 이상이 없는데도 영철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말도 훨씬 느리고 숫자를 세거나 글자를 깨우치는 것도 느리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영철이를 늘 놀린다. 그래도 7살이 되었기 때문에 영철이 부모는 유치원에 영철이를 보냈다.

유치원에서 영철이는 결국 자전거도 타고 모형 수레도 끌고 색깔 찰흙과 여러 가지 장난감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긴다. 그러나 영철이는 대부분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항상 선생님 곁에 붙어 있다. 선생님은 유심히 영철이를 관찰한 결과, 도저히 이대로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진급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여, 영철이의 부모에게 영철이를 1년 유급시킬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일류 대학 출신의 영철이 아버지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흥분하고 만다. “뭐요? 세상에 유치원을 낙제하는 놈이 어디 있어요?”

이렇게 해서 영철이는 1학년이 되었다. 그러나 첫날부터 영철이의 고통은 시작되었다. 1학년이 되자마자 읽기는 가장 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영철이는 안간힘을 써서 따라가려고 했지만 따라잡을 만하면 선생님은 벌써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있었고, 영철이는 점점 더 뒤떨어져 갔다.

선생님이 이 문제를 영철이의 부모와 의논하자 영철이 아버지는 “내가 우리 애 공부를 도와주겠소!”하고 나섰다. 그리고 퇴근 후에 어린 영철이를 불러 앉혀 놓고 학교 공부를 지도했다. 그러나 성미가 급한 아버지는 이것도 못하느냐고 윽박지르기 일쑤여서 영철이는 점점 주눅이 들어갔으며, 점점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어갔다. 이는 ‘늦게 꽃 피는 아이’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영철이와 같이 늦게야 배움의 꽃이 피는 아이들의 숫자는 그야말로 수백만을 헤아린다. 이들의 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획일적으로 똑같은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서 적응하도록 되어 있는 현대 교육의 시스템에 있다. 한 아이의 배움의 속도를 결정하는 데 연령을 절대 기준으로 삼는 것은 확실히 무리가 있다. 어떤 아이들은 일찍부터 언어를 듣고 잘 말하고 모든 것을 빨리 배우는데 반해, 어떤 아이들은 영철이처럼 소가 되새김질하듯이 배우는 속도가 느리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철이와 같이 늦게 꽃 피는 아이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뜻밖에 간단하다. 먼저 아이가 늦게 꽃 피는 아이인지 전문가의 판정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고, 만약 그렇다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한두 해 정도 늦춰주면 된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8살에 학교에 들어가고, 읽기와 쓰기를 같은 타이밍에 꼭 터득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여러 곳을 방문하여 견문을 넓혀 주고, 함께 요리하고,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어 주면서 학교에 가기 전에 가정에서 1~2년 혹은 2~3년을 공부한 아이들이, 후에 학교에 늦게 들어가도 결코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어릴 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며 압박을 받지 않은 까닭에 나중에 그룹의 리더가 될 확률도 훨씬 높다고 한다.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들이 각각 다른 특성과 스타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능력에 한계가 있음에도 주위의 압력에 못 이겨서 자기 능력으로는 도저히 성취 불가능한 목표를 세워 놓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을 가리켜 ‘과잉 성취 강박감’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 흔히 발견하는 케이스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 혹은 잠재력에 비해 실제 학교 공부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어릴 때 또래 아이들보다 말도 빠르고 장난감 퍼즐도 잘 맞추고 해서 영특하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제 학교 공부에선 제대로 힘을 못 쓰는 것을 본다. 이상하게도 자신의 잠재력에 비해 장기적인 경주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데 많은 경우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에도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열매를 얻어 내려는 약삭빠른 계산이 몸에 배어 있고, 당장의 성적을 최우선시하는 현실이 그것을 부추긴다.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의 뿌리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능력을 한군데로 모으는 집중력이 부족하다.

탁월한 학생이 되기 위해선 두 가지 축이 반드시 필요한데, 하나는 지적인 능력이고 또 하나는 그 능력을 집중시키고 다듬는 자기절제 능력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자기절제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학업에서 점점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자기절제 능력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교육 심리학자들은 대개 부모가 공부하는 집안, 즉 교수나 목회자, 선생님, 연구원 등의 부모를 둔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계속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분위기 속에서 집중하여 공부하는 습관을 자기도 모르게 몸에 익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집중하는 훈련, 자기절제의 습관을 통해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은 부모에게 달린 셈이다.



