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커플의 재발견

필리프 브르노 지음 | 에코리브르
커플의 재발견

필리프 브르노 지음/이수련 옮김

에코리브르/2003년 6월/292쪽/12,000원



1. 현황 파악

거의 2,000여 년 동안 파기 불가능한 확고한 틀로 간주되어 왔던 유일한 결혼 형태와 다른, 커플의 다양한 형식들을 모색해보는 일은 결혼사회학에 있어서 분명 최대로 혁명적인 혁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설령 결혼이 유일하고 신성하게 여겨지던 전통적인 형식으로서는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좀더 유연하고 현대적인 양태들 속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는 구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구조들은 그 시대의 가치와 개인의 의식 상태에 부합하여야 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왜 결혼제도는 총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된 적이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가능한 답변 중 첫 번째는 급속도로 발전한 우리 사회가 인간의 결합 양식에 관해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전통적인 결혼제도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혼제도는 지금까지 전혀 언급되거나 논의된 적 없고, 따라서 아예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져’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정조, 상호의존성, 일부일처제 등과 같은 갖가지 개념을 품고 있다. 세 번째 답은 역설적이게도 결혼의 불균형을 유지시키는 어떤 단순한 경제원리 혹은 경제적인 이익이 있다는 것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와 커플 치료사라는 두 전문집단은 불안정한 결혼제도를 버팀목으로 삼아 생존하고 있다.

사회에서 유보하는 영역에 대한 실질적인 질문들은 항상 그것을 전복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방금 언급했던 전문가 집단이라면 “커플을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가?” 혹은 “이혼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라는 식의 질문을 던질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실질적인 질문이란 오히려 다음과 같은 형태의 질문을 말한다. “커플이란 무엇인가?”, “왜 커플로 살아가는가?”, “다른 형태의 결합이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그런 결합 형태는 어떤 소용이 있는가?” 등등 이처럼 근본적인 질문들이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결혼의 이면과 커플의 실상을 밝혀내기 위한 우리의 첫 번째 연구 대상은 자연세계이다. 동물들은 어떠한 결합 법칙을 따르고 있는가를 탐색해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문화 세계이다. 역사가 태동하면서 인간은 이러한 자연법칙들을 어떻게 체계화하였으며, 전통 법들을 어떻게 공표하였는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세 번째는 최근 자연과 문화 사이에서 나타난 단절, 즉 커플의 자기 규제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커플이 탄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플의 역사를 통해 끌어낼 수 있는 커플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곤란에 처한 커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규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2. 자연세계의 결합 법칙

다혼

다혼은 포유류 중에서도 영장류와 인간에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결합 양식으로 그 복잡성과 상대적인 가치, 사회적인 함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을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혼은 오직 일부일처와의 대립을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한다. 일부일처는 성적 결합의 양식이기도 하지만 최소 단위의 사회 형식이며, 집단을 조직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일부일처에서는 개체들이 서로 평등한 커플을 이루고, 그것이 모여 사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이는 양성을 동일하게 포함하고 있는 사회의 성비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비해 개체 수가 고르지 않고, 특히 집단 내에서의 역할 분배가 불평등한 다혼의 세계는 서로 나이도 다르고, 성적인 성숙도도 다른 개체 사이에 존재하는 복잡한 사회 구조이다. 하지만 다혼 또한 환경의 필연성에 부응한다. 때로는 다혼을 환경의 구속이나 개체 수의 변환에 적응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곤충류에서는 어느 성이 우세하냐에 따라 일부다처와 일처다부가 교대로 나타나면서 다혼이 사회의 규제 양식이 되기도 한다.

일부다처를 택하는 종의 수컷은 발정기에 이 암컷, 저 암컷으로 옮겨 다니며 교미한다. 이처럼 수컷의 명백한 성적 우위에 의거해 수컷의 행동이 일부다처의 속성을 띠게 된다. 여러 파트너와 연속적으로 교미하는 발정기의 암컷이 일처다부의 속성을 띠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수컷은 성행위의 첫 번째 기호인 구애 행위를 통해 암컷에게 접근하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암컷은 가장 멋진 개체를 선택하기 때문에 수컷이 자기 자손을 번식시키고자 한다면 암컷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성적 이형성이 나타나게 되고, 가장 능력 있는 수컷들이 선택되고 성적 이형성은 언제나 그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그리고 몇몇 막시류(膜翅類 : 모든 벌, 말벌, 개미를 포함하는 곤충의 목(目))를 제외하고는 일처다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동물 세계는 근본적으로 일부다처이며, 일처다부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때때로 발정기의 암컷이 연속적으로 교미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암컷 원숭이의 지배권을 중심으로 조직된 사회구조나 여성을 위한 하렘(원래 수컷들이 여러 배우자를 오랫동안 거느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가는 것을 뜻함. 이는 성적인 이형성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사회 구조)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영장류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다혼을 따른다.

일부일처는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생물학의 논리는 유전학적인 관점에 의해 전개된다. 동물 세계는 종의 생존 논리와 각자가 최대한도로 생식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해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유전자 보급에 가장 유리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부다처와 하렘은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일부일처는 수컷에게는 생식의 기회와 영토의 지배가 좀더 제한되고, 암컷에게는 자신의 후손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므로 불리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으뜸은 자손을 보살피고 교육시키고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계의 생존을 최대한 유지함으로써 유전자들을 좀더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보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일처는 좀더 많은 새끼들이 성숙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플과 모성의 연합은 제3의 요소, 즉 부권의 인정을 상정하고 있다. 포유류처럼 은밀하게 잉태하는 종의 경우 일부일처제를 통해 부권이 확실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일부일처제는 두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가계 발달을 더욱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알게 모르게 부권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3. 인간의 문화

결혼의 기원

우리는 모든 인간 집단에서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일한 형태의 결혼제도를 찾아볼 수 있다. 결혼이란 외부에서 성본능을 표출하길 포기하고 혈족을 배제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다. 이 같은 결혼에 대한 간략한 정의는 모든 결합 양식에 잘 들어맞는다. 다혼의 경우도 일부일처제 결혼이 연속적으로나 동시적으로 일어난 것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일부 일부일처제 전통을 따르는 문화라고 해도 다혼을 단죄하진 않으며, 두 가지 결혼 형식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인류의 출현과 더불어 사회 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규범과 금지를 통해 성을 규제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성적인 것이 교환 조건이나 사회적인 연결고리가 되었던 영장류에서처럼 인간의 초기 사회에서도 성이 사회관계 속에서 다루어지면서 자연적 질서는 결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인류의 결혼 형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전통 사회가 혈족의 기본 구조를 체계화하여 가능한 배우자를 결정한다.

* 드문 경우이지만 전통의 강요에 의해 신, 족장, 마법사 등과 의례적인 혼인을 치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광범위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결혼 형태인 강요된 혼인은 언제나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

인간이 커플을 맺는 이유는 인간과 유사한 동물이 커플을 이루는 이유와 거의 비슷하다. 즉, 생식을 보장하고, 교육을 도모하고, 사회권력과 영토를 획득하고, 재산과 여자를 교환하기 위해서이다. 전통 사회에서는 결혼이 권력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들은 혼인 전략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권력에 접근한다. 결혼제도 역시 여성의 자유로운 성욕은 항상 위험하고 반사회적이기 때문에 통제되어야만 한다는 보편적인 규칙을 따르고 있다. 또한 여성은 남성들 사이에서 물질적인 재화와 똑같은 취급을 당하며 교환가치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권력의 도구이자 교환가치가 되는 인간의 결혼은 그와 유사한 동물의 경우에서처럼 짝짓기의 다섯 가지 양식(단생, 난교,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일부일처제)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일부일처제

실제로 인류의 25%만이 상대적으로 따르는 일부일처제는 자연법에 도전하는 문화적인 적응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상징적인 법에 의해 강제된 것이다. 영장류에게도 일부일처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인간의 것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일부일처제인 호모 사피엔스 종의 구성원들은 나무에 매달려 살지도, 숲 속에서 살지도 않으면서 커플을 이루며 사는 유일한 영장류이다. 그 외의 다른 육생 영장류는 모두 일부다처제이다.”