Part Two 참 교육을 가로막고 있는 것

시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창 시절 하면 반드시 떠올리는 기억이 시험이다. 초등학교 때의 받아쓰기 시험을 시작으로 월말고사, 기말고사, 실력고사, 모의고사, 대입수학능력 시험 등등. 아마 한국 학생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험을 치러 내고 학교를 떠날 것이다. 거기다가 학교는 친절하게도 매달 그달 시험 성적과 학급 석차, 전교 석차를 적은 성적표를 집으로 발송해, 시험을 못 본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와 집에서 두 번씩 곤욕을 치르게 한다.

1점 차이로 희비애락이 엇갈릴 정도로 예민한 시험을 계속 치르다 보니,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컨닝 에피소드도 생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전혀 준비 안 된 상태로 시험을 치는 악몽을 자주 꾼다고 하니, 시험은 우리 모두의 뇌리에 아주 깊숙이 각인된 필요악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스트레스 받아 누렇게 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는 이 무서운 시험 때문일 게다. 그렇다면 정말로 시험은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한 절대적 필요악일까?

한국의 입시 과열은 뿌리가 굵고도 깊은데, 그 핵심 주역은 학생들이 아니라 학부형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1960년대의 ‘무즙 사건’을 기억해 보자. 1964년 12월 7일, 전기 중학 입시 문제 중에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이라는 선다형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디아스타제’였지만 학부모들은 “무즙도 정답이다.”며 들고 일어났다.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엿인지 아닌지 먹어 보라‘며 솥 단지째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인 끝에 6개월 만에 낙방 학생 38명이 당시 최고 명문이라던 경기중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이런 형편이니 한국에서는 시험은 곧 돈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돈다. 한국 출판시장 규모를 대략 10조 원 대로 추정하는데, 이 중에서 학습 참고서 등이 6조 원 가량을 점유한다. 수험서 외에 테이프, 비디오 강의물, 또 입시 학원들이 따로 만들어 파는 교재들까지 포함하면 이 액수는 훨씬 불어날 것이다. 신림동 고시촌에 가보면 3백여 개의 고시원을 가득 메운 2~3만 명의 고시 준비생들이 밤을 하얗게 새우며 시험공부에 열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매달 신림동에 뿌리는 생활비만 해도 족히 150~2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험 성적만을 염두에 두고 시험 위주의 공부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 미국에서도 보면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한국 교포 학생들이나 유학생들이 시험치는 데는 거의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것을 볼 수 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한국 학생들 사이에 정답을 족집게 식으로 가려내는 시험치기 전략이 유인물로 만들어져 나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시험을 요령껏 잘 치르고 성적을 잘 받아 내서 졸업한 학생들이 정작 졸업하고 나서는 성적에 비해 실력이 형편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회에 나가서는 진짜 실력이 들통 나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당장의 시험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시험에는 나오지 않아도 훗날 꼭 필요한 폭넓은 기초 실력을 성실히 쌓아 두지 않은 까닭이다.

시험은 우리가 게으르지 않고 일정한 코스대로 학업을 정진할 수 있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 주고, 우리의 실력을 검증해 주는 고마운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시험 성적 자체를 위해 공부한다면 그것처럼 허무하고 힘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성적표는 인생 전체를 통해 나오는 것이지, 몇 년 간의 학교생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이 존재하는 것이지 시험을 위해 실력을 쌓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주입식 교육의 위기

봄은 만물이 싱그럽게 꿈을 꾸는 계절이지만, 대만의 봄은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있어서 참으로 잔인한 시간이다. 대학입시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고등학생들이 강에 투신자살하고, 부모가 없는 사이 부엌의 가스를 틀어 놓거나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꽃다운 인생을 마감하는 일들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일어난다고 한다. 비단 대만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서도 입시철만 되면 이와 흡사한 홍역을 치른다.

아시아 국가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중․고등학생들은 없다. 그래서인지 국제 학력 경시대회의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이 네 나라들을 포함한 아시아권 학생들은 항상 유럽과 미국, 캐나다를 누르고 우세를 보여 왔다. 이들 아시아권 국가들의 눈부신 경제 성장이 이런 높은 교육열에 의해 배출된 인재들 덕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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