오늘날 인류학적 지식을 참조하면 대부분의 전통 사회는 일부다처제이며, 모계 혈통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오직 모계의 조상만이 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인간의 기원이 되는 집단은 우리가 오늘날 관찰할 수 있는 전통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분명하다. 즉, 일부다처제이고 모계의 혈통을 따르며 부권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없는 상태이다. 부권이란 일부일처제가 발견된 다음에 나타난 개념이다.

저항

구속적인 기존 질서를 향한 첫 항의였음이 분명한 궁정 연애는 여성에 대한 플라토닉한 예찬과 사랑이 육체적인 신비를 동시에 숭배하는 화해의 철학이다. 12세기에서 14세기에 혁명의 모든 신호가 나타났다. 이때는 음유시인들이 지방마다 새로운 사상을 전파하던 시대였다. 감정의 부활을 갈망하던 사람들은 궁정 연애뿐 아니라 세속적인 성애의 탄생까지도 인정하였다. “서양 인류가 고대 그리스-라틴 문명이 혼동하던 개념을 분리해내고, 단순한 욕망과 ‘완전한’ 사랑을 이상적으로 구분할 수 있었던 최초의 시대는 아마도 12세기 말경이었을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연정’ 혹은 찬미가 부부 감정과 구분되었고, 열정 어린 사랑이 존경애와 구분되었다.”

구속적이고 억압적인 기독교적 윤리에 대한 두 번째 저항은 그로부터 몇 세기가 지난 17세기, 18세기에 자유사상과 더불어 나타난다. 궁정 연애와 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 서로 거리가 멀지 모르지만 커플의 낭만적 사랑과 사랑의 현대적 이상에 토대를 제시한 점은 동일하다. 그리고 같은 시대에 부르주아는 합법적인 결혼생활의 요소를 정리하여 ‘관습법’을 공포한다. “성직자와 의사는 최상의 후손을 보장하기 위해 부부의 성생활을 체계화하였다. 의사들이 교회의 보증인이 되어 과학적인 근거가 종교적인 윤리를 대체하고 결혼에 새로운 정당성을 부여한다.”

발자크는 자신의 저서 『결혼 생리학』에서 ‘침대 이론’을 발표하고 커플에게서 나타나는 욕망의 첨예한 문제를 제기한다. 트윈 침대를 써서 육체적으로 거리를 두고 난 다음, 각 방을 쓰거나 혹은 재정적으로 뒷받침이 된다면 별장에 머물던 이 시대는 욕망, 사랑, 결혼은 서로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한 번 더 보여주고 있다. 또한 거기에서 자율성에 대한, 즉 결혼의 권위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권리에 대한 여성의 요구가 시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방을 갖는다는 것은 자기 영역을 획득한다는 것이고, 원래는 융합되어 있던 커플이 해체된다는 의미다.

20세기 초엔 기존의 질서가 재고되고, 페미니즘이 발기되며, 부당함과 차별에 맞선 저항이 일어나고, 성차별주의가 폭로된다. 이 세기는 성 혁명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관습이 근본적으로 변화되면서, 사유의 양식들이 영속되던 앞 세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결혼의 균형을 유지해주던 자연적이고 문화적인 조절 양식과 단절하는 혁명의 여명기에 들어와 있다.



4. 전통과 현대의 단절

커플의 발명

결혼을 회피하려는 징후는 1960년대에 나타났다. 당시는 비난의 대상이었던 자유연애가 모든 연령대로 퍼져나가던 시기였다. 부부생활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고, 젊은이들은 부모 곁에 좀더 오래 머물렀다. 결혼은 더 이상 아이를 낳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의무가 아니었다. 1972년부터 2000년까지 프랑스에서 결혼 비율은 20%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람들의 수는 10배로 늘었고, 이혼은 2배 증가했으며 이혼한 남녀가 재혼하는 경우도 크게 줄었다.

1978년에는 결혼의 전통적인 개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으며, 각자가 원하는 대로 삶을 꾸려나가고 공공 생활에서의 역할 또한 스스로 마련하였다. “커플은 개인의 고유한 감정에 기초한 사생활이며 모든 외적인 규제로부터 ‘순수’하게 지켜져야만 한다. 사랑과 의무는 완전히 상반된다.” 68년 혁명 이후 몇 년 동안 우리는 의무의 도덕에서 자유의 윤리학으로 이행하였다.

하지만 희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부부 중 한 사람, 아니면 두 사람 모두 오늘날에도 여전히 뿌리깊은 결혼의 구속을 체험하고 있다. 관습의 자유화를 선언한다고 해서 실제로 관습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저항이란 교육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결혼율이 높이 치솟았으나 1972년 경에는 ‘단절’이 나타난다. 말하자면 결혼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고 결혼 연령도 더 높아졌다. 또한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던 동거가 결혼의 준비 단계처럼, 나아가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장기간 함께 산다’는 일부일처제의 기본 논거만으로는 행복의 기회보다는 구속이 되어버리는 ‘파기 불가능한’ 결혼을 더 이상 정당화시키지 못한다. 일생 동안 남녀가 갖는 파트너 수가 항상 비대칭인 것을 보면 성관계 충동 또한 다혼 쪽에 가깝다. 1992년 프랑스의 경우 남자에게는 평균 11명, 여자에게는 평균 3명의 파트너가 있었다. 남녀가 일생 동안 만나는 파트너의 수가 이처럼 차이가 많이 난다는 사실은 논리적으로 해명된 적이 없다.

단절의 요인 - 성과 사랑

인류 역사상 가장 커다란 혁명 중의 하나가 1956년에 일어났다. 경구 피임약이 발명된 것이다. 여자들은 항상 출산을 제한하는 피임법들을 부분적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도 실질적으로 신뢰할 만하지 않았고, 언제나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서양에서 1970년대에 널리 보급된 ‘피임약’은 90%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였다. 그 덕분에 지구 역사성 처음으로 성욕과 출산이 분리되어 여성과 가족의 삶이 변화하였다. 피임약의 출현으로 사회적인 차원에서 일어난 근본적인 변화는 피임을 하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구속에서 벗어난 여자들의 성행위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성적인 불만이 표출되고 성과학이 등장하였다. 커플이 욕망과 쾌락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은 가족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인 커플의 발명에 이르게 될 부활을 예고한다. 전통적인 결혼에서는 결혼의 결과물에 불과하던 성행위가 커플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피임의 또 다른 결과는 여성이 성적인 자유를 획득하여 결혼 이외의 성생활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기존의 여성의 역할과 이미지, 성관계가 근본적으로 뒤집힌 것이다. 이제 남녀 커플 내에서 구속받지 않고 성을 꽃피울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전의 커플에게는 은밀함이란 거의 없었다. 사적인 공간도 거의 혹은 아예 없었고, 부부용 침대조차 갖지 못했다. 따라서 사랑을 표현할 만한 여지가 없었다. 또한 개인의 자율성과 충동을 억누르고,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사지 않도록 사랑의 표현을 제한하도록 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도착적인 구실을 동원하여 그러한 표현을 막곤 했다. 1968년 이후 커플은 영원하고 이상화된 사랑을 발견하면서 사랑의 권리를 뚜렷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렇게 요구되는 사랑과는 전혀 다른 규정들이 나타난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